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없을때 스마트폰 - sinbunjeung eobs-eulttae seumateupon

이 영상을 보라. 스마트폰 속에 운전면허증을 보관할 수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집에서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 민원실에서 발급할 수 있다. 이거 있으면 깜빡하고 지갑 놓고 와서 플라스틱 신분증 없을 때도 당황하지 않을 거 같은데. 그런데 이미 우리에겐 스마트폰에 PASS앱이 깔려있어서 신분 확인이 가능한데, 이거 뭐가 다른 걸까?

행정안전부 박범수 사무관에게 물어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국가가 공인한 신분증인 반면 PASS앱의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신분증이 아니고 통신 3사에서 임시로 신분을 확인해주는 서비스 개념이다.

행정안전부 박범수 사무관
"가장 큰 차이점은 신분증이냐 아니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PASS앱의 주체가 통신사다 보니 통신사가 운전면허 확인을 했어..확인해준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고요.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운전면허증 그 자체이다보니..."

내가 성인인지 아닌지 확인이 가능한 사용처도 차이가 난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국가가 공인한 신분증으로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진다. 그래서 편의점뿐 아니라 은행이나 관공서 등 플라스틱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곳에서 모두 다 쓸 수 있는데 PASS앱은 일부 편의점에서 술이나 담배 살 때, 렌터카 업체 등에서 쓸 수 있지만 은행이나 관공서에서는 신분증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행정안전부 박범수 사무관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편의점 등에서) 통신사랑 계약을 해야 돼요. 내가 앞으로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활용해서 성인 확인을 할거야라고 (확인하는 편의점 등의 사업자는) 통신사한테 확인할 때마다 (건당) 비용을 지불해야 돼요. 근데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계약 관계는 아니죠. 국가 신분증이다 보니까 갖다 쓰겠다면 쓰는 거고 공공서비스다 보니 비용은 무료가 될 거고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는 오프라인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온오프라인 둘다 사용이 가능한 것도 큰 차이점이다.

모바일에서도 운전면허증으로 신분 확인이 가능한 건 DID(Decentralized Identity·분산신원증명)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다. 기존의 온라인 신원인증이 기업이나 기관에서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DID 방식은 타인 또는 기관이 개입할 수 없고, 개인정보 위조나 변조가 어려워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플라스틱 신분증을 꺼내면 그 안에 사진과 이름, 주민등록번호 13자리뿐 아니라 주소까지 나오지만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경우 성인 인증이나 실명 인증, 면허 여부만 판별하면 되기 때문에 이름과 사진만 뜨고 확인하는 사람이 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나 주소를 볼 수 없다.

간혹 술집에 갔을 때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안해주고 플라스틱 신분증만 받겠다는 가게들도 있는데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게 지난 7월부터였던 영향도 있다. 만약 가게 사장님 입장에서 위조가 의심된다면 검증앱을 다운받아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촬영하면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모바일 신분증 플랫폼의 시작이다. 앞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뿐 아니라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모바일 청소년증도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목할 것은 2024년 발급 예정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인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 다른 자격증이나 등록증 발급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정부24앱을 들어가서 간편하게 주민등록증 확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신원 확인은 가능하지만 신분증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행정안전부 박범수 사무관
“지금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대면 발급을 하고 있거든요. (모바일) 주민등록증 이후에는 사실 대면 발급 구조가 깨질 거에요.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비대면으로 예를들어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는다던가... 자격증을 발급받는다 이런 구조가 성립될 거거든요”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아이폰을 내놓은 지 15년.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요즘 시대에 스마트폰은 어느덧 세상의 모든 콘텐츠 시청과 결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까다롭게 느껴졌던 본인 인증의 기술적 장벽도 블록체인과 함께 허물어지고 있다. 이제 내 신분 증명이 필요할 때는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