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음성 신약 - samjung eumseong sin-yag

수술 전 선행면역항암제요법

수술 부위 최소화 등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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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의 암세포에서 주로 나타나는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사람 표피성장 인자 수용체2(HER2)의 발현이 모두 음성인 유방암을 말한다.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은 ‘삼중고’를 겪는다고 한다. 전이와 재발의 가능성이 크고, 세 가지 수용체에 음성을 나타내며, 이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호르몬치료·표적치료법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치료법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널리 이용되는 유방암 치료제는 특정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호르몬치료 또는 HER2를 표적으로 하는 2세대 치료법인 표적항암제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기존 치료법 사용에 적합한 호르몬 수용체나 HER2가 없어 탈모나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흔히 알려진 1세대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외에 표적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최근에는 특정 수용체를 표적하지 않고 면역기능 활성화를 통해 암을 치료하는 3세대 치료법인 면역항암제가 주목받고 있다. 면역항암제가 잘 작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삼중음성 유방암은 면역항암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높아 면역항암제 치료에 적합하다.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로 인해 몸과 마음의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된다. 이때 초기 단계부터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는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을 한다면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치료 도달)이 상승하며, 수술 후 잔존 종양을 제거해 전이 및 재발 확률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장 박연희 교수(종양내과)는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목표는 완치”라며 “이를 위해서는 조기 단계에서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은 국내에서는 최근에 허가됐지만, 해외에서는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치료법이다. 박 센터장은 “환자에게는 수술 전 ‘단 한 번’뿐인 면역치료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료제가 제한적이던 삼중음성 유방암(TNBC)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고 있다.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에 이어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최근 국내외에서 TNBC 관련 적응증을 추가했다. 또 차세대 후보군들도 TNBC를 타깃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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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TNBC는 에스트로겐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 표피성장인자수용체2(HER2) 모두 음성인 유방암이기에 표적치료제로 효과를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TNBC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치료제가 늘고 관련 임상연구도 활발히 진행되면서 향후 환자별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키트루다, 고위험 조기 TNBC 수술전후 보조요법으로 승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지난달 TNBC 치료에 희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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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키트루다를 고위험 조기 TNBC 환자의 수술전후 보조요법으로 승인했다. 구체적으로 수술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을, 수술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 사용을 허가했다.

키트루다의 FDA 허가는 쉽지 않았다. 지난 2월 FDA 항암제자문위원회는 만장일치(10 대 0)로 TNBC 적응증 확대에 대한 키트루다 승인 거절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KEYNOTE-522에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의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달성률이 위약+항암화학요법군보다 높았지만, 대리지표인 pCR 달성률만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생존율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무사건생존율(EFS) 데이터가 요구됐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EFS 개선 혜택을 확인한 결과가 지난달 공개되면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TNBC 치료에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키트루다 사용을 지난달 23일 허가했다.

키트루다는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파클리탁셀 △젬시타빈+카보플라틴 등 세 가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임핀지, 조기 환자의 3년 전체 생존율 높여

또 다른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조기 TNBC 환자 대상의 GeparNuevo 임상2상에서 예후 개선 혜택을 확인한 덕분이다. 

조기 TNBC 환자에 대한 수술전 보조요법으로서 안트라사이클린/탁산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임핀지를 병용한 경우 예후를 분석한 연구로, 결과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에서 공개됐다.

결과에 의하면, pCR 달성률과 3년 침습적 무질병생존율(iDFS)은 임피지군이 위약군보다 높았지만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3년 원격 무질병생존율(DDFS)은 임핀지군 91.4%, 위약군 79.5%로 임핀지군이 63%의 DDFS 혜택을 의미 있게 얻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생존율(OS)도 각 95.1%와 83.1%로 임핀지군의 생존 혜택이 74% 유의하게 높았다.

고대 안암병원 박경화 교수(종양혈액내과)는 "조기 TNBC 환자는 수술전 항암치료로 완전관해를 이루면 예후가 좋으나 그 가능성은 30%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완전관해율이 굉장히 높아졌다.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장기간 추적관찰을 통해 전체 생존율을 높인 결과가 나온다면 더 확신을 갖고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DC 항암제, TNBC 적응증 획득

코세라, FDA 신속심사대상 지정

면역항암제 외에도 TNBC 적응증을 획득했거나 승인을 노리는 선수들도 관심이다. 

먼저 TNBC에서 항체약물복합체(ADC) 항암제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접합해서 실제로 약물이 표적 질병 세포로 잘 전달되도록 설계된 표적항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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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길리어드의 ADC 항암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는 지난 4월 FDA로부터 TNBC 적응증을 최종 획득했다.

두 가지 이상의 전신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고 이 중 한 가지는 전이성 질환에 대해 치료받은 절제 불가능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TNBC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박 교수는 "TNBC에서 ADC 항암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독한 항암제의 약효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치료제를 거치며 고생한다. 삶의 질 개선과 치료 효과가 좋은 ADC 항암제가 많이 개발돼 환자 치료에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G1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CDK4/6 억제제 코세라(트릴라시클립)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TNBC 치료에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요법으로서 지난달 FDA로부터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1차 또는 2차 치료로 젬시타빈+카보플라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TNBC 환자를 대상으로 코세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PRESERVE 2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TNBC 치료제 더 늘어 맞춤치료 가능할 것"

치료가 어려운 TNBC에 다양한 선택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환자별 맞춤치료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수는 "TNBC 치료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TNBC 내에서도 다양한 환자가 존재해 환자의 암세포 성격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치료에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환자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치료한다면 환자 예후가 개선되면서 진정한 맞춤치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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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티쎈트릭)에 이어 올해 7월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을 획득하며 삼중음성유방암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양한 표적치료제 개발로 치료 예후가 좋아 ‘착한 암’이라 불리기도 한다. 단 유방암 중 치료 예후가 극히 좋지 않은 암도 있다. 바로 ‘삼중음성유방암’이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이·재발이 빈번해 환자들이 고통이 매우 크기 때문.

삼중음성유방암이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에스트로겐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 ▲표피성장인자(HER2)수용체 등이 모두 음성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 외 별다른 치료옵션이 없다.

■세포독성항암제, 암도 죽이지만 정상 세포도 사멸

삼중음성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 ER, PR과 HER2수용체 등 총 세 개가 없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재발률이 높고 악성도도 높아 유방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다.

실제로 삼중음성유방암은 매우 공격적인 암으로 국소재발과 원격전이가 흔하다. 특히 원격전이 환자의 5년생존율은 불과 12%고 중양침윤림프구(TIL) 수치가 높아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방향을 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일단 수술이 가능한 병기로 진단받은 조기 삼중음성유방암환자(1~3기)는 수술, 방사선치료와 수술 전후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수술, 방사선치료가 불가능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환자(4기)는 조기 삼중음성유방암환자와 동일하게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문제는 호르몬치료제나 표적항암제의 타깃에 모두 음성이 나타나 있어 1세대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신체 내 정상적인 세포들까지 같이 사멸시켜 구토, 설사, 탈모, 골수 기능장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또 세포독성항암제는 독성이 누적되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의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며 삼중음성유방암환자들의 치료옵션이 점차 늘고 있다.

■아테졸리맙에 이어 펨브롤리주맙 적응증 획득

삼중음성유방암은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 중 PD-L1의 발현율이 특히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의 활용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2020년 1월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티쎈트릭)에 이허 올해 7월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펨브롤리주맙은 치료 경험이 없는 2기 또는 3기 삼중음성유방암환자들에게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펨브롤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투여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단독투여 등이 가능해졌다. 단 펨브롤리주맙은 아직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환자에게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적응증은 임상3상연구 ‘KEYNOTE-522’를 근거로 이뤄졌다. 임상은 치료 경험이 없는 2·3기 삼중음성유방암환자 117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수술전 보조요법에서 펨브롤리주맙-항암화학요법 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근치적 수술이 불가능한 질병의 진행, 국소 및 원격재발, 2차 원발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위약 대비 37% 감소시켰다. 또 36개월째 무사건 생존율은 84.5%로 대조군 76.8%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펨브롤리주맙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은 64.8%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을 보이며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 51.2%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 박연희 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유방암은 병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방암 타입으로 지금까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는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키트루다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번 허가로 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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