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Watchmojo.com 선정 "일본 사무라이 영화 Top 10"입니다.

제가 이쪽 영화는 잘 보지 못해서 순위 선정이 잘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꽤 유명한 작품들이네요.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10위. <아들을 동반한 검객: 명부마도>(子連れ狼 冥府魔道, 1973)
미스미 켄지 감독 / 와카야마 토미사부로 주연

(<아들을 동반한 검객> 영화 시리즈 5탄)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9위. <황혼의 사무라이>(たそがれ清兵衛,  2002)
야마다 요지 감독 / 사나다 히로유키, 미야자와 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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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거미집의 성>(蜘蛛巣城, 1957)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 미후네 도시로, 야마다 이스즈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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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사무라이 반란>(上意討ち 拝領妻始末, 1967)
고바야시 마사키 감독 / 미후네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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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13인의 자객>(十三人の刺客, 2010)
미이케 다카시 감독 / 야쿠쇼 코지, 야마다 타카유키

(1963년에 이미 제작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5위. <미야모토 무사시 3부작>(1954~1956)
(宮本武蔵 / 続宮本武蔵 一乗寺の決斗 / 宮本武蔵 完結篇 決闘巌流島)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 / 미후네 도시로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4위. <사무라이>(侍, 1965)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 / 미후네 도시로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3위. <할복>(切腹, 1962)
고바야시 마사키 감독 / 나카다이 타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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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요짐보>(用心棒, 1961)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 미후네 도시로

(이탈리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이 작품을 무단 리메이크한 영화가 바로 <황야의 무법자>(1966),

브루스 윌리스의 <라스트맨 스탠딩>(1996)은 정식 리메이크)

(1위 발표 전에 순위에 못 든 작품 언급)

<라스트 사무라이>(2003)
<대보살 고개>(大菩薩峠, 1966)
<바람의 검, 신선조>(壬生義士傳, 2003)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1위.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1954)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 미후네 도시로, 시무라 타카시

(할리우드에서 서부극 <황야의 7인>(1960)으로 리메이크, 그 영화가 또다시 이병헌 출연 영화로 최근 리메이크 중)

# [사무라이] 위키 백과 참조

'사무라이'(일본어: )는 일본봉건 시대의 무사(武士)를 뜻한다. 본래는 가까이에서 모신다는 뜻의 단어, ()에서 나온 말로써 귀인을 경호하는 사람을 가리켰으나,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이후 일반적인 무사를 가리키게 되었다. 주군을 잃은 사무라이는 로닌이라 불리며, 칼솜씨를 제외한 기술이 없어 특별한 직업없이 유랑하거나 걸식하며 살인청부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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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황야의 7인

감독존 스터지스출연율 브린너, 엘리 웰라치, 스티브 맥퀸, 호스트 부흐홀즈개봉196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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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 브리너와 스티브 맥퀸이 주연한 <황야의 7인>이란 영화는,

일본에서 제작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도적떼들에게 시달리던 마을 주민들이 자기들을 구해줄 사무라이를 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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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정을 지닌 사무라이들이 속속 그 마을로 도착한다. 대가는 없다. 그냥 밥 한 끼 먹는 것이다. 사무라이 정신에 입각하여 약자를 도와주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스토리도 흥미있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목숨을 바치는 사무라이들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꽤 감동적이다. 중간에 멜로라인도 들어가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년 후, 미국에서는 최강 카리스마 배우인 '율 브리너'와 찰스 브론슨, 스티브 맥퀸 등 초호화 배역이 <7인의 사무라이>를 리메이크한다. 바로 <황야의 7인>이다. 스토리 역시 일본의 전작을 따라간다.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게...

 

일본의 명감독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스필버그나 루카스 감독이 흠모하는 분이라고 공공연한 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여러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되었다. 반대로 할리우드의 영화를 쿠로사와 아키라감독이 리메이크해서 크게 성공한 영화도 있다.

70년대 해리스 포드가 주연했던,

조지 루카스 감독의 명작 <스타워즈>는 강대국 사이에서 약소국이 살아나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리는데, 이 영화 역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숨겨진 요새의 세 악인>이라는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일본의 전국시대에 약소국의 공주와 대장군, 그리고 전열에서 이탈한 병사들이 벌이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이며 명예와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사무라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 나라의 공주로서 자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다.

영화 초반, 깡마른 패잔병 둘이서 말다툼을 하며 들판을 걸어가는 모습은 <스타워즈>에서 R2D2와 C3PO가 티격태격하며 타투 행성의 사막을 걸어가는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다. 내용도 비슷한 라인을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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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

감독구로사와 아키라출연토시로 미푸네, 쿄 마치코개봉1950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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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生門>을

일본어 발음으로 한 것이 <라쇼몽>이다. 과거 일본에서 연극으로도 개봉되어 유명세를 치른 영화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인간이 시각으로 감지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제목처럼 사람과 악인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인간은 진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그 근원으로 들어가는 영화다. 영화 <라쇼몽>에 대해서는 이미 본 블로그에서 포스팅이 되었으므로 구체적인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사무라이 영화 명작 - samulai yeonghwa myeongjag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지 루카스 감독의 70년대 영화 <스타워즈>로 리메이크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다. 제목이 좀 이상하긴 하다. 세 명이 숨어 있는 곳을 요새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들이 악인도 아니다. 그들에게는 나라를 구하려는 충분한 명분이 있고, 그 명분을 위해 작전을 수행할 뿐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외화에 대한 제목을 선택할 때 내용과 그리 관련이 없는 단어를 만들어 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아끼는 '토시로 미푸네'가 이 영화에서도 출연한다. 그는 <라쇼몽>이나, <7인의 사무라이>에서도 출연하여 인상적이고 그만이 뿜어낼 수 있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커다란 덩치에 폭포수 같은 목소리, 아기처럼 장난을 치는 모습은 그만의 전매특허다.

가뭄으로 바싹 말라버려 바위와 모래만이 뒹굴고 있는 산. 그 산 너머엔 나무로 지은 집에 공주와 그녀의 스승 그리고 대장군이 숨어 있다. 시냇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나무들도 초록이 묻어날 듯 푸르다. 아기자기하며 티격태격 대는 주인공들, 그리고 토시로 미푸네가 보여주는 사무라이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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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사무라이

감독고샤 히데오출연탄바 테츠로, 히라 미키지로, 나가토 이사무, 쿠와노 미유키, 미하라 요코개봉196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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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들이 나오는 영화는,

대개 약자를 도와주거나 쇼군의 휘하에서 전공을 세우면서 승승장구하다 권력의 무상함을 느낀다든지 아니면, 부와 명예를 버리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다가 우연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악을 소탕하는 내용이다. 전형적인 무술 고수 영화의 클리셰이다.

3인의 사무라이 역시 그렇다. 마을과 동떨어진 물레 방아를 차지하고 쇼군과 협상을 하려는 주민. 쇼군의 부하를 인질로 잡고 있다. 한 사무라이가 우연히 물레 방아에 들러 잠을 청하려다 이 상황에 휘말리게 되고 주민들을 도와주러 나서게 된다.

두 번째 사무라이는 쇼군의 식객. 쇼군이 벌이는 악행을 두고 보며 무심해한다. 그러다 마음이 움직이는 계기를 맞게 되고 첫 번째 사무라이와 운명을 함께 한다.

세 번째 사무라이는, 돈만 있으면 칼을 휘두르는 전형적인 청부 살인업자. 이 사무라이 역시 쇼군과 마을 주민들의 대치 상황에 끼어들게 되어 나머지 두 명의 사무라이 들과 함께 주민을 위해 목숨을 건다.

와이어 액션이나 CG, 특수 효과가 없던 시절이라 전투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비장한 삶과 운명을 뒤돌아 보면,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다. 그리고 2차 대전의 패배 이후 일본에 만연한 패배의식을 깨치고자 잠들었던 사무라이의 정신을 깨워 일본인들의 의식을 고취하려는 목적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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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구로사와 아키라출연나카다이 타츠야개봉1985 일본,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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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일본 전국시대로 끌어와 리메이크한 작품. 권력의 무상함과 인간에 대한 믿음은 어디까지 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

 

군웅할거 시대에 가장 강력한 나라를 세운 '이치몬지 히데토리'. 자식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돌아온 그는 형제들의 암투에 버림을 받고 유랑생활을 하게 된다. 아래 사진처럼 그의 얼굴은 핏기가 없고, 눈은 어디를 향하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건설했던 자신의 왕국이 자식들에 의해 사분 오열되며 자신도 쫓기는 처지가 된다. 영화 후반, 눈이 멀고 정신이 반쯤 나간 이 노인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

특히 왕의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거나 잡일을 하는 하인의 대사가 일품이다. 우리는 그 앳띤 하인이 던지는 말에서 감독이 하려는 의도를 눈치챌 수 있다.

"이런 미친 세상에서 미친다면 제정신이지"

"인간은 행복보다는 슬픔을, 평안함보다는 괴로움을 추구한다"

영상미가 뛰어나다. 색감으로 표현되는 인물들의 표정과 옷가지가 날리는 장면 등. 산 너머 대군이 내려오는 모습에서 보이는 비장함은 또 다른 영화 <카게무샤>와 흡사하다. 쿠로사와 감독의 명작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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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무샤

감독구로사와 아키라출연나카다이 타츠야, 야마자키 츠토무개봉1980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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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무사'라는 뜻의 <카게무샤>

일본의 전국시대 성주나 쇼군들은 자신과 꼭 닮은 사람을 추천하여 대신 전장에 내보내거나 백성들 앞에서 행진할 때 사용하곤 했다. 최고 권력자의 안전을 위해서다. <카게무샤>는 이렇게 '카게무샤'로 지명된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사진은 비슷하게 생긴 세 명을 두고 벌이는 대화가 일품이다. 영화의 가장 초반에 나오는 장면이다. 가운데 사람이 성주이고 왼쪽은 성주의 동생, 오른쪽은 카게무샤이다.

처음 영화에 들어간 관객은 이 장면에서 당황하게 된다. 누가 주인공이지? 누가 성주이지? 카게무샤가 누구이지? 두 사람은 껄껄 웃고 한 사람은 불만을 토로하거나 쩔쩔매기도 한다. 쿠로사와 감독이 하려는 메시지는 이 처음 장면에 모두 담겨 있는 것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을 포위하고 있던 다케다 신겐은 어처구니없게 야밤에 성을 보러 갔다가 조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신겐은 자신의 죽음을 3년 동안 알리지 말고 카게무샤를 세워 전쟁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 명하고 죽는다. 좀도둑이던 카게무샤는 동생인 노부카도에 의해 성주 자리에 앉게 되고 신겐의 처첩과 손자들까지 완벽하게 속인다. 그리고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평소 신겐의 지론을 내세워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고 부하들의 무한한 신망을 얻는다. 그럴수록 신겐의 아들인 카츠요리는 초조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신겐의 손자와 즐겁게 놀던 카게무샤는 몸에 상처가 없음을 알게 된 첩들에 의해 신분이 밝혀지며 성에서 쫓겨난다. 이후 신겐의 군사들은 도쿠가와의 군대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데,..

카게무샤는 모습만 신겐을 닮은 것이 아니었다.

철저하게 신겐의 말투와 걸음걸이를 배웠고, 그렇게 수년을 살다 보니 자연스레 신겐이 되어갔다. 신겐의 성에서 쫓겨나며 그는 자신을 따라오는 손자들이 눈에 밟혀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마지막에 도쿠가와의 군대와 신겐의 아들인 카츠요리의 군대가 벌이는 전투신에 집중해 본다. 성에서 쫓겨나 거지꼴이 된 카게무샤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처참함과 승패를 짐작하게 해준다. 화려한 영상미와 사운드는 이 영화의 백미다. 감독은 본래 대상의 주체가 아닌 객체의 영상미와 연기를 주체의 상황 변화를 눈치채도록 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카게무샤는 신겐의 影武者(카게무샤)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 자신의 군대가 도쿠가와의 군대에게 전멸하여 처참히 죽어가는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애태우는 그의 얼굴에서 우리는 정체성이라는 게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살아있던 신겐보다, 그가 죽은 후 신겐의 카게무샤가 전투를 이끌었을 때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며 승리를 쟁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할까? 나의 본 모습이 어땠든 간에 생소한 이름을 차지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나는 예전의 나보다는 지금의 내 본 모습에 더 충실할 수 있다.

實과 虛는 한 끗 차이가 아닐까? 누가 더 신겐 다웠나? '존재는 본질에 우선한다'라는 말이 있다. 본질과 존재는 다르다. 이데아와 실재는 다르다. 존재의 사유에 따라 본질의 상이 맺힌다. 어쩌면 우리는 본질이라는 허상에 짓눌려 존재를 부정하거나 너무 가벼이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에도 꾸준히 사무라이 영화는 개봉되고 있으나,

왜색이 짙은 문화로 인해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흥행 또한 보장되지 않으니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는 거의 없다. <바람의 검 신선조>나 역날검으로 불살생을 강조하는 켄신 주연 <바람의 검심>이 최근에 개봉되었다. 한국에서는 거의 컬트 수준의 영화로 마니아들이 찾는 영화이다.

한편으로 아베 총리 이후, 일본 군국주의 망령을 보며 사무라이에 비판 인식이 깔려 있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만큼은 추천하고 싶다. 호불호를 떠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을 권한다. 45초마다 펑펑 터지는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당연히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여러 영화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현대 영화는 갈수록 시간을 압축하여 액션을 만들어내고 갖가지 CG를 총동원하여 단 1초도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눈을 돌리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하나 영화는 여유와 지루함도 있어야 한다.

한 여성이 남성을 뒤에 두고 도로 위를 걸어간다. 네바다 주의 사막에 있는 도로. 끝없이 펼쳐진 사막 그리고 전신주. 그녀는 계속 걸어간다. 스크린의 1/3을 차지하던 그녀의 사이즈가 손톱만해질 때까지 스크린은 롱테이크로 잡아낸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녀를 둘러싼 배경에 집중을 한다. 그녀를 바라보는 남성의 심정에 동화를 해본다.

영화가 주는 맛은 이런 데서도 볼 수 있다. 대상에 집중을 하는 요즘 영화도 좋지만, 대상을 둘러싼 배경에 신경을 쓰도록 해주는 카메라 워크에 고마워할 때도 있다. 5분 가까이 카메라는 한 장면만 비춘다면 우리는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라며 반문할 수도 있다. 그래도 꾸욱 참고 기다려 보자. 5분 동안 내가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은 참 많다. 그 시간에 커피 한잔 마실 수도 있고, 잠깐 자리를 고쳐 앉아 씰룩 거리는 그녀의 뒤태를 감상할 수도 있다.

고전이 주는 감동은 여기에 있다. 긴 호흡을 통해 배우의 연기들을 감상하고 배우를 둘러싼 배경을 보는 것이다. <싸이코>의 히치콕이나 <씬 레드라인>의 테렌스 멜릭,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스탠리 큐브릭처럼 물컵 하나, 연필 한 자루가 그냥 놓이는 법 없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카메라에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감독의 취향일 뿐이다. 그럼에도 카메라 워크는 그냥 놓이는 법이 없다. 감독과 카메라, 배우의 땀이 녹아있는 결정체이다.

​PS.

과거 일본 영화를 보면 특징이 있다. 별거 아니지만...

산과 들판이 많이 나온다. 물론 일본은 평야보다 산악지대가 많을테니 그럴거다. 근데 거기에서 물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시내가와 강물, 동네의 조그만 냇가, 물레방아가 많이 등장한다.

      

산중턱에서도 물이 줄줄 흐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원래 물이 많이 곳이라 그런가? 나에게는 특별하게 보였다. 주인공들은 산에서도 어김없이 흘러내리는 조그만 물줄기에서 물을 마시고 힘을 낸다. 그 물은 마을에 이르러서 상당량의 물을 흐르게 하는 냇가로 변한다. 거기에서 물레방아를 만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 영화에 물레방아가 많이 등장을 했다. 사극을 표방한 에로물이다. 일본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물레방아가 등장을 하며 사무라이와 여성이 자주 나온다. 아니면, 하룻밤 자기 위해 물레방아 옆에 지어진 오두막이나 짚으로 얼기설기 만든 거처에서 잠을 청한다. 물레방아는 일본 영화에서 역사가 이루어진다기 보다 영화의 주요한 장소로 등장을 하며 선과 악의 대립장소이다.

여기까지 입니다.

긴 포스팅을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