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 밈 - ilbon jeongchiin mim

지난해 9월 1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환경성(環境省)에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 한국으로 치자면 환경부 장관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는 취임 전,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현(県)의 오염된 토양을 후쿠시마현 밖으로 이동해 처리할 수 있는 제염처리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프리랜서 기자가 “반드시 현 밖으로 옮길 수 있다고 약속한다면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이나 지을 법한 표정으로 싱긋 웃으면서 덧붙였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이 장면은 요즘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펀쿨섹좌’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패러디 요소)을 대표하는 모습이다. 펀쿨섹좌란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을 가리키는 단어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큰 규모의 문제를 다룰 때에는 즐겁고(fun) 쿨하고(cool) 섹시해야(sexy) 한다”고 발언했다. 다음 날 고이즈미 환경상을 만난 일본 기자가 “어떤 의미에서 즐겁고 쿨하고 섹시한 대책을 말하는 것인지” 물어봤다. 고이즈미 환경상이 답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네요.”

이 발언들에서 나온 단어 ‘펀(fun)’ ‘쿨(cool)’ ‘섹시(sexy)’를 각각 한 글자씩 따서 붙인 별명이 ‘펀쿨섹좌’다. ‘좌’는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치켜세울 때 쓰는 접미어다.

‘펀쿨섹좌’의 대표적인 발언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뉴욕에서 있었던 기후변화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일본의 변화 역시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또다시 모호한 발언을 했다.

“지금처럼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처럼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네티즌들의 패러디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진다. 한 야구팬은 트위터에서 “삼성이 2 대 9로 지고 있다는 것은, KT가 9 대 2로 이기고 있다는 뜻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그래도 맛있습니다. 그것이 치킨이니까”라는 리뷰를 남겼다. 단호한 긍정 표현이 필요할 때는 고이즈미 환경상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보여줬던 미소 짓는 장면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펀쿨섹좌’의 밈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단지 그의 발언이 모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정도로 힘을 얻었던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사태로 미묘해진 일본에 대한 인식도 한몫을 했다. 실제로 펀쿨섹좌의 발언이 패러디될 때면 그가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뒤를 이은 세습 정치인이라는 사실, 잇따른 실언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일본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같은 배경지식이 함께 거론되곤 한다.

더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펀쿨섹좌의 발언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종종 보여줬던 모호한 화법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치소 수감번호를 따 ‘503’이라고 지칭하는 것처럼 펀쿨섹좌 밈은 정치인에 대한 조롱 섞인 유머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펀쿨섹좌 밈을 보고 웃을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반일 감정과 정치인, 특히 분명하지 않은 발언을 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가 함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펀쿨섹좌 밈에는 항상 같은 댓글이 달린다. “부디 그가 일본 총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치를 유머로 소비하고 싶은 마음과 반일 감정이 뒤섞여 나온 반응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펀쿨섹좌에 대한 여론은 날로 나빠지고 있다. 한때 차기 총리로까지 언급되던 고이즈미는 잇따른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점차 인기가 가라앉고 있다. 지난 4월 25일 일본의 경제 매체 ‘산케이비즈’의 기사 제목이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펀쿨섹좌'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그것이 !@#$이니까'라는 말은 각종 SNS에서 본 적이 있을수도 있는데요, 그것이 펀쿨섹좌의 어록에서 유래되었다는건 잘 모를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밈은 '펀쿨섹좌'로 알려진 일본의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에 관한 내용으로 그는 왜 펀쿨섹좌로 불리는지부터 해서 그의 각종 주옥같은 어록들, 그리고 어떤식으로 사람들이 언급하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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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는 일본의 정치인으로 일본 전 총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인데요, 현재는 환경대신으로 정치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아베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 후보로 각광받았으나 그의 기행과 다양한 문제들 때문에 현재는 권력에서 멀어진 그는, 현재 한국에서 '펀쿨섹좌'라고 알려져 있죠. 

 


 

고이즈미 신지로, 그는 왜 펀쿨섹좌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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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가 한국에서 펀쿨섹좌로 유행을 탄 이유에는 바로 그의 인터뷰때문인데요,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가서 회의 전날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되었는데 "기후변화 문제는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대처해나가야 한다."라는 발언입니다. 

 

이에 기자가 의아해하며 그게 도대체 어떤 대처냐고 되물어보자 고이즈미 신지로는 "그걸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라고 답변하여 이런 발언들이 일본과 한국 두 나라에서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의 답변의 'Fun', 'Cool', 'Sexy'를 따서 우리나라에서는 펀쿨섹좌라고 그를 부르게 되었죠, 

 


 

고이즈미 신지로의 주옥같은 다른 어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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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했다시피 고이즈미 신지로의 펀쿨섹 발언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그러면서 그의 과거 어록들도 재조명되어 화제가 되었는데 과연 어떤 어록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가운데 재생버튼을 클릭하면 영상이 재생됩니다. 

 

위의 영상이 가장 대표적인 그의 해괴하다고 손꼽히고, 가장 크게 재조명된 발언인데요, 그 내용은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라는 말입니다. 

 

그냥 겉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 맥락을 한번 살펴볼까요? 

 

19년 9월 후쿠시마 오염토의 최종 처리장을 후쿠시마현 바깥에 30년내로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공약에 대해 어떤 기자가 질문을 했는데, 그에 대한 답변으로 "30년후면 나는 몇 살 일까, 지진 직후부터 생각해왔다. 아마 건강하다면 그 30년 후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아닐지, 그것을 말씀드릴 수 있는 정치가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하였는데 혹시 여러분들은 정상적으로 이해를 하셨나요? 

 

저는 이게 뭔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하고 생각을 했는데, 여하튼 이러한 답변 후 기자가 "공약 실현 가능성의 근거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자 한 답변에 바로 저 영상의 내용인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입니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대화체로 설명을 해보자면 

 

기자 : 30년 공약에 대해서 어떤 계획이 있나요? 

펀쿨섹좌 : 30년후면 나는 몇 살 일까, 지진 직후부터 생각해왔다. 아마 건강하다면 그 30년 후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아닐지, 그것을 말씀드릴 수 있는 정치가라고 생각한다. 

기자 : 폐기물 처리에 대한 공약의 근거는 뭡니까? 

펀쿨섹좌 :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음! 

 

와 같은 인터뷰가 됩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다른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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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고 있지만 좀처럼 반성이 전달되고 있지 않은 것 그런 자신에게도 반성하고자 합니다."라는 발언이 있는데 해당 발언은 코로나 대책회의에 불참하고 대신 본인의 후원회 신년회를 참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한 발언입니다. 

 

위의 발언 외에도 지구온난화 대책 회의에서 "지금처럼이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처럼이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발언을 패러디해 "실천은 움직여야 합니다. 그것이 행동이니까", "돈을 내셨다면 그 음식은 무료입니다. 그것이 서비스니까"와 같이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