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 나츠 - geule nacheu

*읽기 전 주의사항

-이 글은 그레이x나츠 커플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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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링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의 문의가 많아서 다시한번 재차 강조합니다.

그레이x나츠는 게이물입니다. 이 소설은 bl물입니다. 나츠그레와 그레나츠는 다른겁니다, 여러분.

나츠가 그레이를 덮치는게 나츠그레고, 그레이가 나츠를 덮치는걸 그레나츠라고 합니다.

-작가가 도대체 무슨바람이 불어서 이런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는지 모르지만..연재주기가 길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레나츠

-악몽후에

124화

모두에게 버림받은채, 동굴 속에 홀로 누워있을때 누군가가 가만히 속삭였다. 너는 대체 무얼 원하는 거니? 답을 알 순 없었다. 그래서 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목소리가 또 한번 물었다. 이렇게 끝나서 행복하니? …아니. 즉답했다. 입으로 말을 내뱉기도 전에 머릿속에 그 한마디만이 떠올랐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잠시 후에 자신도 모르게 자조적인 미소를 짓고야 말았다. 그것은 정말이지 멍청하고 바보같은 답변이었다고. 그렇게 판단했다.

사이드의 마력이 당장 안개처럼 나츠를 덮쳐갔다. 하지만 화룡의 불꽃에 의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번에는 나츠가 먼저 몸을 움직여 불을 주먹에 두르고 일차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도 맞지 않았다. 주먹에 닿는 느낌이 없다는걸 눈치채고 나츠가 재빠르게 공격을 멈추었지만 이미 늦었다. 등 뒤에서 칼날의 서늘한 그것이 날카롭게 살갗을 베어갔다.

"보세요. 눈도 안보이면서 무슨 수로 절 공격하겠다는 겁니까."

잔뜩 실망한 어조로 사이드가 말하며 단검을 잡고 있던 팔에서 힘을 빼, 축 늘어트렸다. 지루하다. 그리고 짜증이 나. 당신을 보면, 정말이지. 들고있던 단검에 모든 마력을 집중시켰다. 제레프님 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마력은 정신분열. 이 정도라면 독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헛다리라면 빠르게 끝내자. 아무리 날고 기는 나츠 드라그닐이라도 지금은 아직 채 낫지도 못한 병자에 불과했다. 이런 자가 무얼 할 수 있을리가 없지. …해낼 수 있을리가 없지.

그가 미약한 연막을 나츠 쪽으로 날리고는 녀석의 주의가 그쪽으로 향한 틈을 타 느긋하게 다시 한번 기습을 시도했다. 정말로 간단하고 초보적인 훼이크지만 보이지 않는다면야 별 도리가 없지. 소리나 냄새등의 다른 감각을 사용한다 해도 주변에 자욱한 마력이 주의를 끌어서 간단하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저 붉은 화염이 문제였지만 그것도 자신의 마력으로 잠깐 뚫으면 되는 것이다. 이걸로 끝이었다. 나츠 드라그닐의 존재도.

"……?!"

"미안하지만…."

나츠를 향해 단검을 깊숙히 찌르려던 그 순간 녀석을 감싸고 있던 마력의 질이 차츰 바뀌었다. 화염인가? 아니었다.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마력이었다. 불이 최소한 모든걸 태우고 밝히는 양질에 속한다면 이것은 음질. 그것도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는 그 숨막히는 마력.

"보이지 않아도 너 정도는 막을 수 있어."

"나츠…… 너 따위가…."

어둠의 마력에 휩싸인 나츠를 바라보는 사이드의 눈이 분노로 번뜩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지금 이 녀석이 자신의 주인에게서 훔친 마력을 멋대로 쓰고 있단 말인가? 그것도 자신의 눈 앞에서? 검은 마력 앞에 부식되어 버린 단검을 바닥에 내던진 그가 내뱉듯이 말했다.

"감히 너 따위가, 그 분의 흑마력을…!"

"그런 식의 말투는 달갑지 않은데. 원했건 원치 않았건, 이 마력은 그 녀석을 이긴 대가로 내가 정정 당당하게 취한 것이니까."

"너 따위가 감히…!"

"내가 이 힘을 쓰는게 싫다면 네가 날 죽이고 내게서 빼앗아 가면 돼."

나츠가 차분히 말을 이으며 사이드를 어른거리는 시야로 응시했다. 봉인된 제레프의 마력을 억지로 꺼내 쓰는 것은 자신의 몸에 엄청난 부담을 주지만. 그가 반응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당신… 그렇게도 나와 한판하고 싶습니까? 그 마력을 쓰면 당신의 몸이 버티지 못할텐데?"

"내 걱정을 하기 전에 이 마력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지 재보지 그래?"

나츠가 단조롭게 사이드의 말을 받아갔다. 녀석의 두 눈이 어느 때 보다도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네가 아주 잘 아는 힘이잖아. 안 그래?"

"…그게 소원이라면 당신의 그 건방진 입을 다시는 못놀리게 해주도록 하죠."

"하하. 남 말하긴."

나츠가 건조하게 웃으며 제레프의 흑마력을 자신이 할 수 있는대로 최대한 끌어올려 방출했다. 그 농도가 짙어질수록 사이드의 입가에 미약하게나마 존재했던 여유로운 미소도 씻은듯 사라졌다. 당신이 원한다면야…. 끝을 내기로 하죠.

루시와 함께 떨어진건 엘자와 안나였다. 다행이 엘자가 금강의 갑옷으로 환장을 해서 다른 파편들을 막아주었기에 루시는 무사할 수 있었지만 안나는 어찌된건지 알 수가 없었다. 사태가 진정되자 재빨리 고개를 돌려 안나를 찾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바위에 여기저기 긁힌 몸으로 입구를 찾아 들어가고 있는 안나가 눈에 띄었다.

…필사적이었다. 여자의 몸을 하고서도. 애처로울 정도로. 루시가 얼른 수그렸던 몸을 일으키고는 휘청거리면서 동굴 안의 잔해들을 피해 안나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안나, 상처가 심해! 조금이라도 치료를 해야…!"

"시끄러워!"

안나가 비명을 지르듯 거세게 루시의 말을 막았다. 보이는건 그녀의 등 뿐이라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꼭 울고있는 것만 같았다.

"제 아무리 나츠 드라그닐이라고 해도 이미 사방에 뿌려진 저주의 마력을 오래 견딜 수 있을리가 없어! 게다가 그 분은……."

"진정해라, 안나."

엘자가 루시를 지나쳐 앞으로 걸어가며 무뚝뚝하게 그녀의 말을 잘라갔다.

"어차피 우리는 사이드를 찾을거다. 그렇게 흥분해서 찾는다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오히려 침착하게 접근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게다가… 나츠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줄거다."

그 말에 안나의 시선이 엘자에게로 향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커다랗게 떠져있는 그녀의 두 눈에 공포라는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이유따윈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루시와 엘자를 번갈아보던 안나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내가 걱정하는건 그런게 아니야… 내가 걱정하는건……."

"모두들~!"

그녀의 애처롭기 짝이 없는 목소리를 누군가가 잘라갔다. 모두들 너 나 할 것 없이 정확히 동시에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해피가 거기에 있었다. 거기다 샤를도. 놀랍게도 웬디마저 거기에 있었다.

"여러분~"

"웬디, 거기다 샤를까지!"

루시의 놀란 목소리에 가볍게 웃어보이던 웬디가 샤를과 함께 땅으로 내려왔다. 뒤따라 내려온 해피가 자랑스럽게 웃으며 뽐내듯 뒷짐을 지었다. 안나를 둘러싼 아까까지의 분위기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내가 데리고 왔어! 잘했지? 다들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고 카나가 고생했다고! …그런데 나츠는?"

"사이드와 한판 뜨고 있어."

"아이! 정말이야, 루시?! …괜찮은건 맞아?"

"뭐… 눈이 안보이는 정도?"

"괜찮은거구나."

"아니… 그렇게 괜찮은건 아닌데……."

루시와 해피의 대화를 들으며 생긋웃던 웬디가 그들의 몸에 즐비한 긁힌 상처를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가왔다. 그녀의 손을 중심으로 금방 치유의 마력이 겉돌았다. 웬디가 루시를 올려다보며 다시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상처가 심해요. 모두들, 치료하고 가요."

"미안하지만."

안나가 다시 차갑게 웬디의 말을 잘랐다. 그녀의 시선이 흑마력이 퍼져나오고 있는 동굴 안쪽을 향해 있었다.

"한가롭게 치료나 하고 있을 시간은 없어."

"너무해! 웬디는 그저…!"

"루시, 너희들.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 아니야?"

안나가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어갔다.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설령 다리가 부러져서 걷지 못한다고 해도. 치료를 핑계로 앉아있을 시간은 없어. 만약 나츠 드라그닐이 죽는다고 하면, 남편군은 가만히 있지 않겠지. 안 그래?"

"그거야 그렇지만……."

"나도,"

안나가 불안하게 말을 이었다.

"나도, 같은 기분이야."

서두르던 그레이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의 눈이 전방에 있는 무언가를 응시하면서 이윽고 완전히 발이 멈추었다. 저 너머로 흑마력이 느껴졌다.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으스스한 그 기분나쁜 마력. 생명을 지우는 마력. …저기엔 분명 나츠가 있을 것이다. 사이드와 함께. 아마도 교전중이겠지. 그렇다면 저 마력은….

"나츠, 이 멍청한 자식…"

같이 돌아가기로 했잖아. 그런데 저런 위험 천만한 짓을 하면 어떻게 해? 정말이지, 조금만 눈을 떼면 저런다니까. 그레이가 질렸다는듯 혀를 차며 다시 터벅터벅 걷는데 뒤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당신 아직 나츠 씨한테 안갔어?"

스팅이 빈정대듯 그레이에게 시비를 걸었다. 그레이가 완벽하게 씹어버리고 그를 지나치자 스팅이 울컥해서 소리쳤다.

"하, 아까의 기세는 어딜간거야? 그런 굼벵이같은 걸음으로 나보다 먼저 갈 수 있겠어? 당신은 여기서 손가락 빨고 구경이나 하고있어. 난 나츠 씨한테 갈테니까. 잘보라고."

스팅이 호흡을 가다듬더니 공기를 들이마시며 배를 부풀렸다. 그레이가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직감하고는 황급히 그 쪽으로 다가가며 소리쳤다.

"너, 뭐하는거야?!"

"백룡의 포효!"

"…이 멍청아!"

미처 손 쓸새도 없이 기다랗게 동굴의 잔해들을 꿰뚫는 레이저 포를 보면서 그레이가 스팅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는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에 나츠가 있는데 그런걸 그렇게 생각없이 막 쏘면 어떻게 해! 바보냐?!"

"ㅁ, 뭣…! 생각없이 쏜거 아니거든? 이쪽도 그런거 다 조절해서 쏜 거란말이야! 그리고 나츠 씨라면…."

"나츠가 뭐."

스팅이 잠깐 고민하는듯 하더니 고개를 돌려 그레이의 시선을 피하면서 죄책감 담긴 어조를 툭 내뱉었다.

"어떻게든 피했겠지."

"웃기지마! 아아-! 너 역시 생각 안하고 쏜거지?! 이 죽일 놈아!"

"그런 것보다, 일단 길이 뚫렸어. 어쩔셈이야?"

이 자식 시끄러운건 나츠 씨랑 똑같다고 생각한 스팅이 정색하며 그레이의 외침을 손을 들어 막고는 묻자 그레이가 이를 바득 갈더니 스팅의 멱살을 탁 놓고는 그가 만들어 놓은 커다란 구멍을 바라보았다. …보인다. 저 구멍 너머에서, 한창 싸우고 있는 녀석의 그림자가. 그레이가 하나 둘 굳어졌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어쩌긴 뭘 어째. 가야지."

두말않고 자리를 뜨는 그레이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자신도 발을 옮기려다 주춤하고는 발밑을 바라본 스팅이 그대로 굳어졌다. 방금 만들어진 단단한 얼음으로 발이 지면에 산뜻하게 묶여있었다. 스팅이 질렸다는듯 그걸 바라보다가 짜증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사기꾼같은 사람이…!"

 그가 이윽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뭐, 어차피. 진심으로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한적 없으니까. 그걸로 된거다.

..몇백년만에 쓰는 악몽후에..

사실 아직 적응이 안되요 다른거 쓰다보니까ㅠ

문체도 많이 틀어졌고ㅠㅠ

결국 이번화도 별볼일 없었네요;; 완결이 가까워서 최대한 공들여야지 했는데

전혀 그런기미가 안보이는..

끝으로 갈수록 점점 이상해지네요 이 소설은..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