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시대적 배경 - napolle-ong sidaejeog baegyeong

문화책&생각

‘적’과 ‘흑’을 소망했던 흙수저 청년 이야기

등록 :2019-11-01 06:00수정 :2019-11-01 20:13

[책&생각] 이현우의 언어의 경계에서

나폴레옹 시대적 배경 - napolle-ong sidaejeog baegyeong

적과 흑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민음사(2004)

근대문학은 청년의 문학이라는 것을 스탕달만큼 여실히 보여주는 작가도 없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는 것도 가능한데, 스탕달의 문학은 청년의 문학이어서 근대문학에 값하며 근대소설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스탕달의 청년 주인공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물론 <적과 흑&amp;amp;gt;(1830)의 쥘리앵 소렐이다. 가난한 평민(목수)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형들의 구박이나 받던 처지였지만 쥘리앵은 라틴어 성경을 암송하는 뛰어난 지적 능력 덕분에 레날 시장댁의 가정교사가 된다. 근대란 그렇듯 각자의 능력이 타고난 신분의 제약에서 벗어나 인생역전의 기회를 갖게 해주는 시대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쥘리앵의 인생역전은 어디까지 가능했던가.&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포괄적으로 ‘근대’라고 적었지만 &amp;amp;lt;적과 흑&amp;amp;gt;의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의 왕정복고기다. 1789년 대혁명 이후 구체제가 붕괴되었지만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나폴레옹이 완전히 몰락한 이후에 프랑스는 다시금 성직자와 귀족이 지배하는 낡은 체제로 복귀한다. 혁명을 통해서 신분사회는 유동적인 계급사회로 탈바꿈했지만 이 유동성에도 제한이 가해진다. 능력이 기회를 갖게끔 해주지만 이 기회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쥘리앵이 그 대표적 사례다. 쥘리앵 소렐은 누구인가. 무엇보다도 그가 나폴레옹 숭배자라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코르시카의 한미한 가문 출신으로 포병 장교를 거쳐서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나폴레옹은 신분상승을 꿈꾸는 당대 청년들에게 탁월한 롤모델이었다. 쥘리앵 역시 그런 나폴레옹을 꿈꾼다.&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하지만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들어선 왕정복고체제는 더이상 그러한 꿈을 용인하려 들지 않는다. 소설의 제목 &amp;amp;lt;적과 흑&amp;amp;gt;은 그런 상황에서의 선택지를 잘 압축하고 있다. 군복의 색인 ‘적’이 군인으로서의 출셋길을 상징한다면 사제복의 색인 ‘흑’은 성직자로서의 출셋길을 뜻한다. 이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군대에서의 경력을 차단당한 쥘리앵에게는 오직 흑만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지가 된다. 성경 암송능력으로 교구신부의 추천을 받아 가정교사가 된 그는 마치 나폴레옹의 군사적 원정을 흉내 내듯이 레날 부인을 유혹하고 나선다. 그를 짝사랑한 하녀의 밀고로 부인과의 관계가 탄로나서 쫓겨나지만 다시금 파리의 대귀족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됨으로써 재기의 기회를 잡는다. 쥘리앵은 이번에는 도도한 귀족처녀 마틸드를 유혹하여 아주 어렵게 성공을 거둔다.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마틸드의 처지를 고려해 후작이 그에게 귀족 신분을 마련해준 것이다. 쥘리앵 소렐이 기사 라 베르네이로 재탄생하게 되는 과정이다. &amp;lt;p align="justify"&amp;gt;&amp;lt;/p&amp;gt; 사실 귀족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기병 중위가 되면서 쥘리앵의 인생역전 이야기는 일단락될 수도 있었다. &amp;lt;/div&amp;gt; &amp;lt;div title="연재기사" class="relation-tyB serial"&amp;gt; &amp;lt;h5&amp;gt;&amp;lt;em&amp;gt;연재&amp;lt;/em&amp;gt;&amp;lt;span&amp;gt;&amp;lt;a href="/arti/SERIES/1189/"&amp;gt;이현우의 언어의 경계에서&amp;lt;/a&amp;gt;&amp;lt;/span&amp;gt;&amp;lt;/h5&amp;gt; &amp;lt;ul class="list"&amp;gt; &amp;lt;li&amp;gt; &amp;lt;a href="/arti/culture/book/998942.html"&amp;gt; &amp;lt;span class="photo"&amp;gt;&amp;lt;img src="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196/118/imgdb/child/2021/0611/53_16233744203514_20210610504064.jpg" alt="어차피 인간은 신의 복제물 아니던가" title="어차피 인간은 신의 복제물 아니던가" /&amp;gt;&amp;lt;/span&amp;gt; &amp;lt;span class="tit"&amp;gt;어차피 인간은 신의 복제물 아니던가&amp;lt;/span&amp;gt; &amp;lt;/a&amp;gt; &amp;lt;/li&amp;gt; &amp;lt;li&amp;gt; &amp;lt;a href="/arti/culture/book/987429.html"&amp;gt; &amp;lt;span class="tit"&amp;gt;체코 국민 작가가 도롱뇽과 전쟁 치른 이유&amp;lt;/span&amp;gt; &amp;lt;/a&amp;gt; &amp;lt;/li&amp;gt; &amp;lt;li&amp;gt; &amp;lt;a href="/arti/culture/book/969796.html"&amp;gt; &amp;lt;span class="tit"&amp;gt;자식보다, 내 목숨보다 중요한 것&amp;lt;/span&amp;gt; &amp;lt;/a&amp;gt; &amp;lt;/li&amp;gt; &amp;lt;/ul&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div&amp;gt; &amp;lt;script type="text/javascript"&amp;gt; if (!/noprint/.test(window.location.search)) { window.print(); } &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body&gt; &lt;/html&gt;</div></div></div></div></div></div></body></html>

책으로 읽는 그림이야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한 장의 그림을두고 여러 주장들이 제기됐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는 설부터 후원자의 부인을 모델로 했다는 설 등 수많은 학자와 미술사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신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이 초상화는 그림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지만 이면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도 감상의 재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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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법의학자,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그림을 분석해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주는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미술로 읽는 세계사’      세계사 50개 사건, 그림 이야기로 풀어내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그림 속 개‧돼지 등이 뭘 상징하는지 설명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되면 그림을 폭넓게 볼 수 있다. 작품이 만들어질 당시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 개인의 일생을 알고 있다면 작품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작품에 등장하는 상징을 통해서 그림을 읽어내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법의학자,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그림을 분석한 책들도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고 나아가 감상의 재미를 높여 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역사 앞에 선 미술
프랑스혁명, 스페인내전, 제1‧2차 세계대전, 9‧11테러 등 격동의 세계사엔 늘 미술이 함께 했다. ‘역사 앞에 선 미술’(솔빛길)은 현대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50개의 사건을 화가들이 어떻게 그려냈는지를 소개한다.
궁정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는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을 통해 자주색 망토를 휘감고 백마를 탄 채 당당하게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1세를 표현했다. 그림과는 달리 실제 나폴레옹 1세는 잿빛 프록코트를 입고 노새를 타고 알프스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비드는 정치적인 이유로 왜소한 나폴레옹 1세를 미화했고 그의 인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비드는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던 급진혁명파였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 ‘마라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을 이끌다 암살당한 장 폴 마라를 순교자로 미화해 혁명에 불을 붙인 작품이다. 이런 그가 프랑스 혁명의 취지를 뒤엎고 스스로 황제가 된 나폴레옹을 미화한 것은 변절에 가까운 행위였다.
이 책은 이처럼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며 역사적 관점에서 그림에 접근하는 법을 알려준다.
또다른 특징은 수많은 명화를 한 권의 책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야, 달리, 마그리트, 마네, 샤갈, 에른스트, 앤디 워홀, 피카소 등 유명화가의 작품이 역사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다.
역사를 잘 몰라도 화가의 입장에서 그림과 이 책의 글을 읽어 나가면 세계를 뒤흔든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알 수 있다.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모티프’란 창작 동기를 의미하지만 작품에 담긴 크고 작은 주제를 가리키기도 한다.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재승출판)는 작품 속 모티프에 주목해 미술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제를 살피고, 더 나아가 공통된 모티프를 통해 그림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책은 미술사가인 일본의 미야시타 기쿠로 교수가 2013년 도쿄신문과 주니치신문에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주로 서양화와 일본화를 소개하고 있지만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했던 북한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책은 얀 반 에이크,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등 르네상스 시대 주요 작가의 작품들과 동양화 속에 등장한 모티프들이 어떤 의도로 그려졌는지를 알려준다.
표지에 등장하는 얀 반 에이크의 ‘조반니 아르놀피니와 그의 부인의 초상’에는 손을 잡은 부부의 발밑에 개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책에 따르면 여기서 개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정절’을 뜻한다. 조르주 드 라투르가 그린 ‘성 베드로의 참회’에서 손을 모으고 눈물을 흘리는 노인 곁에 커다란 닭이 웅크리고 있다. 닭은 이 노인이 베드로임을 말해주는 상징이다. 이밖에 그림 속에 등장하는 돼지는 탐욕을, 원숭이는 이단을, 말은 권력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화살이 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흑사병을 상징한다는 것과 철도가 첨단기계문명을 상징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비주얼 경제사
‘비주얼 경제사’(아트북스)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사를 전공한 성균관대 송병건 교수가 그림을 통해 인류가 거쳐 온 경제사의 흐름을 탐구한 책이다.
알렉산더 대왕부터 현재에 이르는 긴 역사를 22개의 주제로 간추려 구성했다. 전개방식도 독특하다. 장(章)마다 중심이 되는 그림에 저자가 수수께끼를 던지고, 그림 뒤 숨겨진 역사적 사실과 해석을 풀어가며 경제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누구의 후원을 받고, 누구를 의식했는지 등 추리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동‧서양, 기독교와 이슬람세계, 귀족과 노예, 정치가와 탐험가 등이 교류하며 이뤄온 세계사의 면면이 드러난다.
‘콘스탄티노플의 철옹성은 어떻게 무너졌나?’ 장에선 아시아가 표면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역설적으로 경제적 추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무역로가 막힌 유럽이 신항로 개척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항해 시대의 주역으로 등극한 것이다. ‘임진왜란과 세계 노예무역, 그 함수 관계’ 장은 임진왜란으로 세계 노예무역이 증가했다고 해석한 점도 이채롭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가 군대를 파병하면서 막대한 양의 은을 필요로 했는데 이로 인해 아프리카 노예들이 은 채굴에 동원되면서 노예무역이 활성화 됐다는 것이다.
그림을 통해 경제사를 분석한 점이 읽는 내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림과 문장들
누구나 한 번쯤 그림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그림을 찢어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를 선뜻 실현할 수 없다. ‘그림과 문장들’(루비박스)은 원한다면 마음에 두는 부분을 찢어서 원하는 곳에 붙여 두고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아름다운 문장까지 더해 한편의 시화(詩畵)처럼 구성했다.
오른쪽 면에는 명작들이 실리고 왼쪽 여백에는 명작들과 인연이 있을 법한 멋진 문장들이 적혀 있다. 왼쪽 하단에는 간단한 그림 설명이 있긴 하지만 작가의 주관적 평가는 최소한에 그친다. 총 100점의 그림과 100개의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듯 편안하게 그림을 보면서 짧은 문장을 읽으며 감상의 재미를 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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