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아파트 재건축 - naholloapateu jaegeonchug

`8·16 공급대책` 들여다보니

서울시 가로주택사업장 154곳
인접단지와 통합 재건축 허용
총회합의로 사업전환 길 열려

나홀로아파트 재건축 - naholloapateu jaegeonchug

다양한 소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장안동 일대. [매경DB]

정부가 단일 공동주택 단지에서만 추진할 수 있던 소규모 재건축을 근처 다른 단지와 통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서울 등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개발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8·16 주택공급대책'에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대거 포함됐다. 여건상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불가능한 도심 지역은 소규모 정비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크게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으로 구분되는데 기존 재개발·재건축보다 조합원이 적은 데다 절차도 간소화돼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나홀로아파트 재건축 - naholloapateu jaegeonchug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도로와 붙어 있는 노후 저층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소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면적 1만㎡ 미만, 주택 20가구 이상, 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꾸준히 늘어나 8월 기준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사업장은 154곳에 이른다. 소규모 재건축은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 노후·불량 건축물이 3분의 2 이상인 곳에서 추진되는 정비사업이다. 대개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나홀로 아파트'가 이러한 형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이번에 소규모 재건축도 통합 추진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상 소규모 재건축은 하나의 공동주택 단지에서만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땅이 좁은 아파트는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해도 건물 배치와 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접한 여러 단지의 합이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이라는 조건만 맞추면 소규모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도 통합을 허용하면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밀도 있는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규모 정비사업 사이에 전환도 쉬워진다. 지금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다가 소규모 재건축으로 전환하려면 기존 조합을 해산한 후 주민 동의를 다시 얻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합을 놔둔 상태에서 주민총회에서 합의만 된다면 바로 전환이 가능해진다.

금융·세제 지원책도 발표됐다. 1가구 1주택 소규모 정비사업 조합원에 대해선 취득세 등 지방세 감면을 협의하고, 사업을 진행하다 민간자금을 조달할 경우 정부기금과의 금리 차이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소규모 정비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어 사업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서울 지역 한 소규모 재건축 단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소규모 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 안전진단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라 이득"이라고 말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규정을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는 최근 '성남시 가로주택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수정구와 중원구 등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발한데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많아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 용도지역에 대한 종상향을 허용한 부분이다. 대신 증가한 용적률의 10%는 임대주택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구역 내 일부 땅을 공동이용시설 용도로 내놓으면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이에 상응하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소규모주택정비 특례법 개정

기반시설 설치의무 없어
주택일색 베드타운 우려
"규모 작고 공공주도 한계"

나홀로아파트 재건축 - naholloapateu jaegeonchug

당정이 구상하는 '주택공급' 방안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규모가 작고 공공 주도 방식이라 국민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립주택·나홀로 아파트 등 소규모 공동주택을 공공 주도로 재건축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의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노후한 나홀로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재건축에 공공이 참여하면 용적률을 현행 법적 상한선보다 120% 높여주는 것이다. 단 늘어난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주택을 짓도록 하는 방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같은 공공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용적률 최고치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250%에서 300%로, 3종 일반주거지에선 300%에서 360%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변 지역 재개발 움직임이 없는 곳의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이 정도 인센티브가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노후한 다가구·다세대 주택 여러 채를 공공이 주도해 개발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도 새 건물에는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선다. 기존 자율주택정비사업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제도를 손볼 수도 있고 아예 새로운 제도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주택공급도 임대주택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 같은 주택공급 방법을 종합해 다음달 설 이전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상 중인 대책들이 '공급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유효하지만 주택공급 효과가 미미하고 기반시설 확충이 안 되기 때문에 국민이 원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소규모 재건축과 주택정비사업은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설치 의무가 없어 자칫 집들만 가득 늘어선 '베드타운'이 조성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일반적인 재건축·재개발은 가구 수 확보와 동시에 의무적으로 기반시설을 확보해야 한다"며 "기반시설 없는 소규모 재건축과 주택정비사업은 최후의 주택공급 방법일 뿐 최선의 방법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개발 지정이 취소된 강북지역은 더 이상 난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가능한 한 대규모로 재개발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은 기자 / 이축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Q 나홀로 아파트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 삼성동 나홀로 아파트 28가구 모집에 무려 4천 명의 투자자가 몰리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나홀로 아파트가 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는 걸까요?

나홀로 아파트는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사이의 좁은 땅을 활용해 지은 1~2개 동, 100~150가구로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환금성은 대단지보다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아 그간 투자자에게 외면을 받았죠. 

그런데 요즘에는 나홀로 아파트가 기존 단지형 아파트에 비해 적은 자금으로 내 집 마련과 향후 큰 폭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직장에 출퇴근하기 편리한 점이 매력으로 작용해 1~2인 가구 등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죠. 관리비나 생활 여건 면에서 대단지 아파트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피스텔과 빌라보다는 거주환경이나 주거비용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환원법으로 보면 투자성 우수

도심권 나홀로 아파트의 주요 임차인층은 신혼부부, 전문직 종사자입니다. 임차인의 신분과 소득수준이 확실히 보장돼 연체나 세입자 관리의 위험이 적다는 점도 오피스텔/빌라 등과 차별되는 점이죠. 특히 6개월~1년 정도 한국에 머무르는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들은 1000세대가 넘는 아파트보다는 100~200세대 정도의 도심권 주상복합아파트나 직장과 가까운 소규모 도심권 나홀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입지가 좋은 나홀로 아파트는 주변 대단지보다 많이 저렴하기 때문에 주거용으로 월세를 놓는다면 높은 월세 수익과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홀로 아파트가 역세권을 끼고 있을 경우 수익환원법(부동산이 창출하는 미래소득을 기준으로 대상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장래 예상되는 여러 해의 수입을 기준으로 그것을 평가하는 방법이다)으로 계산해보더라도 안정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우수합니다.

특히 도심권에 위치한 저평가된 나홀로 아파트는 월세형 부동산으로 생각해도 가격이 비싼 대단지보다 오히려 수익성이 높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는 정부 규제안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만 가구수가 적은 나홀로 아파트의 시세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나홀로아파트 재건축 - naholloapateu jaegeonchug

재건축도 대단지 비해  유리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먼 훗날  재건축을 노린다면  현재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홀로 아파트도 좋은 투자 대상입니다.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입주민들의 재건축 동의가 빨라, 실제 재건축까지의 진행도 빠릅니다. 또한 소규모 단지 재건축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나홀로 아파트를 고를 때는 인근에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산재한 곳보다는 대단지 아파트를 끼고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를 이용해 학군 등 부족한 기반시설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큰 도로에 인접해 있거나 역세권에 있는 소규모 나홀로 아파트를 찾아야 합니다. 주로 1~2인 가구 규모의 젊은 층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이 용이할수록 인기가 높기 때문입니다.

기획 우성민 박상언 일러스트 조성흠 사진 셔터스톡

[이런 기사 어때요?]

>>각질, 놔둬야 할까? 밀어야 할까? 내 몸 건조주의보

>>치매 돌봄 선진국, 덴마크-일본-영국의 치매 관리법

>>고혈압-당뇨 잡는 집밥, 아스파라거스 소고기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