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목소리 변화 - dambae mogsoli byeonhwa

음성,언어 질환

[흡연, 음성장애] 담배, 목소리 망치는 지름길 [이비인후과 전문의, 귀코목 이야기]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묻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이때 항상 말씀드리는 것이 흡연, 술, 카페인 섭취를 피하라는 것입니다. 이중 흡연은 목소리 변화 뿐 아니라 후두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할 습관입니다. 오늘은 목소리에 독이 되는 흡연이 목소리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담배연기를 들이마시면, 유해한 물질들이 일차적으로 구강과 후두를 거치기 때문에 성대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유해물질들은 후두점막을 자극하고 성대의 진동면을 붓게하여 발성곤란, 이물감, 만성 후두염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뿐만아니라 만성기침, 천식, 성대결절, 라인케씨부종과 같은 염증성 변화, 성문하 협착 같은 상처조직의 형성, 근긴장성 발성곤란 같은 기능성 장애, 상피증식이나 후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음향학적으로 흡연자들을 연구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흡연으로 인한 성대 부피와 질량의 증가로 성대진동이 ​줄게되어 비흡연자에 비해 목소리의 기본주파수(fundamental frequency, F0)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성대진동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jitter와 shimmer 값의 증가가 관찰(증가할수록 나쁜결과)되었습니다. 발성에 중요한 호흡기류의 평가지표인 최대발성시간(maximum phonation time: MPT)도 흡연자에서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흡연으로 인한 객담의 증가와 성대의 염증성 변화는 음성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좋아 담배를 피운다고 하면 드릴 말씀이 없지만, 이런 경우에도 흡연을 계속한다면 성대가 망가져버리거나 심한경우 후두암으로 인해 목소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고 싶은 분들이나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분들은 반드시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나 뿐아니라 나와 함께 생활하는 주변사람들 모두 금연하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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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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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케씨 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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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결절.

20년간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워 온 A(48)씨는 3개월 전부터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때문으로 생각하고 기다려 봤지만 시간이 지나도 쉰 목소리는 호전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후두암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스러운 맘에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담당의가 내린 진단은 라인케씨 부종(Reinke’s edema, 흡연성 성대 부종). 담당의는 라인케씨 부종이 후두암과 관련이 없고 금연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고, 그제야 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후두암과 라인케씨 부종

후두암은 발성을 담당하는 성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흡연과 음주가 주된 위험 요인이다. 종양이 성대 접촉과 진동을 방해하거나 성대 마비를 유발하는 경우 목소리 변화가 나타난다.

후두암은 초기 상태(1·2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80~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3기 이상 후두암의 경우 완치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치료하더라도 음성 소실이나 삼킴 장애 등 합병증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흡연자의 경우 수 주 이상 목소리 변화가 지속되고 호전이 없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후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반면 라인케씨 부종은 성대 점막이 물주머니처럼 부어오르는 현상으로 인해 목소리 변화가 일어난다. 흡연과 음성 남용이 주된 원인이다. 주로 40~50대 여성에게 나타나며, 남성 목소리 같이 저음으로 발성되는 특징이 있다.

치료는 금연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며, 양성자 펌프 억제제 등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후두미세수술 등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라인케씨 부종 자체는 암과 같은 악성 질환은 아니지만, 증상만으로는 후두암과 감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흡연자에게 목소리 변화가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확인해 봐야 한다.

△성대 결절, 성대 용종 발생 위험성 증가

과도한 발성을 하는 경우 성대 점막에 강한 물리적 충격이 가해진다. 이러한 자극이 지속되면 성대 점막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성대 진동을 방해해 음성 변화를 야기한다.

성대 결절은 성대 점막이 두꺼워지면서 마치 굳은살처럼 변하는 것을 말한다. 장시간 반복적으로 발성하는 교사나 가수, 상담원 등의 직업군에서 주로 발생한다. 성대 결절이 생겼을 때는 발성을 자제하는 음성 휴식이 가장 좋은 대처법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목의 긴장도를 낮추면서 저음 위주로 발성하면 음성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성대 결절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음성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나 후두미세수술 등의 처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성대 용종은 성대에 순간적으로 강한 물리적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 점막 내부의 모세 혈관이 파열되면서 혈액 등 액체 성분의 저류로 인해 발생한다. 음성 휴식이나 음성 치료, 인후두 역류 질환의 치료제로 쓰이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면 용종 크기가 30% 정도 감소하고, 음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나 대증 요법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후두미세수술을 통한 제거가 필요하다.

평상시 목소리를 아끼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며 긴장 완화를 위한 목 근육 스트레칭 등은 음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후두 점막에 악영향을 주는 흡연이나 음주를 피하는 것도 목소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하지만 변화된 목소리가 수 주 이상 지속된다면 음성 질환을 의심하고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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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준 교수

□도움말=이길준 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조재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