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시대적 배경 - noingwa bada sidaejeog baegyeong

그외 지역들/09 쿠바 멕시코

쿠바 여행 #11 - 명작 '노인과 바다'의 배경, 마리나 헤밍웨이..

김치군 2009. 11. 17. 06:13

노인과 바다 시대적 배경 - noingwa bada sidaejeog baegyeong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곳은 아바나 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 '마리나 헤밍웨이'이다. 헤밍웨이 소설의 배경이 되어서인지 지역의 이름마저 헤밍웨이를 포함하고 있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을 때에는 아주 작은 어촌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쿠바의 부자들과 해외의 관광객들이 와서 요트를 즐기는 리조트 타운이 되었다.

아쉽게도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 이외에는 별다를 것이 없는 쿠바에서 쉽게 보기 힘든 부유한 리조트 마을이다.



마리나 헤밍웨이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아바나 버스투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일일 패스를 이용하면 아바나 곳곳을 이동할 수 있는데, 마리나 헤밍웨이로 떠나는 시티버스투어는 혁멱광장에서 출발한다. 30분 간격으로 있지만, 쿠바답게 가끔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기도 한다. 내가 갔을때도 30분 간격이 1시간 간격으로 변했었는데, 이유는 차가 고장났고 대체할 차가 없음. 이었다.


소설대로라면 잔잔한 바다를 떠올려야 하건만, 마리나 헤밍웨이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파도와 야자수의 잎 방향에서 바람의 세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투어버스를 타고 가면 이런 리조트에 내려준다. 계속해서 투어버스가 도착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머무르고 싶은 만큼 있을 수 있기는 하지만, 사람도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이다보니 머무르면서 할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나처럼 헤밍웨이를 좋아하고,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이기는 하지만.




바람부는 마리나 헤밍웨이. 하지만, 하늘은 넓고, 구름도 너무 이쁘다.








마리나 헤밍웨이에는 이렇게 다양한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마리나(Marina)라는 단어가 요트 정박지라는 의미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곳 뒤로는 쿠바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리조트들이 가득하다. 쿠바같지 않은 쿠바.


이곳의 제한 속도는 30km.. 빨간 표지판과 파란 하늘의 대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한장 찍어봤다.


그 사이에도 바람은 점점 강해졌다. 몸이 날아갈 것 같다고 엄살을 떨 그럴 정도의 바람은 아니지만, 야자수의 잎을 모두 한 방향으로 만들어버리기에는 충분한 바람이었다. 물론, 바로 옆에 있는 파도는 더더욱 강해졌다.


아바나 시티투어 버스. 이 빨간색 버스는 생긴지 몇년 되지 않은 버스로, 이 버스 덕분에 아바나 여행이 더 쉬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적지만 달랑 적혀있는 버스를 타고 여행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하루정도 가볍게 아바나를 둘러보기에는 참 좋은 교통수단이다.

그렇게 마리나 헤밍웨이에서의 짧은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 헤밍웨이의 또 다른 흔적을 찾아서 계속 움직일 시간이다.

1. p.156. "인간의 삶이 궁극적으로 '승산 없는 투쟁'이라면 이러한 투쟁을 좀 더 의미있게 해 주는 것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유대감이다. 헤밍웨이는 노인과바다에서 인간의 연대 의식이나 협동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노인과 바다는 노인의 이야기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의 삶과 바다를 배경으로 하면서, 바다에 대한 애착의 정도, 그리고 물고기(청새치)에 대한 관심 또한 느낄 수 있는 구절이 많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노인의 모습을 통하여 고독감을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소설의 특성상), 오히려 노인과 소년과의 회상을 많이 떠오르고,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자연과 어울리는 생각은, 노인의 대사에서 고기에 대한 묘사, 햇살에 대한 묘사 등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노인은 바다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소년과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노인 스스로의 고립감이 아닌 그들과의 유대 의식 내지 연대 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민망스럽게도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이 헤밍웨이의 유명한 소설이라는 점만 알았고, 이렇게 노인과 바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는 처음 읽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기(청새치)를 잡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노인의 삶이, 잘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인의 고기잡는 과정과 삶을 통하여, 인간 본성의 원초적인 열정과 자연에 대한 관심, 사랑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정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노인처럼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고기라는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것이 제 자신에게는 없었던 것 같아서, 돌이켜 보는 계기도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아울러 꾸밈이 적고, 사실적인 표현이 많은 문장이 많아서, 읽는 내내, 마음적으로 불편함이 적은 소설이었습니다.
3. 노인과 바다를 완독하면서 읽기 전의 '나'는 감정적으로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사물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 또한 무미건조하게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하여, 사물을 대할 때 보다 생각하고 느끼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삶의 여정 내지 목표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노인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하게 되었습니다.
4. 저에게 있어서 청새치는 삶의 목적이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삶의 목적이나 목표를 잡지는 못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열정과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어는 삶을 방해하는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존재만은 아닌, 이것 또한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마놀린은 노인의 삶에 있어서 동반자,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부분은 삶에 있어서 저에게 도움이 되는 모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많이 부족하고 짧은 소감을 마치며, 다음 작품을 읽을 때는 보다 인물과 인물의 내면이 추구하는 생각과 감정을 좇으며 작품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될 필요성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