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은섭이 유지비 안나와서 차 팔아야할듯 모바일에서 작성ㅇㅇ(211.36) 2020.05.31 02:19:30 차종 : 맥라렌 720s 스파이더 그나저나 민국돈도 없는 이곤은 다이아를 얼마나 가지고간거야 나으리 차종은 맥라렌 570s 스파이더 추천 비추천5 0 Bye Bye 맥라렌 720s (슈퍼카 감가에 대해서)
지난 3 년 간 총 4 대의 맥라렌을 타왔다. 맥라렌 650s 스파이더를 시작으로 P11 섀시의 경량 하드코어 버젼인 675LT 그리고 570s를 거쳐 맥라렌 최초의 풀체인지 차라고 할 수 있는모델인 720s 까지. 그동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에 비해 생소했던 맥라렌을 접하며 즐겁고 소중했던 추억들이
많았다. 어떤
브랜드/차량을 사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수 백가지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사고가 한 번 방향을 정하면 그에 맞는 레퍼렌스들을 찾아 붙이고 또 그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모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기 확신의 덫에서 벗어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다' 라는 '편향적 통계의 이용'을 보면 그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객관적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
맥라렌 720s 를 보x드림과 한 동호회에 매물로 내놓은지 2 달여 만에 계약이 되었다는 소식을 플로시에게서 들었다. 아직 2,600 km 밖에 주행하지 않은 민트급 중고라 부를 수 있는 720s 가 중고차 시장에서 이토록 처참하게 감가가 되는 것을 보고 돈도 아까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이 브랜드의 가치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국내에 단 한 대 존재하는 MSO 인디오더 차량인 Fistral BLue 720s 는 신차 출고가 4.38 억 + 1100 만원(카본 에어브릿지 옵션) 이 추가되어 대략 4.5 억(차값만) 정도의 가치를 가진 차량이었다. 최근 맥라렌 720s 가 거래된 내역들로 봤을 때 출고가 4.6 억 가량의 런칭 패키지 720s 가 대략 3.3~3.4 에 거래되었다. (6~8개월만에) 초기 720s 신차 출고 고객들은 처참한 초기 가격 폭락을 떠안아야 했다. 출고가격이 4.6 억 정도면 등취득세를 포함하면 대략 5억이 조금 안되는 가격에 출고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반년 / 1~2000 km 주행만에 차값만 1.3 억 + 등취득세 0.3 억 하여 총 1.6 억원의 감가가 된다면,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면, 과연 이 차를 신차로 출고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될까. 물론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어차피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폭풍 할인해줄텐데 뭐
전에 내가 남긴 720s 시승기를 읽어본 사람들, 그리고 이 차를 타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720s 에 하자가 있거나 재미가 없어서 인기가 없는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현재 시점에서 이미 차를 판매하였기 때문에 더이상 이해당사자가 아니므로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어이없는 할인 정책을 남발하고, 초기와는 다르게 서비스가 안좋아진 맥라렌을 심정적으로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으나 내가 느낀 맥라렌 720s 는 경쟁 모델인 488 GTB 보다 '반 수 위'의 차라고 생각한다. (신차 가격도 488 보다 더 비싸다.) 게다가 720s
의 디자인은 그 어떤 브랜드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혁신적인 면모들을 다수 갖추고 있다. 장점과 720s 의 의미에 대해서는 시승기에 많이 적어두었는데
맥라렌의 가장 큰 글로벌 시장인 북미에서 로드앤카 2018 올해의 퍼포먼스 카 상을 수상했으며, 카 앤 드라이버 매거진에서 에디터의 선택을 받은 자동차 올스타, 듀퐁트 레지스트리 선정 2018 올해의 자동차, 그리고 모터트렌드의 윌로우 스프링 레이스웨이(Willow Spring Raceway)에서 시승한 가장 빠른 차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공기 역학의 결정체라고 평가 받는 720s 의 라인은 다시 봐도 정말 예술품에 가깝다. 출시된지 10년이나 된 458 의 오마쥬가 느껴지는 488 GTB 와 비교하기 어렵다. 솔직히 720s 의 디자인이 훨씬 혁신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시장에서는 488 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건...ㅜㅜ 난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대가 가격을 만들고, 가격이 다시 기대를 만드는 선순환의 구조(비트코인 처럼??) 를 만들어야 하는데 맥라렌은 기대가 가격을 깎아먹는 악순환의 구조에 빠졌다.
720s 를 타고 늘 한 번씩 가는 고려대 법대 후문 어느 누추한 까페 앞에서 사진 한 장 박지 못해
이게 도대체 몇 년 전인지.. 458 이탈리아 쭈쭈바를 타던 시절. (2013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돼지바 (2014년).
맥라렌 650s 스파이더 (2015년). 처음 접했던 맥라렌.
맥라렌 675LT (2016년), 토비.
애스턴마틴 뱅퀴시 볼란테 (2016년). 애스턴마틴 감성의 총체. 그러나 차값에 비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뱅퀴시.
카라이프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장식했던 맥라렌 720s,
차량을 팔기 전,
오랫동안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보내서 미안하기도 하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커버를 씌워두기로 했다. 먼지 쌓임 방지.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든, 올바른 선택을 했든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해 보면 찰나의 순간처럼 짧았고 강렬했으며 아름다웠다.
새로 찾은 야경 스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