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럴 살인마을 - seupaileol sal-inma-eul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평화로워 보이는 축제의 현장, 의문의 강도가 한 여성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다. 이를 목격한 형사가 뒤를 쫓지만 결국 함정에 빠진다. 눈을 뜬 곳은 지하철로가 있는 터널. 자신의 혀를 잘라내야만 살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철로 옆 티비는 "살든지 죽든지, 당신이 선택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결국 형사는 주검으로 발견된다.

강력계 형사 재키 뱅크스(크리스 록)와 신참 파트너 월리엄 솅크(맥스 밍겔라)가 사건을 맡게 된다. 주검의 정체가 경찰 동료임이 확인되자 대형 수사팀이 꾸려지고, 재키가 수사팀장을 맡는다.

현장에선 나선형 소용돌이 '스파이럴' 무늬와 함께 범인이 던지는 살인게임의 힌트가 발견된다. 살인마는 전작에 등장한 직쏘 사건의 모방범의 소행으로 보이고, 경찰들을 타겟으로 뒤틀린 정의 실현을 목적으로 범행을 이어나간다.

재키가 살인범의 정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동료 경찰들의 희생은 늘어가고,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든다.

영화 '스파이럴'은 '쏘우' 시리즈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돼 나온 작품)인 만큼 원작의 구성을 적절히 차용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쏘우'는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짜임새있는 이야기와 반전을 가진 스릴러물 이미지가 강했다. 정체 모를 인물이 살인을 이어가는 슬래셔 장르에 심리 스릴러를 더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점점 혐오스러움과 잔인함이 강조되는 고어물로 변해갔다. '스파이럴'은 다시 '쏘우' 초기의 스릴러 특성을 한껏 되살렸다.

살인범이 선물(?) 상자를 하나씩 보낼 때마다 전해지는 잔인함에 충격은 배가 되고, 손쓸 새도 없이 이어지는 동료 경찰들의 죽음을 통해 밝혀지는 과거의 사연들도 몰입감을 높인다.

'쏘우' 시리즈 중 수작으로 꼽히는 2·3편을 연출한 대런 린 바우즈먼이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이전 시리즈가 무명 배우들 위주로 제작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무엘 L. 잭슨과 크리스 록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스핀오프지만 이전 시리즈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전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직쏘와 직쏘의 상징인 인형 '빌리 더 퍼펫'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을 시작하지', '살든지 죽든지, 당신이 선택해'라는 명대사로 시작되는 사건, 새롭게 개조된 트랩(살인 피해자를 옥죄는 장치) 등은 원작의 매력을 되살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12일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공감언론 뉴시스

네이트 푸터 영역 게시물 게재규칙| 판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 광고문의| 고객센터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불법촬영물등, 음란,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청소년 유해물, 기타 위법 자료 등을 게시 또는 배포하면
해당 게시물은 경고 없이 삭제되며,
게시자는 법률에 따라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K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 한국계 추리 게임의 특징

일단, 전체적으로 보면 다중 엔딩 시스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추리를 못해서 게임 오버나 배드 앤딩이 몇 개 있는 수준이 아니라, 노멀 엔딩, 진엔딩에 배드 엔딩도 심하면 수십 개가 있죠. 저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좋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시스템입니다. 추리 게임의 특성 상, 2회차 정도까지는 놓친 단서를 찾아 다시 추리를 하는 재미가 있지만, 3회차부터는 급격히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기껏 멀티엔딩을 넣어 주어도 저 같은 경우 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아무래도 여러 번 리플레이하다 보면 추리 게임으로서의 고유한 매력인 몰입감이 사라지는 느낌이기 때문이었지요.

두 번째로는, 컴퓨터가 아닌 모바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이 많은 듯 합니다. 이게 편한 분들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는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게임을 하는 게 불편한지라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왠지는 몰라도 서비스 종료가 잦은지라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다시 플레이하기도 어렵고, 여러분께 추천드리기도 어렵네요. 당장 검은방 시리즈, 회색도시 시리즈, 모로 저택의 비밀, 할아버지의 요람, 육식의 섬 ······. 사실 아래에 소개한 것보다 이 게임들이 더 명작인 경우가 있으므로, 혹시나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라도 이 게임 플레이를 원하신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추리물의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특성 상, 특정한 몇 개 회사에서밖에 나오지 않는지라 소개할 수 있는 폭이 적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추리 게임 자체가 꽤 희귀한 장르이고, 오래된 옛날 게임을 제외하고 플레이할 만한 수준의 그래픽과 편의성을 가졌으며, 미스터리/공포 요소보다 플레이어가 추리할 수 있는 요소가 강한 걸 찾기가 꽤 어려웠는데, 국산 게임으로 범위를 좁히니 더 어렵더군요.

1. 베리드 스타즈

개인 평가 : ★★★☆

추리 난도 : ★★★

유명한 검은방 시리즈의 직계 후손입니다. 무너진 스테이지의 폐쇄된 공간에서 추리를 하는 게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특이하게 외부와의 통신이 가능하다는 설정입니다. 현재 스마트폰 위주로 발매되는 국산 추리/미스터리 게임 중 거의 유일하게 스팀에서 구매해 컴퓨터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일 겁니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한정된 용의자만 가지고 하는 추리라는 점, 캐릭터 디자인이 명확하고 매력적인 점 등에서 단간론파 팬 분들이라면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할 듯 싶습니다.

SNS의 부정적인 면을 잘 나타내는 게임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저 같은 경우 SNS를 하지 않는지라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뉴스나 유튜브 댓글만 봐도 나타나는 행태들에서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단간론파와 비슷하게, 특정 구간에서는 풀더빙이고, 일부 구간에서는 감탄사나 중요 어휘만 더빙이 되어 있지만, 더빙의 퀄리티 자체는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추리물로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조금 힘드나, 국산 수작이므로 한 번쯤은 플레이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2. 안개에 잠긴 숲

개인 평가 : ★★★★☆

추리 난도 : ★★★

안개에 잠긴 고립된 마을, 무중리에서 일어나는 공포스러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게임입니다. 사실 이 글은 이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군요.

진행하다 보면 추리 난도 자체는 높지 않으나, 몇몇 시스템들이 게임의 외적인 난이도를 유지해 주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악명 높은 게 주관식 입력 시스템인데, 섬광 애너그램을 주관식으로 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고전적인 추리물 요소와 한국식 공포 요소를 잘 섞은 수작입니다. 다만, 공포스러운 요소가 상당히 많으니, 정말 겁이 많으신 편이라면 주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전체적으로 한국계 추리 게임 중에서는 가장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단점이라면 2회차 플레이를 강요한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스토리픽 어플을 다운받기만 하면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게임 안에서 과금 시스템이 있긴 하나, 추리할 때 힌트를 주는 수준이기 때문에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3. 스파이럴 : 살인 마을을 탈출하라

개인 평가 : ★★★

추리 난도 : ★★★

일종의 채팅형 게임인데, 이 갤러리의 북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입니다.

역시나 다중 엔딩을 가진 게임으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공포 유튜버가 폐가에 갔다가 살인범에게 쫓기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섭지는 않으나, 심약한 분은 조금 무섭다고 느낄 수 있으니 유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조금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실 듯 하고, 추리물로서의 퀄리티가 괜찮은 편이라면 몰라도 결코 높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스토리플레이에서 다운로드 및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4. 수의사 남친은 오타쿠라도 좋아

개인 평가 : ★★★

추리 난도 : ★★

이 제목을 타이핑하는 것부터도 자괴감이 들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실종된 남자 친구를 찾아 동물 왕국에 들어가서 동물 간의 사건들을 해결해 주는 내용으로, 전에 소개한 Aviary Attorney와 비슷한 느낌이 약간 있습니다. 스토리가 훨씬 가볍고, 진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요. 한 사건의 호흡이 굉장히 짧고 추리 퀄리티는 높지 않지만, 가볍게 즐기기에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제목과는 달리 내용 자체는 매우 정상적이기 때문에 큰 거부감을 느낄 이유도 없습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채팅형 게임이며, 스토리플레이에서 플레이 가능합니다.

5. 수호신

개인 평가 : ★★☆

추리 난도 : ★★★

사실 이건 프랑스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한복을 입고 있고 배경이 조선이면 한국게임이니, 다섯 개를 채우기 위해 넣어 보았습니다.

더불어 이건 사실 추리물이라고 보기에도 약간 애매합니다. 약간의 스포일러일 수 있지만, 중반까지는 열심히 범인을 잡기 위해 추리를 하다가 후반에 딴 데로 새는 느낌이 있어서 큰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준수한 일러스트와 조선의 분위기를 잘 나타냈고, 근세 시대의 검시 및 추리라는 독특한 시기 배경을 가졌다는 점, 당대 조선의 사법 및 수사 체계의 고증이 외국 게임 치고는 괜찮다는 점 때문에 한 번 쯤 경험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간까지의 범인 추리 과정은 흥미롭게 플레이가 가능하고요.

한글화 수준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현재 정상적인 플레이가 되지 않는 걸 전부 제외하다 보니 남는 게 변변치 않네요. 이럴 거면 왜 국산 게임을 따로 리뷰하기로 했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