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반대 - yujeonja jojag bandae

인간 배아를 이용한 유전자 조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 아기가 탄생했다고 발표한 지 8개월 만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 생식세포의 게놈 편집’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18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제2차 인간 게놈 편집에 관한 국제회의(The Second International Summit on Human Genome Editing)’에서 허젠쿠이(Jiankui He) 남방과기대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로 HIV 감염 내성을 지닌 쌍둥이 여아 출산에 성공했다”라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발표로 학계에서 윤리적, 과학적 비판이 거세지자 남방과기대는 허젠쿠이 교수를 해임했고, 위법 여부에 대한 중국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 게놈 편집’에 관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당시 회의에서 “인간 생식세포 게놈 편집의 임상적 적용을 진행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모든 국가의 규제 당국은 이 분야에 대해 더 이상의 연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중간 권고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26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수락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WHO 성명서는 인간 배아의 유전자 조작 실험에 관한 국제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각국의 유전자 조작 실험 규제는 제각각이었다. 미국은 인간 생식세포 계열의 유전자 조작을 실질적으로 금지해왔지만, 러시아에서는 유전성 난청을 방지하기 위해 체외 수정(IVF) 방식의 유전자 조작 연구를 추진 중이다.

WHO는 오는 26일 제네바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다시 개최하여 게놈 편집 배아의 무분별한 연구를 저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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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Cas9 유전자가위 © Soleil Nordic/Shutterstock

유전공학의 혁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유전공학에 혁신을 가져온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는 크리스퍼RNA(crRNA)와 절단효소(단백질)를 붙여서 제작한다. 길잡이 역할을 하는 RNA가 DNA 염기서열 중 목표한 위치에 달라붙으면 단백질이 DNA를 잘라낸다.

현재 과학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전자가위는 ‘CRISPR-Cas9’으로 Cas9이라는 절단 효소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더욱 정확하게 표적 유전자를 잘라낼 수 있는 Cpf1을 이용한 ‘CRISPR-Cpf1’ 유전자가위 기술이 개발 중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맞춤아기(Designer baby)’의 탄생 가능성도 열렸다. 인위적으로 IQ를 높인다던가, 머리색과 눈동자 색을 바꾸는 일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유전자 조작 실험은 주로 유전적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최근 체외 수정을 통한 연구가 일부 기업에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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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deusz Wejkszo/Shutterstock

WHO의 가이드라인 제시

지난해 12월 WHO는 1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성명 발표를 끌어낸 것뿐만 아니라, 인간 유전자 조작 분야에서 모든 실험과 연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글로벌 등록 제도의 구축을 제안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인간 체세포의 게놈 편집을 수반하는 임상 연구가 20건 이상 진행 중이다. 난자와 정자 등의 생식세포와는 달리, 골수와 백혈구에 포함된 체세포에는 유전 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기능이 없어서 윤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적다

WHO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을 맡은 마가렛 햄버그(Margaret Hamburg) 박사는 사이언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인간 게놈 편집 분야의 연구 등록 시스템은 생식세포 이외에도 미래에는 신체 세포의 임상 연구까지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히면서 “WHO는 단순히 생식세포 유전자 조작 실험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WHO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의의가 크다.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와 의학 아카데미가 조사한 게놈 편집 관련 보고서에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유전자 편집은 ‘무책임’한 행동이다”라는 정도로 두리뭉실하게 표현되었다. 유전자 조작 연구의 효용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고, 통제할지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자들은 의학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마음대로 해석하게 될 여지가 있다.

CRISPR 개발자 중 한 명인 제니퍼 다우도나(Jennifer Doudna) UC 버클리 교수는 그동안 과학계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WHO 성명서는 현 단계에서 인간 생식세포 계열의 게놈 편집과 임상 연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앞으로는 윤리적 측면에 대해 몰랐다거나, 기존의 지침에 따라 연구했다고 주장하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WHO의 성명서는 아무런 강제 조항이 없는 권고안에 불과하다. 그러나 윤리적으로 민감한 인간 유전자 조작 분야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WHO의 권고를 무시하긴 어렵다. 다우도나 교수는 일률적인 금지가 최선이 아니라면서 “미래를 생각하면 논의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지해도 인간 배아 세포의 게놈 편집에 대한 관심이 식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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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어떻게 태어날지 정해져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의 모습과 성격, 지능, 신체적 특징을 우리의 보호자가 정하고, 그들이 만족하는 '완벽한' 상태에서 우리가 태어난다면?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렇게 완벽하게 태어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많은 과학자는 현재 유전자 조작 기술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유전자 조작 기술을 통해 완벽한 사람들이 태어날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전자 변형 아기에 대해서는 많은 찬성과 반대 주장이 존재합니다. 

유전자 조작 반대 - yujeonja jojag bandae

유전자 변형 아기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주로 의학적인 이유와 더 뛰어난 아기를 창조할 수 있음을 근거로 주장합니다.

첫 번째로, 유전자 변형 기술을 아기에게 적용함으로써 유전병으로 분류되는 겸상적혈구 빈혈증, 낭포성 섬유증,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비만 등을 사전에 유전자 변형을 통해 예방하여서 아이가 생전에 겪을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찬성 측에서는 현재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건강한 소수의 자녀를 원하며, 그로 인해 희귀 유전 질환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들의 고통을 줄이려면 유전자 변형 기술이 아주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1

두 번째로, 크리스퍼-CAS9과 같은 유전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아인슈타인 같은 똑똑한 아기를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전보다 똑똑하고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아기를 만든다면 결국 인류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똑똑한 두뇌와 건강한 신체를 가진 아기들만이 미래에 태어난다면 자연히 전체적인 인류의 수준이 우월해질 것이고, 인류 진화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2

저는 찬성 측에서 첫 번째 주장에서 내세운 것처럼 유전병으로 고통받을 잠재성이 있는 아기들을 도와준다는 면에서 유전자 변형 아기는 인류에게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점은 아직 유전자 공학 기술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고, 의학 목적으로만 쓰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시에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아이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어떠한 기술이 나오면, 그 기술을 악용하는 사람은 항상 있지만, '유전자 변형 기술'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기술이고 생명 윤리와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면 정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측의 또 다른 주장인 '더 뛰어난 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저는 반대합니다. 물론 더 뛰어난 아기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이는 자칫하면 인류가 심각한 빈부 격차에 시달릴 수도 있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유전자 변형을 한 아이와 하지 않은 아이 사이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유전자 변형을 하는 데에 드는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과 그럴 수 없는 계층 사이에 빈부 격차는 좁혀질 수 없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영화 [가타카]에서는 NASA와 같이 우주비행사를 양성하고 그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어느 대기업에 일정한 신체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사회를 묘사합니다. 그 신체 조건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서만 모두 갖추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인류의 표면적인 발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기에 더 뛰어난 아기를 만들기 위한 유전 공학 기술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자 변형 아기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주로 윤리적인 문제와 안정성의 문제를 근거로 주장합니다. 첫 번째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은 모두 비슷하게 아름다운 외모와 똑똑한 두뇌, 그리고 건강한 신체를 가지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모두 각자 개성을 가지고 다르게 태어나며, 그런 '각기 다름'이 인간의 존엄성을 만들어준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아기도 하나의 인격체인데 보호자가 그렇게 마음대로 아기의 모습과 성격 등을 정하는 것은 아기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는 주장도 있습니다.3

두 번째로, 현재 크리스퍼-CAS9과 같은 유전자 변형 기술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18년 허젠쿠이 당시 중국 난팡과기대 교수는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 '룰루'와 '나나'를 탄생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험 과정에서는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하였는데, 그것이 룰루와 나나에게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해서 반복되어 위험한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 안전성을 절대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4

저는 반대 측의 첫 번째 주장인 윤리적 문제에서는 우선 인간의 존엄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읽은 책 중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마이클 센델은 유전자 변형 기술에서 아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반박하였습니다.

"부모가 미리 유전적 구성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그릇된 가정을 함축하고 있다."5

라고 이야기하며 보호자가 유전적 특성을 결정하지 않아도 그 아기는 스스로 정할 자율성이 없음을 강조합니다. 저는 보호자가 유전적 특성을 결정하지 않아도 아기가 스스로 정할 자율성이 없기에 이를 아이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저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을 정의할 수 없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에 아이는 자율성을 가지지 않은 상태로 성격이나 외모가 정해져서 태어나기 때문에 반대측의 첫 번째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 바입니다. 

저는 또한 반대 측의 두 번째 주장인 안정성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술의 발전을 전망해보고, 유전자 변형의 정도를 확실히 정의하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전망하여보고, 유전자 변형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의학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찬성 측의 첫 번째 주장처럼 유전자 변형 기술은 의학적인 용도로만 이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자 변형 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허용되어야 악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이의 유전자를 변형시킨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아이가 생전에 유전병 때문에 겪을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유전자 변형 기술에 부분적으로 찬성합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라는 영화에서는 언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수도 없이 많은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언니에게 기증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결국 언니는 살지 못하고 병으로 죽게 됩니다. 만약 나의 아이에게 장기 이식이 필요할 때, 이식할 적합한 사람이 없다면 유전자 변형 아기를 선택할 것인지는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너무나도 절박하고 간절한 의학적 상황에서는 과연 유전자 변형 아기를 허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윤리'라는 학문에는 기준이 없기에 각자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만의 소신으로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모범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각주:

1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224쪽 참고

2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221쪽 참고

3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229쪽 참고

4 [파워풀한 교과서 과학 토론] 230쪽 참고

5 [완벽에 대한 반론] 22,2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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