인클라인 벤치 허리 - inkeullain benchi heoli

간만에 근력운동 종목 자체에 관해 다뤄봅니다. 해외의 벤치프레스 동영상을 많이 보는 분이라면 아마도 오른쪽처럼 허리에 아주 심한 아치(혹은 브릿지)를 주고 벤치프레스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아마 이런 자세는 대부분의 국내 헬스 관련 자료에서는 나오지 않는 그림일 겁니다. 제 책 헬스의 정석 근력운동편에서도 왼쪽처럼 과도한 아치 없이 허리 뒤에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로만 띄운, 요추 중립에 가까운 플랫백 벤치프레스를 기본 자세로 언급하고 있죠. 

그렇다면 저들은 왜 저런 심한 아치로 벤치프레스를 하는 걸까요? 저게 정말로 잘못된 걸까요?

1. 아치 벤치프레스를 하는 법

그럼 일단 어떻게 하는지부터 알아봅니다.

* 그림 그대로, 요추에 깊은 아치를 줍니다. 그 정도는 본인의 척추 유연성에 따라 다릅니다. 

* 견갑은 하방으로, 후인해서 벤치에 딱 고정합니다. 플랫백 벤치에서 견갑은 하방으로 하기도 하고, 중립으로도 하지만 여기서는 반드시 하방으로 보내어 광배를 조여야 합니다. 

* 플랫백 벤치에서는 깔리는 경우에 탈출이 불가능해져 벨트를 권하지 않지만 여기서는 요추 보호를 위해 벨트를 착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조자나 세이프티 바 없이 혼자 한다면 벨트를 차지 않기를 권합니다. 

* 어떤 상황에서도 엉덩이는 벤치에 닿아 있어야 합니다. 규정 문제도 있지만 요추 안전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 셋업 방법은 다양합니다. 

   1> 몸 상부를 고정한 후, 엉덩이를 들고 뒷걸음쳐 아치를 조이는 방법이 있고, 

   2> 먼저 까치발로 바닥을 고정한 후, 상체를 뒤로 미끄러뜨려 고정하는 방법이 있고, 

   3> 발로 벤치를 디디고 뒷걸음쳐 아치를 만든 후에 발을 내려 바닥을 디디기도 합니다. 

대회에서 선수들은 3>을 많이 쓰지만 일상의 훈련에서는 1>이 가장 간편합니다.  아래 동영상은 세 가지를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인클라인 벤치 허리 - inkeullain benchi heoli

* 발의 위치는 IPF(국제 파워리프팅 연맹)규정상 뒤꿈치까지 디뎌야 합니다. (단체에 따라 까치발이 허용되는 곳도 있습니다.) 가랑이를 벌리고, 뒤꿈치를 모아주는 편이 좋습니다. 스쿼트 하단 스탠스와 비슷하게 보면 됩니다. 발목 유연성이 떨어진다면 역도화가 도움이 됩니다.

2. 벤치프레스에서 아치를 하는 이유

- 아치가 들어간 벤치프레스는 일단 바벨의 일주거리가 짧습니다. 바벨 상단에서 가슴까지의 물리적인 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중량을 치기에 유리합니다.

- 역학적으로는 하체에서 바닥을 미는 힘이 허리의 아치를 지나 등 상부의 힌지(지지점)을 거쳐 전달되어 궁극적으로는 바벨을 밀어내는 힘을 강화합니다. 

- 광배가 수축되고 견갑이 하방 안정되어 어깨의 부상 위험이 줄어듭니다.

- 하중 방향이 정면이기 때문에 허리에 문제가 없다면 요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 흉근에서 가장 근섬유가 많은 하부 근섬유를 많이 쓸 수 있어 (요즘은 안전 문제로 잘 하지 않는) 디클라인 벤치프레스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 (파워리프팅 규정상으로는 반칙이지만) 밀어올릴 때 다리를 튕기는 '렉 드라이브'라는 치팅을 쓰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단히 한줄 요약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어깨 부담으로도 중량치기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파워리프팅에서는 거의 필수로 허리 아치를 씁니다. 

이 때문에 남성보다 요추 굴곡이 큰 여성 파워리프터들, 특히 나이가 어려 극단적인 아치까지도 만들 수 있는 소위 '소녀 장사'들이 서커스 수준의 괴랄한 허리 아치로 엄청난 무게를 리프팅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도 있습니다. 규정상 '렉 드라이브를 안 쓰고, 엉덩이가 벤치에서 떨어지지만 않으면' 기록으로 인정이 되니까요. (유튜브의 이런 영상 상당수는 뒤꿈치가 떨어져 있어 현 IPF규정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기록입니다.)

이 때문에 파워리프팅 벤치 기록이 힘이 아니고 요추 유연성에 좌우되는 건 문제가 있으니 허리 아치에 규제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전 허리가 그다지 유연하지 못한데도 아치 벤치와 플랫백 벤치 중량이 10킬로 훨씬 넘게 나니까요.

실제로도 얄궂게 이런 소녀들이 성장해서 유연성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면 도리어 기록이 떨어지는 당황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 장점만 있을까요?

3. 벤치프레스에서 아치를 하지 않는 이유

하지만 기본 벤치프레스에서 이런 자세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도 당연히 있습니다. 

- 파워리프터가 아닌 한, 벤치의 목적은 가슴을 단련하자는 것이지 무게를 치자는 게 아닙니다. 하부부터 상부까지 흉근 전부를 단련하는 데는 맞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가슴에 자극이 덜 갑니다. 가동범위를 줄이고 역학적인 이점으로 중량을 올린 건 정신승리일 뿐입니다.

- 허리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역학적으로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요추에 디스크 등이 있다면, 혹은 고관절이나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하중의 방향과 무관하게 아치를 준 상태에서 상체에 힘이 들어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통증이나 신경 등에 문제가 올 수 있습니다. 

- 거북목이나 목디스크 등이 있다면 목에 과도한 굴곡이 생겨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현실적인 이유?) 다소 민망한 ㄱ툭튀가 연출될 수 있습니다. 펑퍼짐하게 입었다 해도 옷도 중력을 받다보니...... 그게 좀 큰 남성분들은.....난감합니다. 

인클라인 벤치 허리 - inkeullain benchi heoli

4. 아치를 나름 유용하게 쓰는 방법?

이렇게 보면 이런 자세가 필요한 경우는 분명해집니다. 사실 벤치에서의 아치는 필요에 따라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여기서의 제안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제안입니다.

- 어깨가 잘 뜨거나 유리어깨라 유독 잘 다치는 분들이라면 적당히 높은 아치로 견갑을 안정화시키면 어깨를 보호하는 데는 분명 유리합니다.

- 고중량에 처음 도전할 때, 플랫백으로 도저히 안 들리면 아치를 두어 일단 들어보고 점점 아치를 낮춰가는 변칙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 가슴 하부를 집중 단련하고 싶을 때 디클라인이나 딥스 대용으로

- 파워리프터 지망생

- (수피블로그를 모르는 친구와) 벤치프레스로 내기를 했을 때.....(농담입니다;;;)

하지만 아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 허리디스크, 목, 고관절 등에 이미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 분들

- 일자허리 등 허리의 유연성이 남보다 심하게 떨어지는 사람들

- 발목 유연성이 극악이라 뒤꿈치를 디딜 수 없는 사람들 (까치발로 가능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권하지는 않습니다. 스쿼트에서처럼 역도화를 신거나 뒤꿈치에 무언가를 고이는 게 낫습니다.)

* 팔꿈치가 완전히 펴질 때까지 밀어야 하지만 팔꿈치 관절을 lock 시키면 안됩니다 (이렇게 되면 근육은 힘을 덜쓰고 관절이 부하를 받게되 상해위험이 높고 트레이닝 효과도 감소합니다)

* 세트를 완료하고 바를 받침대에 안전히 올려놓을 때까지 그립을 유지해야 합니다.

호흡은 근육이 짧아지면서 힘을 쓰는(concentric) 구간의 sticking point(가장 힘든 부분)을 지나면서 내쉬고 

벤치프레스에서는 바를 올리는 중간 정도 지점 쯤 됩니다. 그리고 바를 시작자세로 다시 내려올 때 들이쉬어야 합니다.


Ref) NSCA Certification Commission. Exercise technique manual for resistance training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전 티모시 페리스의 '오컴의 프로토콜'에 따라 일주일에 주 1회 단 1세트만 시행합니다.

5초 하강 : 1초간 중지 : 5초간 상승의 리듬으로 6-8회 정도 반복해서 더 이상 들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도록 합니다.

레그프레스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동작에서 온힘을 짜내 최대한 버틴 후 내려놓아야 하며

운동 후 1분이 지나도 도저히 무게를 들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운동을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저의 강도는 2013년 5월 25일 현재 인클라인 벤치프레스 머신으로 160-175파운드 정도입니다.

8회가 편안하다면 다음주에는 무게를 늘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벤치 프레스 후에는 우측 그림과 같은

대흉근 스트레칭을 해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서서 팔꿈치를 편후 벽이나 문틀 같은 곳을 잡고

몸통(가슴)을 반대편 방향을 서서히 돌려 주시면

그림의 좌측 가슴 부분이 스트레칭 됩니다.

대흉근 뿐 아니라 전방어깨(전방삼각근) 이두근

까지도 모두 스트레칭 되며

잡은 손의 높이에 따라 스트레칭 부위를 달리할 수 있는데

높이면 아랫부분이 낮추면 윗부분이 스트레칭 됩니다.

벤치프레스나 던지는 스포츠(테니스,배구,핸드볼) 에서

훌륭한 스트레칭입니다.

흔한 오류들입니다.

* 바를 위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몸을 튕겨올리는 것

* 벤치에서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것

* 운동하는 동안 머리를 벤치에서 들어올리는 것

우측의 그림처럼 엉덩이를 들어올리면서 바를 올리면 안됩니다.

원칙은 가슴과 어깨,삼두 근육의 힘으로 운동하는 것이며

다른 근육이나 힘(반동) 등이 관여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는 트레이닝의 효과도 떨어질 뿐더러

손상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하나 벤치프레스에서 주된 이슈중의 하나는 허리와 다리의 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아래그림에서 보면

가장 좌측의 그림이 클래식한 자세입니다. 허리와 벤치와의 간격을 보시기 바랍니다.

중간의 그림은 허리를 둥그렇게 해서 아치를 만든 자세입니다. 이 자세를 파워 벤치 프레스 자세라 하는데

이 자세는 가슴 근육 중에서도 아랫부분을 주로 사용하며 아주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척추 후관절에 많은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 자세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측의 그림은 다리를 들어올린 자세인데 가운데 그림과 같은 허리의 아치 형성을 막아줄 수 있는 자세입니다

최근에 어깨힘줄손상(충돌증후군,회전근개손상) 환자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인클라인 벤치프레스를 하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팔을 어깨높이 위로 특히 저항을 주는 움직임은 회전근개에 압박을 주는 자세입니다.

굳이 가슴운동을 하고 싶다면 

의자를 평평한데서 오히려 머리부분을 20(-40)도 아래로 내리는 디클라인 벤치프레스(decline)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머리 부분을 높히는 인클라인의 반대개념)

또한 어깨 전면의 압박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를 내릴 때 가슴까지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위팔(어깨-팔꿈치 부위)을 몸 가까이 붙이는 것이 팔을 옆으로 벌리는 외전(abduction)을 제한하고 어깨 전면 압박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어깨 손상시 금해야할 운동에 대해서는 http://finddr.co.kr/50173054261 참조)

벤치 프레스를 하다보면 손상이 드물지 않게 생깁니다.

매우 무거운 무게를 들다가 뚝 소리가 나면서 어깨 앞쪽으로 붓고 멍이 든다면 대흉근의 힘줄 파열 (특히 쇄골쪽에서 오는 섬유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심하게 파열되면 파열부분이 말려올라가면서 움푹패이는 부분이 생기기도 합니다.

파열이 생겼다 해도 팔을 앞으로 올리는 동작은 다른 근육(전삼각근)에 의해 가능하며 MRI가 병변의 정도나 위치확인에 유용한데 

근육이나 근육힘줄이행부위라면 보존적치료가 가능하지만 

힘줄부위 파열이라면 수술적 재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의 경우 이 정도까지의 손상은 흔하지 않긴 하지만 

염좌 수준의 손상은 흔하므로 물리치료, 소염제 등이나

조금 심한 경우 충격파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팔꿈치 통증도 흔히 발생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흉근 힘줄 파열처럼 이는 외상으로 발생하기 보다는

과도한 트레이닝 (많은 반복)으로 인한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이며

바를 들어올려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면서  locking 될 때 

좌측그림의 붉은 부분이 (팔꿈치 뒷편) 마찰이 되고 미세손상이 되면서 염증이 발생합니다.

팔꿈치 통증이 발생하면 팔꿈치를 펴는 동작이 포함된 운동을 1주일간 쉬고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도 바를 들어올릴 때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팔꿈치를 완전히 펴지 않는게 좋습니다.

이상으로 인클라인 벤치프레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워낙 흔한 운동이라 많이들 하고 계시지만 좀 더 정확한 자세를 숙지하시고 효과적으로 운동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Earle RW, Baechle TR. NSCA's Essentials of Personal Training. Human Kinetics. 2004 

Delavier F. Strength Training Anatomy. 3rd ed. Human Kinetics. 2010

Evans N. Bodybuilding anatomy. Human Kinetics. 2007

Hoeger WK. Hoeger SA. Principles and Labs for fitness and wellness, 9th ed. Cengage Learning. 2008

NSCA Certification Commission. Exercise technique manual for resistance training, 2nd ed. Human Kinetics. 2008

Ferris T. The 4-Hour body. 2010

김유수 원장 Yusu Kim, M.D.,CSCS

서울의대졸업,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미국노화방지의학전문의, 미국공인체력관리전문가

강남 대치동 서울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통증 클리닉 02-508-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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