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레이드 증표 - mabinogi leideu jeungpyo

마비노기 레이드 증표 - mabinogi leideu jeungpyo
마비노기의 레이드 콘텐츠 개선은 지난해 3월 간담회 이후 개발진이 약속한 내용 중 하나다. [사진=마비노기 홈페이지 캡쳐]

넥슨의 클래식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놀이게임) 중 하나인 마비노기에서 새로운 이슈가 생겨나고 있다. 원인은 지난 21일 게임 내 업데이트 된 레이드 콘텐츠에 대한 개선 내용 때문이다. 중요한 전투 콘텐츠인 레이드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해왔던 만큼, 업데이트된 내용에 대한 유저 반응도 상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잘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면서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업데이트 내용이 어떤지, 유저들의 긍정적·부정적인 의견을 일으키는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레이드 개선 패치의 필요성과 그 배경

우선 마비노기의 레이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기존 마비노기의 레이드는 특정 시간과 위치에 레이드 몬스터가 소환되면 주변으로 레이드 ‘존(Zone)’이 생성되는 형식이었다. 즉 해당 존과 존이 아닌 위치의 출입이 자유로우나 존 안에서는 펫 등의 소환이 불가능하며, 존 안에만 있다면 누구나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었다. 

레이드에서의 보상 기준은 공헌도다. 플레이어가 레이드 존에서 각종 역할(공격대·지원대·저격대·수비대·의무대)을 부여 받으면, 해당 역할에 맞는 퀘스트가 부여되어 해당 공헌도를 쌓아야만 한다. 공헌도를 쌓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특정 아이템은 일종의 공헌도 커트라인을 채워야만 했다.

보상 테이블에서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은 각종 장비의 재료로 사용되는 드래곤의 신체 부위(블랙 드래곤/화이트 드래곤 드랍)와 기사단 장비, 에르그(무기 강화시스템의 일종) 등에 사용되는 각종 조각(실반 드래곤/모쿠르칼피 드랍)이다. 특히 ‘드래곤의 비늘조각’은 세트 장비와 에르그 강화 양쪽에 사용되는 ‘랑그히리스 체이서 아머’의 주요 재료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많았고, 현재도 주요 4대 레이드로서 마비노기 경제와 전투 콘텐츠로서의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레이드 시스템이 정착된 것은 2013년으로, 레이드 보스가 유저들의 능력치를 못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각 서버 별로 양상은 상이하긴 했지만, 대개는 보스가 등장한지 몇 초도 되지 않아서 토벌되어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레이드에 참여했음에도 공헌도 커트라인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한대도 못 때린 유저가 속출했다.

여기에 마비노기는 여러 레이드 보스가 있는데도 대부분이 옛날의 보상테이블을 가지고 있어 토벌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사막 드래곤과 평원 드래곤 등 일부 보스 몬스터는 2018년 4월 보상 테이블 업데이트로 소위 ‘득템’용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찾는 사람이 생겼지만 나머지는 완전히 찬밥으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레이드 콘텐츠 개선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있어 왔고, 지난해 3월 유저와 개발진이 마주 앉은 간담회에서 레이드 개편을 약속하게 된다. 그리하여 올해 4월 21일 대대적인 레이드 개편이 이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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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존재하던 레이드 전령을 통한 편의성은 이번 업데이트로 더욱 강화됐다. [사진=마비노기 인게임 캡쳐]

레이드 개편의 긍정적인 요소

이번 레이드 콘텐츠의 개선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첫번째는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헌도 시스템과 난이도를 조정하는 것, 다른 레이드가 버려지지 않도록 재미있는 공격 패턴과 증표 보상을 추가하는 것, 그리고 편의성 패치다. 

우선 유저들에게 고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은 편의성 업데이트다. 하루를 기준으로 사이클이 돌아가던 레이드는 1시간을 기준으로 정해진 시간에 여러 레이드가 출현하게 되어 시간 부담이 없어지게 되었으며, 레이드가 출현하는 채널이 따로 분리됐다. 기존에 존재하던 전령을 통한 레이드 이동 시스템도 개편되어 현재 출몰하고 있는 레이드를 확인하고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또다른 고평가 부분은 초보자도 참여가 가능하게 만든 공헌도 시스템이다. 기존에 존재하던 역할군은 돌격대와 사냥꾼으로 통합됐고, 공헌도를 쌓기 위한 점수 계산과 퀘스트도 변경되어 어느정도 성장한 유저도 쉽게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다중 클라이언트를 이용한 보상 획득 악용을 막기 위해 최소 500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할 시에만 보상을 얻게 했으며, 죽으면 점수가 하락하도록 했다. 즉 다중 클라이언트 이용자가 보상을 얻으려면 여러 계정을 직접 조작해야 하는 것이다. 또 공헌도에 비례하여 보너스로 주어지는 증표 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고성장 유저들도 레이드 보스에 계속해서 데미지를 가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유저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견없이 호평하고 있다. 마비노기의 대표 커뮤니티인 ‘마비노기 도서관 네이버 카페’에서는 “개편으로 인해 새롭게 도전할만한 콘텐츠가 생겨서 너무 좋다”, “기존 버려지던 레이드를 즐겨볼 수 있게 되어서 좋다”, “현재 유저에 수준에 맞는 패치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다른 커뮤니티인 마비노기 갤러리와 마비노기 블로니 아카라이브 채널에서도 “성장 멈췄던 유저에게 스펙업 동기부여도 생겼다”, “이게 레이드냐 수준이었는데 드디어 레이드 다워졌다”, “고렙 유저들 사이의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존 레이드는 한입 먹어보자는 다중 클라이언트가 많았는데 패치 이후 싹 없어졌다”고 호평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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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추가된 보스 공용 스킬 '종명'. 붉은 범위 안에 들어갈 시 즉사하며, 레이드 참여 인원에 따라 랜덤한 위치에 추가 생성된다. 문제는 기존 패턴과 동시에 생성되기 때문에, 군중제어기에 피격당하는 동시에 범위에 노출되어 죽는 경우가 많다. [사진=마비노기 인게임 캡쳐]

레이드 개편의 부정적인 요소 1. 공용 스킬 등 보스 공략 문제

다만 추가 개선해야 할 부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핵심 사항은 2가지로, 새로 추가된 공용 공격 패턴과 보스능력치 상승으로 인한 공략 난이도 상승과 일부 레이드의 기존 보상 드랍 테이블 유지와 낮은 데미지 비례 증표 보상 상한 등으로 버려지는 레이드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이번 레이드 개편에서 추가된 보스 전용 스킬은 총 4종으로, 이 중 주변에 즉사 판정 공격을 가하는 ‘종명’과 보스의 체력이 떨어지면 일부 유저에게 도트 데미지를 주고 해당 유저가 죽으면 주변으로 전파되는 ‘전이된 죽음’이 유저들 사이에서는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전이된 죽음’의 경우 데미지가 강력하여 쉽게 유저가 사망하고 한번에 확산이 2명씩 전이되어 레이드 참여 유저 전원이 빠르게 전멸하는 그림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페널티를 감수하고 해당 스킬에 걸린 이들이 채널 이동을 하거나, 전원이 사망하고 부활 아이템을 써서 보스를 공격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4월 28일 업데이트로 전이가 2명에서 한명으로 줄기는 했으나, 악명은 건재한 상황이다.

‘종명’ 경우에는 레이드 보스의 기본 공격 패턴과 중첩된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해당 스킬과 근접한 유저를 밀어내는 ‘충격파’는 일종의 패시브 공격 스킬로 보스의 공격 스킬 시전과 상관없이 일정 시간마다 자동 발동한다. 이 때문에 광역기나 넉백, 군중제어 스킬을 다수 가지고 있는 보스의 경우 기존 공격과 함께 종명을 발동하여 유저를 넉백 스킬로 종명 발동 범위’ 안으로 밀어넣어 난이도가 급상승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종명은 여러 오류가 제보되고 있다. 레이드 보스가 유저를 인식하지도 않았는데 레이드 존 안에 진입하자마자 발동되기 시작한다거나, 보스가 사망한 자리에 생성되는 현상이 커뮤니티를 통해 제보되고 있다. 또 크기가 작은 보스의 경우 종명 스킬이 체감상 넓게 배치되고, 크기가 큰 보스는 종명이 가까이 배치되는 것 같다는 유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두번째 문제는 보스의 체력 등 능력치 문제다. 마비노기 개발진은 주요 4대 레이드 보스의 경우 수 초만에 잡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디버프 저항과 체력 상향, 체력 자동 회복 등 각종 조치를 취했는데, 레이드 참여 인원이 적은 서버의 경우 위의 스킬 문제와 ‘사망 시 공헌도 차감’과 겹쳐져 해당 레이드를 포기하는 유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보스 난이도에 대해 레이드 참여 인원이 적은 서버의 유저들을 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유저는 “레이드 보스가 등장하게 되면 이를 다음 보스가 등장하기까지 시간 내로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은 둘째치고, 해당 보스가 레이드존에 존속하는 동안 한 마리라도 잡는 것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힘들어지면서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저들의 경우, “차라리 공격·회복 패턴을 추가하되 보스의 체력은 기존으로 유지했어야 한다”, “차라리 보스 등장 시점에서 공헌도 퀘스트을 받은 사람들 인원을 기준으로 보스 체력을 설정하도록 만들 수는 없나. 아니면 16인 결사대 같은 개념이라던가”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통적인 공격 스킬 패턴 추가로 인해 레이드 자체가 단조로워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당 불만을 가진 유저들은 “각 보스마다 컨셉도 다르고 종족도 다른데, 공용 스킬을 추가하기보다는 각 보스에 맞는 새로운 패턴을 추가해 유저들의 재미를 주었으면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랜스 등 특정 무기가 소외받고, 연금술 실린더와 너클이 선호되는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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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 증표로 살 수 있는 상점 아이템들. 그러나 해당 아이템을 기본으로 주는 보스들은 현재 외면받고 있다. [사진=마비노기 인게임 캡쳐]

레이드 개편의 부정적인 요소 2. 기존 보상 테이블 유지와 일부 보스의 증표 상한

보상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증표 아이템을 추가해 꾸준히만 레이드 콘텐츠를 즐기면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은 좋으나 기존 보상 테이블에 대한 업데이트도 이어져야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레이드 보스의 보상 드랍 테이블 변경은 지난 2020년 평원 드래곤과 사막 드래곤을 제외하고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스는 최초 등장 당시의 보상 드랍 테이블을 그대로 유지 중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매력이 떨어지는데도 증표를 준다는 이유만으로 유저들에게 사냥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일부 보스는 난이도가 낮다는 이유로 증표 보상 상한마저 굉장히 낮게 설정되어 있다. 설원 지대인 피시스 지역에 출몰하는 예티와 매머드 등의 경우 징표 보상 상한은 아무리 열심히 때려도 30개 정도로, 다른 보스에 비해 턱없이 낮다. 거기에 해당 보스들은 기존 보상마저 좋지 않아 개편 초기 이후 사실상 유저들로부터 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들은 적어도 평원 드래곤과 사막 드래곤 처럼 ‘득템’급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외면되고 있는 보스들의 드랍 테이블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 마비노기 도서관 네이버 카페의 한 유저는 “마비노기 사냥 유저를 4단계로 구분 했을 때 적어도 중수 이상의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보상이 생겨야 레이드 참여인원과 공략에 균형이 생기고 이들의 성장 발판으로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 했다. 

일부 유저는 증표가 비인기 보스들의 보상이 증표만도 못한 것은 주객 전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유저는 “사람들은 주요 보스가 아닌 비인기 보스로 레이드 증표를 모아서 드래곤의 비늘조각 등을 살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면서 “주요 드랍 테이블이 증표를 얻는 것보다 보상이 나아야지, 증표가 주가 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분명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번 레이드 콘텐츠 개선은 지난 3월 공개된 2022년 상반기 플랜 중 오는 6월 마비노기 18주년 기념 이벤트를 앞두고 진행한 가장 중요한 업데이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업데이트에서 상반된 의견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면 유저들의 기대치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일단 개발진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개발진은 간담회 이후 지난 1년간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마비노기의 게임 상황이 나아진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업데이트도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진행된 업데이트다. 다만 결과가 완벽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좋은 의도로 진행한 업데이트가 일부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이에 대한 개선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맞다. 현재 필드 레이드는 분명 유저들이 콘텐츠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는 개발팀에게 있어서도 원하지 않았던 방향일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다른 대규모 업데이트처럼 추가 플랜이 없어 빠른 개선은 힘들겠지만, 꼭 추가 개선이 진행되어 개발팀이 18주년 이벤트와 함께 더 많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를 기대한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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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는 오는 6월 18주년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마비노기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