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영업직 현실 - daegieob yeong-eobjig hyeonsil

사실 제가 학벌이 안좋습니다

그래서 나름 스펙쌓고 노력하는데

교수님들 만나보면 몇몇 소수의 교수들 뺴고는

계속 영업직만 강요하네요

영업직 진짜 좋아들 하시네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무슨 귀빈실을 가고 해외을 누비고 난리지만

현실에서는 영업직이 잘나봐야 보험영업수준이고

보험영업보다 못한 영업직이 대부분일텐데

아오.. 그놈의 영업직 강요..

토익 조금이라도 높히고 전공 자격증 따두려고 하니까

그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이 어쩌고 강요하면서

무슨 노래잘하고 술 잘마시고 잘 노는 사람이 취업 잘한다는건 어디서 들어온 논리인지 참나;;

뭐 면접에서 자신감이 중요하기야 하겠지만

노래, 술, 노는거랑은 별개의 문제고

일단 ★서류가 통과해야★ 자신감이고 뭐고 필요한거지 잘난거 없으면서 쓸대없는 자신감의 오히려 감점요인일거같은데;;

교수라서 공부만 해서 현실감각이 없는건지

아니면 지잡대는 진짜 영업밖에 답이 안나오는건지..

난 대기업 안노리는데 끝까지 영업직 영업직...

사람 빡치게 만드려고 하네...

안녕하세요! 멘티님이 질문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제가 답변하기 한결 수월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화학 업계에서 B2B 해외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제 답변이 주관적일 수 있음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jeab

A to Z, 꼼꼼한 프로젝트 수행 능력

먼저 해외 영업을 할 때 필요한 역량을 설명해 드릴게요. 무엇보다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업무 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B2B 영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 고객사 프로젝트의 초기 컨셉 단계부터 개발, 평가, 최종 생산 공급까지 개입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려요. 영업 사원은 이런 프로젝트들을 수십 개씩 동시에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바뀌는 상황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고객사 동향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외모나 화려한 언변 같은 것은 부차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외적인 면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어학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에서 영업을 하려면 중국어가 필수에요. 아시다시피 중국 시장의 힘이 굉장히 강하니까요. 동남아에서는 영어가 기본입니다. 영어를 굉장히 유창하게 하실 필요까지는 없지만 본인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역량과 어학 외에 다른 것들을 말씀드리자면, 성별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크게 성별 간 차별을 두지 않고 뽑고 있습니다. 다만 잦은 출장을 소화하고, 고객 대응에 크게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신다면 영업 업무를 잘 버틸 수 있을겁니다.

책임감 강한 후배와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7년차라서 아직 면접관을 해보지 못했어요. 그래도 멘티님께서 제가 원하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여쭤보셨으니 제가 평상시에 생각했던 후배의 이상적인 모습을 말씀드릴게요.

Ⓒjannoon028

제가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꼼꼼한 사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 영업 업무는 책임감과 성실함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꼼꼼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이 좋지요.

그리고 ‘팀킬’하지 않는 사람이 좋습니다. 은근히 남 탓을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해외 영업직은 현지 법인, 본사 유관부서 등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해야 하고 그만큼 갈등과 문제에 많이 부딪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남 탓만 하고 본인만 빠져나가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아요.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사람을 선호합니다. 영업 업무는 대체로 조금만 더 신경 쓰고 관심가지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이건 안된다’는 태도로 일에 접근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업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또한, ‘시켜만 주세요. 열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처음부터 너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흔히 완벽한 신입사원 ‘코스프레’를 하면서 열정을 남발하는 사람이 있지요. 조금만 지나면 태도가 변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너무 본인을 어필하려고 완벽한 사람 흉내를 내면 나중에 제 살 깎아 먹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진지하게 업무에 임해주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만큼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되죠.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과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종 차별을 한다거나 *옥시덴탈리즘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하고는 함께하기 힘들 것 같아요.

Ⓒszucs laszlo

입사 후 1년은 성장을 위한 기초 다지기

입사 후 첫 1년은 주로 업무를 배우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신입 사원을 실전에 바로 투입하기 보다 사수를 따라다니며 여러 회의와 출장을 경험하게 합니다.

어떤 사수를 만나는지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쉬운 것부터 하나씩 임무를 주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맛보게 합니다. 그 다음에는 조금씩 난이도를 높이면서 배울 수 있게 하는거죠.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후배에게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게 했습니다.

1. 매출관리지표를 정리하고 꼼꼼히 업데이트 하는 일

2. 거래선 현황 및 프로젝트 현황을 법인 직원들과 소통해서 챙기기

3. 각종 회의에 함께 참석하기

4. 출장 시 4번 중 1번 꼴로 함께 가기

해외파트너의 남녀성비

이어서 해외 파트너의 성비를 말씀드릴게요.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고 여성 역시 책임감과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있어 여성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제가 접촉하는 고객사와 현지 법인의 직원 성비도 여자 비율이 더 높아요. 본사는 남자 대 여자 비율이 7대3 정도입니다.

성별 때문에 스스로 제한을 두지는 마세요. 적어도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기회가 남녀 모두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영업팀에 배속된 여성 직원들이 본인이 기대한 이상과 현실에 차이가 있다고 부서 이동을 신청하거나 회사를 그만둔 경우는 있었어요.

ⒸEthan McArthur

다만 여성을 차별하는 부서 분위기는 절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해외 영업직은 출장도 많고, 해외 고객 및 법인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잘 해낼 수 있는 인재라면 성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또한, 해외 파트너들은 피드백이 빠르고 적극적인 문제해결 태도를 갖춘 사람을 선호합니다. 문제해결 자체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서류 전형에 대한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상대 평가이기 때문에 콕 집어서 구체적인 스펙이 필요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요즘 들어오는 후배들의 출신 대학을 보니 해외 대학이나 국내 명문대 출신이 많아요.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아서 취업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어학 같은 경우 영어는 오픽 AL이 기본이고, 중국팀의 신입사원들은 중국어를 네이티브처럼 하는 수준이더라고요. 저도 흐름에 따라가려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내 중국어반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꼭 취업 성공하셔요!

*옥시덴탈리즘 : 동양의 관점에서 동양과 구별되고 대립되는 서양(Occident)에 관한 왜곡되고 고정된 이미지나 편견을 형성하는 인식이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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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에 맞으면 ‘영업왕’이 되어 꽃길을 걷지만, 안 맞으면 압박 붕대처럼 조여 오는 실적 압박에 고통 받으며 월급만을 구원으로 여기게 된다는 공포의 직업! 입사 후, 거래처 사장님과 술 마시다가 영업력 대신 소맥 제조력만 늘었다는 어느 영업 사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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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AM 출근하자마자 회의를 준비한다. 상사의 매출 실적 압박에 대비해 오늘은 또 어떤 변명거리를 늘어놓을지 머리를 쥐어짠다.

09:00AM 고통의 회의 시간. 실적을 보고하고 거래처 관련 특이 사항은 없는지 점검한 뒤 영업 목표를 만 번쯤(!) 되새긴다. 되새김질에 지칠 때마다 점심에 뭘 먹을지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10:00AM 외근 가즈아! 상사는 벗어났으나, 거래처 사장님이라는 또 다른 종류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12:00PM 점심은 늘 미팅 겸 식사. 거래처 사장님들과 돌아가며 선약을 잡는다. 일 얘기를 하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쑤셔 넣다 보면 비어 있는 밥그릇을 발견할 수 있다.

13:00PM 오후 시간은 쭈욱 외근. 거래처 사장님들과 면담을 하며 주문 내역을 파악하고, 불편 사항은 없는지 알아보는 척하며 슬쩍 신제품 영업을 시도한다.(좋아, 자연스러웠어!)

18:00PM 회사로 복귀. 현장 퇴근하는 날도 있지만, 업무 일지를 작성해야 하는 날은 회사로 복귀한다.

19:00PM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이만 퇴근. 누구랑? 거래처랑^^ 함께 술 한잔하며 이번엔 또 뭘 팔아볼지 머리를 굴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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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 신제품이 출시되면 있는 장점, 없는 장점(?)을 끌어 모아 해당 제품의 소개서를 만드는 것부터 월말에 수금하는 것까지, 판매의 A to Z가 영업 사원의 몫이다. 제품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판매 프로모션을 고안하고, 시장조사를 하고, 거래처의 경영을 분석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틈틈이 재고를 파악하고 신규 거래처도 뚫어야 한다.

초봉 중소기업과 대기업 영업 사원의 초봉은 차이가 꽤 큰 편. 이름만 들으면 아는 중견 기업 대졸 초임의 연봉이 2000만 원대 초반인 곳도 있을 정도. 대기업의 경우 기본급은 3500만원 수준이지만 성과급으로 +500만원이 통장에 더 찍히기도 한다고.

업무 강도 월말엔 영업 목표치 달성과 거래처 수금 때문에 무조건 야근 당첨! 10시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잦다. 제품 판매 행사에 동원되는 경우, 한 달에 1~2회는 주말 출근도 해야 한다. 출근을 안 하는 날도 주말마다 걸려오는 거래처 전화 응대로 맘 편히 쉬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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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은 이렇게 뽑아요실무가 중요한 업무라 일 잘하는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는 케이스도 많다. 인턴으로 첫발을 들여보는 것도 추천. 공채는 보통 ‘서류-1차 면접-최종 면접’ 순을 거치는데, 1차 면접의 면접관들이 실무진인 경우가 많으므로, 여기서 눈도장을 꾹 찍어 놓으면 좋다.

면접은 이렇게 보세요 어려운 질문이 나와도 머뭇거림은 절대 NO! 농담으로 맞받아치거나, 의연한 척 해야 한다. 무조건 밝고 당찬 인상으로 밀고 가야 된다. 결국 영업은 제품에 대한 썰(?)을 푸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을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고이 포장해서 어필하면 좋다.

미리 알아두면 좋아요 영업에는 B2B 영업과 B2C 영업이 있다. 전자는 고객이 기업, 후자는 고객이 소비자다. B2B는 회사의 지원 여부가, B2C는 영업 사원의 역량이 매출 달성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B2C는 대체재가 많아 영업이 힘들지만, 한편으론 인기 있는 제품은 영업을 굳이 하지 않아도 잘 팔린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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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쓸 때마다 매번 헷갈려요…. 영업, 영업 지원, 영업 관리의 차이는 뭔가요?

영업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일이라면, 영업 지원과 영업 관리는 회사 안에서 영업을 서포트 해주는 일이다. 영업은 말 그대로 세일즈! 물건을 판매해 실적을 내는 거다. 영업 지원은 영업 사원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영업 사원 외근 시 제품 주문이나 전화 업무를 대리하고, 매출과 입금을 점검해주는 식이다. 영업 관리는 대리점 또는 영업 사원에게 매출 목표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직무다. 한마디로 실적 관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스펙보다 좋은 인상이나 뛰어난 말발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맞나요?

토익? 학점? 영업 사원으로 먹고사는 데 별로 쓸데없더라. 인상 좋고, 말주변 있는데 친화력까지 있으면 면접은 프리패스다. 실제로 어떤 영업 사원이 거래처에 가느냐에 따라 매출 그래프가 달라지기 때문에 면접관들도 지원자의 호감도를 고려한다.

실적 못 내는데 토익 만점이고, 학점 4.5면 뭐 하겠나. 그러나 여기서 함정! 인상이 좋아서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하고, 거래처와의 과한 친분이 업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곳이 영업 바닥(?)이다. 자신의 인상이 별로다 싶으면, 역으로 면접에서 냉철함을 어필해 봐도 승산이 있다.

영업할 때 꼭 접대를 해야 하나요? 술 못 마시는데 걱정이에요.

TV에 나오는 룸살롱 접대 같은 술자리는 가본 적 없다. 그냥 거래처 사람들과 소소하게 밥 먹고 소맥 황금 비율로 말아 마시는 정도? 아예 술을 못 하면 영업 사원으로 일하기 쉽진 않을 거다. 술로 친분을 터야 한다고 믿는 꼰대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한숨)

그러나 어느 정도 관계를 만든 뒤에는 술 없이도 영업이 가능하다. 거래처에 수익 개선 방안을 제안하거나, 신규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 거래처에 도움을 준다면 접대 없이도 영업이 가능하다.

운전면허는 필수, 자차는 옵션이라는데 사실인가요?

내근과 외근의 비율이 3대 7일 정도로 외근이 잦다. 그러니 말 타고 다닐 거 아니면 운전면허는 필수! 운전 경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차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 대다수 회사가 차를 지원해주기 때문. 그런데 회사 차가 많지 않아, 차량 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인 곳도 있다더라. 자차가 있는 게 아무래도 편해서 선배들 보면 다들 중고차를 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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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사원들 사이에서 악명 높기로 소문난 업계가 있나요?

주류, 제약, 보험이 악명 높기로 소문난 TOP 3 업계다. 주류는 특성상 문란함(?)을 바라는 거래처들이 있어 힘들다고 들었다. 제약은 콧대 높은 의사들을 상대해야 해서 비추다. 제약 회사 영업 사원이던 내 친구는 의사들 막말 때문에 1년 만에 일을 그만뒀다. 보험의 경우, 입사 후 1~2년 간 인맥팔이 후 점점 실적은 줄고 빈껍데기만 남는 경우가 많다더라.

실적 압박이 대체 어느 정도인가요?

월말에 실적 보고를 하는데, 월 중순부터 영업 사원들을 압박 붕대 감듯 조여 온다고 보면 된다. 회의 때마다 어떻게 목표 실적을 달성할 것인지 물으며 들들 볶는다. 신상품이나 주력 상품이 출시되면 특히 더 심해진다. 이럴 땐 거래처에 싹싹 비는 한이 있어도 어느 정도는 꼭 팔아야 한다.

목표를 100% 달성하지 못하면, 인센티브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실적 줄 세우기를 통해 내가 어디쯤에 속해 있는지 친히 확인시켜주는 건 기본이다. 어떤 회사는 자기 돈으로 제품을 사서라도 실적을 채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심한 욕)

거래처에서 별 일 다 시킨다던데 진짜 그런가요?

내 차 뒷자석은 언제나 박스로 가득하다. 제품을 급하게 구해 달라는 거래처 사장님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아서다. 박스 나를 일이 하도 많아 팔뚝만큼은 특전사 급이다. 그런데 문제는 없는 제품 구해 달라고 진상 부리는 거래처도 있다는 것. 그럼 다른 거래처에 수소문해 물건을 구해다 줘야 한다. 언제 또 거래를 끊겠다고 협박할지 모르기 때문에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녀야 하는 것이 영업인의 길이다.

가장 퇴사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실적 압박이 너무 커서 퇴사 욕구는 늘 있는 편.(오열) 실적을 100% 달성하거나 거래처에서 나를 인정해줬을 땐 물론 보람도 있다. 영업은 목표만 채운다면 업무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잘 맞는 사람들에겐 천국이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에겐 오직 월급만이 구원인 지옥이다. 그래도 영업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면 일단 부딪혀 보길 추천한다. 혹시 아나? 당신이 영업왕의 성향을 타고났을지.


[849호 – 을의 하루]

사진 출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