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1억 아파트 - cheon-an 1eog apateu

천안아산 소형아파트 외지·법인 '먹잇감'

  • 입력 2022.02.06 13:59
기자명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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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1억 미만 아파트 외지인·법인 매수 전국 최다
지난해 법인 아파트 거래 급증…실수요자 피해 불가피

천안 1억 아파트 - cheon-an 1eog apateu
법인·외지인의 천안아산 공시가격 1억 미만 아파트 집중 매수지역. 붉은색이 진할수록 매수가집중됐음을 뜻한다. 법인·외지인의 매수 1건당 붉은 점 1개 표시.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천안]분양로또로 불리며 천안아산의 신축 아파트 청약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공시지가 1억 미만의 구축 아파트도 외지인과 법인의 집중 매수가 횡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기 수요가 의심되는 외지인과 법인이 저가 소형 아파트 매수를 주도하며 시장 교란으로 실수요자 피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저가 아파트 실거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조사기간 전국의 저가아파트를 매수한 법인·외지인 거래는 8만 9785건으로 지역별로는 천안아산이 8000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국토부는 일부 법인·외지인이 저가 아파트를 갭투기로 매집해 거래가격을 높이고 단기간에 실수요자에게 매도해 높은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했다. 천안아산의 저가 아파트들이 외지인과 법인의 투기 먹잇감으로 전락한 셈이다.

실제 공시가격 1억 원 미만의 일부 천안아산 저가 아파트는 2020년부터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거래 물량도 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아산시 배방읍 배방삼정그린코아는 38.49㎡의 2019년 9월 최고 매매가가 7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9월은 최고가가 1억 1350만 원까지 치솟았다. 2019년 9월 11건에 불과했던 거래 물량은 2021년 9월 3배 이상 증가해 34건을 기록했다.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초원아파트 39.27㎡도 2020년 9월 매매 최고가는 705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9월 9500만 원으로 상승했다. 거래물량도 20건에서 52건으로 160% 증가했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주공9단지 39.64㎡도 2020년 9월 매매 최고가가 7200만 원에서 2021년 9월 1억 1500만 원으로 4000만 원 넘게 뛰었다.

배방삼정그린코아와 신방초원아파트는 지난 1월 31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가 집계한 3.3㎡당 아파트 매매 연간상승률이 각각 57.4%, 37.7%로 지역별 연간상승률 단지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혁 전 대한부동산협회 충남지부장은 "세 부담이 약한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를 법인과 외지인 등이 갭투자로 집중 매수하며 저가 아파트의 실수요자인 서민들이 부담을 떠 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안의 아파트 거래에서 법인이 활개 친다는 사실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정병인 천안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천안시에서 제출받은 2019-2021년 3년 간의 아파트 거래량 분석 자료에 따르면 동남구의 경우 2020년 법인과 개인의 아파트 거래량은 2467건이었지만 지난해 5068건으로 곱절이상 뛰었다. 서북구도 법인과 개인의 아파트 거래량이 2020년 4343건에서 지난해 1만 1857건으로 급증했다.

정병인 위원장은 "법인들이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주도하는 등 아파트 거래의 큰 손이 되면서 지역자본의 외지유출은 물론 실수요자 피해 등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거래가격이 급등하면서 법인·외지인 등의 매수가 많은 특이동향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투기의심거래를 심층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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