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과 관련된 직업 - undong gwa gwanlyeondoen jig-eob

기억을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기억은 시간에 따라 장기기억과 단기기억으로 나뉜다. 단기기억은 20초 동안 유지되어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지만, 장기기억은 그렇지 않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강한 충격, 둘째는 반복이다. 암기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장기기억은 시험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밖에도 기억의 유형으로 의미기억, 일화기억, 절차기억이 있다. 의미기억은 책 등을 통해 간접적 의미를 저장해 기억하는 것으로 ‘지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화기억은 겪은 장면, 시간, 장소, 감정 등에 관한 기억으로 ‘추억’이 대표적이다. 의미기억 및 일화기억은 쉽게 장기기억되지 못한다. 반면 절차기억은 운동이나 악기 연주와 같은 것으로 흔히 근육기억이 여기에 포함된다. 머리로 하는 기억의 경우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어렵다. 설령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었다고 할지라도, 장기적 시간에 취약하다. 즉 세월이 흘러가면 잊어버리고, 다시 기억해내기도 어렵다. 반면 몸을 사용한 절차기억은 시간에 매우 강하다.

오랜 기간 동안 수영을 하지 않은 사람도 수영법을 기억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를 한번 익혀두면 십년이 지나도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다. 2013년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누려’라는 코너에서 개그맨 박지선이 유행시킨 말처럼, ‘몸이 고생을 기억하는’ 것이다. 절차기억은 가장 오래가는 기억이다. 유행어가 된 ‘살아있네, 살아있어’라는 말로 이를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졸업 뒤 십년 만에 만난 친구가 한동안 당구를 전혀 치지 않았더라도, 다시 만나 옛 생각을 하며 당구를 칠 때 우린 ‘아직 살아있네, 살아있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학교 시절 배운 영어 단어나 과학 공식, 수학 공식은 기억나지 않음에도, 좋아했던 운동 실력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특히 당구, 골프,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은 절차기억은 별다른 반복적 연습이 없음에도 끈질기게 근육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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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은 바로 이런 절차기억과 관련된 과목이다. 체력과 몸을 사용하는 스포츠 관련 직업인 각종 운동경기 선수, 심판, 감독 및 코치 외에도 경호원, 체육교사, 무용가, 생활스포츠 지도자 등의 직업이 체육 과목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이밖에 체육과 관련된 직업으로는 스포츠 에이전트, 스포츠 매니저, 직업군인, 응급구조사, 유치원 교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이 있다.

체육과 관련성이 높은 학과로는 체육학과, 사회체육학과, 레저스포츠학과, 보건 관련 학과, 예체능교육과 등이 있으며, 이들 학과에 진학하게 되면 기초과목으로 체육원리, 사회체육론, 스포츠사회학, 건강관리, 체육해부학, 운동해부학,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스포츠영양학, 체육사, 운동역학, 미생물학, 분석화학, 인체해부병리학 등을 배운다. 심화과목으로는 코칭의 운동역학 및 실습, 스포츠경영 및 행정, 스포츠철학, 스포츠사회학, 운동처방, 특수체육, 스포츠교육학, 응급구조와 처치, 운동요법, 레크리에이션론, 여가론, 레저스포츠(골프, 배구, 테니스, 스키, 레크리에이션, 포크댄스, 리듬체조, 기계체조, 재즈댄스 등), 스포츠마사지, 식품위생학, 환경위생학, 산업보건 등을 배우게 된다.

체육은 과거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에서, 레저 산업과 연계되어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오락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오락은 직접 즐기는 참여 스포츠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과 접목되어 간접적으로 운동을 즐기는 가상 스포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포츠는 단순히 오락 차원이 아닌 비즈니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외교, 스포츠를 통한 문화의 소개, 스포츠를 통한 제품 홍보 및 광고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왜 스포츠가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되는 걸까?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한 독서토론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함께한 스포츠 한 게임은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 <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