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들어가는 이름 - wol deul-eoganeun ileum

5월, 일본어로 ‘고가츠(五月)’라고 합니다. 혹시 '사츠키'라고 부르는 경우를 들어보셨나요? 일본에서는 현재의 '신력(新暦; 신레키)'을 사용하기 전 '구력(旧暦; 큐레키)'을 사용했을 때, 계절과 자연을 반영한 별명으로 각 달을 불렀습니다. 이런 별명들을 '異称(이쇼)'라고 하며, 구력의 달에 붙인 별명들을 ‘​和風月名(와후게츠메; 와풍월명)’이라고 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5월의 별명들을 알아보면서 일본 문화도 공부하고, 일본 한자를 이름이나 닉네임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감성도 길러봅니다.

<내용 소개>

◆皐月 / さつき / 사츠키

◆구력 5월의 다른 별명들: 오색, 창포, 귤꽃 피고, 매실 익는 달

◆구력 5월의 다른 별명들: 장맛비의 달

◆1월~12월의 와풍월명(和風月名), 내 생일월의 와풍월명 찾아보기

皐月 / さつき / 사츠키

월 들어가는 이름 - wol deul-eoganeun ileum

구력 5월(신력 6~7월에 해당)의 대표적인 별명. 이 시기에 모내기를 했기 때문에 '早苗月(사나에츠키)'라고 불렀던 것이 '사츠키'로 줄어들었습니다. 'サ(사)'라는 음이 '모내기'라는 뜻을 갖고 있어, '달(月)'을 뜻하는 'ツキ(츠키)'를 붙여 'サツキ(사츠키)'라고 하면 '모내기 달'이라는 뜻이 됩니다.​

[일본 이름 짓기] 早月 / 五月 / 皐 / 皐月 -> 한자는 달라도 모두 '사츠키'로 발음됩니다. 일본의 한자, 특히 이름에 쓰이는 한자는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일본 이름 짓기] '皐'라는 한자는 상형문자로 '희게 빛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코우', '사츠키', '사와' 등으로 발음됩니다. '皐'라는 한자를 다른 한자와 더해 사용하면서 위의 발음 중 ‘코우’나 ‘사와’ 등으로 읽고 ‘희게 빛나다’라는 의미를 살릴 수도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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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튜디오 지브리 となりのトトロ  © 1988 Studio Ghibli]

유명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의 자매 이름이 '사츠키(皐月)'와 '메이(May)', 모두 '5월'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 5월과 인연이 깊은 <이웃집 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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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력 5월의 다른 별명들: 오색, 창포, 귤꽃 피고, 매실 익는 달

5월에 붙였던 이름은 '사츠키' 외에도 무척 많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한자 공부도 하고, 일본 문화도 공부해볼까요?

五色月 / いついろづき / 이츠이로즈키

오색월. 'いろいろづき(이로이로즈키)'로도 읽습니다. 단오 절구라고 하는 구력 5월 5일. 오늘날에는 어린이날로 지내고 있는데요. 이 단오 절구에 액막이를 위해 5가지 색의 명주실을 사용했다고 하여 '오색월'이라는 뜻의 '이츠이로즈키'라고도 불렀습니다. 모내기 마츠리 때 여성들이 오색으로 치장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합니다. >> ‘절구(節句; 셋쿠)’란?

[참고] 중국의 오행 사상에 따른 오색(오정색)은 청(녹), 적, 황, 백, 흑. 단, 염료와 색채 인식 관계로 옛부터 녹, 적, 황, 백, 자(보라색)로 표현되어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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菖蒲月 / あやめつき / 아야메츠키 또는 しょうぶつき / 쇼부츠키

한국에서도 음력 단오날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던 전통이 있었죠. 일본에서도 '창포 달'이라는 뜻의 '아야메즈키'라는 이름으로 5월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菖蒲’는 '아야메'라고도 읽고 '쇼부'라고도 읽고, 이 둘은 정식 식물 분류상으로는 다른 식물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창포'라고 부르고 떠올리는 보라색 꽃은 ‘아야메’. ‘쇼부'는 ‘사토이모(토란)’과로 꽃이 작은 방망이 모양입니다. 

단 ‘쇼부’에 ‘꽃’을 뜻하는 ‘하나’를 붙인 '하나쇼부(花菖蒲)'는 ‘쇼부’가 아닌 ‘아야메’과로 창포와 닮은 꽃을 피웁니다. 또한 ‘카키츠바타(杜若)’라는 식물도 역시 아야메과로 ‘아야메’, ‘하나쇼부’와 모습이 비슷합니다.​

【아야메(菖蒲、文目、綾目)】 꽃잎의 안쪽이 흰색과 노란색, 꽃잎이 시작되는 부분에 그물눈 모양이 있다. 육지에서 자란다.

【하나쇼부(花菖蒲)】 꽃잎의 안쪽이 흰색과 노란색, 그물눈 모양은 없다. 물가에서 자란다.

【카키츠바타(杜若)】 꽃잎의 안쪽이 흰색 한 색. 그물눈 모양이 없다. 물속에서 자란다.

일본에서도 옛부터 구력 5월 5일에 향이 독특한 쇼부의 잎을 넣은 물에 목욕을 하며 나쁜 기운을 쫓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문에 매달거나 술에 담가 마시기도 했다고. 그런데 이 쇼부유(菖蒲湯; 창포탕)은 (우리의 이미지와 다르게) ‘아야메’과 꽃인 창포가 아니라 ‘사토이모’과인 창포(쇼부)의 잎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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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름 짓기] ‘あやめ’ 하면 ‘창포(꽃)’ 말고도 또 하나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綾女(あやめ; 아야메)’인데요. 일본에서는 여성 이름으로 많이 쓰입니다. ‘綾’는 한국에서 ‘비단 능(릉)’으로 읽는 한자로, ‘샤몬(斜文)’이라는 직조 방식과 동의어입니다. 씨실과 날실을 교차했을 때 사선으로 문양이 나는 방식입니다. 

橘月 / たちばなづき / 다치바나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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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꽃 달. 귤꽃도 구력 5월에 핍니다. 하얀 귤꽃에 농사의 신이 깃든다고 생각했던 옛날에는 귤꽃을 보고 농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본 이름] ‘橘(다치바나)’는 한국 한자로는 ‘귤 귤’. 향기롭고 새콤달콤한 느낌으로 이름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キツ(키츠)’라는 발음을 갖고 있고, 다른 한자와 함께 이름에 쓰일 때는 ‘キ’로도 자주 읽힙니다. 

예) 夏橘(나츠키), 由橘乃(유키노)

>> 다양한 일본 귤의 예쁜 이름들

梅色月(梅の色月) / うめのいろづき / 우메노이로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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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빛깔 달’. 읽을 때 우메이로즈키가 아니라 우메'노'이로즈키로 ‘노’를 넣어 읽습니다. 일본에서 우메슈를 담그는 건 구력으로는 5월 1일로, 이날을 '류우바이(入梅)'라고 불렀습니다. 신력으로는 6월 10일~6월 11일경이지만 예전에는 5월, 사츠키가 되면 우메슈를 담갔던 것이죠. >> 우메보시, 우메슈 만들기

구력 5월의 다른 별명들: 장맛비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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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력으로는 장마가 6월 중순~하순이지만, 역시 구력으로 장마는 5월. 5월은 장마와 관련된 이름으로도 많이 불렸습니다.

​五月雨月 / さみだれづき / 사미다레즈키

구력 5월의 비. 오늘날의 장맛비를 '五月雨'라고 쓰고 '사츠키아메' 또는 '사미다레'라고도 읽습니다. '고가츠아메'로 읽지 않는다는 것에 주의~ ‘사미다레’는 곧 ‘장마’의 옛 이름이었던 셈입니다.

오늘날에는 장마를 '梅雨'라고 쓰고 '츠유(쓰유)'라고 읽는데요. 앞에서 설명했듯 매실을 수확할 무렵 내리는 비라서 '梅'라는 한자를 쓴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장마가 끝나는 것을 ‘梅雨明け(츠유아케)’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五月晴れ(사츠키바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자 뜻으로는 ‘5월 맑음’, ‘5월 갬’으로도 해석됩니다. 5월이 들어가지만 신력으로는 이미 7월경이 되는 셈입니다.

<장맛비 내리는 구력 5월의 또 다른 별명들>

雨月 / うげつ / 우게츠 또는 うづき / 우즈키: 비가 내리는 달. 

授雲月 / じゅうんづき / 쥬운즈키: 장마로 자주 흐린(구름 끼는) 달. 같은 의미로 '사쿠모즈키(狭雲月・小雲月)'라는 표현도 사용합니다.

​梅夏 / ばいか / 바이카: 장맛비 내리는 여름. 장마철에 보내는 안부 편지에는 '梅夏の候(바이카노 코우)', 즉 '장마철'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 와풍월명을 활용하면 좋은 일본 편지의 계절 인사(時候の挨拶)

1월~12월의 와풍월명(和風月名), 내 생일월의 와풍월명 찾아보기

월 들어가는 이름 - wol deul-eoganeun ileum

1월 睦月(무츠키)

2월 如月(키사라기)

3월 弥生(야요이)

4월 卯月(우즈키)

5월 皐月(사츠키)

6월 水無月(미나즈키)

7월 文月(후미즈키・후즈키)

8월 葉月(하즈키)

9월 長月(나가츠키)

10월 神無月(칸나즈키)

11월 霜月(시모츠키)

12월 師走(시와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와풍월명(和風月名), 즉 구력을 사용할 때 각 달에 붙인 별명을 5월을 예로 살펴보았습니다. 각 달의 계절감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고, 한자 읽는 법을 익히고, 이름 짓기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입니다. 자신의 생일을 음력으로 변환해보고, 해당되는 와풍월명을 찾아보면서 일본어 공부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위에 소개된 대표적인 와풍월명 외에도 다양한 별명들이 있으니 꼼꼼히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