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관절 교정 후기 - teog gwanjeol gyojeong hugi

턱관절 스플린트 사용 후기

4년전에 턱 한 번 빠지고 난 뒤에
아주 조심스럽게 살고 있었는데

3년전에 질긴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며 잠든 다음 날
턱이 아프고 안 벌어져 동네 구강내과를 찾아갔었죠...

턱관절장애 그것도 심각해진 퇴행성 턱관절염 말기라면서
100만원 짜리 스플린트를 맞추라는데
당장 2주뒤에 출국인데요;

걍 보톡ㅅ만 맞고
반 년간 해외로 떠나게 됩니다...

입은 크게 못 벌리지만
(개구량 손가락 2개 반 정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으므로
그냥저냥 살았어요.

그런데 새해부터 손발저림 생기고
이명이 심해져서
백퍼 턱관절장애가 심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턱쪽이 좀 뻐근하기도 했었고요.

3년전에 간 동네 병원은
너무 형식적이고 상술적인 것 같아서
다시 찾아갈 생각은 안하고

네이버 턱관절 카페에서 열심히 정보를 얻었습니다.
카페 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ebs 명의 나오신 분이 계신 개인병원 가기로 결정했어요.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한 30여분은 기다린 것 같았습니다. 상담을 자세히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엑스레이를 찍다보니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아픈 곳을 물어보셔서 목이랑 어깨가 아프진 않고 공부를 오래하느라 고개를 숙이면 목이랑 어깨에 부담이 있다. 다만 이명이 심한 편이고 이건 과거에 앓았던 메니에르병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엑스레이 상 과두가 많이 깎여있는 편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심한 편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제 입을 벌려 보라 하시는데 입을 많이 벌리지 못하니 귀 앞쪽과 아랫쪽(?)을 누르면서 입 벌릴 때 어느쪽이 아프냐고 하시더라고요. 다 아프긴 했는데... 아무튼 교수님이 보시기에 디스크가 다 빠진 것 같다며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mri를 찍어오라고 하시더라고요.

mri는 바로 맞은편의 영상의학과를 소개해줍니다. 당일 촬영은 병원 스케쥴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마침 가능해서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mri를 찍으러 갔어요. 가격은 42만 원 정도

사실 일반 구강내과에서는 CT만 권하고 턱관절 디스크가 빠졌을 것 같다고 어림짐작하지, 정확히 판단하는 건 MRI라고 생각합니다. 디스크가 앞으로 빠졌는지 옆으로 빠졌는지 걸쳐있는지가 MRI상으로 나오기 때문이죠. 인대 상태도 알아볼 수 있고요.

mri를 찍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역시나 원통안에 들어가는 거랑 그 소리는 적응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촬영 소요시간은 1시간 더 넘게 걸렸습니다. 입 다물고 한 번 찍고, 입 최대한 벌리고 한 번 찍고. 저는 중간에 딸꾹질이 나와서 움직이는 바람에 재촬영을 해서 시간이 더 길어진 것 같네요.

CD에 담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갑니다. 원래 교수님이 진료 보시는 시간이 굉장히 짧은데 오늘은 조금 늦게까지 계신다고 해서 다행이었어요.

MRI를 판독하시던 교수님이 심각한 상태라고 하셔서 속으로 후회를 엄청 했습니다. 멀쩡하더라도 해외 다녀온 다음에 병원을 가볼 걸 하고요. 사실 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 별 증상이 없긴 했어요. 추측컨대 손발저림은 아마 목때문일 듯... 아마 더 늦게 병원을 갔더라면 이미 전신 증상이 시작되고 되돌릴 수도 없을 정도였겠죠?  지금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긴 하지만...완화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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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본인 상태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해주셨습니다. 맨 왼쪽 네모 상자 안에 그려져 있는 건 정상 턱관절과 디스크, 인대입니다. 오른쪽은 현재 저의 상태인데요. 오른쪽과 왼쪽 디스크가 모두 앞으로 이탈하였고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심각한데 오른쪽은 디스크 모양의 변형(정상 디스크는 리본 모양)까지 온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어쩐지 가끔 딱딱 소리날 때(디스크가 정상위치로 되돌아가는 소리) 왼쪽만 나더라고요. 다행스레 인대의 천공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 치료의 방향을 턱관절 스플린트로 잡아주셨고 하악에 장치하도록 권하셨습니다. 턱관절 스플린트의 종류가 ARS, CR, 트랙션 정도(서울대,연대,경북대 계열)가 있는 걸로 알지만 제가 턱관절 스플린트를 수령할 때 이건 어떤 방식인지 물어보니 하악을 앞으로 당기는 스플린트이지만 일반 구강내과에서 쓰는 방식과는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인터넷 찾아보고 왔구나 하시면서요...(맞습니다)

이 날 본을 뜨고 일주일 뒤에 찾으러 갔습니다.

다른 턱관절 스플린트는 본을 뜨고 일주일 뒤면 기공소에서 완성이 되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건 치아 모양 틀 위에 레진을 얹고 교수님께서 턱을 올바른 위치로 맞춰주시면 그 모양 그대로 굳습니다. 굳을 때 매우 뜨거워서 데였습니다... 레진 냄새도 역해서 고통스러웠어요. 6분 정도 기다리면 다 굳습니다. 그 사이에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턱관절 스플린트를 장착하고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교합지 체크를 하시고 다시 기공사 분이 조정해주신 다음에 최종적으로 교합을 체크합니다. 기공사 분께서 장착방법을 설명해주시는데 저는 밤에는 무조건 장착 낮에는 한 시간 장착 한 시간 휴식 이걸 반복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불편하면 차츰차츰씩 끼는 시간을 늘리라고 하시면서요. 가격은 75만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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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덧니가 좀 심해서 그 부분은 너무 불편해 조정을 부탁드렸습니다.

예전에 이 악물기 방지 장치를 하고 잘 때는 높이가 너무 높아서 불편했는데 이건 높이도 적당하고 자면서도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물론 처음 착용하고 잔 바로 다음날은 상태가 안 좋은 오른쪽 턱선 밑이 당기고 아팠습니다 갑작스레 두통도 생겼고요. 1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지만 아 이거 부작용인가 싶은 공포가 생겼습니다. 다행스럽게 그 다음날 부터는 자고 일어나도 멀쩡합니다.

제가 하악이 남들보다 좀 많이 들어가 있다고 느꼈는데 스플린트를 끼면 하악을 앞으로 빼주니 뭔가 얼굴이 살짝 길어져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상할 정도는 아니고요 옆으로 볼 때 턱선이 더 날카롭게 부각되는 정도요. 또 덧니 부분(스플린트에서도 제일 튀어나옴)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덧니 부분이 튀어나와 입술이 살짝 비대칭 되는 것 같긴 하네요.

사진이 추해 올릴까 말까 고민했으나 아무래도 착용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누워서 찍어서 그런가 사진이 비대칭이네요. 입을 스플린트에 있는 홈에 맞춰 다물면 저 정도 공간이 벌어지게 됩니다. 사실 제가 잘 때 이를 악물고 자는 습관이 있는데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이를 악물어도 공간이 있으니 크게 무리가 갈 거 같진 않더라고요.

교정하시는 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치아중심선...저는 덧니도 있고 중심선이 맞지 않는데요. 처음 촉진할 때 교합에서 크게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교수님도 구강내과에서는 턱관절을 볼 때 치아중심선 맞추는 걸 중요시 하게 생각하지만 본인은 그것보다는 뼈를 본다고(말이 잘 생각이 안 나네요)하셨습니다 그래서 구강내과 전문의들이 본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시면서요.

사실 오픈바이트, 얼굴형 변화, 치열변화, 교합 변화 등의 부작용이 걱정되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턱관절을 방치하면 더욱 더 심각해지는 걸 지난 3년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스플린트를 하고자 결정한 겁니다...  아직까진 눈에 띄는 큰 문제점도 없고 병원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조정하면 되겠다 싶은 마음...

아, 참 저는 턱관절 스플린트를 착용한 상태에서 입을 벌리면 손가락이 3개 이상 여유롭게 벌어지기 때문에 저한테는 효과가 있다 봅니다. 사실 개구량이 제일 큰 불만이었거든요. 다음 방문할 떄 조정하고 개구량 체크하면서 꾸준히 후기 추가하겠습니다 :)

이 글을 찾아보시는 분들 중 손가락(검지부터)을 세로로 세워서 두 개~세 개 정도만 들어가는 분들이라면 디스크 문제일 확률이 크니 빨리 치료하시길 바랍니다. 처음에 딱딱소리만 났다가 모래갈리는 소리, 사각거리는 소리에 이어 소리가 안 나게 되면 그건 더 심각한 상태에요...제 오른쪽 턱이 그랬거든요ㅎㅎ....

한 달 반 착용 후
스플 수령 2주 후에 조정 받으러 다시 내원했다. 처음 28mm였던 개구량이 58mm로 늘어났다(정상인 개구량). 교수님도 굉장히 놀라셨다... 심지어 스플을 착용하면 딱딱 거리는 관절잡음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목디스크 증상이라고 생각했던 손발저림이 개구량이 회복되자마자 사라졌다. 이게 카페에서 말하던 '하악이 뒤로 밀리면 전신증상이 나타난다.'의 예시였던 것 같다.
스플린트로 인해 후퇴한 하악이 앞으로 나오고, 디스크가 제 위치를 찾고, 몸의 균형을 찾아 손발저림 증상도 완화된듯..
나는 아무래도  하악이 뒤로 간 게 제일 큰 문제였던 것 같다... 턱관절의 원인은 여러가지고 나는 내 원인에 알맞는 치료를 해 빠른 회복을 보인 것 같다... 보름 뒤면 다시 경과를 보러간다 ㅎㅎ,,,

다섯 달 착용 후(18.06.05)
여전히 개구량은 잘 나오고 다섯 달이 지난 오늘 유지장치 개념으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재발이 안되게 항상 조심하고 이 악물지 않기, 입 조심히 잘 벌리기에 대한 얘기를 들었어요. 스플린트 높이가 낮아졌고 이번에는 치아중심선에 맞춰 장치를 했습니다. 제가 오른쪽으로 치아?턱?이 돌아가있더라고요. 불편한 감이 있으면 바로 다시 조절하러 내원해야합니다ㅎㅎ 따로 조절비는 들지 않았어요. 입을 최대치로 벌리면 오른쪽에서 딱 소리만 날 뿐 저는 지금 턱관절 때문에 불편한건 없어요~

본문에 가격 같은 정보 다 써놨습니다.
이에 대한건 답변드리지 않을게요.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이나 감사인사 정도는 남겨주세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고 완치하시길 바랍니다.

+)추가
병원이 어디인지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저는 스플린트 장기간 착용 후기가 없어 정보 목적으로 글을 작성한 것이고 홍보 목적도 절대 아닙니다. 글에 병원명을 쓰지 않은 이유는 이런 단순 후기도 병원명이 들어가는 순간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기본 예의가 있는 법입니다. 다짜고짜 반말로 질문하시는 분들, 홍보 의심하는 분들, 긴 질문에 시간 쪼개 정성스레 답변드렸는데 감사인사 없이 사라지는 분들 등등... 정보 공유하려다 의심만 받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네이버 턱관절 카페에 명의라고 검색하면 제가 갔던 곳이 어디인지 나와요. 저도 카페에서 정보 얻은 거고 방법까지 알려드렸으니 더이상의 병원 정보 공유 질문은 받지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