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뇌 건강이 문제인 경우 많아, 다중수면잠복기 검사 통해 정확한 진단 필요 

군 면제에 해당 될 만큼 심각한 질병인데도 대부분 치료 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시도때도 없이 조는 병 기면증. 

기면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수면과 각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하이포크레틴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 약 40만 명의 기면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로 기면증 진단 후 치료를 받는 환자는 1만 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환자 스스로 기면증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기면증은 청소년 시절에 나타나 중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자의 약 30%는 중년 세대로, 청소년기에 나타난 기면증을 과다한 학업과 육체 피로로 인한 증상으로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 성인이 돼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면증은 군 면제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분류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기면증은 간단하게는 주간 졸음 심하게는 몸에서 힘이 빠지는 탄력 발작이나 가위눌림, 수면 중 환각, 수면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면증의 경우 수면시간을 늘리고, 치료는 약물을 이용한 대증요법과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행동요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조언했다.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근본치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기면증이 의심되어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경우 조건이 맞으면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고, 이후 낮에 하는 다중수면잠복기 기면증 검사도 건강보험이 가능하다. 검사 후 약물치료, 호흡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 기면증은 학습장애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신도 부모도 확인하기 어려운 과다수면이나 기면증 등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수면장애는 꼭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고,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평소 수업시간에 1주일에 4번이상 졸거나, 낮잠을 2~3시간 잔다면 과다수면이나 기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진규 원장은 “학습능력을 배가시켜야 하는 시기에 기면증은 수험생의 자신감과 의욕을 상실시키고 학습장애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혹시 과다수면니아 기면증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며 “꾸벅꾸벅 조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그 원인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면은 뇌건강과 기억력뿐만 아니라 성장하면서 판단력과 성격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아기 시절부터 일정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57세 A씨는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일이 흔해 어려움이 많았다. 회의 시간에 졸기 일쑤고, 운전할 때도 졸음이 쏟아져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이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업무량을 줄여 푹 쉬어 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통해 찾아낸 주간 졸음의 원인은 수면무호흡증이었다.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중 20% 정도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낮에 졸음이 온다고 한다. 이 같은 주간 졸음은 청소년, 노인, 교대근무자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이는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하며, 학습에 지장을 주거나 성적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수면 부족은 주간 졸음의 흔한 원인이다. 하루만 수면이 부족해도 주간 졸음이 올 수 있다. 졸음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수면제, 콧물감기약, 알레르기약, 그리고 일부 혈압약이 주간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신경안정제, 일부 항우울제 등 정신과 약물이 주간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흔한 증상이 주간 졸음이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상기도에서 간헐적으로 공기 흐름이 막혀 호흡이 멈추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장애를 말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밤에 저산소증이 반복돼 자주 깨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낮에 과도하게 졸음이 온다.

이외에도 두부외상, 뇌졸중, 뇌의 퇴행성 질환도 주간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잠이 드는 수면발작 증세를 나타내는 기면증도 주간 졸음의 드문 원인 중 하나다.

주간 졸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 진단이 가장 우선이다. 우선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중에 졸음을 유발할 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대체해야 한다. 수면 패턴을 잘 관찰해 수면 부족이 의심되면, 생활 패턴을 바꿔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원인을 찾지 못하면,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 등의 검사를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고, 주간 졸음의 다른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주간 졸음은 단순히 불편한 증상이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교통사고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두부외상ㆍ퇴행성 뇌질환ㆍ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 탓

잠이 쏟아지는 이유 - jam-i ssod-ajineun iyu

이유 없이 쏟아지는 낮 졸음이 수면 부족 탓만 아닐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따뜻한 봄이 오기 시작하면 온몸이 나른해지고 이유 없이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을 겪곤 한다. 춘곤증은 겨울에 적응했던 신체가 봄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겨우 내 위축돼 있던 신진대사가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에 의해 나타난다. 즉,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생리적인 피로감이다. 그러나 단순히 능률이 떨어지고 나른한 정도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졸음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부족, 주간졸림증 가장 흔한 원인

일반적으로 수면부족이 주간졸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수면 분절을 일으키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관련 호흡장애,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 장애, 주기적 사지운동증과 같은 수면 관련 운동장애 등 다양한 수면장애 있다. 또한 기면병 같은 일차성 수면장애에서도 주간졸림증이 흔히 동반한다. 이밖에 두부외상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의 중추신경계 장애, 만성적인 내과적 장애, 우울증과 같은 정신 장애, 약물의 부작용 등이 주간졸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른 원인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주간졸림증 진단은 정확한 병력 조사부터 시작된다. 의사는 환자에게 매일의 수면 패턴, 밤에 자다가 깨는 횟수와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코골이, 타인에 의한 수면 중 무호흡의 목격, 낮잠 횟수 및 시간,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 수면 중 주기적 사지운동, 현재 앓고 있거나 과거 앓았던 질병, 복용 중인 약물 등에 대한 자세한 질문을 하게 된다.

또한 환자의 졸림 증상을 선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설문지 척도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졸린 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척도들 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주간졸음 자가 평가 척도가 과도한 졸림을 가진 환자의 선별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 일지를 작성은 환자의 수면 패턴과 일주기 리듬을 조사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수면 시간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얻기 어렵거나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할 경우, 손목에 차고 생활하는 시계 모양의 검사 도구로 움직임을 기록하는 장치인 ‘수면-각성 활동 기록기’를 적용할 수도 있다.

병력조사 및 설문지 평가에서 수면부족과 같은 생활습관에 의한 졸음이 아니라 다른 원인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해 수면 분절을 야기하는 다양한 수면장애에 대해서 평가하게 된다. 또한 기면증을 감별하기 위해 입면잠복기반복검사를 추가 시행하기도 한다.

일상생활 악영향 끼치면 수면전문의 찾아야

주간졸림증의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수면 부족에 의한 주간 졸림증의 경우 수면 시간을 늘리고, 규칙적인 시간에 취침과 기상을 하는 등 수면위생을 바로 잡는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주간에 계획적인 소량의 낮잠을 취하는 것도 주간졸림증 호전에 효과적일 수 있다.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간졸림증은 다양한 질환이나 상태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사회적, 직업적, 개인적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증상”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로 호전 가능하므로 4주 이상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간졸림증이 지속된다면 수면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왜 졸린가?

    ▶호르몬 변화=비가 오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졸릴 수 있다. 뇌는 밝은 낮과 어두운 밤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때 세로토닌과 멜라토닌과 같은 감정조절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러나, 비오는 날처럼 낮에도 어두운 날씨가 계속되면 체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지만 세로토닌 분비는 감소한다.

    왜 자꾸 졸리나요?

    주로 비만증, 음주, 고령 등에서 많이 발병하고, 폐쇄성 폐질환, 코뼈가 휜 경우, 편도비대증, 대설증 등과 같은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잘 조는 것이 과연 생리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병적인 임상증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안 올 때 어떻게 해야 돼?

    원하는 시간에 잠자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며, 기상 후에는 바로 밝은 빛 쬐어 신체를 각성시킵니다. 3. 잠자리는 오직 잠을 자거나 부부생활에만 사용합니다. 침대에서 책 읽거나 TV, 핸드폰 등 수면과 관계없는 일 하지 않습니다.

    왜 잠이 올까?

    이것은 봄 맞아 기온 올라가면서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반해 우리 몸 이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 증상이다. 따라서 춘곤증 신체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