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대처 모델 - seuteuleseu daecheo model

스트레스 대처 [stress coping]

1. 개요

대처란 개인의 자원을 청구하거나 초과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특수한 외적 및 내적 요구(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하여 부단히 변화하는 인지적 및 행동적 노력이다.

2. 스트레스와 적응

스트레스가 심각하거나 만성적이면 정신과 신체의 동질정체적 기능이 손상된다. 스트레스가 개인의 과제수행능력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신체적 및 정신적 장애를 야기하기도 하는데(Holmes & Rahe, 1967), 개인이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의 반응 증가로 자신의 신체감각이 예민해지고, 이 신체감각에 집중하면 과제수행과 같은 환경적 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반대로 개인의 빈약한 혹은 부적절한 대처 능력에 의해 신체감각이 더욱 증폭될 수도 있다(이인혜, 1999).

스트레스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 전략이 떠오르지 않을 때 불안해지고 행동 조직력이 크게 떨어진다. 심한 경우, 공황감을 느끼면 자아의 방어기제나 생리적 반응이 원시적인 수준으로 퇴화한다. 이때 투쟁-도피의 기제가 과도하게 작용하면 말초기관에서 응급반응이 일어난다. 이것은 자극이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를 저해하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면 인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는 물론 생리적으로 반응함(Zegans, 1982)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실상 많은 스트레스원이 핵심요인이 아니라 대처가 핵심요인이다.

3. 스트레스 평가와 대처

역동적 상호작용 모델에서는 스트레스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평가와 대처라는 심리적 매개변인을 중시한다. 평가란 어떤 대상이나 생황의 질에 대해 그 가치를 정하거나 판단하는 것이며, 대처는 환경과 내적 요구 간의 갈등을 다루기 위한 행동적 또는 인지적 노력이다(Lazarus & Folkman, 1984; Rice, 1992). 스트레스와 대처는 서로 독립적인 요소가 아닌데, 개인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상황이 더 이상 위협적으로 평가되지 않을 것이며, 상황을 다루기 위해 적절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와 대처가 상호독립적이 아니라는 의미는 상황은 본질적인 스트레스가 아니고 지각된 위협과 요구에 맞출 능력의 불균형임을 말한다(이인혜, 1999).

대처 유형은 개인의 성격특성이나 스트레스 사건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즉,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능동적인 대처를,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소극적인 대처 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고(McCrae, & Costa, 1986), 개인이 스트레스 사건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느냐, 그러지 않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대처 방식을 선택한다.

4. 대처: 전통적 접근

대처의 개념은 동물실험과 정신분석적 자아 심리학에서 유래한 것이다(Lazarus & Folkman, 1984). 동물모델에서 중심 주제는 추동이나 흥분에 관한 것으로, 이 분야의 연구는 주로 도피와 회피 행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강조하면 인지적 대처나 방어와 같은 인간의 중요한 전략에 관해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정신분석적 자아 심리학 모델에서 대처는 문제를 해결하고 그럼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현실적이고 융통성 있는 사고 및 행위로 정의된다. 동물 모형과의 중요한 차이는 이 모형이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 대한 지각 방식과 사고 방식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메닝거(Menninger, 1963)는 대처를 가장 높고 가장 진보하거나 성숙한 자아과정으로 보고, 그 다음에 신경증적인 적응 양식인 방어가 뒤따르는 것으로 보았으며, 끝으로 가장 밑에 자아 기능의 퇴행적 혹은 정신병적 수준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초기의 한 이론에서 내적인 혼란 수준에 따른 다섯 가지 조절 방안(regulatory device)의 순위를 확인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차 방안: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일화 때문에 생기는 긴장을 해소시키기 위한 전략. 대처방안(coping devices)이라 불리며 자기통제, 유머, 울음, 욕설, 한탄, 자랑, 토로, 심사숙고 및 에너지 발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개인의 독특한 성격으로 간주된다.

• 2차 방안: 말을 많이 하거나, 너무 쉽게 웃어대거나, 신경질을 부리거나, 안절부절못하고 변덕을 부리는 것처럼, 1차 방안이 부적절하거나 극단적으로 사용되면 대처 방안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어느 정도 통제 불능과 위협적인 평형 상실을 나타내는 증후로 작동한다. 2차 방안에는 해리에 의한 퇴각(기면 발작, 기억상실, 비인격화), 공격의 전치에 의한 퇴각(혐오, 편견, 공포, 반공포적 태도), 상징과 양식을 더 솔직한 적대감의 방출로 대치함(강박증, 의례) 및 자기나 자기의 일부를 공격 대상으로 전치함(자기 부여적 속박과 굴욕, 자기 도취)이 포함된다.

• 3차 방안: 덜 조직적인 공격 에너지의 일차적, 폭발적 방출로 여기에는 상습적 폭행, 경련 및 공황 발작 등이 포함된다.

• 4차 방안: 혼란이 증가한다.

• 5차 방안: 자아가 완전히 붕괴된다.

5. 대처 과정

래저러스와 포크먼(Lazarus & Folkman, 1984)은 대처를 개인의 자원을 청구하거나 초과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특수한 외적 및 내적 요구를 관리하기 위해 부단히 변화하는 인지적 및 행동적 노력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1) 대처는 특성 지향적이라기보다는 과정 지향적이다. (2) 대처는 개인의 자원을 청구하거나 초과하는 요구에 한정시킴으로 대처와 자동화된 적응 행동을 구분한다. 결국 대처는 문제 해결을 필요로 하는 심리적 스트레스 조건으로 한정되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동화된 행동과 사고는 배제한다. (3) 대처는 문제를 다스리려는 노력이다. (4) 대처와 극복을 동일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대처의 정의에서 나타난 “관리”는 그 환경을 극복하려는 시도일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조건을 최소화하고, 회피하고, 인내하며, 수용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대처 과정을 특징짓는 역동과 변화는 개인과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재평가의 함수이다. 변화는 환경을 바꾸는 쪽으로 지향된 대처 노력의 결과일 수도 있고, 사건의 의미를 변화시키거나 이해를 높이는 내적으로 지향된 대처의 결과일 수도 있다. 대처 과정은 초기의 평가를 수정하는 인지적 재평가에 의해 계속적으로 매개된다. 대처에 관한 과정 이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첫째, 관찰과 측정은 특성 접근의 관심사인 개인이 대체로 행하는 것, 행하려 하는 것, 행해야 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개인이 실제로 생각하거나 행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둘째, 개인이 실제로 생각하거나 행하는 것은 특수한 맥락 내에서 검증된다. 대처 사고와 활동은 언제나 특정 조건에 대한 것이다. 대처를 이해하고 그것을 평가하기 위해 그 사람이 무엇에 대처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맥락을 더 구체적으로 정의할수록 특정한 대처 사고나 활동을 맥락적 요구와 연결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

셋째, 대처 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스트레스 사건이 전개됨에 따라 대처 사고와 행동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처는 사람과 환경 간의 관계가 변함에 따라 어떤 때는 방어적인 전략과 같은 대처 유형에 의존하지만 어떤 때는 문제 해결적 전략에 의존해야 하는 변화하는 과정이다.

6. 대처의 다면적 기능

대처는 문제 해결 그 이상의 것을 포함하고 있다. 대처 기능과 대처 결과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는데 대처 기능은 어떤 전략이 이바지하고 있는 목적을 말한다. 대처 결과는 그 전략이 나타내는 효과를 말한다. 우리는 어떤 기능이 특정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기능들이 결과의 관점에서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심리학적 조망을 가진 미캐닉(Mechanic, 1974)은 사회적 요구와 환경적 요구를 다루는 것, 그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동기를 유발하는 것, 그리고 에너지와 기술을 외적 요구에 지향시키기 위해 심리적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대처 기능을 설명했다. 펄린과 스쿨러(Pearlin & Schooler, 1978)는 긴장을 야기하지 않는 상황으로 변화시키는 것, 스트레스가 생기기 전에 경험의 의미를 통제하는 것, 스트레스가 생긴 후 스트레스 자체를 통제하는 것을 제안했다.

대처가 스트레스 극복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또는 행동적 노력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대처 유형을 구분하여 특정 대처와 관련이 높은 상황적 특성이나 대처효과 등을 확인하기도 한다.

7. 스트레스 대처에 대한 개인적 자원

래저러스와 포크먼(Lazarus & Folkman, 1984)은 중요한 개인적 대처 자원을 다음 여섯 가지로 제안한다.

첫째, 건강과 에너지(health and energy):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은 약하고 아픈 사람보다 외적, 내적 요구를 좀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신체적 안녕은 개인에게 다가오는 스트레스 상황에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둘째, 긍정적 신념(positive belief):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대처에 매우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 된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은 개인이 바라는 결과를 성공적으로 얻어낼 수 있다고 믿을 때 증진된다.

셋째, 문제 해결 기술(problem solving skills): 문제 해결 기술은 정보를 탐색하고 대안적 활동을 발견하기 위해 상황을 분석하게 한다. 여러 대안 활동의 결과를 예측하여 비교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도록 한다. 문제해결기술은 폭넓은 경험, 개인이 보유한 지식, 그 지식을 사용하는 인지적∙지적 능력 및 자기통제력과 같은 다른 자원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문제해결기술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넷째, 물질적 자원(material resources): 돈과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금전적 자원이 있으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처 선택 안이 많아진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은 법적, 의학적, 재정적 및 다른 전문적 도움에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돈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돈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협에 대한 개인의 취약성이 줄어들고 효율적인 대처를 촉진할 수 있다.

다섯째,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사회적 기술은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사회적 기술은 타인과 협동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타인의 협동 또는 지지를 얻을 가능성을 증가시키며,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해 더 많은 통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에 대한 확신은 스트레스 관리에 중요한 자원이 된다.

여섯째,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사회적 지지는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다양한 물질적, 정서적 지원을 말한다. 친구나 가족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사람이 지지가 부족한 사람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8. 대처를 방해하는 요인

개인이 환경을 다루어 나가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약(constraints)이라 하며, 이 제약은 개인적, 환경적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먼저 개인적 제약은 어떤 유형의 행동이나 감정을 배척하는 내재화된 문화적 가치와 신념 및 독특한 개인적 발달의 산물인 심리적 결함을 말한다. 유머는 논쟁이 고조된 상태에서는 긴장을 해소하는 적절한 수단일 수 있지만, 장례식장에서는 부적절한 것으로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상황적, 개인적 차이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문화적으로 유도된 가치, 신념, 규준은 중요한 속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다음, 많은 자원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이 대처를 방해한다. 예컨대 돈과 같은 물적 자원은 개인에 따라 한정되어 있는데 돈을 적게 가진 사람은 여러 가지 돈과 관련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세 번째로 위협 수준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개인이 위협을 느끼는 정도는 대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이 위협을 느끼는 정도는 부분적으로는 특별한 상황에서 개인이 내적 및 외적 요구의 관점에서 대처 자원을 평가하는 것과 그것의 사용을 억제하는 속박에 대한 평가의 함수이다. 반대로, 위협의 수준은 사용 가능한 자원들이 대처에 사용될 수 있는 정도에 영향을 준다. 과도한 위협은 인지적 기능과 정보처리 능력에 영향을 미쳐 문제 중심적 대처를 방해한다(Lazarus & Folkman, 1984).

9. 대처 전략

대처 전략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포크먼과 래저러스(Folkman & Lazarus, 1980)의 정서 중심 혹은 문제 중심 대처 전략 개념이 많이 연구되었다.

문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원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반면, 정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 지각에 수반되는 정서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 두 가지 접근 방법은 스트레스를 받은 개인이 좀 더 편해지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스트레스 상황을 관리하는 데는 다른 효과를 산출한다(Brannon, Feist, 2007). 개인이 스트레스 사건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평가할 때는 문제 중심적 대처를,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평가할 때는 정서 중심적 대처를 선택하기 쉽다(Forsythe & Compas, 1987). 가령 유쾌하지 않은 치과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문제 중심 대처를 선택할 수 없다. 유쾌하지 않은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치과 치료를 받는 동안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정서 중심과 문제 중심 범주에는 몇 가지 다른 전략이 내재해 있다. 가령,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은 문제 중심 전략이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필요한 단계적 계획을 세우거나 누군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한다. 당황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정서 중심 대처이지만, 마음의 안정과 확신을 얻기 위해 친구나 가족을 찾고, 상황을 회피하는 것 역시 스트레스와 관련된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이다(Brannon & Feist, 2007).

문제 중심 대처와 정서 중심 대처 외에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사회적 대처(social coping), 스트레스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내는 데 집중하는 의미중심 대처(meaning-focused coping)가 있다(Folkman & Moskowitz, 2004). 대처 전략과 건강의 관계는 스트레스 유형과 심리적 혹은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중재된다. 일반적으로 문제 중심 대처는 건강과 정적인 관계를 보이지만, 정서 중심 대처는 건강과 부적인 관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10. 전 생애에 걸친 대처

대처는 아동기에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변화한다. 어린 아동이 세계를 이해하고 복잡한 문제 중심적 대처 및 정서 중심적 대처를 학습함에 따라 확실한 변화가 수반된다. 거트만(Gutmann, 1974)은 사람이 나이 듦에 따라 능동적인 극복, 즉 공격적인 통제 유형의 대처에서 더 수동적인 유형으로, 그리고 최후에는 퇴행적 의존으로 이동한다고 보았다. 베일런트(Vaillant, 1977)와 파이퍼(Pfeiffer, 1977)는 대처가 연령에 따라 변화하지만, 거트만이 제시한 것과는 달리 나이가 듦에 따라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변한다고 보았다. 투사나 행동 분출과 같은 미성숙한 기제에 덜 의존하게 되고, 이타성, 유머, 억제와 같은 성숙한 기제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스트레스 대처 [stress coping]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 집필 : 박지선(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