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교육과정) 미래엔 한국사 교과서 이야기 (4) - ‘활동 과제’ 1. 8종 교과서에 나타난 활동 과제에 대한 대략적 분석 2015 한국사 교과서에 제시된 매우 다양한 과제와 활동에 대해 글을 써보자고 주제를 잡았지만 막상 뾰족한 생각이 없어서 시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8종 교과서에 어떤 과제 또는 활동 과제가 제시되었지 살펴봤는데, 대략 다음 표와 같다. 물론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살펴본 것이라 내용에 다소 오류나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용어를 찾기가 어려워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일단 대부분의 교과서가 늘어난 서술 공간(앞의 여러 글에서 이미 언급한 내용이다)을 새로운 콘텐츠로 채우려는 시도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해야 할 ‘활동 과제’가 2009 한국사에 비하여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미리 밝히면서 몇 가지 특징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봤다. (1) ‘활동 과제’의 증가는 긍정적 측면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과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과제를 수업에서 모두 활용하기는 불가능해 보이며, 아마도 교사들이 교과서에 충실히 수업할 경우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매시간 학생들에게 ‘과제’로 제출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도 ‘활동 과제’가 많은 것은 교사의 입장에서 많은 활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에 어떤 ‘활동 과제’를 제시할 것인지 집필자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2) 이번에는 단계별 활동 과제를 제시한 경우가 늘어났다. 가령 사료를 제시하고 주어진 탐구 활동에서 첫 번째 단계로 ‘사료 이해’를 요구하고, 두 번째 단계로 학생들이 주관적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해냄에듀의 ‘정리하고 역량 키우기’인데, ① 개념 파악 --> ② 인물 파악, 자료 파악, 자료 분석, 시간 파악 등 --> ③ 탐구와 토론의 3단계로 제시되어 있다. 씨마스도 비슷하다. (3) 활동 과제 자체를 단계별로 심화시켜가면서 제시한 경우도 있다. 즉 ① 주제별 요점 정리 + 빈칸 채우기 --> ② 주제별 사료 제시 이후 관련 활동 과제 --> ③ 중단원별 심화 활동 과제와 같은 식으로 제시되었다. 경우에 따라 ①이 생략되거나 주제별이 아니라 중단원별로 구성된 경우도 있다. 여하튼 금성, 비상, 지학사 등은 이러한 방식을 취하였다. (4) 2015 한국사의 활동 과제 구성에서 몇몇 교과서는 예전에 없던 특징을 보여주었는데, 굳이 말하자면 참고서처럼 학습 내용을 요점 정리한 교과서가 등장한 점이다. 이것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많이 하던 활동 과제였는데, 주제별 또는 중단원별로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그 안에 빈칸을 만들어 채워 넣기 한 경우도 있고(금성, 씨마스), 중단원 정리로 그렇게 한 경우도 있다(비상, 동아, 지학사, 천재). 해냄에듀는 요점 정리는 아니어도 ‘정리하고 역량키우기’의 1, 2단계가 전자의 설명과 비슷한 모습이 있다. 미래엔은 필요한 경우 간단한 도표를 삽입한 경우는 있어도 핵심 내용 정리나 빈칸 채우기 등의 활동 과제는 대단원 마무리에 몇 가지 넣은 것 외에는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2. 2015 미래엔 한국사의 활동 과제에 대하여(1) 일단 위에서 쓴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나는 집필 과정에서 몇 개의 출판사는 늘어난 지면 활용을 위해 요점 정리 방식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럼에도 미래엔은 왜 주제별 또는 중단원별로 핵심 정리, 요점 정리를 하지 않았나? 앞에 쓴 <2015 미래엔 한국사 교과서 이야기(2) - 중단원 도입>이란 글에서 밝혔듯이 교과서의 지면이 늘었지만 중단원 도입과 중단원 마무리를 동시에 넣는 것은 편집이나 집필 과정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중단원이 24개인데, 도입과 마무리를 넣으면 그것만으로도 48쪽의 분량을 차지하게 된다. 이것은 과도하다. 이것보다는 본문 서술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어떤 것을 넣을 것인가 고민했을 때 중단원별 주제의 선명성을 강조할 수 있는 ‘도입 1쪽’이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의 마무리 1쪽보다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였다. 아울러 요점 정리 방식이 정말 교과서에 적절한 방식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 역사 교육의 어떤 이론을 떠나서라도 요점 정리는 수업에 의해 이루어지거나, 학생들 스스로 시험 공부하면서 해야 되는 거라는 생각이다. 교과서가 밥상을 차려주는 역할까지만 해야지 반찬 골라주며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여 주는 역할까지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교과서에 핵심 정리, 요점 정리를 넣은 것에 대한 나의 솔직한 생각은 그저 유인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교과서에 참고서적인 마인드를 최대한 동원하여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과거 2007, 2009 미래엔 한국사에는 아마도 다른 교과서에 비하여 도표 형태의 자료가 많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도표는 편리함도 있지만 사실을 너무 단순화하거나 왜곡할 위험성도 있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 유인책이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지금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습 역량이 생각보다 낮은 학생들이 대다수이다. 기본적인 문장 독해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 간단한 요점 정리와 그 안에 제시된 빈칸 채우기만으로도 내가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서 기존의 중학교 역사를 참고하여 집필자 또는 편집자들이 이러한 콘텐츠를 만든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이번 교과서들이야 어느 정도 그렇다고 치고, 앞으로 이러한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히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나 학생의 반응이 좋다면, 다음에 개정될 교육 과정에서는 더욱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칫 ‘한국사=암기과목’이라는 등식을 교과서가 부추기지는 않을지. 3. 2015 미래엔 한국사의 활동 과제에 대하여(2) 2007, 2009 미래엔 한국사에서 활동 과제를 제시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대개 한 주제의 말미에 필요에 따라 원사료, 사진, 삽화 등을 제시하고 그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탐구활동’이었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대부분의 한국사 교과서가 해오던 방식이다. 그렇지만 2015 교육 과정에서는 대부분 기존 방식에서 진일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각 교과서 집필자들의 많은 고민이 반영되어 있으리라 짐작된다. 미래엔 한국사는 ‘중단원 도입’에서 활동 과제를 제시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교과서에 비하여 외형적으로 그런 변화는 적은 편이다. 기존의 ‘탐구 활동’ 형태를 그대로 가져왔고, 탐구활동에 포함되지 않은 사료(‘사료읽기’)에도 필요에 따라 아주 간단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취하였다. 또한 ‘탐구활동’이 반드시 원사료를 토대로 활동 과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원사료, 사진, 도표, 삽화 등을 제시하고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의 하단 코너인 ‘자료 속 지식백과’ 등에도 필요에 따라 아주 활동 과제를 제시하였다. 1면 특집인 ‘와글와글 주제탐구’와 ‘이야기 더하기’에도 반드시 2개 또는 1개의 활동 과제를 던졌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 과제를 ‘Q’와 ‘활동’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였다. 사실 ‘Q’는 사료를 토대로 간단히 답하는 활동 과제, ‘활동’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활동 과제로 구분할 수 있지만, ‘중단원 도입’은 모두 ‘Q’로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이 구분은 정확하지 않다. 또한 탐구활동은 모두 ‘활동’으로 되어 있다. 이 구분을 지킨 것은 1면 특집(와글와글 주제탐구, 이야기 더하기)에서 뿐이다. 그러고 보면 너무 많은 활동 과제가 중구난방으로 제시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지금 비교해 보니 다른 교과서에 비하여 활동 과제가 체계화되지 않은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또한 교과서에 제시된 다양한 활동 과제가 학교 현장에서 모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 오히려 이게 장점일 수도 있다. 왜냐면 교사들이 수행평가 등에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주제나 중단원의 말미에 통일적인 형식으로 제시되어 있는 활동 과제는 압박감이 좀 크게 느껴진다. 여하튼 중단원 도입에서 제시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형태는 이미 2009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내용면에서는 2009와 상당히 다르게 활동 과제를 제시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가 있지만 사료를 토대로 ‘정해진 답을 찾는’ 활동 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에 역점을 두었다.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면에 가장 충실하게 접근한 것은 ‘와글와글 주제탐구’이다. ‘이야기 더하기’에도 있지만 극소수이다. 여기엔 집필자들의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2007이나 2009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활동 과제를 제시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 몇 가지를 소개한다. ※ 미래엔 한국사 교과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칠려고 한다. 교과서 ‘본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