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정신감정 특집 무한도전 레전드편으로 회자되는 특집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이 편만 3번 이상 본 것 같은데, 영상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그리고 심심하다면 해당 영상 보는 것을 꼭 추천한다! ( 밥먹을 때 보면 최고다. 진짜 존잼이다. ) 작년 말쯤 이 편을 보다가, 2020년에는 나도 심리검사를 통해 스스로를 좀 더 알아보자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영상에서 언급되는 웩슬러 지능검사와 집나무그림 검사 ( HTP 검사 )를 위주로 정보를 찾다가, 종합심리검사를 알게 되었다. 나는 약 3월부터, 종합심리검사로 시작해 MBTI, 심리상담까지 해서 약 3달 정도의 시간을 보냈는데. 3달 동안 내가 경험했던 내용들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종합심리검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서를 넣으면, 특정 심리상담사 선생님과 매칭이되고, 일정을 조율해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나는 오후 반차를 쓰고, 검사를 받으러 갔었는데. 검사가 끝나고 나니 밤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대략적인 검사 시간은 쉬는 시간 포함해 6시간쯤. 상담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검사를 받게된 동기, 고민거리 등 )를 나누기도 했고, 사전에 받은 테스트없이 해당 장소에서 모든 항목을 검사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보고서를 살펴보니 검사항목은 K-WAIS-4, MMPI-2, TCI, BGT, HTP, KFD, SCT, RORSCHACH 였다. 나무위키에 대략적인 설명이 나오는 항목들인 것 같다. 검사 결과는 1주일쯤 지나서 나왔다. 앞서말했듯 심리상담선생님의 총체적인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 임상심리사님의 검토하에 보고서가 작성되었다. 상담사 선생님께선, 이 것은 분명히 내담자의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말씀해주시면서 검사 결과를 말로 풀어주셨다. 검사 결과를 듣는데에도 약 1시간 내외의 시간이 들었다. 검사를 받기 전에 스스로의 문제를 3가지로 정리해 갔었다. 그러나 결과지에서는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점들을 짚어주었다. 처음에는 ‘엥? 이런면은 괜찮은거 같은데.. 나는 다른게 듣고 싶어서 왔는데..’ 라는 생각으로, 솔직히 검사결과에 대한 반감?!이 들었다. 그러나 며칠 곱씹어 보니, 결과지에 언급된 것이 사실 내가 20대초에 실제로 듣기도 했고, 고민도 했던, 그리고 지금은 잊고 있었던 지속적인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종합심리검사가 ‘나’에 대해 잘 분석했다고 생각했다. 심리상담 상담은 주 1회 1시간으로 진행되었다. 회당 5만원 내외로 상담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나는 상담 첫 날, 말하고 싶은 큰 주제들을 정리해 갔고. 여기에 더불어 매주 있었던 일 한두개를 기록해가서 그 날의 주제로 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만족한 심리상담 기간이었다. 상담선생님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시겠지만, 내 경우에는 보통 들어주시는 역할을 많이 하셨다. 할 말이 없을 때면 화두를 던지시기도 했고, 적절한 질문들로 깊은 생각을 하도록 유도해주시기도 했다. 그러면 자연스레 내가 대화의 8할을 채웠던 것 같다. 우선, 이렇게 사적인 고민들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말하면서 스스로 생각이 정리되기도 했고, 때로는 당시에 생각하지 못했던, 놓쳤던 부분들을 문득문득 깨닫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막 생각난 것들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면서 그 문제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 예로, 나는 직장내 화풀이가 3가지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이 주제를 가지고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가 왜 회사에서 화를 냈는지, 그 때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한편 일상생활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결국 장소를 막론하고 내가 특정한 것에서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이런 부분을 잘 못 참는구나~ 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이런 흐름으로 주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또 연결하면서 나에 대해 더 알아갔던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상담선생님이 던져주는 짧은 말들 그리고 위로들이 또 깨달음과 편안함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반인이 아닌 심리 전문가의 시각에서 중간중간 던져주시는 말과 질문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깊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게 전문 상담의 힘이구나 싶었다. 총 10번의 상담을
진행했는데, 상담이 진행될수록 선생님을 의지하게 되면서 솔직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때로는 속시원했고, 때로는 부끄럽기도 찝찝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상담을 마쳤다. MBTI 상담도중 기회가 되어, 상담선생님으로부터 직접 MBTI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의 배려로, 감사하게도 무료로 검사를 받았다. 작성 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G형 검사지를 통해 검사를 했고, 약 90문항 정도 작성했던 것 같다. ( G형이 최신 검사지는 아니라고 들었다. ) 결과는 내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과 똑같았지만, 여기에 추가로 각 지표당 선호 점수도 알 수 있었다. 해석 시간 도중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 이상의 유형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MBTI 자체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MBTI의 결과는 내가 선호하는, 편안해하는 것을 중심으로 유형을 정의해 준다. 선호 점수가 낮을수록 그 지표와 대칭되는 부분 또한 편하거나, 때로는 마음이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검사를 할 때마다, 주로 선호점수가 낮은 지표가 변하면서 검사결과가 기존과 달라지기도
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회사에서 일어났던 상황들을 되돌아 보았다. 의견대립이 있었던 경우에는, 보통 반대 성향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였던 것 같았다. 이들과 협업하는 과정 중 스트레스 받은 경우도 분명 있었고, 그러면서 끝까지 내 주장을 유지했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인정하고 받아들였던 경우도 있었다. 보통 처음에는 상대방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며 상대의 주장도 맞고, 오히려 이를 수용하는게 더 긍정적이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나만의 좁은 시각으로 주장을 유지하기 보다는, 조금 더 넓게 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MBTI도 나를 돌아보고, 나를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는 좋은 도구인것 같다. 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