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온라인 인적성 후기 - LG onlain injeogseong hugi

고3시절 가장 이해가 안 갔던 부분들 중에 하나, 바로 EBS 연계였다.
공교육의 정상화, 의도는 이해하지만, 전혀 그 의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였다고 생각한다.
수능이 일정 연계율 이상으로 EBS 교제에서 출제되면서 고등학교 3학년의 공교육은 교과서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모든 수업이 EBS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시험문제도 EBS에서 나왔다. 이게 정상화된 공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제도를 통해 사교육은 억제되었을까? 적어도 내가 살던 동네는 아니었다. 모든 학원들이 EBS를 분석하고, 변형 가능한 유형들을 뽑아줬다. 오히려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위해 존재했던 사교육이, 공교육과 경쟁하면서 서로 EBS 교제들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학원들은 공교육을 무시하기까지 시작했다. (어차피 고3은 내신도 연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으니...)

내가 잘못 들어왔나 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이 글은 인적성검사 후기가 맞다.
내가 저 말을 먼저 언급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인적성 시험이 EBS 연계만큼이나마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전형 절차이기 때문이다.

취준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갖춰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능력과 기업에서 평가해야하는 역량이 무엇일까?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인적성검사에서는 어떤 것을 평가할 수 있을까?
일단 적성검사 문제들을 한 번이라도 풀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이 문제들이 실제 직무수행 능력에 크게 관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이 적성검사를 진행하며, 취준생들은 자신의 직무능력과 상관없는 이 시험을 또 엄청 준비를 하면서 이 이상한 문제들은 고인물마냥 파바박 풀어버리고 있다.
취준생의 간절함은 이해가 가지만, 이 적성검사를 위해 쓰는 시간은 취준생이나 나중에 근무하게 될 기업 입장에서 직무 관련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희생하는 얼마나 쓸모없는 시간인지 모르겠다.

이상 인적성 준비를 하면서 ㅂㄷㅂㄷ 거렸던 내 심경에 대한 글이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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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 이전 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2019년 엘지 유플러스 석/박사 산학장학생에 지원해서 직무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올해 다시 공고를 접하게 되었고, 다시 서류를 지원했다.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서 자기소개서 내용도 모두 바꾸고, 연구 분야 소개도 다시 작성하면서 신중하게 지원을 했다. 내가 작년에 지원했던 전송네트워크 분야가 없어져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운 좋게도 다시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LG에서 다시 한 번 나에게 기회를 줬다.

코로나가 이렇게 심할 줄이야... 연말까지도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로 인해서 결국 인적성시험도 비대면으로 보게 되었다. 오늘 12월 12일 오전 10시~12시 약 2시간 (실 응시시간 약 1시간)동안 시험을 봤다.

일단, LG그룹의 인적성 검사가 2020년에 큰 폭으로 변화가 생겼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변화가 생긴 것 같은데,
2019년 하반기 기준으로,
언어이해 20문항 25분
언어추리 20문항 25분
수리력 30문항 35분
도형추리 20문항 20분
도식적 추리 15문항 20분
으로 총 105분항 125분간 적성검사가 진행이 되었던 것이,

언어이해 15문항 10분
언어추리 15문항 10분
자료해석 15문항 10분
창의수리 15문항 10분
으로 총 60문항 40분으로 줄었다.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면서 연습장 필기가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이 부분은 사실 내가 듣기로는 KT에서는 모니터링용으로 휴대폰으로 화면을 하나를 더 찍게 하고 필기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 같은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언어추리, 창의수리 영역은 손으로 쓰는 것 없이 풀기는 약간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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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응시환경 체크를 위해 사진처럼 세팅을 했다. 외부인이 접근할 수 있는 학교 연구실, 세미나실 등에서는 응시가 불가하다고 하여서 집에서 했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위해서 연구실에서 C to RAN 허브와 랜선을 챙겨와서 세팅을 했다. 사전 테스트를 하면서 한 가지 불편한 부분을 발견했다. 나는 텐키리스 키보드를 선호하는데, 시스템에서 계산기를 쓰기에는 텐키리스가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보조 키패드를 아래 사진처럼 최종 세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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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싶었는데 아차차, 하필이면 이 시험시간에 아파트 소독이 온다고 공지가 붙어있었다. 평일에는 항상 9시 이전에 출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추가소독일에 받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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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르니 집 앞에 벨 누르지 말아달라고 메모 붙여놓고, 이제 진짜 준비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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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보통 책을 통해 풀어보는 LG그룹 인적성 기출문제보다는 쉬운 편이었다. 아무래도 필기가 힘드니 난이도 조절을 조금 해준 것 같다. 언어이해의 경우는 노트북에서 보통 최고 해상도로  100% 크기로 봤을 때 한 페이지에 지문과 보기가 모두 보일 정도로 지문이 긴 문제는 없었다. 언어추리의 경우는 보통 뒤로 갈 수록 문제에서 거짓말 하는 애들도 많아지고, 몇 명이 거짓말 하는 지도 안 알려줘서 힘들어지는데, 이번 시험에는 그정도로 엄청 복잡한 문제는 그닥 없었던 것 같다. 자료해석 유형도 기출문제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간단한 통계자료들이 나왔고, 창의수리부분도 예전 LG그룹의 인적성의 유명한 퍼즐문제, 톱니바퀴문제 등과 같이 규칙이 복잡하고 찾기 어려운 신유형은 나오지 않았었다.

물론, 나는 인적성 공부를 많이 해본 취준생은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다 풀어버리지는 못 했다. 언어이해, 언어추리, 자료해석 모두 1문제씩 남았었고, 창의수리는 3개인가 4개의 문제를 못 풀었다. 작년에 이어서 역시 올해도 수학을 시간안에 못 풀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시험이었다. 언어추리의 경우는 진짜 딱 5초만 있었으면 다 풀었는데, 시간이 딱 끝났다. 물론 풀었다고 다 맞는건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인적성 꿀팁! 이건 어딜 찾아봐도 없는 것 같던데, 인적성 시험 보면 못 푼 문제들을 찍는게 맞느냐, 아니면 그냥 두는 것이 맞느냐 늘 궁금했었다. 그래서 그냥 질문을 해봤다. 물론, "못 푼거 찍어도 되나요?" 이렇게 물어본 것은 아니고, 잘 돌려서 물어봤다. 그 답변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았다.

"LG인적성 검사는 답변하신 문항수 및 오답을 모두 확인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세하게 마지막 한두문제 남았을 떄 찍어서 맞추는 기대값과 틀리는 기대값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시간 안에 못 푼 문제를 모두 찍는 것이 꼭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작년에 LG 유플러스 산학장학생에 떨어지면서 기업에 대해 많이 조사를 해봤었고, 오히려 올해는 작년보다 더 간절함은 커진 것 같다. 올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 번 할 수 있는 곳 까지 올라가보고 싶다. 내 전형 진행 상황은 아마 이 블로그 글 올라오는 것으로 계속 확인 가능 할 듯ㅎㅎ

물론, 작년 인적성 후기 글과 마찬가지로 결론은 인적성 컷은 안 당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