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드라마 비율 - webtun wonjag deulama bi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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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원작 웹툰과 실사화 드라마의 포스터 (사진제공=다음 웹툰, 채널CJ 미디어 라이브러리.)

인터넷 만화인 웹툰(Webtoon) 속 등장인물이 실제 배우에 의해 입체적으로 표현되는 ‘웹툰 원작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10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하며 드라마 제작 현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주목받는 현상에 대해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이제는 웹툰이 드라마 제작 전에 거쳐야 하는 사전 관문과 같이 생각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변화된 콘텐츠 소비 환경에 발맞춰 나가다

1997년 IMF 이후 가속화된 인터넷 발달과 함께 등장한 웹툰은 2003년 ‘다음’, 2004년 ‘네이버’가 웹툰 서비스를 개시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웹툰이 인기를 얻게 된 2010년대부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수도 급증했다. 특히 ‘미생’(2014),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와 같은 작품들은 케이블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8% 이상을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텔레비전과 인터넷에서 동시 방영되거나 인터넷상에서만 독점 방영되는 형태의 웹툰 원작 드라마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유튜브, 네이버 TV와 같은 동영상 시청·스트리밍 플랫폼과 넷플릭스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웹툰 원작 드라마 역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달라진 콘텐츠소비 환경에도 불구하고 웹툰 원작 드라마는 여전히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이는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된 ‘스위트홈’(2020), 텔레비전과 동시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2020), ‘경이로운 소문’(2020~2021)의 연이은 흥행으로 증명됐다.

쏟아지는 웹툰 원작 드라마, 그 이유는

웹툰 원작 드라마가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보장된 화제성’이다. 인기 웹툰의 경우 드라마화 계획을 발표한 직후 해당 웹툰의 댓글은 물론 SNS 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뜨거운 반응을 볼 수 있다. 원작의 팬들은 어떤 배우가 등장인물의 역할을 맡을지 추측하며 기대감을 표출하고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역할에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되는 배우를 ‘가상 캐스팅’ 해 보기도 한다. 이 같은 원작 독자들에 의한 홍보효과는 높은 초기 시청률로 이어진다. 실제로 다음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태원 클라쓰’(2020)의 경우첫 회 방영과 동시에 5%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순항할 수 있었고 마지막 화에서는 16.5%를 달성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다수 만들어지는 이유로는 제작이 간단하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드라마를 제작할 시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소재를 파악하고 인물들을 창조하는 등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그에 반해 웹툰 원작 드라마를 제작할 경우 인기가 검증된 원작의 장면들을 대본에 맞추어 각색하는 과정만 거치면 되기에 편리하다. 또한 웹툰이 그림 형식으로 장면들을 표현한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제작자나 출연 배우들이 드라마를 구상할 때 웹툰의 그림들을 참조해 장면들을 구상할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과 비슷하지만 다르게

그러나 모든 웹툰 원작 드라마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단편적인 내용의 웹툰이 많은 회차에 걸쳐 내용이 전개되는 텔레비전 드라마 형태로 방송될 경우 저조한 시청률을 면치 못하기도 한다. KBS2에서 제작된 드라마 ‘어서와’는 인간 남자로 변신하는 고양이와 여자 주인공 사이의 로맨스를 다루었으나 원작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저조한 드라마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이러한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웹툰의 내용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드라마는 보통 12부에서 많게는 20부에 이르기에 조밀한 서사가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웹툰을 재생산하는 것이 어렵다면 웹툰의 내용에 맞추어 짧은 영상 길이를 가진 드라마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며느리가 시가에서 겪는 고충을 그려낸 인기 웹툰인 ‘며느라기’는 카카오TV에서 회당 20분 내외로 제작돼 조회수 100만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웹툰 원작 드라마에서 보이는 또 다른 문제점은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들이 과도하게 등장한다는 점이다.지난해 SBS에서 방영된 ‘편의점 샛별이’(2020)는 비속어, 욕설의 과도한 사용, 성매매를 암시하는 장면을 희화화해 방송통심위원회의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공 평론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웹툰은 그림으로 상황을 전달하지만 드라마는 영상과 음향을 기반으로 해 동일한 상황이라도 훨씬 강렬하게 그려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작의 장면들이 드라마에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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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구연수 수습기자.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웹툰과 드라마

지적되고 있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웹툰 원작 드라마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국내의 고유한 온라인 만화 형태였던 웹툰이 해외 온라인 만화시장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 원작 웹툰과 해외 웹툰을 다국어로 제공하며 2019년 기준 해외 연간 이용자 수 6,000만 명을 달성했다. 더불어 넷플릭스, 왓챠 등의 OTT 서비스를 통해 국내 드라마들이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어 웹툰 원작 드라마는 국내외 시청자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형태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대중들이 비교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는 웹툰 원작 드라마만의 매력은 미래에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이에 대해 “시청자들이 같은 설정이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표현됐는지, 캐스팅된 배우와 원작 인물은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내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웹툰 원작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텍스트 콘텐츠 유료 이용자 비중 23%→32%

월정액 구독 소비 특히 늘어…두 배 뛴 9.6%

웹툰·영상 등 2차물 흥행에 원작도 덩달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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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전지적독자시점’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에 동영상, 웹툰 중심이었던 콘텐츠 소비가 올해는 웹소설, 전자책(e북) 등 텍스트 콘텐츠로 확대하고 있다. 텍스트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웹툰, 드라마, 영화 등이 인기를 끌자 원작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국내 플랫폼 업계도 앞다퉈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업체 간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7월 국내 15~59세 남녀 1,000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텍스트 콘텐츠를 소비한 이용자 중 유료 이용자 비중은 32.4%를 차지했다. 지난해 23.1%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텍스트 콘텐츠 유료 소비 비중이 전년 대비 0.5%p 늘어난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상승세다.

유형별(복수응답 가능)로는 원하는 콘텐츠를 따로 결제하는 ‘선별구매’ 비율이 전년 대비 6.6%p 늘어난 26.5%를, 월정액 ‘구독’은 5.7%p 늘어난 9.6%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주로 웹소설과 e북을 보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웹소설은 선별구매 비중이 69%, 구독구매가 16%였다. e북은 선별구매 56%, 구독구매 24%였다. 또 월 평균 사용금액은 웹소설이 2만2,600 원, e북이 2만6,000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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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2차 창작물 흥행에 따른 원작 ‘역주행’이 꼽힌다. 실제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네이버웹툰 출시 후 더 큰 인기를 끌며 올 5월 기준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넘어섰다. 월 거래액은 웹툰 연재 이전보다 최대 41배까지 늘었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요’는 올해 초 JTBC 드라마로 방영된 이후 원작 웹소설도 흥행, 9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120만을 기록 했다. 카카오(035720)페이지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웹툰 효과와 함께 누적 조회 수 4억2,000만 회를 찍었다. 리디북스도 ‘상수리나무 아래’, ‘마귀’, ‘티파니에서 모닝 키스를’ 등 웹소설이 웹툰, 드라마, OST 등으로 확장하며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를 봤다.

웹소설, e북의 인지도 상승과 함께 콘텐츠 소비가 다양화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순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그동안 동영상, 웹툰에 매몰됐다가 다른 형태의 서비스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람들은 정체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확장성을 가질 것”고 이라고말했다.

여기에 음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 서비스에 대한 보편화 분위기도 텍스트 콘텐츠 소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 e북 플랫폼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20~40대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음악, OTT 등 구독 서비스에 익숙해지며 텍스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웹소설, 웹툰, 영상으로 이어지는 시너지에 플랫폼 업체들은 콘텐츠 밸류체인을 다각화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 초 북미 웹소설업체 왓패드를 인수하며 웹툰과 연계한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카카오도 지난 6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해 IP 확대는 물론 북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최근 아마추어 웹소설 창작자들을 위한 연재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를 오픈했다. SK텔링크는 교보문고와 손잡고 알뜰폰에서 e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보 eBook’ 요금제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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