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성범죄 사례 - susulsil seongbeomjoe salye

강제추행, 유사강간 혐의로 檢 기소

산부인과 근무 중 마취된 여성 주요부위 만져
환자뿐 아닌 여성 간호사에도 성희롱 발언
A씨 “신기하고 관찰 위해 만졌다” 진술
병원측, 정직 후 복귀시켜…논란 되자 내보내
시민단체, 경찰에 A씨 고발 “사악한 성추행”

수술실 성범죄 사례 - susulsil seongbeomjoe salye

수술실에서 마취된 여성 환자들의 주요 부위를 만지며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대형병원 전직 인턴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에서 의사 수련을 받았던 이 인턴은 여성 환자를 만지고 싶어 수술실에 더 있겠다고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간호사들에게도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좀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7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인턴이었던 A씨를 강제추행과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지난 2월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A씨를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병원 징계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4월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마취된 상태에서 수술대기하고 있는 환자의 회음부 등 신체 주요 부위를 반복적으로 만진 의혹을 받았다.

A씨는 전공의의 만류에도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A씨는 특히 “처녀막도 볼 수 있느냐”, “좀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사과정에서 “신기하고 관찰을 위해 만졌다”고 진술했다.

그는 여성 간호사들에게도 남성의 주요 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당시 병원은 여성 환자와 동료를 성희롱한 점을 문제 삼아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렸으나 해당 병원의 징계위원회 기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A씨의 의사 수련 취소를 결정했다.

당초 병원 측은 성추행 내용의 입증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A씨가 징계를 마치고 복귀한 뒤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자 지난해 4월 수련 취소 결정을 내리고 그를 병원에서 내보냈다.

이 병원 관계자는 “A씨는 오래전 병원을 떠난 사람이며 병원에 돌아올 길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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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성범죄 사례 - susulsil seongbeomjoe sal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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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취 중 환자에 변태 행위한 산부인과 의사면허 취소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靑청원 “자기 욕구 채우는 변태 행위”
“의사 면허 취소·재취득 금지해달라”

다만 A씨 의사면허는 여전히 유효해 다른 병원에서 재취업해 의사로 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취 중인 환자에게 변태 행위를 한 대형병원 산부인과 인턴,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병원 공개 및 의사 면허 취소를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8만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의사면허 취소 여부는 정부가 결정한다.

청원인은 당시 “언제나 합법적으로 여성의 회음부를 보고 만질 수 있는 의사가 가해자였다”면서 “(여성 성착취 동영상 제작·유포한) 조주빈보다도 더 위험하고, 소름 끼치는 가해자가 3개월의 가벼운 징계를 받고, 현재 병원으로 복귀하여 환자를 만나고 있다”고 A씨의 의사 면허 취소와 재취득 금지 징계를 촉구했다.

청원인은 “혼자 있는 공간도 아닌, 모두와 함께 있는 곳에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변태 행위를 했다”면서 “이 의사가 전문의가 되면, 그리고 10년 30년이 지나면 제2, 제3의 피해자만 양산될 것이다. 많은 여성들, 특히 산모들은 어느 병원을 믿고 가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마취여성 상대 사악한 성추행”

이날 A씨를 고발한 시민단체 의료정의실천연합은 “피고발인은 2년 전 산부인과 수련 중 수술실에 마취 상태로 수술을 대기 중인 여성 환자를 성추행했다”면서 “동료 직원에게도 비슷한 추행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병원 징계위원회는 이 인턴을 형사 고발하지 않고 정직 처분 뒤 복귀시킨 것으로 파악됐다”며 “마취된 여성들을 상대로 사악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수사기관이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수술실 성범죄 사례 - susulsil seongbeomjoe sal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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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앵커]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마취 상태로 옷을 벗고 누워 있는 30대 여성 환자를 의사와 간호사들이 조롱하고 성희롱한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습니다. 당시 여성은 마취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녹음기를 들고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5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의료진이 다른 병원에서 여전히 수술을 하고 있어서 같은 피해가 또 생길까 걱정돼, 폭로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 환자가 지방 이식 수술을 위해 마취를 받습니다.

이 30대 여성을 상대로 의료진의 조롱이 이어집니다.

+++

완전 제모한 거죠?
자기가 밀었잖아. 남자친구 없을 거야.

+++

신체 특정 부분을 언급하는 성희롱 발언도 나옵니다.

+++

정말 가슴이 하나도 없다
수술에 대한 너무 큰 로망이 있는 거 아니야?

+++

2013년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나온 이같은 대화는 여성 환자가 갖고 들어간 녹음기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최근 이 여성은 당시 수술실 CCTV도 입수했습니다.

의료진은 여성이 듣고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

+++

무섭다. 나중에 일어나서 '저 다 들렸어요' 이럴까봐…
CCTV 보여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없다 그러면 안 돼요?
고장났다. 그날 밤에. 안 뺏기려면…

+++

남성 의사들은 더 노골적으로 여성을 조롱합니다.

+++

이 사람 결혼했을까?
OOO 같은 남자친구만 있으면 끝나는데…
OOO 젊고 힘 좋고, 밤마다…

+++

마취에서 깬 여성은 4시간 30분 만에 몸을 일으켰고, 당시 의료 사고 가능성 등을 걱정해 소지했던 녹음기를 통해 대화 내용을 모두 들었습니다.

[A씨/피해 여성 : 이런 일이 어떻게 나한테 일어나는지, 창피한 것을 감수하더라도 세상에 알려야겠다…한순간 조금 아름다워 보이려고 갔던 것을 많이 후회하거든요.]

해당 병원은 현재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고, 당시 3명의 의사들은 각자 흩어져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수술실에 있었던 남성 의사 1명과 상담실장이 근무하는 한 병원에 해명을 듣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당시 상담실장 : (충분하게 입장을 말씀 안 해주시면…) 전혀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원장님은 어떻게 뵐 수 있어요?) 지금 업무 방해예요. 경찰 불러.]

다른 의사 1명은 이메일로 연락이 닿았지만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머지 1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A씨/피해 여성 : 지금도 그런 행위들이 일어날 수 있죠. 성형외과도 많고 성형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A씨는 당시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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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에서 의사들이 수술실에서 마취상태인 여환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스스럼없이 저지른다는 폭로성 글이 유명 의학지에 실려 파문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에세이 형식으로 게재된 글에서 익명의 저자는 자신이 듣고, 또 직접 경험한 수술실 내의 성폭력 등의 사례를 상세하게 묘사했다.

개업의로서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 저자는 의학의 인간애와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던 도중 학생들에게 "혹시 병원 경험과 관련해 용서할 사람이 있는 학생?"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한 학생이 자신이 수술실에 들어가 직접 목격했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자궁적출 수술을 받기 위해 전신마취를 하고 누워 있는 여성 환자의 수술 부위를 닦던 한 의사가 웃으면서 "분명 이 여자도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이 의사의 말과 행동에 충격을 받았지만, 당시로서는 자신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고 에세이의 저자는 소개했다.

이 학생의 고백에 저자는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의대 3학년이던 시절 한 산모가 분만 도중 갑자기 피가 솟구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는데, 담당 레지던트가 산모의 자궁을 마사지해 피를 멎게 한 뒤 음란한 말을 내뱉고 음란한 춤까지 췄다는 것이다.

WP는 의료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런 글이 의사 스스로에 의해, 그것도 1927년 창간된 전통있는 의학지에 게재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미국의대생협회의 데버러 홀 회장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의대생들은 서열 맨 아래에 있기 때문에 수술방 안에서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심장 및 역학 전문가인 할런 크럼홀츠 예일대 교수는 "그런 행동들이 보고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외부 기관이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레인 내과학회보 편집장은 "이 글을 실어야 할지를 두고 많은 토의를 거쳤고 의견도 크게 갈렸지만 결국 의료계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기로 했다"며 "글에 묘사된 사례들에는 여성혐오, 성폭력, 인종주의 등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수술실 내 부적절한 행동은 지난해 말 중국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수술도중 단체로 찍은 셀카 사진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7년 한 내과의원 원장이 수면내시경을 받는 여성환자 여럿을 마취 상태에서 성폭행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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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8/19 14: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