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경제 후기 - gisulbojeung-gigeum gyeongje hugi

<들어가기 전>

일시 : 2020.10.17(토) 10:30 ~ 13:40

장소 : 서울 목동고등학교

전공 : 경영

유형 : 객관식 33, 단답형 10, 약술형 3

응시 : 5/16 => 결시율이 높았다. 이 날 겹치는 시험이 많았다.

오랜만에 필기 후기를 남긴다. 블로그에 글 자체를 오랜만에 쓴다. 마지막 필기 후기가 8.15였고 마지막 포스팅이 10.15였다. 그동안 이래저래 바빴다. 시험도 주말마다 많이 보러 다니고 심적으로 좀 힘들어서 고민도 많이 했고 방황도 많이 했다. 거의 매주 시험이 있었고 빨리 합격하려면 집중해서 얼른 끝내자는 생각에 주중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후기는 주말에 쓰자는 이유로 글쓰기를 미뤘다. 미루고 미루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고 결국은 그때의 감흥과 기억이 다 사라졌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 이번 하반기에서 내가 가장 무게를 두었던 1순위 기업이 바로 기술보증기금이었다. 다른 좋은 기업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고 붙여만 준다면 당연히 가고 싶은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기술보증기금을 가장 1순위로 두었던 이유는 금융공기업이라는 나의 목표에 부합했고, 상대적으로 전공 비중이 높은 기업이기에 합격 가능성을 봤을 때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쁜 하반기 시즌이 이제 거의 끝나간다. 이제 좀 여유로워졌을 때 이번 하반기에서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시험인 기술보증기금 필기에 대하여 후기를 남긴다.

<본론>

1. NCS

기술보증기금은 NCS(40점) & 전공(60점) 두 가지 시험을 본다. 중요한 점은 NCS에 과락이 있다.

기술보증기금 경제 후기 - gisulbojeung-gigeum gyeongje hugi

작년 후기를 살펴보니 NCS는 쉬웠고 전공이 조금 어려워서 전공에서 당락이 결정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전공은 생각보다 쉬었고 NCS는 까다로웠다. 나도 시험이 끝나고 이번 필기는 NCS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나중에 오픈 카톡 방에서 봤는데 필기 점수는 높았는데 불합격한 사람이 있었다. 아무래도 NCS 과락으로 탈락한 것 같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NCS 과락으로 탈락한 사람이 몇몇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역시 출제 방향은 함부로 예측하면 안 된다.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게 시험이다. 수험생이라면 함부로 난이도를 단정 짓지 말고 최선을 다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 마찬가지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다음에 시험을 볼 예정이라면 난이도가 어떻든 잘 풀 수 있도록 평소에 잘 공부해야한다. 어렵고 쉽고를 정하는 것은 출제자 마음이다. 다음번엔 둘 다 어려울 수도 있다.

2. 전공

경영학은 재무관리, 중급회계, 마케팅, 경영정보시스템(MIS) 네 과목을 봤다. 채용 공고를 보면 이렇게 본다고 명시해놨으므로 이 과목들만 공부하면 됐다. 문제 유형은 객관식, 단답형, 약술형으로 나왔다.

1) 객관식

객관식은 33문제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재무 12, 중급 12, 마케팅 6, MIS 3 정도로 나온듯하다. 재무, 중급은 말문제와 계산문제가 비슷하게 출제되었던 것 같고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계산기를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말문제가 생각보다 많았던 느낌이므로 항상 말하듯이 객관식 문제풀이만 할 것이 아니라 + 기본서 정독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그리고 전범위에서 고르게 출제되었단 느낌을 받았다. 공부하면서 귀찮아가지고 설마 나오겠어? 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이 나왔다. 물론 어렵지 않았지만 어쨌든 수험생 입장에선 내 마음대로 공부 범위를 생략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마케팅 역시 평소에 하던 공부이므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문제는 MIS였는데... 내가 보고 있는 경영학 기본서에는 MIS를 다루지 않는다. 어떻게 공부를 할까 하다가 첫째는 인터넷에서 독학사 MIS 요약을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그리고 대체로 중복되는 키워드 위주로 개념을 외웠다. 둘째는 도서관에서 250p 정도 되는 얇은 MIS 책을 빌렸는데 시간이 많다면 쭉 정독해보는 것도 좋지만 급하다면 별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셋째는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MIS 정리가 들어가 있는 문제집을 빌리는 것이다. 나는 같이 공기업을 준비하는 친구의 책을 빌렸는데 이 친구의 문제집엔 MIS가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친구한테 그 부분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을 했고 열심히 그 부분만 보았다. 그리고 3문제 중에 2문제는 공부한 부분으로 나와서 맞췄고 1문제는 평소에 IT에 관심을 가졌다면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문제였다. 결과적으론 MIS를 효율적으로 잘 대비했던 것 같다.

2) 단답형 & 약술형

단답형 10문제, 약술형 3문제 출제되었다. MIS는 객관식에서만 출제되었고 단답과 약술은 재무, 중급, 마케팅에서 출제되었다. 우선 마케팅은 제시문을 주고 빈칸에 들어갈 말의 용어는? 이런 식으로 출제했으므로 용어의 개념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했다. 재무관리와 중급회계는 단답형에선 계산 문제, 약술형에선 개념서술 문제로 출제되었다. 계산문제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었고 약술형이 나에겐 어려웠다.

아마 1번이 후입선출법의 단점에 대하여 3가지 서술하시오, 2번이 CAPM의 가정에 대하여 3가지 서술하시오, 3번이 순이익접근법과 순영업이익접근법 뭐 어쩌구 저쩌구 물어봤던 것 같다. 2번 3번은 조금 고민했지만 잘 서술할 수 있었다. 근데 문제는 1번 후입선출법이었는데... 내가 아는 후입선출법의 문제점은 LIFO 청산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하여 하나 적고 나머지 두 개는 그냥 아무 말이나 썼던 것 같다. 역시 기본서 정독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마치며>

1교시 NCS 시험을 치고 나서는 좌절감이 좀 더 컸다. 2교시 전공 시험을 치고 나서는 그래도 전공은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약간의 희망을 품었다. 결시율도 높았고 전공도 나름 잘 봤으니 NCS만 어떻게 커버 된다면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험을 보고 평소처럼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필기 발표날 이런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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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쯤에 점심을 먹으려다가 이 문자가 와있는 것을 보고 후다닥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형 결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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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필기시험을 처음으로 합격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사실 그동안 필기에서 계속 떨어지면서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공기업이랑 나랑 안 맞는가 싶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맘고생 했는데 필기 합격 한 번 하니까 마냥 기분이 좋더라. 이번 시즌이 끝나도록 필합 한 번도 못하면 그냥 다른 길 찾자 생각했는데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합격에 있어서 가장 큰 요인은 "운"이었던 것 같다. 우리 고사실만 결시율이 높았는지 전체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많은 시험이 한 날에 겹쳐서 결시율이 높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최종 35명 채용에서 서류에서 20배수를 걸렀으니 700명이 필기 대상자였다. 필기에서 3배수를 거르니 1차 면접 대상자가 105명이었다. 그냥 수치만 보면 경쟁률이 7:1이 조금 안되고 순위로만 본다면 상위 15%에 들어와야 합격할 수 있다. 하지만 결시율이 높았으므로 자연스레 경쟁률은 낮아지게 되었고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NCS가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나 보다. NCS 점수가 낮아서 과락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과락은 면했다. 전공은 쉽게 나와서 괜찮게 본 것 같았으니 NCS만 잘 넘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적으론 잘 풀었던 것 같다.

모쪼록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방에 날려주었던 결과였다. 고생했다.

이왕 고생한 거 조금만 더 고생하고 면접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