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명작 - misyeon impaseobeul myeongjag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미션 임파서블 명작 - misyeon impaseobeul myeongjag
영화 <미션 임파서블:로그 네이션>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하는 액션 영화의 명작 <미션 임파서블>에 나오는 차들은 사실 톰 크루즈의 명성만큼이나 화려하진 않다.

스파이 영화로 <007> 시리즈와는 많이 닮아 있지만 ‘장비빨’에서 조금 딸린다는 느낌이다.

특히, 자동차에서 그렇다.

수억 원을 호가하고 있는 제임스 본드의 차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시대적 배경과 배우의 성격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은데, 영화 속에서도 스턴트 없이 직접 바이크 추격씬을 찍었을 만큼 톰 크루즈가 자동차보다는 다른 탈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그래도 시리즈 후반부에서는 이따금 괜찮은 차들이 등장한다.

제임스 본드와 환상의 캐미를 보여줬던 게 애스턴 마틴이라면 <미션 임파서블>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차들은 BMW 배지를 달고 있다.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미션 임파서블>의 시작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1996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의 첫 작품에서는 1991년식 BMW 316i(E36) 모델이 등장한다.

기차와 헬리콥터 등 스케일이 더욱 큰 탈 것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네바퀴 달린 탈 것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면 스파이더맨처럼 거꾸로 매달려 내려오는 장면이 뇌리에 박혀서인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편에서 나왔던 차는 이단 헌트(톰 크루즈 분)가 IMF 동료들과 작전을 마치고 나왔을 때 합류하기로 했던 동료 한 명이 타고 있던 차인데, 등장하자마자 폭발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주인공이 타보기도 전에 ‘순삭’한 차라 정확히 어떤 모델인지 눈치채기도 힘들다. 하지만 열정적인 영화팬들은 필름에 잡힌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는다.

어쨌든 영화 속에서는 비중 없이 사라졌지만, 이 차는 전 세계적으로 한동안 큰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디자인으로 당시 책임 디자이너는 클라우스 루테. 

아우디 50, BMW 8시리즈 쿠페, 3세대 5시리즈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영화 속 3시리즈는 1.6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00마력, 107lb-ft 토크를 발휘했다. 변속기도 수동 4단과 5단, 또는 자동 3단과 4단만 제공됐다. 대중성을 앞세운 소형 세단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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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2>에 등장했던 포드 팔콘 GLI ⓒ 유튜브

◇ 차 마니아라면 걸러야 할 <미션 임파서블 2>

1탄보다 더 심심했던 게 2000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2>다.

한 영화팬 사이트에서 찾아낸 자료에 따르면 2탄에서 등장한 차는 1994년식 포드 팔콘 GLI와 홀덴 스테이츠맨이다.

제임스 본드처럼 멋을 챙기지 않는 스파이라 그런지 그냥 평범한 가정에서나 탈 법한 패밀리 세단이 등장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진짜 스파이는 이런 차를 타야 하는 걸까?

포드 팔콘은 그릴이 없는 전면 디자인으로 마치 옛 에스페로나 아반떼가 연상된다. 당시는 럭셔리 스포츠카를 표방하며 선전했던 모델이지만 지금에 와서 디자인을 평가하기가 다소 어렵다.

세단과 왜건 타입이 나왔고 스포츠, 럭셔리 트림으로 제공됐다.

엔진만큼은 거대했다. SOHC 4.0리터 직렬 6기통을 기본으로 5.0리터 V8 엔진을 옵션으로 제공됐다.

볼썽사나운 디자인의 이 차가 내세운 자랑거리는 겨우 파워 윈도우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또 하나 소개된 차는 홀덴 스테이츠맨인데, 연식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마치 <X-파일>의 멀더가 타고 다녔을 법한 칙칙한 색상의 대형 세단으로, 당시 3.8리터 V6 또는 5.0리터 V8 엔진을 달고 있었다고 한다.

사실 어느 장면에서 등장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겨우 볼만한 차 등장… <미션 임파서블 3>

2006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3>에서는 자동차 PPL의 중요성을 깨달은 듯하다.

앞선 작품들의 흥행이 괜찮았는지 3탄부터는 스케일이 한층 더 커졌다.

등장했던 차는 약간 오렌지 빛이 도는 노란색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1세대 모델이다.

이 모델은 5.0리터 V10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500마력을 내며 376lb-ft 토크를 발휘한다. 6단의 수동 변속기와 전자식 자동 전환식 수동 변속기가 제공됐다. 후자는 ‘E-기어’라고 불렸다.

쿠페나, 콘셉트 S, 스파이더(오픈카) 등 다양한 버전으로 파생됐던 모델이고, 이후에는 후속 모델 우라칸을 MCU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고 나오기도 했다.

참고로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백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타고 나왔던 모델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였는데, ‘넘사벽’이라 그런지 디자인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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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등장한 BMW i8 콘셉트카 ⓒ 유튜브

◇ BMW가 인정한 스파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네 번째 시리즈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드디어 이단 헌트와 잘 어울리는 차가 등장한다.

BMW가 전동화 전환을 선언하며 내세운 친환경 브랜드 ‘i’에서 콘셉트카로 선보였던 i8 모델이다.

영화 속 BMW i8은 전면 윈드스크린이 마치 요즘 LGD에서 밀고 있는 투명 모니터처럼 보인다.

내비게이션 지도라던가 필요한 정보를 운전 중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 볼 수 있도록 띄워준다.

차 안에서 여주인공이 드레스를 갈아입는 장면도 꽤 인상적이다. 그만큼 넉넉한 실내공간이라는 뜻이겠거니 말이다.

당시 콘셉트는 순수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카로 염두에 둔 것 같았지만, 실제 양산형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나왔다.

물론 윈드스크린에 영화 속에서 보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진 않았다. 최신 BMW 모델에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원조격으로 본다.

소문에는 영화 홍보 효과가 좋아서인지 양산되고 나서도 품귀현상이 심했다고 한다.

수량도 얼마 안됐지만 가격이 2억 원대를 넘나들었던 이 차가 가끔 우리네 도로에서 보이긴 한다.

하지만 정식으로 수입된 적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어 보인다. 우리 소비자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니 말이다.

이외에도 네 번째 작품에서는 BMW 6시리즈 오픈탑 모델이 등장하기도 하며 유명한 폭스바겐 주차 타워인 아우토슈타트가 배경으로 나오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아우토슈타트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차종이 있었지만, 그나마 비중 있었던 차는 핵미사일을 저지하기 위해 주인공이 타고 높은 주차타워에서 자유낙하하는 장면에 쓰인 BMW 1시리즈 118i 해치백 모델이다.

BMW 엔트리급 모델일지라도 이 차를 타면 자유낙하를 해도 에어백이 터져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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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 나온 BMW M3 ⓒ 유튜브

◇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 &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이후 작품에서는 BMW가 더욱 공격적으로 PPL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과 여섯 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는 고성능을 나타내는 ‘M’과 ‘모터라드’ 브랜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선 <로그 네이션>에서는 BMW M3가 등장한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바로 앞 세대 3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이다.

이미 짐작하고 있을 성능은 둘째치고, 이 차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기술은 운전석쪽 도어 지문인식 잠금 해제 기능이다.

배신을 때리고 도망가던 매력적인 여주인공 일사(레베카 퍼거슨 분)의 발목을 잠깐이나마 붙잡았던 훌륭한 기술이다.

여기에서 눈길이 가는 또 다른 차는 윌리엄 브랜트(제레미 레너 분)와 루터(빙 마레스 분)이 탔던 1990년식 랜드로버 디펜더 110 스테이션 왜건이다.

이 차는 다음 편에서도 등장한다. 같은 모델이지만 같은 차는 아니다.

배경이 달라 캐모플라그처럼 색상이 다르고 트림도 다르다. 아마 옵션 사양도 다를 것 같다.

오프로드의 험난한 지형, 탱크처럼 터프한 움직임이 필요할 때, 거기다 멋도 있으면 좋을 때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차다.

새롭게 탄생한 디펜더 모델 덕분에 이제는 클래식카가 됐지만, 매력은 오히려 클래식카 쪽이 더 깊은 것 같다.

이후 <폴아웃>에서는 클래식카 모델로 BMW 5시리즈(E28) 모델이 등장한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BMW 모터라드의 R nineT 스크램블러 바이크다.

여러 시리즈에서 바이크를 등장시켰고 <미션 임파서블:로그 네이션>에서도 BMW의 스포츠 바이크인 S 1000 R을 몰았던 주인공이었다.

참고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의 바이크 추격씬은 스턴트 대역 없이 톰 크루즈가 모두 촬영했다고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도 바이크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한다.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강력하고 민첩한 바이크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공랭식/오일냉각식 2기통 1.2리터 복서 엔진을 탑재하고 웬만한 경차보다 출력이 높은  109마력을 발휘한다.

조정 가능한 스프링 스트럿, 현대적인 LED 방향지시등, 220km/h까지 표시돼 있는 클래식한 계기판, 더블 튜브 사양의 배기시스템 등이 BMW모터라드가 이 모델에서 자랑하는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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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톰 크루즈가 직접 추격씬에서 타고 나온 BMW R nineT 스크램블러 ⓒ 유튜브

BMW와  <미션 임파서블>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총 여섯 편의 작품이 나왔지만 <007>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차기작이 나와도 BMW는 주인공이 되어 화려한 액션을 담당하게 되겠지만, 앞으로 더욱 멋진 차들도 함께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곱 번째 작품은 지난해 촬영을 시작해 올해 말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