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뚫어뻥 용액 사용법 - byeongi ttulh-eoppeong yong-aeg sayongbeob

변기가 막혀 아침부터 난리가 났다. 물에 녹는 화장지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그 놈이 문제를 일으킨 듯하다. 지금까지 정말 아주 드물게 변기가 막히는 일이 있을 때 청소솔로 어렵지 않게 해결했었다.

그래서 별 거 아니라는 생각에 청소솔로 시도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달랐다. 다음으로 뻥뚫어를 긴급하게 입수하여 시도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그럼 어떻게 막힌 변기를 뚫느냐고?

시간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슈퍼에 가서 막힌데 뚫는다는 용액을 구입하여 시도해봤다. 1차 시도에서 실패했다. 용액을 붓고 1시간 지났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할 듯 싶어 또 하나를 구입해서 밤에 부어놓고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

유독 다른 날보다 화장실에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담배가 없을 때 더욱 담배가 그리워지는 것처럼...

드디어 아침이다.

힘차게 물 내리기 버튼을 눌렀다. 변기에 물이 차 올랐다. 결국 실패.

완전 좌절이다. 이제 슬슬 오기가 작동했다.

‘뭐 사람을 부르면 된다고?’

누가 그걸 모르냐고...

겨우 이 정도 문제도 해결하지 못 해 사람을 부르면, 집안의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직 결혼 전인 화려한 솔로들은 실감하지 못 하겠지만, 가정을 꾸리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집안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돈 문제이긴 하지만, 월 마다 고정으로 지출되는 세금에 하나 뿐인 아들내미 과자와 장난감 사줄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얘기가 옆으로 셌다. 각설하고...

결국 사람을 불렸냐고?

아니다. 그리고 결론을 먼저 제시하면 사람을 부르지 않고 더구나 힘들지도 않게 해결했다. 그 방법은 인터넷 서치에 있었다. 정보를 서치하면서 느끼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와 순수한 정보제공형 넽티즌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상상도 못 했던 수많은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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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보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다음으로 변기를 비닐로 막은 후, 물을 내려 그 압력을 이용하는 신기한 기술이 눈에 띄었다. 즉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참혹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본 네티즌들이 꽤나 있다는 점은 밝히고 싶다. 뭐 TV프로 중에서 스펀지가 하는 데서 방송해서 꽤나 유명한 기술인 듯 하다. 하지만 내게는 참혹한 실패만을 안겨졌음을 덧붙인다.

그래서 어떻게 막힌 변기를 뚫었냐고?

방법은 인터넷 서치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실패에 서치된 정보를 무시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인 변기 해체를 시도했다. 변기를 해체했냐고? 결론은 아니다. 변기를 해체하는 동영상을 서치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까지 했고, 기술을 마스터했다. 아침에 10분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말이다. 하지만 몇 가지 장비가 필요하고 일이 커지는 듯 한 느낌에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하고,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스프링청소기였다. 가격이 만원에서 만오천원 사이라고 하는데, 변기를 뚫어주는 사람들이 작업할 때 사용하는 도구라고 했다. 그래 이 방법이다는 생각에 3분을 투자해서 기술을 마스터했다.

그런 후 변기를 뚫는 스텝 바이 스텝 계획을 구상했다. 일단 스프링청소기를 구입해서 시도하자. 어차피 성공하기만 한다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을테니, 유용해보였다. 그래도 안 되면 변기를 해체하자. 어지간한 공구는 집 안에 있으니, 해체 후 복원할 때 사용할 실리콘시멘트만 구입하면 될 듯했다.

여기 까지 작업 구상을 마친 후, 숨을 돌리려 할 때 계속해서 페트병이 신경에 쓰였다. 정보 검색에서도 꽤나 많이 언급되었지만, 비닐을 이용한 방법에서 참혹한 실패를 경험했기에 패스했던 기술이었다. 까짓것 안 되면 변기 해체까지 생각하는데, 한번 더 실패한다고 대수겠는가.

오! 놀라운 페트병이었다.

왜 그토록 네티즌들이 입에 침을 바를 정도로 추천한 이유를 알았다. 도구라곤 1.5리터 짜리 빈 페트병 하나, 작업 방법도 단순무식의 초절정이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힘도 그다지 들지 않고, 효과는 대단했다.

믿어라, 그러면 막힌 변기가 뚫어질 것이다.

네티즌들이 소개한 방법은 열심히 읽어보며 기술을 연마했다. 기술을 마스터하는데 들어간 시간은 1분 내외다.

그래서 이 졸라 미치고 환장할 만한 페트병 신공을 네티즌들에게 제대로 전수할 기회를 갖은 데 기쁘기 그지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놀라운 기술을 네티즌들에게 전파하려는 생각에 가슴이 졸라 벅차 올랐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패러디인데 다들 아시겠죠^^)

가장 먼저 페트병을 준비했다. 재활용봉트에 콜라 페트병이 있었다. 페트병의 앞부분을 잘라냈다. 4분의 1 정도를 정성껏 잘랐다. 찾으려니 안 보인다고 칼이 보이지 않아 가위로 자르니, 일정하지 않고 거친 모양이어서 가위로 다시 일정하게 손질했다. 여기에 3분 정도 소요되었다.

이제 크라이막스에 다다랐다. 일회용 장갑을 찾았지만, 에궁 다 떨어졌다. 그래서 비닐봉투를 장갑으로 대신하고 준비한 페트병을 갖고 변기에 대고 마구 펌프질을 했다. 10초만에 뚫였다.

이 놀라운 충격을 네티즌들에게 전했다.

페트병을 이용한 막힌 변기를 뚫는 방법

Step 1. 페트병을 1/4 또는 1/5 정도 잘라낸다. (입구 부분을 자른다)

Step 2. 변기에 물이 적당량 있는 상태에서 페트병 자른쪽을 변기 물내려가는 구멍에 댄다.

(이때 기술이 필요하다. 필요기술 - 변기에 적당한 물이 있는 상태에서 공기가 새지 않게 수직으로 페트병을 구멍에 가져간다)

Step 3. 페트병의 끝부분을 잡고 아무생각없이 위 아래로 왕복운동을 한다.

(이때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페트병을 누루는 것이 아니라, 위 아래로 왕복운동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페트병 방법으로 실패한 케이스가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이 실패한 이유는 기술을 제대로 마스터 하지 못한 데 있다.

페트병의 입구만 자른 경우 - 과감하게 페트병의 4분의 1정도를 잘라야 한다.

페트병을 누루는 경우 - 페트병을 눌러 공기를 넣는 기술이 아니라 그냥 단순무식하게 페트명을 위 아래로 왕복 운동을 하면 된다.

페트병에 공기가 없는 경우 - 페트병을 빠르게 변기 구멍에 가져간 경우에 나오는 실패 케이스이다. 페트병을 천천히 수직으로 구멍에 가져다 되면 된다.

변기에 물이 없는 경우 - 변기에 물이 적당한 정도 있어야 한다. 적당한 정도란 페트병의 반 정도가 담길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