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투리 예문 - gangleung satuli yemun

1) <강릉방언 사전>의 例示

싸게 (부) 빨리. 걸리는 시간이 짧게.
싸고지다 (형) 싸다. 좋지 못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아깝거나 아쉬울 것 없이 마땅하다. &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나가더이 자빠저서 또랑에 빠졌대나 워쨌대나 울매나 부해거 나던지, 내 아주 싸고지다구 막 퍼 댔잖소. >>싸구지다.
싸구도다 (동) 싸고돌다. 누구를 두둔하여 행동하다. & 이보게. 아르 오야, 오야, 하구 너머 싸구도니 버리젱이가 매해지구 어리광으 부리장가. 매르 댈 저는 얀자이 쎄래댈 주두 알어야장가.<김인기(2004)>.
싸구지다 (형) --☞싸고지다.
싸그리 (부) 깡그리. 하나도 남김없이.
싸다¹ (동) 싸다.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함부로 누다.
싸다² (형) 싸다. 값이 보통보다 적다. 비싸지 않다.
싸다³ (형) (물건을) 사다. 보통은 ‘사다’를 쓰지만, 어촌에서는 흔히 ‘싸다’로 발음한다.
싸다구 (명) --☞귀때기¹.
싸대기 (명) --☞귀때기¹.

2) <강릉방언 사전>의 수록 방식 설명 일부

① 표제어의 배열 순서는 방언형의 자모순에 따랐다.
② 표제어는 ‘표제어(방언형)-품사-표준어-곡용·활용형-뜻풀이-예문-비슷한 말’의 순서로 구성하였다.
③ 표제어는 이 지역 고유한 방언을 중심으로 하였으며 이 방언의 특징을 잘 보여 줄 만한 한자어와 외래어도 함께 실었다. 단어 외에 어미와 접사, 구와 절도 표제어로 실었는데, 이들의 수록 과정에서 표준어와 동일한 방언형들의 일부는 번잡함을 덜기 위해 생략하였다. 다만 고어(古語) 및 표준어에 등재되어 있으나 흔히 쓰이지 않아 잊혀져 간다 싶은 어형인 경우는 수록하였다.
④ 용언의 기본형은 ‘-다’의 꼴을 중심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활용형도 표제어로 실었다. 조사에 따라 꼴이 달라지는 경우 체언의 곡용형도 각각 표제어로 실었다.
⑤ 접미어 ‘-하다’, ‘-거리다’, ‘-대다’, ‘-뜨리다’, ‘-트리다’, ‘-스럽다’가 붙는 말은 그 결합된 어형을 표제어로 하였다.
⑥ 표제어가 두 개 이상의 음성적인 분화형을 가진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하였다.
날마둥 (부) 날마다. 하루도 빠짐 없이. & 날마둥 날마둥 뺑빼이 노:지 마:고. (비) 날마두․날매두․날매둥.
이 경우 ‘날마둥’을 주 표제어로 정하여 뜻풀이 및 예문을 실었으며, 그 외의 어형들에 대하여는 주 표제어를 찾아가도록 표시하였다.
⑦ 동음이의어인 경우는 1 2 등의 표시를 하여 구별하였다.

<연구 내용 및 보완 사항>

1) 확인 조사 활동

이미 수집 정리된 어휘들에 대하여 확인 조사를 하는 일이다. 본 연구책임자와 공동연구자인 박사급연구원이 주관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석사과정 보조원과 학부생 보조원들이 제보자와의 연락, 면접과 숙박 장소의 선정, 관련 문헌 및 자료의 열람과 복사, 참고 자료의 컴퓨터 입력, 확인조사 자료의 정리 등을 보조하게 된다.

2) 원고의 수정 및 加筆

책임연구자와 박사급연구원이 분담하여 이미 정리된 자료의 수정 및 加筆 등 보완 집필을 담당한다. 加筆 및 보완하여야 하는 내용 중에 각 표제항과 관련된 언어학적인 요소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분야 및 내용들이 추가될 것이다.
① 지역 관련 고유명사의 수록
② 지역 관련 각종 분야 용어들의 수록

3) 사진 및 삽화 제작

사진 전문가로 하여금 사전의 일부 표제항과 관련된 사진 및 삽화를 촬영, 복제, 복사 및 제작하도록 한다.

4) 윤문 및 편집

사전 전반에 걸쳐 원고에 대한 교정과 윤문, 그리고 사전의 체재 및 형태 등에 관한 일체의 사전 편집 활동을 전개한다. 출판용 원고를 인도하기 전까지의 모든 작업을 연구기간 안에 마치도록 한다.

5) 監修 의뢰

수정 보완된 원고에 대하여 해당 분야의 연구자 및 전문가들을 선임하여 감수를 의뢰한다.

‘고뱅이(무릎), 수구레(숙여라), 쎄라(씻어라)….’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태백산맥에 둘러싸인 고립된 지형 탓에 옛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언어의 보물섬’ 강원 강릉 지역의 사투리를 집대성한 ‘강릉방언대사전’이 출간됐다.

강릉사투리보존회는 26일 오후 강릉문화원에서 강릉방언대사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강릉방언대사전은 강릉시청에서 청원경찰로 퇴임한 김인기(66·사진)씨가 27년간 작업한 강릉사투리 사전이다.

1735쪽에 이르는 사전에는 김씨가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채록한 2만4000여개의 단어가 수록됐다. 책의 무게만 3.7㎏에 이른다. 앞서 1998년과 2004년에 김씨가 낸 ‘강릉방언총람’과 달리 사전처럼 단어에 예문을 표기하고 가장 많이 쓰이는 강릉사투리를 표시한 뒤 같은 뜻으로 쓰이는 사투리들도 모두 수록했다.

언어학 전문가도 아닌 김씨가 사투리 보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8년부터다. 김씨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산 탓에 또래 아이들보다 유독 사투리가 심했다. 당시 부산에서 만난 사람한테 ‘사투리가 특색있다. 잊혀지기 전에 강릉사투리를 모아봐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평생 우리말을 연구한 이익섭 서울대 명예교수는 “구석구석 깊은 곳까지 발품을 팔지 않고는 도저히 찾아지지 않을, 그 많은 분량의 자료들을 이렇게 수립·정리한 일은 누구도 감히 엄두를 못 내는 일이다. 강릉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조남환 강릉사투리보존회장도 “김인기 선생은 20년 이상 밥도 안 나오는 강릉사투리 채록에 인생을 바쳤다. 향토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김인기씨는 “고향 강릉은 천성이 꾸밀 줄 몰라 참나무 장작처럼 무뚝뚝한 인정에, 투박하고 억센 질감이 혀끝으로 묻어나는 뚝배기 장맛 같은 구수한 사투리가 온통 지천이어서 좋다. 아직 검증하지 못한 600여 단어가 있는데 앞으로도 강릉사투리 지키기에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녹음기 들고 '사투리따라 10년' "상구도 캐낼 말이 개락이다"

◇…강릉사투리를 가장 많이 알고 구사하는 사람. 중졸 학력으로 강릉방언을 집대성한 사전을 펴 낸 사람. 공무원(청원경찰)으로서 3권의 시집을 낸 사람.

천성이 꾸밀줄 몰라 참나무 장작처럼 무뚝뚝한 인정에 투박하고 억센 질감이 혀 끝으로 묻어나는 뚝배기 장맛같은 구수한 강릉사투리가 온통 지천이어서 왠지 삽살개 마냥 죽도록 좋다는 사람.

3년전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짙게 배어 있는 강릉 사투리를 모아 처음 책으로 발간, 강릉에 기념비적 역작을 남기며 화제를 모았던 金仁起씨(53)에게는 서민적이면서도 기인같은 신화적인 수식어가 많이 따라 다닌다.

金씨는 급속하게 팽창하는 현대 문명에 밀려 자꾸만 사라져가는 강릉 지역 방언을 수집, 기록, 보존하기 위해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간 10년을 “녹음기와 막걸리통을 둘러매고 고향인 구정면 산북리를 비롯해 옥계·왕산·성산·안인 등 북적거리는 시장을 배회하며 혹은 촌로들과 막걸리로 어울리면서 산간으로, 바닷가로, 동서남북, 오지를 찾아다니며 미친놈처럼 허허거리며 때로는 걸인처럼 귀동냥을 해 온 세월이었다”고 회고했다.

이같이 주워들은 사투리를 모아 지난 98년 5월 ‘강릉방언총람’(한림출판사刊)을 펴 내면서 투박한 강릉사투리를 일약 전국적인 방언 반열에 올려놓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 때 내놓은 533 쪽 분량의 방언사전에는 7천여 방언을 표준어와 함께 싣고 문학적인 기질을 살려 웃음꽃 피는 예문도 달았다.

“참으로 놀란 것은 아직도 수없이 많은 방언들이 생명처럼 숨을 몰아쉬고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주 빠르게 사라져간다는 현실과 향수 가득하던 시골이 무참히도 파괴되어가는, 그래서 방언을 즐겨쓰던 백성들도 우리 곁에서 하나 둘 촛불처럼 명멸해 간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울만큼 참담했습니다”

그는 왜 진작 서두르지 못했던가 하는 끝없는 자책을 못내 지울 수가 없어 무덤처럼 매장돼 잊혀져가는 것을 발굴, 기록하고 보존하는데 나머지 반 평생을 걸기로 했다.

이후 3년동안 현장에서 추가로 수집한 방언들을 모아 2만3천단어에 대한 사용례와 설화 등을 넣어 1천700쪽 분량의 증보판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 책에는 신랑이 처가집에서 첫날을 보낼때 ‘신랑달아매는’ 장면을 사투리로 엮은 ‘왁달계(우왁스럽게 달아매는 계원)’란 희곡과 함께 ‘길쌈노래’ 등 강릉지역 노동가를 사투리로 재현했으며 ‘노인네가 과부꼬시는 얘기’ 등 서민들의 음담패설성 내용도 싣는다. 또 각 단어마다 읽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짧은 글짓기로 용례를 달았으며 어원과 함께 이에 얽힌 설화와 민담·육담 등도 담아 읽는 재미를 더했다.

“그동안 많은 방언을 조사발굴했지만 아직도 잠자고 있는 단어가 게락(홍수)입니다”

그는 “평생동안 발굴해도 완벽한 강릉사투리를 재현, 구사하기는 힘들지만 최선을 다 해 수집과 기록, 보존해 나갈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강릉사투리의 특징에 대해 그는 “지리적으로 북방(함경도)과 남방(경상도)의 가운데에 있어 참나무 장작이 쪼개질때나 옹기조각이 터질때 나는 소리와 같이 억양없이 투박하고 토속적인 언어가 형성된 것 같다”고 짐작했다. 특히 이같이 경상도 사투리보다도 투박하고 아무런 가식이 없는 말로 재탄생한 것에 대해서는 “배수진(바다)을 친데다 대관령이 가로막혀 있어 밖으로 나갈 수도 외부사람들이 들어올 수도 없는 지리적 고립성과 배타성이 형성됐고 외부의 간섭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동안 일각에서 내놓은 강릉사투리에 일본말이 섞여 있는 것이 많았다”며 “이같은 말들을 수정해 재정립하고 더많은 순수한 강릉사투리를 발굴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강릉사투리로만 엮은 ‘신랑달기’ 희곡을 연극무대에 올리는 것은 물론, 더욱 알찬 책을 발간해 강릉사투리를 전국에 알리고 출판기념회도 갖고 싶지만 모든 걸 사비로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강릉시 상하수도사업소에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시를 지어오다 지난 92년 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金씨는 전국문인협회 강릉시지부 부지부장, 열린시낭송회 회장, 관동문학회 감사, 강원공무원문학회 부회장 등을 맡으면서 왕성한 문학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 왁달계(契) 또는 왁달개(신랑달기) 이야기

“종희 시집가든 날 지냑에 왁달계 참 난리를 쳤장가. 종희가 원래 정필하구 좋어하구 우째구 동내가 마커(모두) 아는 참, 쫠문하두룩(파다하도록) 소문이 난 생간(사실)이랬장가. 그래 시집으 간다 이래니 상심핸 깐(판)에 신랑단다 이래니 머 정필이거 자청으 해서 타박과장으 맡었장가. 거게드거 종희 신랑이 이 읍에선 껍적대미 반은 지랄배기라 알레져 벨렀장가. 가제나(가뜩이나) 밉다 밉다 하는데 또 우인대표라 이래는 눔덜이 찰마갈(찰산골)에 사니 아주 애최부텀 우수이 보고 설레발치능(설쳐치는) 기장가. 그눔덜 참말이지 생똥(산똥)으 깔랬장가. 주댕이 잘 까는 희섭이거 포도대장으 맡어보는데 머 조건으 마커(모두) 무조건이구 장제기(장작)루 발바닥으 막 넹게패는데 잘하문 사램 잡겠장가. 거게드거 정필이가 독이 바쩍 올른 눔 모넹(모양)이루 워데 신랑, 니 한 번 뒈져봐라, 얀자움씨(인정사정) 조지는데 배기능가. 냉종에는 그집 할머이가 나와서 난리치구 하는 나불(바람)에 음석두 안 먹구 헤졌장가. 기튿날에 떡 보니 새신랑이라능 기 고개로 늠어가능 기 찔러덕찔러덕하구 가장가. 도통 이눔어 동내가 터이 빡시장가. 여 왁달계라 이래문 타동내꺼정 쫠문하두룩 끝내주는(알아주는) 데장가. 아이, 대단했장가. 본대(본디) 왁달계는 처갓집 집안덜이 모예서 하는 장난으루다 신랑 발바닥으 자근자근 자들어서(두들겨서) 피돌깅가 머잉기가 잘 되라구, 그래서 그기 머이 말 모넹이루 잘 벙크라구(크라고) 시작이 됐다는데 그한 난리르 쳤장가”

※왁달계=우악스럽게 달아매는 계원이라 하여 마을에 누군가 장가를 오면 신랑을 매달아 즐거운 재미를 더하기 위한 일종의 계 형식의 동아리.

江陵/全寅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