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임. 지금은 좀 멀쩡한 상태인데 물론 난 전문가가 아닌 일개 환자이므로 내가 적은 말을 다 믿지는 마 1. 모든 조건이 갖춰졌고 행복하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는데 왜 사나 싶다 죽고 싶다 참고로 난 7번 빼고 다 겪어봤다 병원 가기 싫으면 동네 정신건강증진센터라도 가 보는 게 좋아 이 밑은 그냥 정신장애환자가 되고 나서 느낀 점임 1. 남 욕할 때 누가 정신병자라고 하면서 욕하면 마음이 아프더라 2. 정신장애자로서는 복지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담당 복지사가 있지만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고 업무라 심적인 안정감 같은 건 받은 적 없어. 바라지도 않고. 2-1. 물론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사자가 사회 개선의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당사자들 정신건강 상태가 나쁜 게 문제... 3. 정신병자라고 다 병원에서만 지내는 거 아니다. 스트레스원이 가족이라든지 격리될 필요가 있으면 필요에 따라 병원에 입원을 권유받을 수 있어 4. 우울증환자는 본인 상태에 대해 남한테 공감을 절대 못 받어. 같은 우울증 환자더라도 상태가 좋은 사람은 상태가 나쁜 사람을 개손톱만큼도 이해 못한다. 그러니 본인이 본인을 챙기는 수밖에 없어. 4-1. 상태가 심했던 "적이 있는 환자"라도 "지금" 상태가 "멀쩡"하면 "지금 상태 심한 환자"를 이해 못 해 4-2. 저기서 남이라는 거엔 가족도 포함이니까 가족이 이해 못한다고 슬퍼할 거 없고 당연한 거.물론 우울증이 심하면 그것도 그냥 받아들이는 게 힘들겠지만 4-3. 나 같은 경우는 위로는 됐으니 평상시처럼 대해주는 게 차라리 나았다 5. 우울하지 않아도 자해하는 사람이 있고 우울해도 자해 안 하는 사람이 있음(나 같은 사람) 6. 병원은 무조건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게 좋아 멀면 다니기 귀찮고 힘들어서 증상이 완화되지 않았는데도 병원을 안 가는 경우가 생긴다 적을 말이 많았는데 적다 보니 잊어버렸네 정신과 후기 남초여초디씨 할거없이 죄다 검색해보고 갔음 1. 내 신세한탄하러 가는게 아니다. 증세를 말하고 약을 타러 간다. 내 증세 -자살충동 심함 이렇게였음. 그때 나는 내가 의사선생님이 원하지도 않는 정보를 남발해서 지금 나한테 말 안하려고 하는걸 일단 다 말해야지. 하시길래 조금씩 사적인 걸 이야기했음 진료받을때 도움 되었던거 적고 갈게. 1. 내 증세를 위처럼 정리해뒀다가 그걸 바탕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린다. 나는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전부 중증으로 나왔고 입원했다가 지금은 7개월째 약물치료만 혹시 질문이나 궁금한거 남겨주면 답변 될수있는거 답변할게 원래 좀 예민한 성향 + 예민한 엄마 + 쉽게 열등감 느끼고 이상은 높은 데 비해 결과물은 좋지 않은 타입 = 자살충동 우울감 중학교 때부터 당시에는 몰랐지만 스트레스성 위염 달고 살았고 고등학교 때는 가만히 있다가도 혼자 화나거나 슬퍼서 울고 그랬음. 만성 편두통에 수전증도 있었고 심할 때는 몸 전체가 떨렸음. 우울증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병원 갈 생각은 없었음. 그러다가 대학교 들어가고 스트레스 요인이 하나 추가되는 바람에(혈육 제대함) 매일 버스 안에서 울고 집 가는 길에 걷다말고 울고 날이 좋아서 울고 안 좋아서 울고 아무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돼서 에타에서 알게 된 학교 근처 정신과를 감. 예약 없이 바로 방문이 가능하대서 간 데였는데 여기는 딱히 검사 같은 건 없었고 바로 상담이었음. 근데 나는 딱히 심각한 과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남들보다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게 문제였어서 뭐라고 말할 내용이 없었음. 육성으로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서 그냥 막연하게 너무 힘들다. 요인은 모르겠고 매일 울기만 한다고만 함. 의사는 그래그래 해주긴 했는데 처방은 수면제 한알이랑 소화제만 줌. 가기 전에 검색을 많이 했어서 계산은 비보험으로(접수 전에 미리 말하면 됨) 했음. 그때는 오만원 정도 낸 듯. 아무튼 소화제랑 수면제만으로 해결 될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병원은 안 가기로 함. 대신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걸 증명하려면 제대로 된 검사를 받아야겠다 싶어서 학교 상담실에 감. 일반 병원에서 풀배터리 검사하려면 엄청 비싸대서... 가니까 담당자 분이 대기자가 많다고 좀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검사는 왜 하고 싶은 거냐고 묻길래 제가 정신과를 다닐 생각인데 기왕이면 검사지를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음. 그분이 좀 당황하시더니 그러면 지금 빨리 처리해주겠다고 하심. 그 자리에서 바로 서류 몇 장 쓰고 검사지 한가득 받아서 함. 결과 나오기까지 한 이주 정도 걸린듯. 상담 받으러 가니까 이 불안이랑 우울 수치가 높고 결과는 원하면 내원하는 곳에 공유가 가능하다고 함. 근데 나한테 보여주지는 않음. 원하면 상담은 몇주 동안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딱히 털어놓을 얘기도 없었고 약이 먹고 싶었던 것뿐이라 알겠다고만 하고 그만둠. 그리고 집 근처 병원을 알아봄. 처음 간 데는 신축이고 친구도 다니는 데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달 뒤에야 상담이 가능하대서 다른 데를 찾았음. 20년 된 데였음. 가서 또 비보험으로 접수하고 또 검사지 없이 바로 상담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그냥 이십대의 방황 사춘기의 연장으로 취급하는 느낌 받음. 이번에는 솔직하게 매일 죽고 싶고 창문이나 하천변을 볼때마다 뛰어드는 생각을 한다고 그게 아주 오래된 일이라고 했는데도 대뜸 생리중이냐고 묻기에 아 이 병원도 글렀구나 싶어서 적당히 마무리하고 나옴. 인데놀 열흘치 처방받고 구만원 내고 나옴. 그리고 또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진짜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다른 데를 감. 예약이 많아서 문의하고 일주일 뒤에야 감. 여기는 검사지를 줬음. 대기실에서 한 여섯장 정도 되는 책자형 하나 작성하고 문장완성 같은 것도 함. 자율신경 검사인가 그것도 함(근데 이건 쫌 야매같어...) 그리고 상담했는데 불안이랑 불면 스트레스 너무 받는다 정도만 얘기함. 검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일단은 수면제랑 인데놀 정도만 받음. 젊은 선생님이셨고 이미지가 좋아서 일단 결과 나오는 건 들어보기로 하고 다음 내원 날짜를 잡음. 이번에는 보험으로 했음. 실비 안 든 상태였는데 어차피 지금까지 살면서 병원 가야할 정도로 아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지금 치료 못 받아서 자살하는 것보단 낫겠다 싶어서ㅋㅋㅋ 알바도 안 하고 용돈도 안 받아서 돈이 너무 없었거든... 그리고 다음주에 다시 감. 검사해보니까 우울 불안 분노 스트레스 수치가 일반인은 물론이고 병원 환자들 평균보다 높았음. 의외인 건 나는 우울보다는 불안이 심했고 분노 수치도 엄청 높았음. 나는 내가 그렇게 화가 많이 나 있다는 걸 몰랐어서 계속 헐 몰랐어요... 진짜요? 와... 이럼ㅋㅋㅋㅋㅋㅋㅋㅋ 약 이름은 물어보지도 않았고 검색도 귀찮아서 안 했고 처방봉투에도 없어서 모르겠는데 효과는 진짜 좋았음. 불안할 때 먹으란 거 먹으면 몸 떨릴 정도로 불안하고 무섭다가도 이삼십분 지나면 아주 차분해지진 않아도 진정이 됨. 자기 전 먹으란 약 먹으면 꿈도 안 꾸고 잠. 아침약 먹으면 식욕이 미친듯이 떨어져서 최근에 살이 좀 빠지긴 했는데 그래도 의식하고 야채나 영양제 챙겨먹고 있음.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ㅋㅋㅋ 음... 정신과 얘기 요즘 많이 올라오던데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한번쯤 내원해보는 거 추천함. 약 먹는 것도 너무 무서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약 개좋음. 나는 두통에 손떨림에 하지불안 기타등등이 다 불안이랑 연결돼있단 걸 약 먹고 알았음. 마음이 편안하니까(약빨도 있고 치료 중이라는 걸 인식하니까 플라시보처럼 좀 더 차분해지는 것 같음) 요즘은 감정이 널뛰는 일도 드물고 가족이랑도 더 부드럽게 대화함. 층간소음 때문에 저녁마다 덜덜 떨면서 울 정도였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완화됨. 현대의학 짱임... 아 책도 많이 읽었음. 우울할 땐 뇌과학이나 현직 정신과 의사들이 쓴 책 불안장애 회피형 인간 관련 일본 작가가 쓴 책도 열라 많이 읽었는데 솔직히 나는 전부 다 아는 얘기 같아서 그냥 그랬음. 그래도 아직 정신과에 두려움이 있는 덬이 있다면 최근에 나온 그 뭐더라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뭐지 암튼 글항아리에서 나온 책 있거든(바이럴 아님) 그게 제일 친절하다는 느낌이었음. 중간에 유명인들 사례 열거하는 건 좀 종이 낭비라고 생각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장벽이 낮아보이니 여유 있으면 출판시장을 위해 사 읽고 아니라면 도서관에서 빌려봐봐. 쨌든,, 낼 병원 가서 함 써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