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마왕 특징 - syubeleuteu mawang teugjing

     슈베르트는 31세의 나이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 작곡가이지만 교향곡,  실내악곡, 피아노곡등 다방면에서 걸작들을 남기고 특히 끊임없이 샘 솟는 악상으로 인해 가곡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650여 곡에 이르는 아름다운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로 인해 후세 사람들에게 가곡의 왕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가곡 분야에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냈습니다  슈베르트는 특이하게도 항상 악상이 솟아 오르는 매우 풍부한 음악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그렇게 많은 가곡을 쓸 수 있었습니다  넘치는 악상으로 인해 하나의 가곡 내에서도 제시된 주제를 발전시키기 보다는 항상 변화가 넘치는 악상을 펼쳐감으로써 곡을 써 나갔고 그러한 작곡 기법으로 기악 분야의 곡에서도 성악적인 분위기의 악상이 넘치는 곡을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성악곡과  기악곡은 같은 음악이지만 분류상에서도 크게 다른 범주로 나누어지듯이 그 음악 범주에서 느껴지는 감성적인 분위기도 조금 다릅니다  그것은 바로 성악에는 사람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가사가 있어서 기악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매우 확연하게 표현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슈베르트가 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면서 가곡 분야에서 다른 작곡가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긴 것은 그가 갖고 있는 매우 풍부한 악상과 더불어 내성적이면서도 솔직한 그의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슈베르트 역시 9 개의 교향곡을 남기고 실내악 분야 등에서도 주옥 같은 명곡들을 많이 남겼지만 역시 가곡을 들어보면 다른 작곡가들과 비교해 대단히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슈베르트의 마왕("Der Erlkoenig" Op.1. D.328)은 그가 18세 때에 괴테(Goethe)의 시에 곡을 붙인 그의 첫 출판 작품입니다  그의 첫 출판 작품임에도 그의 다른 성악 작품들 보다 오히려 대단히 혁신적일 정도로 상당히 강렬하고 대담한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아버지가 아이를 안고 말을 타고 달려가는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서 오른손으로 계속되는 3연음을 빠른 속도로 타악기(팀파니)처럼 연주하는 것이라든가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가 죽은 장면을 오페라의 recitative처럼 낭독하듯이 노래하는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기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의 첫 작품에서 그렇게 대담한 기법을 쓴 것은 괴테의 시에서 받은 영감이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슈베르트의 자필 마왕 악보

    시가 모두 8 연으로 되어 있어 길고 각 연의 내용이 극적이면서도 줄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슈베르트가 유절 가곡으로 만들기 보다는 통절 가곡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각 연을 살펴보면 각 행의 끝에 운율을 맞춘 것이 보이고 각 연마다 4 행으로 규칙적으로 되어 있어서 유절 가곡으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시의 분위기와 내용을 살리기 위해 통절 가곡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Erlkonig

마왕    

Wer reitet so spat durch Nacht und Wind? 
Es ist der Vater mit seinem Kind; 
er hat den Knaben wohl in dem Arm, 
er faßt ihn sicher, er halt ihn warm.

누가 밤늦게 바람 부는데 말 달리는가?

그의 아이와 함께 있는 아버지이다;

그는 팔에 소년을 편안하게 안고 있다,

그를 안전하게, 따뜻하게 보호하고 있다.

"Mein Sohn, was birgst du so bang dein Gesicht?" 
"Siehst, Vater, du den Erlkonig nicht? 
Den Erlenkonig mit Kron und Schweif?" 
"Mein Sohn, es ist ein Nebelstreif."

"아들아, 무엇 때문에 두려워서 얼굴을 감추느냐?"

"아버지는 마왕이 안 보이세요?

왕관을 쓰고 긴 옷을 입은 마왕이요?"

"아들아, 그것은 그저 안개일 뿐이다."

"Du liebes Kind, komm, geh mit mir! 
Gar schone Spiele spiel ich mit dir; 
manch bunte Blumen sind an dem Strand, 
meine Mutter hat manch gulden Gewand."

"사랑스러운 아이야, 오너라, 나와 같이 가자!

정말 아름다운 놀이로 너와 함께 놀아 줄게;

많은 화려한 꽃 들이 해변에 있고,

내 어머니는 금으로 된 옷을 많이 갖고 있단다."  

"Mein Vater, mein Vater, und horst du nicht, 
was Erlenkonig mir leise verspricht?" 
"Sei ruhig, bleibe ruhig, mein Kind; 
in durren Blattern sauselt der Wind."

"아버지, 아버지, 안 들리세요,

마왕이 내게 속삭이며 약속하는 것이요?"

"조용 하거라, 조용히 있거라, 아이야;

마른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다."

"Willst, feiner Knabe, du mit mir gehn? 
Meine Tochter sollen dich warten schon: 
meine Tochter fuhren den nachtlichen Reihn
und wiegen und tanzen und singen dich ein."

"착한 아이야, 나와 함께 가지 않으련?

나의 딸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나의 딸들이 밤의 윤무를 이끌고

너의 마음을 달래주고 춤추고 노래 한단다." 

"Mein Vater, mein Vater, und siehst du nicht dort 
Erlkonigs Tochter am dustern Ort?" 
"Mein Sohn, mein Sohn, ich seh es genau:
es scheinen die alten Weiden so grau."-

"아버지, 아버지, 저기에 보이지 않으세요

어두운 곳에 있는 마왕의 딸 들이요?"

"아들아, 아들아, 나는 잘 보고 있다:

그것은 오래된 수양버들이 잿빛으로 보이는 거다."-

"Ich liebe dich, mich reizt deine schone Gestalt, 
und bist du nicht willig, so brauch ich Gewalt." 
"Mein Vater, mein Vater, jetzt faßt er mich an! 
Erlkonig hat mir ein Leids getan!"

"사랑한다, 너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를 자극하는구나,

너는 기꺼이 응하지 않는구나, 그러면 강제로 하겠다."

"아버지, 아버지, 지금 그가 나를 잡았어요!

마왕이 나를 죽여요!"

Dem Vater grausts; er reitet geschwind, 
er halt in den Armen das achzende Kind, 
erreicht den Hof mit Muh und Not; 
in seinen Armen das Kind war tot.

아버지는 무서워 떨며; 말을 급히 달린다,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팔에 안고,

가까스로 궁정에 도착했으나;

그의 팔에 있는 아이는 죽어 있었네.

*한국어로의 번역은 제가 한 것입니다  7 연의 4 행에 나오는 hat mir ein Leids getan은 독일어에 sich ein Leids antun이 "자살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아이가 죽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서  번역할 때 "죽이다"라는 말로 번역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통스럽게 한다고 번역해도 될 듯합니다 

    시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역시 이 시 속에서도 시인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비유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말한 것 같습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버지, 아들, 마왕 그리고 낭독자로 네 사람에 달하지만 숨어 있는 그렇지만 중요한 존재로서 달리는 말과 딸들 그리고 어머니 등이 있고 그외에 자연 속의 존재와 사물 등이 나옵니다  이 시를 해석할 때에 처음에 언급한 아버지 아들 마왕의 셋만을 보면 괴테의 의도를 충분하게 해석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정확한 해석을 하려면 그 등장하는 세 사람 외에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사람들과 존재들의 의미를 세 사람과 연결시켜셔 알아야 된다고 봅니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깊이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무려 여덟 개의 연으로 된 담시(譚詩)를 가곡으로 만기는 쉽지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의 형식을 정하는 문제에서도 어려움이 있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시의 가사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문제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를 노래화 하는 문제에 있어서 대개 형식은 2부나 3부 형식등의 가요 형식을 택합니다  그렇지만 슈베르트는 이 곡의 형식을 택하는 데 있어서 8 연으로 된 긴 시가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마왕 간의 대화가 계속적으로 교차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론도 형식을 생각해 냈으리라 봅니다  그렇지만 줄거리를 갖는 시의 특성상 완전히 기악적인 론도는 불가능한 바 론도를 살리되 시의 구조에 맞게 론도를 변형한 형태로 선율을 붙이기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건 이 시는 완전한 기악 형태의 론도(A-B-A-C-A-B-A)는 아니지만 많이 변형된 론도의 형태로 작곡되었습니다   

    전체적인 형식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도입부 (1~15, G minor)

      A(~32, G minor)-낭독자의 상황 설명+연결구

      B(~57, C minor, B flat major)-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C(~72, B flat major)-마왕의 유혹

      D(~86, G minor, G major)-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E(~96, C major)-마왕의 유혹

      F(~112, A minor, D minor)-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연결구 

              * 이 부분에서는 앞의 D에서 나온 아이가 아버지를 부르는  선율이 2도 높아                      져서 반복 되기 때문에 D'로 볼 수 있습니다  

      G(~131, B flat major, G minor)-마왕과 아들의 대화 

              * 시에서 이 부분은 분명히 다른 연과 독립 되어진 연이지만 작곡 되어질 때에                   는 이 부분의 뒷 부분이 앞의 D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정확히 세분해                    서 보면 G+D''로 볼 수 있습니다                        

      H(~148 끝, G minor)-낭독자의 마지막 상황 설명  

        *편의상 A+B+C+D+E+F+G+H로 보았지만 론도 형식에 맞추어 보면 A+B+C+D+E+D'+F+D''+G의 많이 변형된 형태의 론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음악과는 상관없이 시의 대화 내용만으로 곡을 판단해서 시작과 끝 부분의 낭독자의 내용을 제외하고 A(아버지와 아들)+B(마왕)+A+B+A+C(마왕과 아들)의 형태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시의 형식으로 볼 때 부자지간과 마왕 사이의 대화가 계속적으로 교차한다는 면에서 음악적으로는 론도로 볼 수 있지만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대화 내용도 계속 바뀌고 있고 마왕의 유혹 내용도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론도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시에서 관통하고 있는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고 곡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슈베르트는 마지막 세마디를 제외하고는 계속 셋잇단 음표를 지속시킵니다  물론 셋잇단음표는 상황에 따라서 분위기에 맞는 적절한 형태로 변형됩니다

    1~15 마디 까지는 도입부로 가곡의 반주로는 매우 특징적인 동일음의 옥타브 연속으로 말을 타고 가는 두 사람의 부자의 다급한 상황을 간접적이 아닌 매우 직접적인 방법으로 묘사합니다  고전주의 시대라면 감히 생각도 못해 볼 매우 회화적이고 극적인 반주 방법입니다  이 셋잇단 음표가 달리는 말발굽의 소리를 묘사한 것이라고도 하고 아이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묘사한 것이라고도 평을 합니다  도입부에서의 동기 구성은 1+4+3+4+3의 마디 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뚜렷한 일반적인 전체 형식 구조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진행을 위해서 기본적인 마디 수 구조는 어느 정도 지켰다고 봅니다  앞의 첫 마디는 형식상으로 도입부를 이끌기 위해 덧붙인 마디로 볼 수 있읍니다  첫 마디를 제외해 놓고 본다면 4+3의 앞 악절과 역시 4+3의 뒤악절의 두 개 악절로 이루어진 다소 길게 만든 도입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소 긴 도입부를 만든 것은 16 마디부터 나오는 독창자의 선율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슈베르트는 가사의 처음 부분을 이미 오랫 동안 말을 달려온 아버지를 묘사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으로서 첫 번째는 피아노에 의한 긴 도입부를 사용하고 있고 두 번째는 16 마디 부터 나오는 성악 파트를 곡의 처음 시작 부분이 아닌 중간 부분의 선율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성악 파트의 도입부를 주의 깊게 들어보면 노래의 처음 부분처럼 되어 있지 않고 곡의 중간 부분의 선율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또 첫 연에 해당하는 낭독자의 해설은 곡의 주요한 부분으로 다룰 수 없기 때문에 앞에 말한 것과 같이 도입부가 다소 긴 곡의 구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 곡은 비화성음의 용법에서도 매우 과감한 사용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비화성음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하행 또는 상행해서 해결하는데 슈베르트는 한 음을 타악기적으로 진행시키는 것도 부족했음인지 장2도(6 마디와 13 마디등) 또는 단2도(73 마디와 75 마디 등)의 형태로 계속해서 타악기적으로 두둘기며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쓴것은 이 시의 다급한 상황을 표현하려는 그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슈베르트가 이 곡을 쓸 때 큰소리로 시를 읽으면서 다소 흥분한 상태로 영감을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곡은 괴테의 시를 읽으면서 받은 영감을 부인하지 않고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렇게 직설적인 표현을 하고 있슴에도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의해 오히려 음악적으로 잘 만들어져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가곡에서 반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습니다  기악에 피아노 반주를 붙일 때에는 기악 파트 속에 많은 음악적인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고 또 같은 기악의 2 중주이기 때문에 피아노를 자유스럽게 활용할 수 있지만 성악의 반주를 할 때에는 고정된 자신의 위치를 항상 지켜야 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아서 자신의 환타지를 펼쳐가기가 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곡의 성악 파트만을 따로 떼어 내어 본다면 당연히 같이 들을 때보다 감흥이 덜 옵니다  그만큼 이 곡에서 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말인데 슈베르트는 놀라운 환타지에 의해서 시가 갖고 있는 분위기를 반주에 의해서 보충해 가고 있습니다

    이 곡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언급하고 싶은 피아노의 음악적 동기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첫째로 계속적으로 지속되는 셋잇단 음표의 반주 형태이고 그리고는 2, 4 마디의 왼손에서 나타나는 음형 형태를 갖춘 셋잇단 음표이고 세번째로는 여섯째 마디에서 일곱 째 마디의 왼손에 나타나는 반음 진행입니다  이 세가지 요소는 한번 등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 가지 모두가 곡의 전체를 통해 조금씩 변화된 형태로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먼저 곡의 처음에 등장한 옥타브의 셋잇단 음표는 점차로 음의 추가를 거쳐 성악(해설자)이 등장하는 21 마디에서는 풍부한 화음을 갖춘 형태로 되어지고 마왕이 아이를 유혹하는 58 마디에서 부터는 셋잇단 음표에 기초해서 빠른 왈츠 형태로 변화시킨 것 같은 형태로 변화합니다  그리고 역시 87 마디에서 다시 마왕이 아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혹하는 장면에서는 이번에는 4분 음표 두개를 하나로 묶어 폭 넓게 춤추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물론 마왕의 대사 내용에 딸들이 밤의 윤무를 춘다는 내용이 나와 있어서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앞에 나왔던 셋잇단 음표를 춤추는 형태로 묘사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곡의 전체는 단조로 되어 있는데 마왕이 등장하는 세 부분에서는 전부 장조의 밝은 분위기로 되어 있어서 유혹의 달콤함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왕의 유혹에도 아이가 넘어가지 않자 마왕이 무력(Gewalt)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부분(123 마디)에서는 단조로 바뀝니다  아주 재미 있으면서도 정말 치밀한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둘째 마디와 넷째 마디의 왼손에 등장하는 셋잇단 음표 그룹을 두 개로 묶은 음형인데 이것은 연속적으로 단순하게 등장하는 3연음 반주에 변화를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이 음형은 많이 변화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고 두 가지 형태로만 나타납니다  첫 번째의 경우는 처음에 등장한 모습 그대로이고 두 번째는 15 마디에 나타난 대로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 사이를 3도로 벌려서  첫 번째 음과 일곱 번째 음 사이를 옥타브로 만든 경우입니다  처음에 나타난 경우가 첫 번 째 음과 일곱번 째 음 사이가 완전 5도인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세번째로, 여섯째 마디에서 일곱째 마디의 왼손에 나타나는 반음 진행입니다  이 반음 진행은 해설자의 선율을 제외하고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마왕의 선율에 공통적으로 등장합니다  아마 그 이유는 슈베르트가 시의 의미를 해석할 때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마왕을 동일 인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 반음 진행은 처음으로 39 마디에서 40 마디의 아버지의 노래(성악 파트)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66~68  마디 사이에서 마왕이 아이를 유혹하는 가사 부분, 그리고 아이가 아버지에게 하는 다급한 대화에서는 모두 세 번(77~79 마디 사이, 102~104 마디 사이 그리고 128~129 마디) 나오게 됩니다 그러한 그의 의도는 변형된 론도의 형식으로 인해 자꾸만 새로운 선율이 나오게 되기 때문에 곡에 통일성을 주기 위해 셋잇단 음표를 계속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에 피아노 반주에 주어진 반음계적인 선율을 세 사람의 등장 인물에게 똑같이 부여함으로써 곡에 균형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를 음정을 통하여 선율화시키는 문제에 대하여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50 마디의 Schweif 인데 통상적으로 모음과 자음이 만나 하나의 음절(syllable)이 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하나의 음을 붙입니다  Schweif를 독일어로 가사화시킬 때에는 악보의 경우 처럼 하나의 음에 붙이지만 그 말을 한국말로 적는다면 <슈바이프>가 되는데 같은 발음인데도 이 경우는 당연히 네 개의 음이 붙여지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사를 선율화하는 문제는 음절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발음에서 오는 강약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와 같은 경우가 54 마디의 streif 에도 해당이 됩니다(이 경우는 한국말로 붙인다면 무려 다섯 음이 붙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와는 다르게 선율화가 되는 이유는 독일어는  S나 T 같은 자음이 홀로 있으면 소리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ㅅ이나 ㅌ으로 만 생각하지 않고 성대에 힘을 주어 아래에 'ㅡ'같은 모음을 붙여 발음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73 마디에서부터의 D에서는 마왕이 하는 유혹으로 인해 아이가 갖는 두려움이 잘 나타납니다  두려움을 표현하는 방법도 앞의 셋잇단 음표를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상당히 직설적이고 과감합니다  그럼에도 슈베르트의 놀라운 음악성으로 인해 오히려 그 효과가 거칠지 않고 더 빛이 납니다  73 마디에서는 마왕의 유혹에 놀라 두려워 하며 아버지를 두 번 연속으로 부르는데 73 마디의 첫 박에 쓰인 화음을 보면 C, D, E플랫으로 되어 있어서 화음이라기 보다는 현대음악의 클러스터(cluster)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이부분을 잘 살펴보면 왼손과 성악 파트는 단 3 도로 되어 있고 가운데에 쓰인 D 음이 앞에서 부터 지속 되어 온 지속음의 형태로서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발생되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 다음 마디에서는 협화음으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됩니다  75, 76 마디에서는 앞과는 다른 가사로 되었음에도 구조적 통일을 위하여 앞과 똑 같은 두 마디 진행이 다시 반복 되어 집니다

    첫부분에서 나온 마왕의 유혹은 B플랫 장조로 되어 있는데 다음에 나온 마왕의 유혹은 장 2도 올라간 C 장조로 되어 있습니다  마왕의 유혹이 점점 더해져 간다는 것을 음정을 장 2도 올리면서 구조적으로 감정의 고조되어 가는 상태를 표현해가고 있습니다

    95~96 마디의 가사는 앞 두 마디에 나온 가사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고 피아노 반주도 같지만 96 마디의 첫 박의 성악에서 변화를 주기 위해서 G음을 첨가한 것이 보입니다

    97 마디에서 부터의 F에서는 마왕의 유혹으로 인한 아이의 두려움이 다시 표현됩니다  이 부분이 앞에서는 G minor로 되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마왕이 유혹하는 부분이 장 2 도 올라간 것처럼 아이의 두려움을 묘사하는 것도 똑같이 장 2 도 올라가서 A minor로 되어 있습니다  98 마디의 첫박을 보면 D, E, F의 세음으로 되어 있는데 앞의 73 마디의 화음 구조와 똑같이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음 두 마디에서 똑같이 반복되어집니다

    113~116 마디사이의 연결구는 곡의 중간 부분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2~3 마디에 나왔던 모티브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제 슈베르트가 곡을 맺기 위한 결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17 마디에서의 E플랫 조는 앞의 D minor와는 원격조인 네아폴리탄 관계로 되어 있어서 다가 올 큰 변화를 암시한다고 보여 집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123 마디에서는 마왕이 무력(Gewalt)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는 갑작스럽게 D minor로 조바꿈 되어집니다  그리고 역시 73 마디와 97 마디에서 아이의 두려움이 세 개의 극심한 불협화적인 음들로 표현된 것처럼 여기에서도 똑같이 음 세 개(E플랫, F, G플랫)로 표현됩니다  물론 이번에도 전체적인 구조에서는 앞의 경우보다 단 2 도 상승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 등장한 수직적인 음정 구조가 장 2 도와 단2도의 결합에 의한 구조였는데 등장할 때마다 매번 같은 구조로 나오며 두 번째 등장할 때는 그 전체 구조가 장 2 도 높아지고 세번째 등장할 때에는 다시 똑같은 구조가 단 2 도 높아짐으로써 세 번 등장하는 구조의 관계가 처음에 등장할 때의 수직적인 화음 구조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직적인 음정 구조를 그대로 수평적으로 펼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대단히 멋진 구조 입니다

    131 마디는 마왕이 아이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죽이고 있다는)아주 절망적인 말을 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곡 전체의 클라이막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의 선율에서 5도 떨어지며(ge-tan) 노래하는 부분은 123 마디의 Ge-walt에서 마왕의 선율이 5도 떨어지며 노래하는 부분에서 가져온 것인데 123 마디에서는 fff의 강도로 되어 있는데 비해서 여기에서는 f이지만 지금까지 진행해온 것 과는 달리 양손 모두가 저음에서 옥타브 진행을 하고 있어서 두 부분의 클라이맥스 배려에 대한 슈베르트의 의도가 돋보입니다

    132 마디부터 시작되는  H는 앞의 B와 유사한 선율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낭독자가 최종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곡의 앞 부분에 나오는 낭독자의 선율에서 동기를 가져오지 않고 B 부분에 아버지와 아들의 선율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선율에서 그 돌아가는 상황의 싯점을 찾는 것은 슈베르트가 이 시의 핵심적인 주인공으로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마지막 연에서의 상황을 보면 아버지는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안고 급히 말을 달리는데 그 긴급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서 말을 타고 급하게 달린다는 내용의 마디(135 마디)에서 부터 Agogik(속도법) 기법 중의 하나인 accelerando를 사용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한 Schubert가 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며 쓰고 있는지 잘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143 마디에서 부터 146 마디에 걸쳐서는 G minor의 네아폴리탄 화음인 A 플랫 화음이 나옵니다  이 부분은 117 마디에서 부터 등장하는 마왕의 마지막 대화가 네아폴리탄으로 이루어진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이 곡에는 네아폴리탄 화음이 모두 두 번 사용되었는데(네아폴리탄 화음에 대한 암시는 47 마디와 49 마디의 성악 파트의 각기 첫박에서 있었습니다) 이곳 결말 부분에 집중되었고 또 아이의 갑작스런 죽음을 의미하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역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강렬한 아고긱 액센트를 사용합니다  오페라에서 볼 수 있는 Recitative 형태가 나오고 이어서 Fermata 그리고 Andante로의 템포 변화까지 사용합니다  아이의 죽음의 상황을 강조해서 묘사하기 위해서 끝 부분을 앞과는 매우 다르고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변화를 한 후에 앞과는 아주 다른 상황에서 충분한 종지감이 없이 끝을 맺고 있기 때문에 곡이 종지된 후에도 아이의 죽음에 대한 미련이 계속 유지 됩니다

   슈베르트의 마왕은 18세에 쓰여진 그의 첫 출판 작품입니다  첫 출판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기의 작품들에 비해 기법 면에서 더 진보적입니다  사실 그는 너무나도 짧은 삶을 살았기 때문에 창작 생활이라고 해봤자 겨우 13년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품 경향의 변화 과정을 말하기 조차 못한 기간이었지만 그는 짧은 인생을 통해서 실로 많은 가곡을 남겼습니다  그의 다른 가곡들은 형식과 기법 면에서 일반적인 원칙을 따르고 있지만 <마왕>은 18세에 씌여진 첫 출판 작품임에도 매우 혁신적인 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첫 출판 작품에 대담한 기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통해서 그의 작곡에 대한 접근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에서 나타난 특징들은 성악곡이건 기악곡이건 항상 샘솟는 듯한 선율이 계속 나온다는 것인데 그것은 큰 규모의 기악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는 큰 규모의 곡에서 발전 기법을 통해 베토벤처럼 그의 음악적인 흐름을 논리적으로 전개하지는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슈베르트의 음악적인 특징은 다른 작곡가들과는 다르게 생각을 우회적이고 계획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데에 있지 않습니다  그는 그 순간에 느껴지는 영감에 매우 충실합니다  그 영감을 부인하지도 않고 수식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긴 곡을 쓰기 위해서 그 영감을 다른 모습으로 논리적으로 확장하여 바꾸어 놓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 느껴지는 직관적인 영감을 매우 중요시하여 곡을 쓴 작곡가입니다  물론 그가 비논리적인 작품을 쓴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짧은 어느 가곡을 보아도 논리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가 갖고 있는 음악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 발전적인 기법을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고 아주 솔직하고 직설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에 작곡 기교를 통한 발전적인 방법에 의해 곡을 쓰지는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작곡가들의 작품이 다 아름답지만 슈베르트의 작품은 매우 동경적이고 슬프며 아름답습니다  그의 작품을 들어보면 어느 작품에서나 외로움과 괴로움이 느껴집니다  그의 아름다움은 음 자체를 통한 아름다움도 아니고 위대한 정신의 승화도 아니고 그의 생활에서의 고통이 승화되어 나타난 아름다움입니다  특히 가곡에서 그러한 면이 많이 느껴지는데 어떤 경우에 그의 작품을 듣고 있으면 마치 그의 음악이 나의 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합니다  그것은 곧 그의 삶이 그렇게 큰 고통 가운데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 자신이 삶을 통해서 큰 고통을 느꼈고 그것이 자신의 음악 속에 진실한 이야기로 나타난 것입니다  슈베르트는 아주 진실하고 과감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성격이 이 가곡 마왕에 잘 나타납니다  후기 낭만시대나 현대 음악도 아닌데 그는 이 작품에서 전통적인 개념에서 떠난 반주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선율이나 분산 화음 형태의 반주가 아니고 한 음을 옥타브로 중복하여 팀파니처럼 반주한다는 것은 시대를 떠난 정말 대단히 혁신적인 반주 형태입니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생각을 바꾸어서 표현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는 그의 영감 표현 방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특히 가곡은 대단히 아름답고 순수하고 깊으며 외로움과 고통이 많이 느껴집니다  그가 그렇게 아름다운 곡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진실함으로 인해 삶 속에서 많은 고통을 느꼈고 그것이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감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