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눈물의 날 - lekwiem nunmul-ui nal

Mozart: Requiem in D Minor, K. 626 - 3. Sequentia: 6. Lacrimosa (Live)

Friedemann Winklhofer · Chor des Bayerischen Rundfunks · Münchner Philharmoniker · Christian Thielemann

Mozart: Requiem in D Minor, K. 626 - 3. Sequentia: 6. Lacrimosa

모짜르트 레퀴엠 K.626 : 라크리모사 눈물의 날

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오스트리아

제1곡 「입제창 Introitus」 

제2곡 「키리에 Kyrie」 

제3곡 「세퀜티아 Sequentia」- 6. Lacrimosa

제4곡 「봉헌문 Offertorium」 

제5곡 「상투스 Sanctus」 

제6곡 「아뉴스의 데이 Agnus Dei」 

제7곡 「성체배령송 Comrnunio」

Mozart: Requiem in D minor, K.626

℗ 2006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Released on: 2006-01-01

Münchner Philharmoniker · Christian Thielemann

Friedemann Winklhofer · Chor des Bayerischen Rundfunks

눈물의 날 Lacrimosa

Largetto D단조 : 12/8박자

눈물의 날(Lacrimosa) “아! 비탄의 날이여. 죄로부터 일어날 때 인간의 죄는 심판을 받고 거룩한 예수여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전체 악곡 중에 가장 애절하며 서정적인 이 부분은 모차르트의 마지막 창작력이 돋보이는 악곡이다. 모차르트는 8마디에서 작곡을 중단했으며, 이후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머지를 완성했다.

Lacrimosa (눈물과 한탄의 날) 탁월한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서정성이 돋보이며 [레퀴엠]의 애통함이 정점을 이루는 곡이다. 긴장된 고양감은 모차르트의 창조적 생명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것을 애달프게 보여주는 듯하다. 악장의 끝에 등장하는 ‘레퀴엠 주제’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도 감동적이다. 장대한 세쿠엔치아의 최후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아멘’을 위해 모차르트는 거대한 푸가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모차르트 레퀴엠의 애통한 감정의 정점을 이루면서 가장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곡이다. SEQUENTIA를 종결짓는 거대한 악상을 준비하다 모차르트는 숨을 거두게 된다. 비록 쥐스마이어가 보탠 마지막 "Amen"이 이러한 모차르트의 의도에 100%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훌륭한 음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곡의 구조는 참으로 단순하지만 그 선율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한 번의 상승 후에 서서히 낮아지는 형태는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듯 하다. 마지막 "Amen"에서는 더욱 가슴을 파고드는 감격이 있다.

생활고에 찌들었던 모차르트의 말년에 레퀴엠을 작곡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음에 모차르트는 그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그 의뢰가 자신의 마지막을 담게 될 레퀴엠이 되고 만다. 모차르트는 죽기 전날 친구들과 위의 '라크리모사'를 연습하던 도중 울음을 터트리게 된다. 한 친구가 분위기를 바꾸려고 마술피리 중 파파게노의 아리아 나는 새잡이를 불렀고, 이에 모차르트는 "그래, 나는 새잡이야"라고 힘없이 말하며 그날 밤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가 라크리모사의 여덟 번째 마디까지 써놓고영원히 펜을 내려놓앗던 탓에 지금 우리가 듣는 레퀴엠은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쥐스마이어가 후반부를 완성한 판본이다.. 곡의 반복되는 선율의 오묘함. 그리고 마지막 모두를 경건하게 만드는 아멘까지.. 이 곡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무거움을 예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위대한 곡이다.

(6) Lacrimosa

Lacrimosa dies illa.
Qua resurget et favilla
Judicantus homo reus.
Huic ergo parce, Deus,
Pie Jesu Domine,
Dona eis requiem,
Amen.

눈물과 한탄의 날 [ 합창 ]

눈물의 날, 그 날, 
티끌로부터 부활하여 
죄인은 심판을 받으리라. 
하오니 그 사람을 어여삐 여기소서. 
하느님 자비로우신 주 예수여,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아멘

모짜르트 레퀴엠

레퀴엠이란 죽은 자를 위한 카톨릭 미사곡으로 우리말로 진혼가로 번역될 수 있겠다. 서양역사상 다양한 레퀴엠이 작곡되었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가 작곡한 가장 훌륭한 종교음악일 뿐만 아니라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중요해서 레퀴엠하면 모차르트의 그것이 떠오를 만큼 후세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괴이한 모습의 낯선 사내가 부탁하고 간 레퀴엠은 병마에 지칠 대로 지친 모짜르트를 죽음의 계곡으로 몰아가는 재촉장이었다. 온기라고는 없는 음습한 방에서 모짜르트는 바로 그 자신을 위한 진혼곡을 결국 미완성으로 남기고 만다. 위대한 한 천재의 영혼이 오선 위에서 죽음을 앞둔 춤을 춘다. 결혼식을 올렸던 비엔나의 스테판 성당, 모짜르트는 죽음의 예식도 똑같은 자리에서 치렀다. 1791년 12월 6일 그의 나이 서른다섯. 모짜르트의 영혼을 하늘로 옮겨 간 스테판 성당의 첨탑. 그 첨탑에 걸린 태양은 모짜르트의 생애만큼이나 짧게 빛을 발하다 쓰러져 버린다.

인간의 기쁨과 거룩한 신의 신비 표현

모차르트는 진정 천재 음악가였다. 그는 음악을 몸에 지니고 태어난 듯 떠오르는 대로 써내려가기만 하면 곧 음악이 탄생되었다. 교향악이나 오페라 같은 대작도 남들이 소품을 작곡할 정도의 시간만으로 완성하곤 하였다. 이것은 오랜 고뇌를 거쳐 음악을 만들어간 베토벤이나 브람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혹 심오함이 결여되지 않았을까 싶지만 기우일 뿐이다.

하늘과 땅을 모두 담고 있는 듯 그의 음악에는 밝고 명랑한 인간의 기쁨과 거룩하고 심오한 신의 신비가 들어 있다. 짧은 36년의 생애를 보내며 모차르트는 교향곡, 실내악곡, 협주곡, 독주곡, 가곡, 교회음악, 오페라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불후의 명작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천재 음악가가 마지막 쓴 곡은 이상하게도 레퀴엠이었다. 레퀴엠이란 원래 카톨릭에서 죽은 자를 위해 드리는 진혼미사의 입당송 첫 마디 “Reqiem aeternam dona eis, Domine”(“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의 첫 단어인 ‘레퀴엠’(안식)에서 유래된 종교 음악이다.

왜 그가 죽은 자를 위한 레퀴엠을 작곡하고 죽었을까라는 질문에는 여러 추측이 있는데,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시기하여 죽이려고 작곡을 의뢰하였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가상일뿐이다. 1791년은 모차르트 생애의 마지막 해였다. 그 해 여름 지독한 가난과 건강 악화로 고생하고 있던 그에게 검은 옷을 입은 사람 하나가 레퀴엠 작곡을 의뢰하여 왔다. 익명의 그 사나이는 당시 음악 애호가였던 빈의 폰 발제크-슈투파흐 백작의 심부름꾼이었다.

백작은 얼마 전 20세의 젊은 나이로 죽은 자기의 부인을 위한 ‘레퀴엠’을 심부름꾼을 시켜 부탁하면서 의뢰인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고액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백작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자기 작품인양 발표하려는 속셈이었다. 조건을 수락하고 작곡에 착수한 모차르트는 곡을 3/2정도 끝내갈 무렵 진이 다하여 제자에게 그 마무리를 부탁하고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마무리되지 못한 이 곡은 모차르트가 죽은 지 2개월 후 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에 의해 완성되어 발자크 백작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다른 작품 없이 오직 현악4중주와 레퀴엠만으로도 모차르트는 불멸의 명성을 얻기에 충분하였다는 하이든의 말처럼 이 곡은 그의 천재성을 빛내주는 대표적 작품이다. 모차르트 레퀴엠 연주의 금자탑이라 부르는 브루노 발터 지휘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와 대비되는 것으로 카라얀의 베를린 필이 있는데 아름답고도 세련된 울림 속에 죽음과 맞서는 카라얀을 보는 듯 당당한 연주다.

모차르트 레퀴엠 d단조 

Requiem in D minor K.626

《레퀴엠 D단조 (K. 626)》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1791년에 작곡한 레퀴엠이다. 모차르트는 1791년 늦은 봄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레퀴엠 작곡을 의뢰 받는다. 그러나 모차르트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작품은 유난히 판본이 많은 작품으로 꼽힌다. 모차르트는 이 곡을 작곡하던 도중에 사망했기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으며, 사후에 모차르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가 남긴 스케치를 토대로 곡을 완성하였다. 쥐스마이어 판 외에도 하이든의 제자인 노이콤이 완성한 노이콤 판, 바이어 판, 몬더 판 등 여러 판본이 있으며 어떤 음반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판본을 섞어서 연주하기도 한다.

모차르트의 불행한 생애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레퀴엠」은 극적인 에피소드를 수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레퀴엠이란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곡인데, 모차르트의 죽음 직전 무명의 사자(使者)가 찾아와 이 곡의 작곡을 의뢰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그것을 죽음을 알리는 사자라 믿어버리고 자신의 명복을 비는 레퀴엠이라고 생각하여 통곡하면서 작곡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모르지만, 모차르트는 이 곡의 「라크리모사」의 장(章)에서 미완성인 채 죽었다. 그래서 제자 쥐스마이어가 그 뒷부분을 써서, 모차르트의 명복을 빌기 위해 1793년 12월 14일 빈에서 연주되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원고의 어디서부터 쥐스마이어가 덧붙여서 썼는지, 필적이나 악곡이 모차르트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가 않아 의문시되었다. 그러나 그 후 밝혀진 바로는 제1장과 제2장을 모차르트가 쓰고, 이하 제6장 라크리모사의 제8마디에서 원고는 끊겼으며, 「주 예수 그리스도」 · 「희생」의 2장은 주요 부분을 써서 남겼으므로, 마지막 3장과 함께 쥐스마이어가 완성했다고 한다. 

전곡 12장은 제1부 입제창(入祭唱) : 영원한 안식 · 제2부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 제3부 독송(讀誦) · 제4부 봉헌문 · 제5부 「거룩할진저」 · 「제6부 신의 어린 양(아뉴스 데이)」 · 제7부 성체배령창(聖體拜領唱)으로 나뉘며, 모차르트의 최후를 장식하면서 그 명복을 빌기에 어울리는 내용을 지니고 있다.

레퀴엠을 쓰고 있는 모차르트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의 부탁으로... 

영화 〈아마데우스〉에는 모차르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에게 〈레퀴엠〉 작곡을 의뢰받는 장면이 나온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 레퀴엠... 병상에 있는 모차르트는 마지막까지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악상을 떠올리는데... 영화에 그려진 이 이야기는 모차르트의 죽음을 재촉했다는 관점으로 해석되어 많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속 라이벌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시기한 끝에, 복면을 쓰고 모차르트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겪었던 이야기는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실제로는 오스트리아의 발제크 백작(Franz von Walsegg, 1763~1827)이 익명으로 이 작품을 청탁했다고 밝혀졌다. 발제크 백작이 그해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바치는 레퀴엠을 자신이 작곡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정체를 밝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떠나는 모차르트 

발제크 백작은 1791년 늦은 봄에 〈레퀴엠〉을 청탁했다고 하는데, 모차르트는 그가 세상을 떠난 12월까지도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해에 모차르트는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1791년에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27번〉을 완성했고, 오페라 〈마술피리〉와 〈티토 황제의 자비〉를 9월에 초연했으며, 그 다음 달에는 〈클라리넷 협주곡〉도 완성한다. 이처럼 큰 작품을 쓰는 중간에 모차르트는 〈레퀴엠〉을 작곡했는데, 그것은 모차르트가 작곡에 대한 사례의 절반을 미리 받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페라가 초연된 9월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모차르트는 결국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병상에서 레퀴엠의 악상을 떠올리고 있는 모차르트

다급해진 콘스탄체의 부탁 

이 〈레퀴엠〉이 완성되지 못한 것은 오늘날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들에게도 애석한 일이지만, 당시 이 작품의 완성을 절실하게 바랐던 사람은 다름 아닌 콘스탄체였다. 홀로 남은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는 어떻게 해서든 이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탁 받을 당시, 대금의 절반을 미리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콘스탄체는 먼저 작곡가 아이블러(Joseph von Eybler, 1765~1846)를 떠올렸다. 남편이 생전에 높이 평가하던 아이블러라면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블러는 ‘세쿠엔치아’의 오케스트라 부분만을 손댔을 뿐, 그 역시도 크게 진전시키지 못했다. 다급해진 콘스탄체는 제자 쥐스마이어(Franz Xaver Süssmayr, 1766~1803)에게 악보를 넘겼고, 이렇게 해서 쥐스마이어는 모차르트가 미완성으로 남긴 악보를 완성하게 된다. 콘스탄체는 제자가 작품을 끝마쳤다는 이야기는 비밀로 남겨두고 발제크 백작에게 악보를 넘겨, 이 작품에 대한 나머지 대금도 받을 수 있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상기하게 하는 기념 현판. 빈 북쪽 성당의 회랑에 위치

판본도 많고 논란도 많은, 모차르트의 미완성 작품 

이처럼 모차르트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작품은 유난히 판본이 많은 작품으로 꼽힌다. 그의 천부적인 독창성이 돋보이는 음악임에도, 완성되지 못한 까닭에 연주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아이블러가 추가한 판본이 출판되는가 하면, 쥐스마이어가 작곡한 악보도 출판되었지만, 모차르트가 남긴 스케치만으로 보정된 악보도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모차르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이 〈레퀴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논쟁이 계속될 것이다.

중단된 노래, 그리고 이어지는 초연 

모차르트는 인트로이투스와 키리에, 세쿠엔티아, 오퍼토리움까지 작곡했으나, 그마저도 모두 완성한 것이 아니라, 노래 성부와 베이스, 그리고 관현악의 주요 음형만을 악보로 남겼으며, 유명한 ‘라크리모사’의 여덟 번째 마디에서 작곡은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이 작품은 1793년 1월 2일에 자선공연에서 연주되었으며, 이 곡을 청탁했던 발제크 백작은 그해 12월 14일에 이 곡을 지휘했다. 발제크 백작은 작곡자가 불분명한 이 곡을 자신이 썼다고 주장했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레퀴엠 눈물의 날 - lekwiem nunmul-ui nal

모차르트, 레퀴엠 

[ Mozart, Requiem In D minor K. 626 ]

말년의 모차르트는 경제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아 심신이 지쳐있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쥐어 짜내야 했던 창작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당시에 [마술피리], [티토 왕의 자비] 같은 대작 오페라를 작곡하고 있었던 모차르트는 1791년 늦은 봄,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레퀴엠] 작곡 의뢰를 받는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이 장면이 등장한다. 배우 톰 헐스가 분했던 모차르트는 검은 옷을 입은 의뢰인을 보고 오페라 [돈 조반니]의 테마가 울리는 가운데 돌아가신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를 떠올린다. 작곡료는 50두카텐(당시 국제 통화로 사용된 금화)이란 파격적인 금액에다가 절반을 선수금으로 받는 조건은 어려웠던 천재 작곡가의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을 것이다. 

[레퀴엠] 작곡의 착수는 9월에야 가능했다. 모차르트는 [티토 왕의 자비] 초연이 끝날 때까지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또한 9월 30일 초연을 앞둔 [마술피리]의 마무리 작업으로 바빴고, 10월 이후에도 [클라리넷 협주곡] K622과 그 외 몇 개 작품의 작곡에 매달려야 했다. 쉴 틈이 없었던 그의 몸 상태는 공이 언덕을 굴러 내려가듯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다. 11월 20일 죽음을 앞두고 쇠약할 대로 쇠약해진 모차르트는 그의 제자인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의 도움으로 [레퀴엠] 작곡을 계속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한 일을 쥐스마이어에 대입시켜 보면 된다. 끝내 건강을 회복되지 못한 모차르트는 12월 5일 세상을 떠나고 만다. 자신의 [레퀴엠]은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그런데 레퀴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형식을 이루는 전례문과 그 용어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 – 미완성의 마지막 걸작

레퀴엠은 진혼곡, 즉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곡이란 뜻이다. ‘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한다. 가톨릭 미사는 엄격하게 치뤄진다. 그 중에서도 죽은 자를 위한 미사이니 얼마나 엄숙하고 예를 갖춰야 할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서 곡의 역할에 따른 이름, 순서 등을 형식으로 정해 놓았는데 이를 전례문이라 한다. 전례문에는 고유문(Proporium, 미사가 행해지는 날과 목적에 따라 고유하게 쓰이는 예문)과 그와 대조되는 통상문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고유문에는 미사의 성격이 스며들어가 있고 통상문은 붙박이로 보면 될 것이다. 전통적인 순서와 내용은 대개 이렇다. 

입당송(Introitus) - 키리에(연민의 찬가) - 승계송(Graduale) - 연송(Tractus) - 부속가(Dies Irae, 진노의 날) - 봉헌송(Offertoriu m) - 상투스(Sanctus, 감사의 찬가) - 아뉴스 데이(Agnus Dei, 신의 어린 양) - 영성체송(Communio)로 이루어지며 이상의 예문들 가운데 키리에, 상투스, 아뉴스 데이 등은 보통의 미사에서도 쓰이는 통상문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고유문이다. 

따라서 레퀴엠에서는 일반 미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로리아Gloria’ ‘크레도 Credo’ 또는 ‘알렐루야 Alleluja’ 같은 기쁨의 표현을 갖는 예문은 쓰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어있다. 당연하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니까. 엄숙 또 엄숙이다. 

레퀴엠의 입당송 첫 구절은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라고 되어 있다. 이 기도는 두 번째 예문인 승계송의 첫 구절에서 또 한 차례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 승계송은 레퀴엠 고유문 중 가장 오래 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부속가 ‘진노의 날’은 14세기 경에 성립됐으며 그레고리우스 선법으로 만들어졌고 대단히 극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 이후에 작곡된 베르디 [레퀴엠]의 ‘진노의 날’은 깜짝 놀랄 정도로 극적이다. 그러나 레퀴엠의 작곡에 있어서 반드시 위의 9개 부분이 순서대로 되어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한 개의 예문을 여러 개로 세분하거나, 여러 예문을 하나로 묶는 경우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리베라 메 Libera Me, 자유롭게 하소서’ 같이 전통적 미사 예문과 관련없는 악장이 삽입되기도 한다. 

모차르트는 어디까지 작곡했을까? 의뢰인은 누구일까? 

다시 모차르트의 [레퀴엠]으로 돌아가자. 그렇다면 이 미완의 작품에서 작곡가 모차르트가 썼던 부분은 어디까지일까. ‘인트로이투스’ 전체와 ‘키리에’에서 ‘오페르토리움’까지의 노래 성부와 베이스 그리고 관현악 성부의 주요 음형뿐이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미망인인 콘스탄체는 의뢰인에 대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을 걱정했다. 어떻게든 작품을 완성시켜야 했던 콘스탄체가 이 작품의 완성을 부탁한 사람은 생전의 모차르트가 높이 평가한 적 있었던 요제프 레오폴트 아이블러라는 사람이었다. 아이블러는 12월 27일 콘스탄체로부터 악보를 넘겨받고 ‘세쿠엔치아’의 오케스트레이션을 하며 ‘라크리모사’의 소프라노 성부를 쓰다가 작업을 중단하고 만다. 결국 이 일을 떠맡은 사람은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였다. 그는 아이블러가 손 댄 악보를 새롭게 필사해 고친 뒤 ‘세쿠엔치아’ ‘오페르토리움’의 관현악과 ‘라크리모사’의 9마디 이후 ‘상투스’ ‘베네딕투스’ ‘아뉴스 데이’를 새롭게 작곡해 넣었다. ‘코무니오’는 곡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키리에’의 음악을 이용해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레퀴엠]은 의뢰자에게 무사히 전달되었다. 콘스탄체는 모차르트가 선수금으로 받았던 작곡료의 나머지 절반을 받았다. 1793년 1월 2일, 궁정 도서관장이었던 고트프리트 판슈비텐 남작(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모차르트의 지지자로 등장한다)의 도움으로 성사된 콘스탄체를 위한 자선 연주회에서, 그녀는 비로소 남편이 마지막으로 남긴 [레퀴엠]을 듣게 된다.

그럼 수수께끼의 그 의뢰인은 누구였을까? 그는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이었다. 백작은 1791년 2월 세상을 떠날 아내를 추모할 목적으로 [레퀴엠]을 주문했고 그것을 자신이 작곡했다고 하면서 1793년 12월 14일 자신의 지휘로 연주했다. 권력자가 음악가의 재능을 돈을 주고 자신의 것처럼 속이는 일은 18세기 당시에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이때 쥐스마이어는 [레퀴엠]을 자신이 추가로 작곡해 완성시켰음을 출판인 브라이트코프에 편지로 전해 확실히 했다. 어쨌든 [레퀴엠]은 완성되었지만, 이 작품을 진정한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첫째는 쥐스마이어가 가필을 한 부분이 모차르트의 음악성을 생각해볼 때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그것을 정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쥐스마이어의 가필 자체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그대로 옹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여러 개의 판본이 제각기 설득력 있는 주장을 내세우며 등장했다. 모차르트 [레퀴엠] 음반을 고를 때 판본에 유의해야 하는 까닭은 연주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곡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쥐스마이어를 옹호하면서 최소한의 변화만을 시도한 바이어 판, 아이블러가 보필한 부분을 강조한 로빈즈 랜던판, 쥐스마이어의 ‘상투스’와 ‘베네딕투스’를 아예 빼버린 대담한 리처드 몬더판, 쥐스마이어의 원래 부분을 고쳐쓴 로버트 레빈판이나 던컨 둘스판 등이 있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모차르트 [레퀴엠]은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열린 텍스트’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차르트, 레퀴엠 [Mozart, Requiem In D minor K. 626]

임종 직전의 모차르트를 그린 상상화. [레퀴엠]은 모차르트가 남긴 최후의 미완성 걸작이다.

작품 개요 및 악곡 해설

레퀴엠은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미사곡이며 곡의 처음에 놓인 입제문(入祭文)이 ‘안식’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레퀴엠’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고 있다. 곡의 구성은 미사 통상문에서 글로리아와 크레도를 빼고 레퀴엠 고유문을 더한 것으로 브람스(독일)의 「독일 레퀴엠」(성악곡)이나 포레(프랑스)의 「레퀴엠」 등 극히 특수한 예를 제외하고 입제문(Introitus) · 키리에(Kyrie) · 그라두알레(Graduale) · 트락투스(Tractus) · 세퀜티아(Sequentia) · 상투스(Sanctus) · 아뉴스 데이(Agnus Dei) · 성체배령송(Antiphona ad Dommunionem)의 순서로 구성되는데 그라두알레와 트락투스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가사는 어느 것이나 라틴어 전례문에 의했다. 

모차르트(오스트리아)의 「레퀴엠」 d단조는 이미 죽음을 예기하고 있었던 최만년의 작품이다. 세퀜티아인 「눈물의 날」을 끝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뒷일을 부탁받은 제자 쥐스마이어(Süssmayr, 1766~1803)가 보필 정정하고 오케스트레이션을 더해서 완성한 유작이다. 작곡을 의뢰한 것은 발제크(Franz von Walsegg)라는 백작인데, 그는 아내의 기일(忌日)에 자기의 작품으로 발표하기 위해 심부름꾼에게 익명의 의뢰장을 써 주고 모차르트(오스트리아)를 찾아가게 했다. 1791년 7월의 일인데, 그 심부름꾼이 회색 옷을 입고 이상한 용모에다가 아무래도 의뢰주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서, 모차르트(오스트리아)도 무척 깊이 생각한 모양이다. 마침 「마적」의 완성 때문에 몹시 바쁘긴 했지만 여전히 가난한 생활을 하던 그는 아내 콘스탄체와도 상의하여 고액의 보수로 이 일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자기의 죽음을 위한 레퀴엠이라는 생각이 종종 모차르트(오스트리아)의 가슴을 스쳤던 모양이다. 음산한 회색 옷의 사나이의 이미지에 위협을 받으며, 죽음의 자리에 누운 뒤에도 그는 레퀴엠의 완성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불행히도 미완성인 채 끝났다곤 하나, 모차르트(오스트리아) 만년의 고상하고 맑은 울림은 이 곡을 고금의 레퀴엠 중 최고 걸작의 하나가 되고 있다. 

편성은 혼성4부의 독창과 합창, 그리고 플푸트 · 오보에를 제외한 2관 편성의 관현악과 오르간에 의했다. 

제1곡 「입제창 Introitus

Adagio d단조 4/4. 목관의 느린 선율을 이어받아 베이스로 시작되어 소프라노에 달하는 합창이 ‘주여, 영원한 안식을’하고 노래하면서 차례로 참가한다. ‘천주여, 시온에서’부터는 소프라노의 독창으로 연주된다. 이어지는 ‘나의 기도를’은 합창이 되고 다시 베이스에서 소프라노로 ‘영원한 안식’ 이하를 이어받아 노래해 간다.

제2곡 「키리에 Kyrie

Allegro d단조 4/4.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키리에 엘레이손)’와 ‘그리스도여, 불쌍히 여기소서(크리스테 엘레이손)’에 의한 장대한 2중 푸가(독주곡)로서, 베이스 · 알토 · 소프라노 · 테너의 순서로 전개된다.

제3곡 「세퀜티아 Sequentia

전곡을 6부로 분할한 것이다.

제1부 「진노의 날 Diesirae Allegro assai d단조 4/4. 4부 합창에 의한 힘찬 곡이다.

제2부 「고요한 나팔 Tuba mirum Andante B플랫장조 2/2. 독주 트롬본의 도입 뒤 베이스로 시작되어 소프라노에 달하는 독창이 차례로 가사를 이어받아 부르고 마지막에 힘찬 4중창으로 끝난다.

제3부는 「우러러 보기에도 어질고 권위있는 대왕 Rex tremendae majestatis. 합창에 의해 카논 풍으로 전개되어 간다. Grave g단조 4/4의 곡이다.

제4부 「자비로운 예수여 기억하소서 Recordare jesu pie Andante F장조 3/4. 4중창에 의한 온화한 기분의 것이며, 관현악의 짧은 간주가 도처에서 연주된다. 

이어지는 제5부 「저주받은 자를 부끄럽게 하시옵소서 Confutatis maled ictis Andante a단조 4/4. 전반을 힘찬 남성 합창과 목소리를 부드럽게 한(sotto voce) 여성 합창이 번갈아 이어받아 부르며, ‘재와 같이’ 이하는 4부 합창으로 부른다. 

그 뒤 페르마타를 끼고 그대로 제6부 「그의 날과 눈물의 날인저 Lacrimosa dies illa Larghetto d단조 12/8. 4부 합창이 ‘사람은 죄가 있어 심판을 받으라고’ 이하를 부른다. 모차르트(오스트리아)는 이 여덟째 마디에서 붓을 놓았으며 이 후는 그의 지시에 따라 쥐스마이어가 작곡했다.

제4곡 「봉헌문 Offertorium

전곡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 「주예수 그리스도 Domine Jesu Christe Andante g단조 4/4. 4부 합창으로 시작되고 ‘원컨대 그들이 지옥에’부터는 테너 · 알토 · 소프라노 · 베이스의 순서로 푸가(독주곡)토가 전개되어 간다. 이 합창이 일단 끝나면 ‘돌아가다, 기수인 성 미카엘이’이하는 소프라노 · 알토 · 테너 · 베이스의 순서로 독창에 의한 카논이 되고, ‘이것은 주가 이전에 아브라함과’부터는 다시 합창의 푸가(독주곡)가 베이스부터 차례로 전개되어 장대하게 곡을 마친다.

제2부 「희생과 기도 Hostias Andante E플랫장조 3/4. 먼저 ‘주여, 찬미의 희생과 기도를’ 이하는 밝은 가락의 합창에 의해 불려지고 이어 g단조 4/4로 바뀌며, ‘이것은 주가 이전에 아브라함과’ 이하를 힘차게 부르고 끝난다.

제5곡 「상투스 Sanctus

이것도 전곡이 2부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 「거룩할진저, 만군의 천주이신 주 Sanctus Adagio D장조 4/4. 4부 합창이 힘차게 ‘거룩할진저(상투스)’를 세 번 반복하고, 후반의 ‘지극히 높은 곳까지 호산나’는 Allegro 3/4. 베이스 · 테너 · 알토 · 소프라노의 순서로 당당한 푸가(독주곡)를 전개한다.

제2부 「베니딕투스 Benedictus Andante B플랫장조 4/4. 우아한 전주 뒤 ‘주의 이름에 의해서’이하를 알토가 독창으로 부르고, 소프라노가 이것을 이어받아 간다. 이어 F장조로 옮겨가 베이스와 테너의 짧은 독창부를 끼고 4중창이 전개되어 간다. ‘지극히 높은 곳까지 호산나’는 Allegro 3/4. 전곡과 마찬가지로 푸가(독주곡)로 불려지지만 이번에는 테너 · 알토 · 소프라노 · 베이스의 순서이다.

제6곡 「아뉴스의 데이 Agnus Dei

Larghetto d단조 3/4. ‘세상의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 이하를 4부 합창이 세 번 반복한 뒤 마지막에 ‘영원히’하고 힘차게 덧붙이고 곡을 마친다.

제7곡 「성체배령송 Comrnunio

Adagio d단조 4/4. 성체 배령은 미사 전례의 중심이 되는 주요한 행사로, 성체란 최후의 만찬 때 그리스도가 자신의 피와 살에 비유한 포도주와 빵이다. 여기서는 제1곡 및 제2곡의 선율이 그대로 사용되어 최후의 장엄한 부분을 매듭짓고 있다.

먼저 제1곡의 소프라노 독창의 선율에 의해 여기서도 소프라노가 ‘주여, 영원한 빛을 그들의 위에 비추어 주옵소서’라고 부르기 시작하면, 이어 4부 합창이 이것을 받는다. 곡이 일단락되면 알레그로로 바뀌고 제2곡의 장려한 2중 푸가(독주곡)의 악상에 의해 ‘영원히 주의 성인과 함께 계시기를’이 전개된다. 마지막에는 다시 아다지오로 바뀌며, ‘주는 자비롭게 계시도다’하고 엄숙하게 부르고 전곡을 끝낸다.

[네이버 지식백과] 레퀴엠 d단조

레퀴엠 눈물의 날 - lekwiem nunmul-ui nal

작곡과 초연

모차르트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해진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극중에서는 모차르트를 시기한 살리에르의 음모로 위촉된다고 되어있지만 그것은 사실과는 다르다. 작곡된 동기는 모차르트 생애의 마지막 해인 1791년 여름 빈의 폰 발제그-스투파흐 (von Walstegg-Stuppach, 1763-1827) 백작의 의뢰를 받은 데 있다. 이 귀족은 열렬한 음악애호가이며 스스로 플룻이나 첼로를 연주할뿐더러 자신을 작곡가로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1791년 2월 14에 20세의 젊은 나이로 죽은 그의 부인을 위해서 "레퀴엠"을 작곡하여 자작이라고 칭한 다음 이 곡을 봉헌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그 대리 작곡가로서 모차르트를 택한 것이다. 모차르트 사후인 1793년 12월 14일에 Wiener-Neustadt에서 직접 악보를 사필하여 자신의 지휘로 이 곡을 연주했다는 점에서도 그가 이 곡을 자신이 작곡했노라고 주장했을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하지만 곡의 공개 초연은 같은 해 1월 2일 빈에서 판 쉬비텐 (van Swieten) 남작이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Constanze)를 위해 마련한 연주회에서 이뤄졌다. 곡은 모차르트가 죽기 직전에도 모차르트 앞에서 간소히 초연됐다고 전해지는데 모차르트 스스로 라크리모사에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전해진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이 곡의 작곡 의뢰는 잿빛 복장의 미지의 사나이로부터 행해졌으므로 이미 병에 시달리고 있던 모차르트에게는 심한 환영 같은 충격을 심어주었다. 이 당시 모차르트는 이미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을 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가 이 곡을 미완으로 남겨두고 영면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모차르트는 1791년 여름에 두개의 마지막 오페라와 클라리넷 협주곡 등 많은 곡에 착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뢰를 받고 곧 작곡에 착수하지는 못했으며 곡의 작곡은 죽기 직전까지 지속되었고 결국 그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모차르트에 의해 완성된 부분은 Introitus 전체, Kyrie의 대부분, Sequentia와 Offertorium의 성악 파트와 저음 파트 그리고 중요한 악기의 선율 뿐이었다. 특히 Sequentia의 끝 곡인 Lacrimosa는 8째 마디까지만 작곡되어 있었다.

모차르트 사후에 이 미사곡을 완성시키는 것은 부인 콘스탄체에게는 무척 급박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미 계약금의 절반을 받았으며 만약 완성시키지 않으면 되돌려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맨 먼저 모차르트가 높이 평가하던 제자 이블러 (Josef Eybler, 1765-1845)에게 보필을 의뢰하였다. 그러나 이블러는 Dies Irae와 Confutatis의 오케스트레이션과 Lacrimosa(10 번째 마디까지)를 조금 손댄 뒤 그만 두었다. 그 후에 여러 명의 작곡가에게 의뢰되었지만 결국 모차르트의 또 다른 제자인 쥐스마이어 (Franz Xaver Suessmayer, 1766-1803)가 맡게 되었다. 그는 모차르트가 죽기 전까지 그와 함께 있었으며 이 곡의 마지막 작곡 방향에 대해서 지시를 받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Sequentia와 Offertorium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완성했으며 이어지는 Sanctus, Benedictus, Agnus Dei는 순수히 쥐스마이어에 의해 작곡됐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이 당시 그의 젊은 나이로 미뤄보거나 그가 별 다른 작품을 남긴 일이 없다는 것으로 감안할 때 이 뒷부분들은 모차르트의 스케치나 모차르트가 생전에 레퀴엠의 작곡을 위해 연주하던 것을 듣고 기억하여 작곡에 이용했으리라는 추측이 있다. 레퀴엠의 끝 곡인 Commnio는 곡의 첫 부분인 Introit와 Kyrie의 선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모차르트가 제자들에게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쥐스마이어가 완성시킨 레퀴엠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악보이긴 하지만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해 후에 많은 비판이 따랐다. 현대 작곡가들에 의해 다양한 보완 작업이 이루어져서 판본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들이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 리차트 마운더 그리고 독일의 프란츠 바이어의 작업들이다. 그 중 바이어 판은 최근 쥐스마이어 판 다음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쥐스마이어 판의 오류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과 음악가들의 수정은 계속되고 있지만 특정 판본만이 가치의 기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충분한 존재 이유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판본은 모차르트 레퀴엠을 바라보는 2차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진정 중요한 점은 어떤 연주가 가장 사람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인가에 달려있다.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해 올리는 진혼 미사에 사용되는 음악이다. 

Requiem in D Minor K.626

I. Introit : Requiem

Adagio D단조 4/4박자

제1곡 인트로이투스(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시옵소서. 끝없는 빛을 그들의 머리 위로 비춰 주시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옵소서’라고 노래한다.

Ⅰ. 인트로이투스(Introitus)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인트로이투스는 레퀴엠의 장엄한 분위기를 암시하며, 특징적으로 사용된 단2도 음형이 이후 악상에서도 중요하게 전개된다.

천천히 암울하게 흐르는 현악기의 선율 사이로 바셋혼과 파곳이 깊은 사색의 소리가 이어진다. 그리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곡이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서주 다음에는 베이스로부터 소프라노까지 "Requiem"을 시작으로 계속 이어지게 된다. 그 뒤에 "et lux perpetua" 에서는 말 뜻대로 "끊임없는 빛"처럼 밝아지면서 소프라노 독창으로 이어진다. "Te decet hymnus Deus"라고 시작되는 소프라노의 독창 뒤에는 바순과 현이 이를 받쳐주듯이 진행된다. 다시 투티를 거쳐서 "Exaudi orationem neam"를 부른 뒤 서서히 종결부로 치닫게 된다.

I. Introit : Requiem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et lux perpetia luceat eis.
Te decet hymnus, Deus, in Sion.
et tibi reddetur votum in Jerusalem.
Exaudi orationem meam,
ad te omnis caro veniet.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et lux perpetua luceat eis.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합창 ]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영원한 빛을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 소프라노 독창 ]

시온에서 찬미함이 마땅하오니
예루살렘에서 내 서원 바쳐지리이다.

[ 합창 ]

나의 기도, 나의 기도 들어주소서
모든 사람들이 당신께 오리이다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II. Kyrie

Allegro - Adagio D단조 : 4.4박자

제2곡 키리에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앞, 뒤 곡을 연결시키는 음악적 이음새 역할을 하며 첫 부분부터 장대한 합창이 전개된다. 알토, 베이스가 서로의 주제를 제시하면서 음악의 드라마틱한 효과가 증대된다.

Ⅱ. 키리에(Kyrie eleison) 2중 푸가로 시작되는 키리에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가사에 붙여진 장대한 음악이다.

가장 짧은 텍스트이지만 그 음악적 효과는 훌륭하다. "Kyrie eleison"과 "Christe eleison"이지만 앞 뒤 곡을 연결시키는 음악적 역할로써는 손색이 없다. 첫 부분부터 심각한 2중 푸가가 시작됨으로 매우 독특한 음악적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알토와 베이스가 각각 복잡하게 서로의 주제를 이야기함으로써 극적 효과가 더 커지고 있다.

II. Kyrie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III. SEQUENTIA [연속된 노래들]

(1) Dies irae

Allegro assai D단조 : 4/4박자

(1) 진노의 날(Dies irae) “이 날이야말로 진노의 날이여, 다비드와 시빌이 예언한 대로 세상은 재로 화할 것이요. 사람들의 두려움은 어떠할 것인가. 심판의 날이 다가올 때” 두려움 속에 전개되는 진노의 날에는 끊임없는 긴장감이 이어진다.

1. Dies irae (진노의 날) 극적인 텍스트를 통해 격렬한 감정이 터져나오는 부분이다. 화려한 연주가 곡 전체를 통털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SEQUENTIA는 6곡으로 나누어지며 첫 곡이 이 곡이다. 앞 곡이 상당히 의미심장한 종결을 맺음으로써 이 곡에서 경외감이나 전율감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강렬한 투티와 추진력 있는 템포를 바탕으로 격렬한 감정을 유감없이 표현한다. 특히 소프라노, 알토, 테너의 "Dies irae"와 베이스의 "Quantus tremor" 가 서로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부분은 매우 뚜렷한 인상을 심어준다. 베이스의 효과는 그 가사처럼 두려움을 느낄 정도이다. 마지막까지 현의 치열한 연주도 극적 효과의 상승에 큰 보탬이 된다.

(1) Dies irae

Dies irae, dies illa
Solvet saeclum in favilla,
Teste David cum Sibylla
Quantus tremor est futurus
Quando judex est venturus
Cuncta stricte discussurus

진노의 날, 운명의 날 [ 합창 ]

진노의 날 다빗시빌 예언따라
세상 만물 재 되리라
모든 선악 가리시리
심판관이 오실 그때에
놀라움이 어떠하랴?
진노의 날 다빗시빌 예언따라
세상 만물 재 되리라
모든 선악 가리시리
심판관이 오실 그때에
놀라움이 어떠하랴?
모든 선악 가리시리, 진노의 날 그날 오면
모든 선악 가리시리, 진노의 날 그날 오면
모든 선악 가리시리, 심판관이 오실 그때,
놀라움이 어떠하랴?

(2) Tuba mirum

Andante Bb장조 : 2/2박자

(2) 놀라운 나팔소리(Tuba mirum) “놀라운 나팔소리가 세상의 모든 무덤 위에 울리며 모든 이를 보좌 앞에 모으리라. 심판 주께 답변하러 모든 피조물이 깨어날 때 죽음이 엄습하고 만물은 진동하리.” 트롬본의 연주로 시작되는 선율에 베이스가 응답하며, 두 파트는 서로 대화하듯 전개된다.

2. Tuba mirum (놀라운 금관 소리 울려퍼지네) 트롬본 울림으로 시작해 베이스가 힘차게 노래한다. ‘이상한 나팔이 전 인류를 옥좌 앞으로 모이게 하리라’에서 베이스와 트롬본이 대화하듯 나아가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앞 곡의 격렬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트롬본이 베이스에 앞서 연주되고 뒤따라 나오는 베이스는 서로 대화하듯 시작된다. 이후에 테너, 알토, 소프라노의 순서로 계속 이어진다. 이 부분이 독창자의 기량과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가장 선명하게 나타내는 부분이다.

(2) Tuba mirum 

Tuba mirum spragens sonum
Per sepulcra regionum
Coget omnes ante thronum
mors stupebit et natura
Cum resurget creatura
Judicanti responsura.
Liber scriptus profetetur
In quo totum continetur
Unde mundus judicetur.
Jedex ergo cum sedebit
Quidquid latet apparebit,
Nil inultum remanebit.
Quid sum miser tunc dicturus
Quem patronum rogaturus,
Cum vix jusutus securus?

놀라운 금관 소리 울려 퍼지네 독창, 중창 ]

[ 베이스 솔로 ]

나팔소리 무덤 속의 사람들을 불러
어좌 앞에 모으리라

[ 테너 솔로 ]

주의 심판 때 대답하리
조물들이 부활할 때 죽었던
만물의 혼이 깨어나리
모든 선악 기록한 책 만민 앞에 펼쳐놓고
세상 심판 하시리라

[ 알토 솔로 ]

심판관이 좌정할 때 숨은 죄악 탄로되어
벌 없는 죄인 없으리라

[ 소프라노 솔로 ]

성인들도 불안커늘 미진한 이 몸 어찌하리오
무슨 변명 청해보리오?

[ 합창 ]

무슨 변명 청해보리오
무슨 변명, 무슨 변명 청해보리오?

(3) Rex tremendae

G단조 : 4/4박자

(3) 전능하신 대왕이시여(Rex tremendae) “위엄과 공포의 왕, 대가 없이 우리를 구하시니. 긍휼의 근원이시여, 그때에 우리를 도우소서.” 대왕의 위엄을 표현하기 위해 점음표 리듬으로 긴박감을 전한다.

3. Rex tremendae (무서워해야 할 대왕이시여) 앞선 ‘Dies irae’와 유사한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등장한다. 이어지는 ‘salva me’에서는 애절한 분위기가 심금을 울린다.

포르테로 시작되는 "Rex tremendae"는 그 뜻처럼 앞부분의 "Dies irae"와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이다. 처음 시작되는 부분의 합창은 당연히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salva me"에서는 역시 나를 도와달라는 의미처럼 애절한 분위기로 반전하게 된다. 특히 합창이 잦아들면서 더욱 간절히 도움을 바라는 심정으로 부르는 부분에서 감정의 정점에 도달한다.

(3) Rex tremendae

Rex tremendae majestatis,
Qui salvandos salvas gratis,
Salva, me, fons pietatis.

무서운 대왕 [ 합창 ]

지엄대왕 자비로와 뉘우친 이 구하시니
지엄대왕 자비로와 뉘우친 이 구하시니
나도 함께, 나도 함께 구하여 주소서

(4) Recordare

Andante F장조 : 4/4박자

(4) 헤아려 주소서(Recordare) “거룩하신 예수여 기억하소서. 최후의 심판 날에 죄를 용서하소서.” 차분하게 시작된 이 곡은 레퀴엠 주제가 장조로 전개되면서도, 현악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긴 악곡이다.

4. Recordare (주여 생각해보소서) 앞 곡 끝의 음조를 그대로 받아 첼로와 바세트 호른 2대의 트리오에 의한 서주가 이어지며 4중창이 진행된다.

앞 곡의 분위기를 이어받아서 첼로와 바셋혼에 의한 서주가 이어진다. 그 뒤로 솔로의 4중창이 진행된다. 처음의 "Recordare" 부분과 중간의 "Ingemisco tamquam reus" 그리고 "Preces meae non sunt dignae"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중간부분이 조금 변형되어있는 반면 처음과 마지막은 같은 형식으로, 3부형식을 이루고 있다.

(4) Recordare

Recodare, Jesu pie,
Quod sum causa tuae viae,
Ne me perdas illa die.
Quaerens me sedisti lassus,
Redemisti crucem passus,
tantus labor non sit cassus.
Juste jedex ultionis
Donum fac remissionis
ante diem rationis.
Ingemisco tamquam reus,
Culpa rebet vultus meus,
Supplicanti parce, Deus.
Qui Mariam absolvisti
Et latronem exaudisti,
Mihi quoque spem dedisti.
Preces meae non sunt dignae,
Sed tu tonus fac benigne,
Ne perenni cremer igne.
Inter oves locum praesta,
Ey ab haedis me sequestra,
Statuens in parte dextra
.

주여 생각해 보소서

[ 알토 솔로와 베이스 솔로 ]

착하신 예수 기억하사

[ 소프라노 솔로와 테너 솔로 ]

주의 강생 기리시어

[ 네 독창자 함께 ]

나의 멸망 거두소서 나의 멸망 거두소서
나를 찾아 기진하고 십자가로 나를 구하신
참된 은총 보람되도록
정의로운 심판 주여
심판하실 그날 전에
우리 죄를 사하소서,
우리 죄를 사하소서
불쌍한 나 지은 죄로
얼굴 붉혀 구하오니
우리 간구 들으시고
내게 희망 주옵소서
나의 기도 부당하나 주의 인자 베푸시어
영원한 불길 꺼주소서
산양중에 나를 가려 면양이라 일컬으사
오른편에 세우소서, 오른편에 세우소서.

(5) Confutatis

Andante A단조 : 4/4박자

(5) 심판으로 저주받은 자는(Confutatis) “사악한 자들을 깨워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심판하실 때 나를 부르사, 주의 성자들로 둘러싸소서.” 격정적인 남성 합창과 구원을 비는 여성 합창의 대조가 돋보인다.

5. Confutatis (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남성 합창이 거친 관현악 반주를 타고 ‘저주받은 자의 상’을 격렬한 정서로 이야기한다. 반대로 여성 합창은 구원을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남성 합창과 격렬한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저주받은 모습을 이야기하면 여성 합창이 단순한 반주와 함께 구원을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 두 가지 모습이 아주 상반된 형태를 나타내지만 다시 전체 합창이 하나로 모인다. 이것은 "Oro supplex et acclinis (엎드려 원합니다)"라는 새로운 합일점을 이루면서 노래한다. 정-반-합의 구조를 보인다.

(5) Confutatis

Confutatis maledictis
Flammis acribus addictis,
Voca me cum benedictis.
Oro supplex et acclinis
Cor contrinum quasi cinis,
Gere curam mei finis.

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 테너와 베이스 ]

악인들을 골라내어 불길 속에 던지실 제
불길 속에 던지실 제

[ 소프라노와 알토 ]

주여, 나에게 당신의 축복 베푸소서

[ 테너와 베이스 ]

악인들을 골라내어 불길 속에 던지실 제
악인들을 골라내어 불길 속에 던지실 제

[ 소프라노와 알토 ]

주여, 당신의 축복 베푸소서
주여 나에게 당신의 축복 베푸소서

[ 합창 ]

재 되도록 마음을 태워
엎드려 구하오니
나의 종말, 나의 종말 돌보소서

(6) Lacrimosa

Largetto D단조 : 12/8박자

(6) 눈물의 날(Lacrimosa) “아! 비탄의 날이여. 죄로부터 일어날 때 인간의 죄는 심판을 받고 거룩한 예수여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전체 악곡 중에 가장 애절하며 서정적인 이 부분은 모차르트의 마지막 창작력이 돋보이는 악곡이다. 모차르트는 8마디에서 작곡을 중단했으며, 이후 제자 쥐스마이어가 나머지를 완성했다.

6. Lacrimosa (눈물과 한탄의 날) 탁월한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서정성이 돋보이며 [레퀴엠]의 애통함이 정점을 이루는 곡이다. 긴장된 고양감은 모차르트의 창조적 생명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것을 애달프게 보여주는 듯하다. 악장의 끝에 등장하는 ‘레퀴엠 주제’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도 감동적이다. 장대한 세쿠엔치아의 최후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아멘’을 위해 모차르트는 거대한 푸가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모차르트 레퀴엠의 애통한 감정의 정점을 이루면서 가장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곡이다. SEQUENTIA를 종결짓는 거대한 악상을 준비하다 모차르트는 숨을 거두게 된다. 비록 쥐스마이어가 보탠 마지막 "Amen"이 이러한 모차르트의 의도에 100%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훌륭한 음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곡의 구조는 참으로 단순하지만 그 선율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한 번의 상승 후에 서서히 낮아지는 형태는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듯 하다. 마지막 "Amen"에서는 더욱 가슴을 파고드는 감격이 있다.

생활고에 찌들었던 모차르트의 말년에 레퀴엠을 작곡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음에 모차르트는 그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그 의뢰가 자신의 마지막을 담게 될 레퀴엠이 되고 만다. 모차르트는 죽기 전날 친구들과 위의 '라크리모사'를 연습하던 도중 울음을 터트리게 된다. 한 친구가 분위기를 바꾸려고 마술피리 중 파파게노의 아리아 나는 새잡이를 불렀고, 이에 모차르트는 "그래, 나는 새잡이야"라고 힘없이 말하며 그날 밤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가 라크리모사의 여덟 번째 마디까지 써놓고영원히 펜을 내려놓앗던 탓에 지금 우리가 듣는 레퀴엠은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쥐스마이어가 후반부를 완성한 판본이다.. 곡의 반복되는 선율의 오묘함. 그리고 마지막 모두를 경건하게 만드는 아멘까지.. 이 곡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무거움을 예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위대한 곡이다.

(6) Lacrimosa

Lacrimosa dies illa.
Qua resurget et favilla
Judicantus homo reus.
Huic ergo parce, Deus,
Pie Jesu Domine,
Dona eis requiem,
Amen.

눈물과 한탄의 날 [ 합창 ]

눈물의 날, 그 날, 
티끌로부터 부활하여 
죄인은 심판을 받으리라. 
하오니 그 사람을 어여삐 여기소서. 
하느님 자비로우신 주 예수여, 
저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아멘

IV.  Offertorio [봉헌문]

제4곡 오페르토리움 (봉헌송) 1. Donmine Jesu Christe (주 예수 그리스도)와 2. Hostias (주께 바칩니다)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 Donmine Jeus Christe

Andante con moto G단조 : 4/4박자

(1) 주 예수 그리스도여(Domine Jesu) 모차르트는 눈물의 날(Lacrimosa)에서 작곡을 중단했던 악상을 오퍼토리움에서 이어나갔다. “영광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지옥의 형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원하소서” 전체 합창이 같은 선율을 노래하는 이 부분은 어둠 속에서 구원하여 거룩한 빛의 세계로 이끌어달라는 가사를 묘사하고 있다.

"영광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내용과 함께 시작된다. 텍스트의 4번째 줄인, "사자(lion)의 입에서 해방하소서"부터 단순하게 외치는 "de ore leonis"에 대해서 "ne absorbeat (그들을 지옥에 보내지 않는다)"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 후 "주가 전에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와 같이"가 경쾌한 음을 바탕으로 계속 반복되면서 진행된다.

(1) Donmine Jeus Christe

Domine Jesu Christe, rex gloriae,
libera animas omnium fidelium
defunctorum
de peonis inferni
et de profundo lacu.
Libera eas de ore leonis,
ne absorbeat eas tartarus,
ne cadant in obscurum;
sed signifer sanctus Michael
repraesentet eas in lucem sanctam,
quam olim Abrahae promisisti
et semini eius.

주 예수 그리스도

영광의 왕, 주 예수, 그리스도.
죽은 모든 신자들의
영혼을
지옥의 형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하소서
사자의 입으로부터 그들을 구하소서
지옥이 그들을 삼키지 않게 하시고
그들이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성 미카엘의 인도에 따라
일찍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약속하신
거룩한 빛의 세계로
그들을 이끄소서

(2) Jeus Hostias

Andante -Andante - Andante con moto Eb장조 : 3/4박자

(2) 제물과 봉헌(Hostias) “주여, 찬양과 기도의 제물을 드리니. 오늘 우리가 추도하는 영혼들을 위해 받아주소서” 편안하고 단순한 느낌의 악상이 전개되는 악곡이다.

앞 곡은 상당히 폴리포닉한 구조인 반면 이 곡에서는 단순한 호모포니로 진행된다. 곡 전반이 상당히 부드럽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시 앞의 "도미네 예수"에서 불리워졌던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바와 같이"가 다시 반복되어 나타난다. 그 후 곡은 나지막하게 끝맺는다.

(2) Jeus Hostias

Hostias et preces tibi, Domine,
laudis offerimus,
tu suscipe pro animabus illis,
quarum hodie memoriam facimus:
fac eas, Domine, de morte
transire ad vitam,
quam olim Abrahae promisisti
et semimi eius.

주께 바칩니다

주여, 찬양과 기도의 제물을 드리니 오늘
우리가 추도하는 영혼을 위해 받아주소서
주여, 일찍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약속하신 것처럼 그들을 사망을 지나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지옥의 형벌로부터 신자들의
영혼을 구하시어 그들을 사망을 지나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V. Sanctus

Adagio - Allegro D장조 : 4/4박자

제5곡 상투스 (거룩하시다) 강하고 힘찬 모습으로 ‘Sanctus’를 외치는데 앞의 ‘Dies irae’의 격렬한 모습과 유사하다.

Ⅴ. 상투스(Sanctus) 이 부분부터 전적으로 쥐스마이어가 혼자 작곡하였다. “거룩, 거룩, 거룩, 만군의 주. 하늘과 땅이 그분의 영광으로 가득하도다. 높은 곳에서 호산나!” 진노의 날(Dies irae)에 사용된 주제가 사용되고 있다.

포르테의 투티로 힘차게 "Sanctus"가 시작된다. 이 부분은 "Dies irae"의 진행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악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 후 "Hosanna"부터는 다시 Allegro로 바뀌면서 더욱 활기를 찾는다.

Sanctus

Sanctus, sanctus, sanctus
Dominus Deus Sabaoth!
Pleni sunt coeli et terra gloria tua.
Hosanna in excelsis!

거룩하시다

거록, 거룩, 거룩
만군의 주
하늘과 땅이 그분의 영광으로 가득하도다
높은 곳에서 호산나!

VI. Benedictus

Andante - Allegro Bb장조 : 4/4박자

제6곡 베네딕투스 (주에 축복 있으라) 제1바이올린의 선율에 이어 알토의 독창이 ‘주의 이름으로부터 오는 이에게 축복 있을지어다 Benedictus qui venit’ 라고 축복한다. 이 선율은 1784년 당시 모차르트가 여제자에게 준 [바르바라 플로이어를 위한 연습 노트]로 알려진 작곡입문 첫 머리에 나오는 선율과 일치한다. 쥐스마이어가 완성한 악장도 스승의 악상에 크게 의존했음을 알려준다. 

Ⅵ. 베네딕투스(Benedictus) “주의 이름으로부터 오는 이에게 축복 있을 지어다” 쥐스마이어는 모차르트가 1784년에 작곡한 선율을 사용하여 이 곡을 완성했다.

바이올린의 선율을 출발로 알토의 독창이 시작된다. "주의 이름에 위해서 오시는 분"이 독창 4부에 의해서 충분히 노래된다. 그 뒤 끝 부분에서는 다시 "Sanctus"의 마지막 "Hosanna" 부분을 도입해서 장엄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끝맺는다. 이 부분이 바이어 판본에서는 쥐스마이어 판본과는 다르게 처리되어 있어 쉽게 알 수 있다.

Benedictus

Benedictus qui venit in nomine Domini.
Hosanna in excelsis!

주의 축복 있으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양 받으소서
높은 곳에서 호산나!

VII. Agnus Dei

D단조 : 3/4박자

제7곡 아뉴스 데이 (하느님의 어린 양) 저음 비트에 미세한 현의 움직임이 얽히며 엄숙한 표정의 함창이 세상을 떠난 이의 안식을 기원하며 노래한다. 선율 전체의 베이스 선이 ‘레퀴엠 주제’와 강한 연관성을 지닌다.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쓴 3개의 악장 가운데 가장 충실한 모차르트의 정신을 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Ⅶ. 아뉴스 데이(Agnus Dei) “하나님의 어린 양, 세상 죄의 짐을 지신 신이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한 안식을 기원하는 경건한 노래이다.

팀파니의 울림과 현의 울림이 섞여진 사이에 서서히 합창이 시작된다. 죽은 자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는 내용의 가사인 만큼 매우 경건한 분위기이다. "영원한"이라는 "sempiternam"이라는 마지막 끝맺음을 이어서 코무니오가 연결된다. 전체적인 구성이 호모포니로 진행되면 매우 간결하면서 일관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Agnus Dei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eis requiem sempiternam.

하나님의 어린양

하나님의 어린 양, 세상 죄 짐 지신이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소서.
주께 대한 찬양이 시온에서 드려지고,
예루살렘에서 서원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VIII. Communio[제찬봉령]

Lux aeterna

Adagio, Allegro - Adagio D단조 : 4/4박자

제8곡 코무니오 (제찬 봉령) 1곡 인트로이투스와 2곡 키리에의 선율이 다시 사용된다. 곡의 처음과 끝을 동일하게 처리해 [레퀴엠]의 음악적 구성 전체에 동질성이나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한 타당한 방법이라 할 만하다. 모차르트가 미리 지시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2곡 키리에처럼 템포를 늦추며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Ⅷ. 코뮤니오(Communio) “주여,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자애로운 주여.” 쥐스마이어는 텍스트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모차르트가 작곡한 인트로이투스와 키리에의 일부를 사용했다. 느린 템포 속에서 엄숙하게 곡이 끝마쳐진다.

이 곡은 처음의 인트로이투스의 제 19 마디 이후 끝까지와 키리에 전체 음표에 "Lux aeternam luceat eis (영원한 광영을 그들 위에 빛내 주소서)"로 시작되는 COMMUNIO 전문을 인용하여 완성하고 있다. 이는 모차르트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 뿐만 아니라 가사 자체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도 처음 부분과 비슷하게 됨으로 인해서 얻는 점이 많다. 처음과 끝이 같으므로 인해서 구성 자체가 동질성이나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마지막은 Kyrie처럼 Adagio로 템포를 늦추면서 장엄하게 끝맺는다.

Lux aeterna

Lux aeterna luceat eis, Domine,
cum sanctis tuis in aeternum,
quia pius es.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et lux perpetua luceat eis,
cum sanctis tuis in aeternum,
quia pius es.

그들에게 영원한 빛이 내리게 하소서

주여, 영원한 빛을

영원히 주의 성인들과 함께

자애 깊으신 주여

Lacrimosa - 눈물과 한탄의 날은 비통한 감정이 극에 달하는 부분이다.

추천음반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몬더판인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고음악 아카데미의 녹음(루아조뤼르, Decca)은 에마 커크비를 위시한 독창자들이 한 폭의 그림 속 주인공처럼 작품에 녹아들고 있다. 합창의 순도가 매우 높고 목소리와 기악의 어우러짐이 지극히 아름답다. 원전연주 중에 고전으로 남을 음반으로 첫손에 꼽고 싶다. 

쥐스마이어 판인 카를 뵘/빈 필의 연주(DG)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애청음반이었다. 곡의 강건한 구조적인 측면을 그 비극성을 엄숙하게 드러낸 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통의 명연이다. 윌리엄 크리스티 지휘, 레자르 플로리상의 연주(Erato) 역시 쥐스마이어판을 채택했는데, 전체적인 곡의 흐름이 압도적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유기질처럼 살아 있는 듯하다.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로버트 레빈 판을 사용한 마틴 펄만 지휘, 보스턴 바로크의 연주(Telarc)는 소규모 앙상블이 화문석의 씨줄과 날줄처럼 올올이 정교한 맺음새를 자랑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세밀한 원전 연주로 들어볼 만하다. 바로크/고전 종교 성악곡들에서 헤레베헤를 빼놓을 수 없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연주(HMF)는 쥐스마이어판에 대한 오랜 숙고의 결과라 할 수 있는데, 헤레베헤의 다른 해석에서도 볼 수 있는 어슴푸레한 합창에 관악기들의 드라마틱한 포효가 섬광처럼 번뜩인다. 안개처럼 불투명한 모습이 어찌 보면 사자를 위한 진혼곡이라는 레퀴엠의 분위기와 성격상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지휘자 Neville Marriner 

  • 연주자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 Chorus 
  • 녹음연도 1990년 레이블 Philips 432 087-2 

모차르트가 1791년 12월 5일에 사망함으로써 결국 미완성이 된 이 작품은 작곡 당시의 정황 때문에 오랫동안 온갖 낭만적인 추측을 낳았다. 지금은 모차르트에게 장례 미사곡을 의뢰한 익명의 인물이 모차르트의 곡을 가로채려는 사악한 백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모차르트는 이 곡의 작곡에 적극적이었다. 보수가 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빈의 성 스테판 성당의 음악 감독 자리를 받기 위해 종교 음악 작곡가로서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10월에 작곡을 시작할 때만 해도 그의 건강은 양호했다. 그러나 곧 건강이 악화되면서 11월 말에는 자리보전을 하고 누워야 했다. 

아마도 죽어가는 모차르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레퀴엠을 완성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는 전반부를 완성했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초안 악보와 몇 가지 지시 사항만을 남겼다. 나머지 부분은 그것을 바탕으로 제자인 프란츠 하베르 쥐스마이어가 완성해야만 했다. 모차르트의 명성은 이 레퀴엠 덕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이 뭐든, 레퀴엠에는 바로크 시대의 엄격함과 까다로운 화음과 뛰어난 선율이 독창적으로 결합해 있다는 점에서 음악양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네빌 마리너의 1990년 녹음은 파워와 진지함과 정교한 스타일과 가벼운 터치가 잘 버무려져 있다. 관현악단은 곡의 어두운 울림을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합창단은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른다. 솔로 4중주도 뛰어나다. 공포가 담긴 무시무시한 환상에서 가슴을 관통하는 슬픔과 무한한 아름다움까지 절절하게 전달하는 이 음반은 꼭 들어보아야 한다.

음반

Orchestre des Champs Elysées, Collegium Vocale Philippe Herreweghe
Harmonia Mundi HMC 901620
Dramatic and well-honed period-instrument account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Vienna State Opera Chorus · Georg Solti
Decca 433 288-2
Recorded on the bicentenary of Mozart's death

Michael Haydn : Requiem
The King's Consort · Robert King
Hyperion CDA 67510
fascinating comparison with Mozart's Requiem

[네이버 지식백과] 레퀴엠 [Requiem]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2009. 6. 1., 매튜 라이, 스티븐 이설리스, 이경아, 이문희)

모차르트: 레퀴엠 라단조 KV 626

Karl Bohm -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Edith Mathis (에디트 마티스; 소프라노), Julia Hamari (줄리아 하마리; 알토), Wieslaw Ochman (비스바브 오흐만; 테너), Karl Ridderbusch (칼 리더부쉬; 베이스)
빈 국립 오페라 합창단 (Wiener Staasopernchor)

칼 뵘 (Karl Bohm)의 이 유명한 연주는 해석이 번스타인의 그것과 일견 비슷한 것 같으면서 아주 이질적이다. 첫 번째는 그 판본이 다르다는 점이며 (칼 뵘은 쥐스마이어 판본, 번스타인은 바이어 판본이다), 두 번째는 템포설정을 비롯한 구성력의 차이다. 칼 뵘은 전체적으로 느리게 전부 길게 늘어뜨린 형식이다. 그래서 사람을 쉽게 피곤하게 만든다. 감상자의 숨통을 죄어오는 듯한 답답함이 있을 때와 숭고한 마음이 들 때와 아주 편안할 때가 공존하는 연주다. 그래서 칼 뵘의 연주는 처음 들으면 아주 편안하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지극히 숭고한 마음까지 생기게 한다. 그러다 시간이 더욱 흘러 점차 익숙해지면 답답하다는 결국 느낌에까지 이르게 된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것이 많이 작용하는 연주로 처음 듣고 난 뒤에 자주 이 음반을 집어들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 음반의 특징은 쥐스마이어 판본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녹음이 둔탁해서 어두운 느낌이 강한 것은 부차적인 이유며, 근본적으로 뵘은 모차르트가 부여한 이 곡의 성격 중 '슬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이렇게도 암울한 정서가 가득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뵘의 레퀴엠은 마음이 안정된 상황에서 감상이 아주 절실한 연주다, 잡념이 들어가면 곧 잘 지루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연주와는 달리 상당히 뵘만의 색깔로 바라본 연주이기 때문에 처음 듣기에는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뵘은 곡 전반에 걸쳐, 그림을 그릴 때 크레파스를 꾹꾹 눌러서 그리듯 아주 두터운 울림을 들려준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쥐스마이어 판본이라는 점과 맞물려서 암울한 분위기 묘사에는 더할 수 없는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쪽 면만 바라본다면 동굴속의 우상이 되기 쉽기 때문에 이 연주도 색다른 방향으로써 그 가치가 인정된다.

느릿한 현의 반주와 함께 바순과 혼의 주고받는 형식으로 Introitus가 시작된다. 서서히 상승곡선을 긋다가 다시 "et lux perpetua"를 거치면서 곡은 점점 밝아진다. 그 후 소프라노 마티스의 독창이 시작된다. 그 반주는 가장 간단한 것이지만 가장 심오한 면을 지니고 있다. 뵘은 번스타인과 유사하게 넉넉한 템포로 곡을 시작하며 충분한 사색을 즐기기에 알맞다. 곡은 다시 잦아지면서 끝을 맺고 장중한 베이스로부터 Kyrie로 넘어간다.

Dies Irae는 일반적인 템포와 함께 금관도 생명력을 갖고 있어서 무난한 연주이다. Tuba mirum에서는 템포를 많이 늦추어서 앞부분의 강렬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Rex tremendae에서는 음을 꾹꾹 누르듯 진행하며, Dies Irae의 분위기를 이어받기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다. 또 "salva me" 이후의 템포가 느려지면서 애절한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다. Recordare는 첼로와 혼의 서주 후에 각각의 독창이 진행된다.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Confutatis는 느리지만 현의 두터운 바탕 아래 튼튼한 선율이 흐른다. 느린 템포로 인해서 구원을 바라는 여성 합창이 더 설득력있게 들린다. 이를 받쳐주는 현의 진행도 고즈넉하게 계속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욱 음의 진행이 잦아지면서 Lacrimosa를 향해서 전진한다.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는 가장 안정적인 Lacrimosa이다. 3분대가 대부분이지만 항상 이보다는 좀더 느린 연주를 원했었기에 뵘이 적절하다고 본다. 번스타인은 가장 느린 Lacrimosa를 들려주지만 이것은 보편적인 템포라고 하기에는 좀 어렵고, 가장 개성있는 Lacrimosa로 봐야할 것이다. 느리게 진행되면 툭툭 치는 듯한 팀파니가 제법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재현한다.

이 후의 뵘의 연주는 느리게 진행되지만 여전히 깊은 사색의 길로 인도한다. 이러한 부분은 원전연주와 가장 다른 부분이며 이는 서로 절대적인 비교가 될 수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부분이라서 각각의 길은 따로 존재한다.

뵘의 연주는 분명 표준적인 연주 형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자가 무척 평안하게 정적인 상황이라면 아주 훌륭한 연주임에 분명하다. 외형적인 면은 비표준이지만 내부적인 면에서는 표준적인 연주다. 이 연주가 느린 템포로 인해서 잃는 부분은 긴장감이지만 이로 인해서 얻는 부분은 평화로운 안식을 바라는 마음이며 더욱 숙연함을 지니게 하는 연주이다.

김성익

모차르트 '레퀴엠' - 칼 뵘

오늘 우리 현대정치사의 거인 청강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대통령 YS와 DJ의 부탁을 과감히 거부한 강단있는 정치인이셨다. 개인적으로 대선배이시라 추모의 마음이 깊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걸었다. 그 분이 천주교 신자였으니 나름 잘 선택한 음악이다. 이 블로그 42번에 소개한 포레의 레퀴엠은 절제된 슬픔을 노래하는데,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슬픔을 노래한다. 모차르트의 생애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 20번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라. (이 글은 2015년 12월 18일에 썼다.)

’레퀴엠(Requiem)'의 정식명칭은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이지만 가사의 첫머리가 Requiem(안식을...)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레퀴엠'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진혼곡’, ‘진혼 미사곡’, ‘장송곡’으로 번역되며 가톨릭교회의 ‘그레고리오 성가’를 중심으로 작곡되었다. 최초의 작품은 1470년에 작곡된 ‘오케겜’의 작품이다. 독창, 합창, 관현악으로 이루어진 근대적 의미의 레퀴엠은 ‘모차르트’가 완성했다. 그렇다 이 작품은 최초의 근대적인 의미의 ‘레퀴엠’이며 ‘모차르트(1756~1791)’의 유작이기도 하다. 모차르트의 일생을 그린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의 시청을 권한다. 영화이다 보니 조금 진실과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아주 well-made 한 영화이다. 그리고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영화에서는 살리에리가 ‘레퀴엠’을 받아 적는데, 현실에서는 제자인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1766~1803)’가 그 일을 했다. 1791년 7월 무렵 진회색 망토를 두른 의뢰인이 모차르트를 찾아와 진혼곡의 작곡을 의뢰한다. 불쌍한 생계형 가장인 모차르트가 거부하기 어려운 거금 50두카텐을 약속한 것이다. 이 돈은 당시 대학교수 연봉(10두카텐)의 5배 정도의 거액이다. 이해하기 쉽게 현재 화폐로 쳐서 약 3~4억원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착수금으로 절반, 완성하면 나머지 절반을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와 협의해서 완성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 모차르트는 8월에 프라하에서 열리는 레오폴드 2세의 대관식에 상연할 오페라 ‘티토왕의 자비’를 완성하기 위해 쥐스마이어를 데리고 빈을 떠났다. 그 날 의뢰인이 찾아왔고 모차르트는 프라하에서 돌아오는 대로 작곡에 착수할 것을 약속했다. 이 시대는 귀족들이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하고 자기 작품인 것처럼 연주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라 모차르트는 의뢰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지만, 작곡은 좀처럼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 당시, 모차르트는 오페라 ‘티토왕의 자비’, ‘마술피리’에 매달려 있었다. ‘티토왕의 자비’는 9월 6일에 초연했고, ‘마술피리’는 9월 30일에 초연했다. 그 해 9월에 작곡에 착수했지만 지지부진하자 의뢰인은 모차르트를 독촉한다. 한편 10월에는 불멸의 명곡인 ‘클라리넷 협주곡’을 작곡했다. 어쨌거나 가난한 가장 모차르트로서는 거부하기 어려웠다. 주변에서는 쉴 것을 권했지만, 모차르트는 신들린 듯 작곡에 몰두했고 11월에는 자리에 눕고 만다. 그는 무리해 가면서 제자 ‘쥐스마이어’의 도움을 받아 ‘레퀴엠’의 작곡에 몰두한다. 영화에서 모차르트는 그 의문의 사나이와 아버지, 저승사자를 같이 떠올린다. 현실에서도 비슷했다. 모차르트는 ‘돈 죠반니’의 대본 작가 ‘로렌조 다 폰테’에게 1791년 9월에 편지를 써 보냈다. 그 내용은 ‘그 저승사자 같은 사나이가 떠올라 너무 괴롭다. 그렇지만, 나는 두려움조차도 없다. 내게 마지막이 온 걸 느낀다. 아무래도 이 곡은 나를 위한 장례곡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12월 4일 몇 명의 친구가 모차르트의 병문안을 왔다. 침상에 누운 채로 악보를 가져오게 해서 그들과 ‘레퀴엠’을 노래하던 모차르트는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이 순간 모차르트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던 것 같다. 곡은 ‘라크리모사’에서 멈춰 있었다. 친구들이 돌아간 후 모차르트는 쥐스마이어를 불러 앞으로 이 곡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를 자세히 지시한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12월 5일 새벽에 ‘레퀴엠’을 미완성으로 남긴 채 눈을 감는다.

나중에 알려진 이 곡의 의뢰인은 ‘프란츠 폰 발제크-스투파흐’백작으로 밝혀졌다. 그 해 2월에 죽은 아내를 위한 진혼곡을 1주기에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려고 했던 것이다. 살림이 곤궁했던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남은 돈이 아쉬웠기에 곡의 완성을 서둘렀다. 그래서 평소 모차르트의 인정을 받던 ‘요제프 레오폴트 아이블러’에게 맡겼다. 왜, 처음부터 ‘쥐스마이어’에게 시키지 않았을까? 여하튼, ‘아이블러’는 관현악부를 손을 댔다가 포기하고 말았고, 결국은 ‘쥐스마이어’가 총대를 멘다. 그 부분은 사실상 좀 복잡하다. 모차르트가 성악부와 관현악부를 동시에 작곡한 것은 아니고, 성악부를 먼저 쓰고 관현악부를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써나간 것이다. 모차르트는 그러니까 ‘라크리모사’까지의 성악부는 전체적으로 완성했지만, 관현악부는 일부 미완성인 채로 죽음을 맞았다. 이어지는 ‘봉헌송’의 성악부도 대부분 완성했고, 관현악부는 일부 미완의 상태였다. 복잡한 이야기인데,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 ‘상투스(거룩하시도다)’ 이전은 모차르트, 이후는 ‘쥐스마이어’의 작품이고, 요즘말로 공동작곡 정도로 정리하면 쉽다. 왜냐면 ‘상투스’ 이전은 모차르트가 부분적으로 다 손을 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혹시 ‘라크리모사’까지 모차르트의 작품이라고 핏대를 세우는 사람과 논쟁에 휩쓸리면 ‘you win.’ 해주라. 다 맞는 말이니 다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곡의 초연은 1793년 12월 14일 비엔나에서 이루어졌다.

자, 다시 ‘미사’속으로 파고 들어가 보자. 간단히 ‘성당에서 지내는 제사가 미사’이다. 비신자인 내가 아주 독실한 천주교 신자와 ‘미사곡’에 대해 대화를 장시간 나눴는데, 결론이 어려웠다. 왜냐고, 그는 음악을 잘 모르고 나는 ‘성당의 전례’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인문학인인 내가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공부를 약간 했고,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풀어본다. 자, 모든 제사에는 축문(祝文)이 있다. 어느 날 무슨 이유로 제사를 지내노라고 귀신께 보고하는 게 축문이다. 가톨릭의 미사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사는 동서양이 같다는 것이다. 자, 미사에는 제사에 쓰는 축문과 같은 성격의 ‘통상문’과 ‘고유문’이 있다. 무슨 소린가 하면, 모든 미사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게 ‘통상문’이다. 자, 죽은 자를 위한 미사와, 결혼식 미사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형식에 이르러는 상당부분은 같고, 일부만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모든 미사에 들어가는 것이 통상문이라고 한다. 그 종류는 ‘키리에(자비송)’, ‘글로리아(대영광송)’, ‘크레도(신경)’, ‘상투스(거룩하시다)’, ‘베네딕투스(찬미하소서)’, ‘아뉴스 데이(천주의 어린 양)’ 등이다. 그러니까 ‘미사 통상문’은 신에 대한 기도문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미사 고유문’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오늘 미사가 장례식이면 진혼곡, 결혼식이면 축하곡이 있어야 하는 데, 이런 고유한 목적을 가진 내용의 경문을 ‘미사 고유문’이라고 한다. 그 종류는 ‘입당송’, ‘층계송’, ‘봉헌송’, ‘영성체송’ 등이다. 지금까지의 ‘미사’ 관련 부분은 가톨릭 서울대교구에서 발행한 ‘가톨릭 대사전’에서 인용했다.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곡이니 ‘글로리아(대영광송)’, ‘크레도(신경)’, ‘알렐루야(주를 찬양하라)’와 같은 기쁨을 표현하는 경문은 쓸 수 없다. 지금 다시 천주교 신자와 대화를 하면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정리가 되었으니 모차르트의 ‘레퀴엠’의 구성을 살펴보자. 사람에 따라 나누는 방식은 차이가 있으니, 너무 개의치 말고 보자.

제1부 입당송(Introitus)

레퀴엠(requiem:영원한 안식을...), 키리에(kyrie:자비송) 합창과  소프라노의 독창으로 이루어 진다.

제2부 부속가(Sequentia) : 모두 6곡이며, 모차르트가 이루어낸 전반부가 끝이 난다.

◦디에스 이레(Dies irae:분노의 날) 합창곡이다.
◦튜바 미룸(Tuba mirum:최후 심판의 나팔) 소프라노, 알토(혹은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혹은 바리톤) 독창으로 이어진다. 
◦렉스 트레멘데(Rex tremendae:지엄하신 대왕이여) 합창곡이다. 
◦레코르다레(Recordare:주여 기억하소서) 소프라노, 알토(혹은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혹은 바리톤) 독창으로 이어진다. 
◦콘푸타티스(Confutatis:사악한 자들을...) 합창곡이다.
◦라크리모사(Lacromosa:눈물의 날) 합창곡이다. 

제3부 봉헌송(Offertorium) : 네 곡으로 구성되었다.

◦도미네 예수 크리스테(Domine Jesu Christe:주 예수 그리스도) 합창 및 소프라노, 알토(혹은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바리톤) 독창으로 이어진다. 
◦호스티아스(Hostias:주님께 바칩니다) 합창곡이다.  
◦상투스(Sanctus:거룩하시도다) 합창곡이다.  
◦베네딕투스(Benedictus:축복하소서) 합창 및 소프라노, 알토(혹은 메조-소프라노), 테너, 베이스(혹은 바리톤) 독창으로 이어진다.

제4부 아뉴스 데이(Agnus dei:천주의 어린 양) 와 코뮤니오(Communio:영성체송) :

‘쥐스마이어’가 가장 모차르트스럽게 작곡한 부분이 아뉴스 데이’이며,
이어지는 영성체송은 ‘룩스 에테르나(Lux aeterna:영원한 빛)’을 의미하며, ​
제1부 에 나온 레퀴엠과 키리에가 다시 한 번 사용되는 데, 모차르트가 쥐스마이어에게 지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곡은 어느 판본을 써서 연주하느냐에 따라 곡이 완전히 달라진다. 만일 영화 ‘아마데우스’를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쥐스마이어’판본 연주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쥐스마이어’판본이 거의 정석처럼 우세하다. 그런데, 1970년대 들어와 원전연주가 정착하면서 ‘쥐스마이어’ 판본은 돌연 찬밥신세가 되어버렸다. 이 블로그 12번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처럼 관현악 편곡을 여러 사람이 했지만, 결국은 ’라벨‘의 위대함만 인정해 준 꼴이 되었다. 이 곡도 결국에는 그런 결과를 낳았다. 약 여섯 개의 서로 다른 판본이 존재하는데, ’라크리모사‘ 이후가 제각각이다. 원전악기 연주자 중에서 ’쥐스마이어‘판본을 인정하고 연주한 것은 ’존 엘리엇 가디너‘가 유일했다. 최근에 원전연주와 종교음악 해석으로 이름 높은 ’필리페 헤레베헤‘가 다른 사람의 견해를 인용해 명쾌하게 정리했다.

‘쥐스마이어의 판은 20세기에 나타난 다른 판본과 비교해 보면, 실제로 모차르트를 잘 알고 모차르트의 지시를 직접 받은 제자에 의해 작곡되었다는 정통성이 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모차르트’의 직계제자가 모차르트의 구술을 받아서 완성했으니 더 토를 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제사 ‘구관이 명관’임을 깨달았나 보다.

이 곡의 명반으로는 지금까지 ‘칼 뵘’이 비엔나필과 1970년에 녹음한 dg음반이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나치게 베토벤적인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준이 되는 음반이다. 오늘 내가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고른 취지에도 딱 맞아 떨어지는 진혼곡이다. 거인을 떠나보내는 내 마음과 일치하는 음반이기도 하다. 1971년에 ‘칼 뵘’은 ‘비엔나 심퍼니’를 이끌고 같은 곡을 녹음했고 dvd 로만 발매되었다. ‘빈 심퍼니’와 한 연주는 독창진도 더 화려하고 훨씬 빼어나다. 그리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매력이 넘쳐나는 세 개의 음반이 있다. 우선, 1988년 7월 ‘레너드 번스타인’이 바이에른 라디오 심퍼니(바바리안 라디오 심퍼니)를 지휘한 dg 음반을 추천하고 싶다. 윌리암 크리스티가 ‘레자르 플로리쌍’과 함께 한 erato 음반도 매우 빼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필리페 헤레베헤’가 ‘샹젤리제 악단’을 지휘한 harmonia mundi 음반까지 눈여겨 보자. 이 세장의 음반은 다 색다른 맛이 있어 어느 하나를 빼기가 어렵다. 그래도 하나를 고르라면 번스타인의 음반을 선택하고 싶다. ‘칼 뵘’의 연주를 오래 들어온 내가 처음 ‘번스타인’의 연주를 들었을 때 느낀 ‘심쿵’은 아직도 생생하다. 초심자라면 번스타인의 연주가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오늘이 아닌 더 훗날 이 곡을 소개했다면, 번스타인을 대표음반으로 추천했을 것이다.

지휘자   칼 뵘

지휘자 ‘칼 뵘(1894~1981)’은 오스트리아 남부 그라츠에서 출생했다. 그의 집안은 변호사 집안으로 매우 부유한 명문가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그라츠 시립극장의 법률고문이자 미성의 바리톤으로 노래를 즐기는 아마츄어 음악가였다. 이 시기 그의 집안을 드나들던 지휘자에게 인정을 받고 비엔나로 나가 음악을 공부하게 된다. 또, 육군대신이던 숙부의 권유로 군인의 길을 가려했으나 말에 채여 포기하게 된다. 그라츠로 돌아와 시민극장의 연습지휘자로 활동했다. 그에게 음악은 취미생활 내지는 교양의 영역이었다. 뵘은 자연스럽게 법학을 공부했고 1919년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보다 2년 전인 1917년 그라츠 시립극장에서 지휘자로 데뷔했다. 1921년 왕년의 대지휘자 ‘칼 무크’의 추천으로 ‘브루노 발터’의 초청을 받아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에서 지휘자로 활동한다. 뵘의 지휘인생에서 ‘브루노 발터’의 영향은 매우 컸다. 특히 발터와 수많은 의견을 나누며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자리잡는다. 뵘은 1934~39년 까지 드레스덴 국립가극장 음악감독으로 있으면서 명성을 얻었으며 드디어 1942년 빈국립가극장 음악감독으로 금의환향한다. 1945년까지 재직했고 2차 대전 이후 1952~1956년 까지 이 극장에서 재직한다. 카라얀의 음모로 빈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때부터 뵘은 얽매이길 싫어해서 1957년에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극장으로 진출했다. 뵘은 메트에서 무려 262회나 연주했는데, 1922년부터 친분을 맺은 ‘루돌프 빙’이 메트의 총감독이었기 때문이다. 1962년 드디어 뵘은 바이로이트 축제에 데뷔한다. 1966년과 1967년 뵘이 지휘한 바이로이트 축제실황 바그너의 ‘반지(philips)' 와 ’트리스탄과 이졸데(dg)' 음반은 평론가들의 격찬이 이어졌다. 1954년 후르트뱅글러의 사후 빈필은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뵘과 빈필의 관계는 각별했다. 70세, 75세, 80세, 85세 기념연주를 모두 빈필과 같이 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음악총감독’이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1964년에 수여했고, 1967년 빈필은 125주년을 기념해 뵘에게 종신 명예지휘자를 헌정했다. 나치시절 뵘은 협력하지는 않았지만, 동조한 혐의로 친나치 성향으로 인정되어 1947년 까지 연주 금지처분을 받았다. 전후에는 베를린필과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을 자주 지휘했다. 그렇지만 그와 가장 밀접한 악단은 아무래도 빈필이었다. 1973년부터 런던심퍼니를 객원 지휘한 뵘은 1981년 사망시 까지 ‘런던 심퍼니 회장’으로 지냈다. 뵘은 1942년 빈국립가극장 시절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를 발탁한 것을 시작으로 재능있는 가수들을 차례로 발탁해 이른 바 ‘뵘 패밀리’를 만든다.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리자 델라 카사‘, ’에디트 마티스‘, ’에디타 그루베로바‘, ’루치아 폽‘, ’브리지트 닐슨‘, ’귀네스 존스', 메조소프라노 '크리스타 루드비히',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 ’페터 슈라이어‘, ’볼프강 빈트가센‘, 바리톤 ’디트리히 휘셔-디스카우‘, ’헤르만 프라이‘, ’발터 베리‘ 등이다. 이들은 독일 최고의 오페라 가수들로 카라얀도 이들을 단골로 기용했다. 뵘은 오스트리아출신으로 비엔나에서 주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스타일은 정통 독일에 가깝다. 같은 독일어라도 오스트리아가 발음이 부드럽고, 독일은 더 딱딱하다. 뵘의 음악도 무뚝뚝하고 울림은 딱딱하다. 비엔나의 음악이 상징하는 유려하고 우아한 매혹적인 선율과는 정반대의 음악을 추구하는 뵘이었다. 뵘은 타고난 감수성을 가진 천재형은 아니다. 현장에서 갈고 닦아 그 위치에 올라선 우등생이었다. 물론 뵘은 평범한 사람은 아니며 정신적인 깊이와 내공을 가진 지휘자였다. 그는 뚜벅뚜벅 음악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진지한 지휘자였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달콤한 무드는 애당초 뵘과는 거리가 멀다. 오락성이나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 따위도 없다. 오직 진지하게 음악의 내용과 형식을 잘 맞추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여기에 뵘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다. 1981년 짤츠부르크에서 뇌일혈로 쓰러진 뵘은 그 길로 세상을 떠났다. 카라얀은 연주회에 앞서 추도의 말을 전했고 모차르트의 ‘프리메이슨의 장송 음악’을 연주했다. 제임스 레바인은 모차르트 ‘레퀴엠’을, 아바도는 ‘마태수난곡’을 연주해 뵘의 가는 길에 바쳤다. 뵘은 평소 소원대로 베토벤, 슈베르트 등이 묻힌 빈이 아닌 고향 그라츠에 안장되었다. 베를린 필은 뵘이 지휘할 예정이었던 연주회를 지휘자 없이 연주를 했다. 카라얀이 뵘의 85세 생일에 참석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옛 선승은 화살을 쏠 때 ‘내가 화살을 날린다’고 말하지 않고 ‘화살이 난다’고 했습니다. 무위의 경지입니다. 마찬가지로 뵘의 지휘는 ‘음악이 샘솟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뵘을 따라서 연주가 저절로 시작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당대 음악계의 황제의 지위에 있었던 카라얀이 뵘을 얼마나 존경해 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이다. 뵘은 비엔나 출신답게 모차르트와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남겼는데, 모두 다 불멸의 금자탑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친교로 그의 오페라 해석은 정통성을 부여받았다. 뵘의 연주는 70년대 이후 노년의 것들이 깊이가 있어 더 자주 손이 간다.

[출처] 모차르트 '레퀴엠' - 칼 뵘|작성자 행운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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