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2 불곰 - seuta 2 bulgom

지난달 28일 MBC게임이 개최한 MSL 결승전에는 이색 응원문구가 화면에 잡혔다. ‘불곰 하향 점’ 이라고 쓴 문구가 그것이다. 즉, ‘스타크래프트2’의 테란 유닛 ‘불곰’을 지금보다 약하게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각종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서도 테란 유닛 ‘불곰’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나치게 강하다는 비판을 넘어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며 밸런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불곰’은 테란의 병영에서 생산되는 기초 유닛 중 하나다. 해병보다 높은 체력과 공격력을 자랑하며 스팀팩도 사용할 수 있다. 기술실만 있으면 생산 가능해 게임 초반에 운용 가능하다. 생산에 필요한 자원은 미네랄 100에 가스 25를 소모하며 생산시간도 30초로 비교적 짧다.

스타 2 불곰 - seuta 2 bulgom

문제는 ‘불곰’이 스팀팩을 사용하는 경우다. 어느 정도 컨트롤만 뒷받침되면 동급 유닛 여러기를 제압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충격탄’이 개발되면 상대 유닛을 느리게 만드는 능력까지 갖췄다. 움직이면서 공격을 하는 이른바 ‘무빙샷’을 하면 상대 유닛이 접근도 하기 전에 무력화시킨다.

‘불곰’에 대해 하향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은 알고도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곰’으로 인해 테란 종족이 사기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워낙에 ‘불곰’이 강력한 까닭에 이를 빗댄 각종 패러디도 등장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 동영상을 보면 불곰 1기로 프로토스의 ‘광전사’ 한 부대와 전투에서 승리하고 나아가 여러 대의 ‘공허폭격기’도 초토화 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는 아무리 불곰이 강하다고 해도 질럿 한 부대와 싸워서 이길 수 없고 공중 공격 역시 불가능하다. 즉, ‘맵 에디터’를 사용한 일종의 조작 영상이지만 그만큼 불곰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것의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발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불곰’의 밸런스 조절에 대해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불곰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주장이 공개서비스 초반부터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스타크래프트2’ 1.1 패치에서도 ‘불곰’에 대한 조정 사항은 빠졌다. 패치 발표 간격을 고려하면 ‘불곰’의 하향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불곰’의 특수 기술인 ‘스팀팩’을 삭제하거나 공격력을 하향하면 현재 맞춰져 있는 종족 간 밸런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작에서도 그랬듯 밸런스는 이용자들의 새로운 전략에 의해서 맞춰지는 편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고수들 사이에서는 불곰에 대한 해법이 나온 상태다. 적어도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크리스 시거티 스타크래프트2 디렉터는 “스타크래프트2는 전 세계에 동일하게 서비스되는 만큼 지역별로 이용자들의 반응이 다르다”며 “한국 이용자들은 그 어느 지역보다 피드백이 빠른 만큼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그만큼 패치가 적용되는 시기는 체감상 늦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