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찌르는 통증 - myeongchi jjileuneun tongjeung

입력2022.05.14 07:00 수정2022.05.14 07:00

이상협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담석, 증상 없으면 치료할 필요 없어"
"담낭 아닌 담관에 있다면 상황 달라…크기·개수 무관하게 빨리 치료해야"

서구화된 식습관이 일반화되면서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 안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소화불량과 함께 명치 끝, 오른쪽 윗배 부분에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담석증은 담낭, 담낭관, 담관 등에 '담석'으로 불리는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저장고이고, 담관은 이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다.

담석은 담즙의 성분이 뭉쳐지거나, 콜레스테롤이 뭉쳐서 발생한다.

담즙의 특정 성분이 뭉친 것이므로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담석이 담낭 안에 있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명치 찌르는 통증 - myeongchi jjileuneun tongjeung

그러나 심한 통증이 있거나, 담석이 생긴 위치가 담관이라면 상황이 좀 다르다.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담낭과 담관을 이어주는 담낭관에 담석이 걸리거나, 담석이 급성 담낭염이나 급성 담관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때 생긴다.

심한 통증 외에도 별다른 원인이 없는 '애매한' 소화불량도 담석증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다.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낭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배가 답답하고 소화도 안 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담석증으로 인한 증상을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잦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신물이 넘어올 때 물을 한잔 마시면 조금 좋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담석증은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배가 부푼 듯 아프고 소화도 안 되는 게 다른 점이다.

이상협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 중에는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몇 개월 동안 치료를 해도 안 나았다가 결국 담석증으로 파악된 경우가 있다"며 "통증 이외에 설명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소화불량이 나타날 경우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소화불량이 동반된 상태에서 복통이 생기고 한번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지속될 때, 그리고 통증이 주로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국한됐다면 담석에 의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며 "옆구리가 같이 아픈 경우는 드물고 췌장염이 같이 있으면 등도 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담석의 치료는 생긴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담낭에 있는 돌은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담석이 담낭에 있는 환자 중에서는 약 15%에서만 문제가 생긴다.

담석으로 인한 담석 산통,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 등이 발생했다면 담낭절제술 등으로 치료하면 된다.

반면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에 생긴 담석은 그냥 방치해선 안 된다.

수술 없이 내시경 시술로 제거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담관에 있는 담석은 90% 이상 증상을 일으키고 증상이 한 번 발생하면 황달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담관에 생긴 담석은 크기, 개수와 무관하게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명치 찌르는 통증 - myeongchi jjileuneun tongjeung

/연합뉴스

명치 찌르는 통증 - myeongchi jjileuneun tongjeung

명치통증은 흔히 식사 후 소화불량으로 체했을 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급체했을 때 명치 부위 통증이 발생하긴 하지만 기타 질환에서도 명치통증이 발생할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 소화성궤양

소화성 궤양은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한번쯤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을 포함한다. 소화성궤양 증상은 식후 복부 속쓰림, 찌르는 듯한 통증, 명치통증 등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십이지장궤양은 증상이 악화될 경우 출혈로 인한 흑변, 토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위와 십이지장 벽에 구멍이 생기는 위장관 천공의 위험도 있다.

소화성궤양 예방을 위해서는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는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음주, 흡연, 카페인, 탄산음료 등 위에 자극을 주는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 심근경색

위장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도 명치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근경색 주요 증상은 가슴과 명치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메스꺼움, 식은땀이 흐른다. 위장질환과 같은 명치통증이 발생하지만 전신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하고 구급차를 부르는 등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 담석증, 췌장염

담즙으로 인해 담낭, 담낭관에 담석이 생기는 담석증의 경우에도 명치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담석증 통증의 특징은 오른쪽 어깨까지 전달되는 통증이다. 이와 함께 발열, 메스꺼움, 구토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얼굴이 노랗게 되는 황달 증상, 소변 색이 짙어지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은 담석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담석에 의한 췌장염은 명치 근처 부위에 심각한 통증이 동반된다. 또한 허리까지 오는 극심한 통증으로 기침, 심호흡 등을 하면 통증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을 동반한다.

같은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이지만 질병종류가 다르고 대처법도 다르다. 명치통증을 무조건 급체라고 생각하지 말고 동반되는 기타 증상을 잘 파악하고 빠르게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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