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 gwanghabseong-i jigue michineun yeong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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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구에는 수백만 종이나 되는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웃한 금성, 화성에 가봐도 뜨거운 유독성 대기로 가득 찼거나, 차가운 황무지인데 말이죠. 과학자들은 오래전에 지구에서 있었던 작은 사건이 생명으로 가득 찬 지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광합성의 발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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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은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햇빛을 에너지로 저장하고, 그 부산물로 산소를 배출한다. (출처: Pixabay)

광합성을 최초로 발견한 생명체는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남세균의 일종입니다. 우리에게는 더러운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유해한 남조류로 알려졌지만, 생명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35억 년 전, 원시 지구의 대기 중에 산소가 처음 나타났습니다. 그때까지 대기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가득 차 있었는데요, 갑자기 산소가 생겨난 것은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의 출현 가능성을 뜻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34억 년 전의 미생물 화석을 놓고 초기 광합성을 시작한 생명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46억 년 전에 생성되었고, 최초의 원시 생명체가 탄생한 것은 36억 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34~35억 년 전에 광합성이 시작되었다면 오랜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광합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광합성이 햇빛을 이용해서 생명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서 이처럼 빨리 발견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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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노박테리아 (출처: Cyano CBF)

그 뒤로 10억 년 넘게 지구는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24억 년 전에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는데요, 어떤 이유에선가 바닷속의 시아노박테리아가 급증해서 대기 조성까지 바꿔버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원시 지구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때문에 온실효과가 극심했습니다. 특히 메탄은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주범이었죠. 그런데 메탄이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 물로 분해되었습니다. 또한, 바다에서는 번창하는 광합성 생명체가 이산화탄소를 끊임없이 소모하면서 결국 온실효과는 점차 감소했습니다. 한때 사우나탕처럼 후끈했던 대기가 식게 되면서 현재와 같은 기후의 균형이 맞춰지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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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영양분은 동물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생태계의 순환 원동력은 햇빛에서 나온다. (출처: Pxhere)

오늘날 지구 전체에서 식물이 광합성으로 변환하는 에너지양은 인류 문명이 생산하는 에너지의 8배에 이릅니다. 그런 엄청난 광합성 에너지 생산을 위해서 연간 1천억 톤이 넘는 탄소를 소비하고 있다네요? 그만큼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지금 지구온난화는 기후 위기로 여겨질 정도로 심각한데요, 산업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와 무분별한 열대 우림 벌목이 주된 요인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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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만약 광합성이 중단되면 인류 문명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물론이고, 화산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계속 대기 중에 쌓일 겁니다. 그러면 온실효과가 가속화돼서 결국에는 원시 지구처럼 후끈한 행성으로 변하겠죠?

반대로 지구가 조금이라도 햇빛을 덜 받게 되면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식물은 온도에 민감해서 조금만 더워지거나, 추워지면 광합성을 하지 못해서 죽게 됩니다. 또한, 광합성에 필수적인 액체 상태의 물이 죄다 얼어붙게 되죠. 그때가 되면 아마도 광합성이 아닌, 심해에서 사는 미생물처럼 또 다른 방식의 생존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물론 광합성보다 효율이 낮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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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ETI Institute)

외계 생명체를 찾고 있는 과학자들은 지구 생명체 진화의 과정에서 광합성이 매우 초기에 쉽게 발견되었고, 효율이 좋은 방식이라는 것에 착안해서 이런 가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주 전체에는 똑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되고 있으니 아마도 다른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한다면 지구와 마찬가지로 광합성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생명의 탄생과 진화는 우주의 기본 법칙에서 출발한 자연적인 실험의 산물이라는 시각입니다. 수억~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실험을 하다 보면 같은 결론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지요. 아마도 모든 외계 생명체가 반드시 광합성을 기반으로 진화하진 않겠지만, 많은 행성에서 광합성이 발견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타당성이 높습니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의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적당히 따뜻한 온도와 빛이 필요합니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춘 행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고, 지금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예 광합성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대기 중의 산소를 찾고 있습니다. 만약 대기에서 산소가 발견된다면 무엇보다도 광합성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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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이나 보름달에는 지구에서 반사된 빛도 달빛에 더해진다. 이때 근적외선 대역을 관찰하면 눈으로 보이지 않는 레드 엣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위 사진은 블러드 문(Blood moon)으로 레드 엣지와는 다른 현상이지만, 지구에서 반사된 빛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은 동일하다. (출처: NASA Goddard Center)

광합성은 빛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빛에는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가 포함되어 있죠.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부터 시작해서 자외선, 적외선까지 모두 햇빛에 들어 있습니다. 식물의 광합성은 그중에서도 파란색, 붉은색을 주로 사용하고, 녹색은 내뱉습니다. 음식으로 치면 녹색이 너무 뜨겁고 매워서 먹지 않는 셈이지요. 그렇게 반사된 빛 때문에 우리 눈에는 녹색 식물처럼 보이는 것이랍니다.

식물이 반사하는 특별한 파장의 빛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680~730nm 파장의 빨간색 가장자리 영역인데요, 근적외선에 가까워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대역의 빛입니다. 이것을 바로 '레드 엣지(Red edge)'라고 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광합성 과정에서 과열을 피하기 위한 자연 선택이라고 하네요. 만약 인간의 눈이 근적외선 대역까지 볼 수 있다면 아마도 식물은 녹색과 적색이 뒤섞인 빛을 띠고 있었을 거랍니다.

과학자들은 그러한 레드 엣지를 찾아내는 것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의 유력한 단서가 될 거라고 여깁니다. 앞서 소개한 대기 중의 산소가 생명 활동의 간접 증거가 된다면, 레드 엣지는 직접 증거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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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이 시작될 무렵의 원시 지구는 보라색을 띠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NASA)

사람의 눈은 녹색을 가장 잘 볼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자연 생태계가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어서 그 속에서 생존하려면 녹색에 예민한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원시 미생물이 광합성을 시작했을 때, 오히려 녹색을 흡수하고 보라색과 붉은색을 반사하는 미생물이 있었을 거란 추측이 있습니다. 바로 '보라색 지구 가설(Purple Earth hypothesis)'인데요, 이처럼 광합성이 반드시 녹색을 반사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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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행성에는 다양한 색상을 반사하는 광합성 식물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출처: Doug Cummings, Caltech)

우주 전체에서 광합성 생명체가 진화하고 있는 행성은 무수히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모두 녹색을 반사하는 광합성 시스템을 발견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중에는 파란색, 보라색, 붉은색을 반사하는 나름의 사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런 행성에 사는 종족은 식물이 반사하는 여러 가지 색상에 맞춰서 시각이 발달했겠지요?

만약 근적외선 대역에 맞춰서 시각이 발달한 종족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어떨까요? 혹시 녹색은 잘 보이지 않고, 인간이 볼 수 없는 레드 엣지에 반응해서 지구는 붉은 행성이라고 말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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