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겐 잘만 살다가 어느날 충동적으로 목매달았으면 좋겠어.
영등등 출근한 세리자와가 제일 먼저 발견하고
에쿠보, 토메, 리츠, 모브 순으로 알게 될 것 같음.
다들 충격에 빠지는 건 당연하고 서서히 각자의 삶이 망가지겠지.
갑자기 백수된 세리자와는 트라우마로 다시 히키코모리로 돌아가고,
에쿠보는 씨발저팔 욕하면서 영등등 떠나버리고,
토메는 문 닫은 사무소 가끔 청소하러 와서 울고,
리츠는 자기 때문인 것 같은 죄책감에 우울증 걸리고,
의외로 모브만 멀쩡하게 살았으면 좋겠음.
겉으로 보기에 너무 아무렇지 않아보여서 주위에서 다들 수군댈만큼 멀쩡한거.
레이겐 장례식 날도 눈물 한방울 안흘려서 에쿠보가 노발대발 화내겠지.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스승이라고 치켜세울 땐 언제고 눈물 한 방울 안 흘려? 레이겐 그 자식이 알면 억울해서라도 관짝에서 기어나올거다, 시게오!"

아무리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거라 해도 장례식마저 감흥이 없어보이는 모브였음. 오히려 리츠가 형한테 괜찮냐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고 에쿠보 진정시킴. 에쿠보는 모브한테 오만정 다 떨어져서 조미시 떠날듯.

모브는 에쿠보가 떠나든 말든 그냥 멀쩡히 살았음. 학교 갈 땐 학교가고, 시험 볼 땐 시험보고, 집 와서 밥먹고 씻고 잠자고 할 거 다함. 다만 영등등 근처에는 처음 레이겐 사망소식 들은 날 빼고 단 한번도 직접 찾아가진 않음.

결국 리츠도 나중엔 폭발해서 모브한테 따졌으면 좋겠다. 레이겐한테 못되게 굴었던 태도 때문에 혹시 자기도 레이겐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준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죄책감이 리츠를 못 견디게 만든거.

"형, 대체 뭐가 문제야? 레이겐 씨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정 안 들어? 난 매일 밤 레이겐 씨가 나오는 악몽을 꾸는데… 형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그 사람도 정말 끝까지 이기적이야. 죽고 나서도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다니… "

엉엉 울면서 말하는 리츠 보면서도 모브는 어깨만 토닥여주고 딱히 대답은 안 함. 추스린 리츠가 형한테 이런 추태를 보인 것도 부끄럽고 형도 힘들텐데 괜히 자기가 더 힘들게 만든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해짐.

"미안해, 형. 나까지 이런 모습 보여서. 형이 레이겐 씨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모르는 것도 아닌데… 힘들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해줘. 혼자만 끙끙 안고 있지 말고. 그게 레이겐 씨도 바라는 일일 테니까."

"알았어, 리츠. 너야말로 좀 쉬어."

따듯한 위로에도 딱히 감흥없는 얼굴로 대답하는 모브 보고 리츠는 뭔가 이상했지만 그냥 자기방으로 돌아감. 나중엔 말해주겠지, 하고.

리츠가 나가고 적막해진 방에 혼자 앉은 모브가 허공에 대고 툭 말할 듯.

"재밌어요?"

「응. 완전.」

"리츠가 우는 거 보면서 미안한 마음은 안 들고요?"

「내가 왜? 물론 딱하기는 하지만, 애초에 따지고보면 모든 원인은 모브 너 아냐?」

"……."

「…….」

모브 눈 앞에 보이는 영은 다름아닌 레이겐이겠지. 공중에 다리꼬고 팔짱끼고 누워서 입은 꾹 다물고 있는 레이겐. 불과 몇주 전 영등등 사무소에서 넥타이로 목이 매달린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레이겐. 영 상태에서도 목에 서늘한 밧줄 자국과 시퍼런 멍의 흔적이 남아있는 레이겐이 모브 보면서 낄낄대고 있을 듯.

모브가 개정색하고 쏘아보면 레이겐은 모브 방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한마디도 안쉬고 조잘댈거임. 고등학생 방 치고는 작네, 문제집도 별로 없는데 학생 방 맞긴 하냐, 리츠 안 쫓아가도 되냐, 공부는 대체 언제 하냐, 등등. 참다못한 모브가 '확 제령시켜버릴까..' 생각하는 순간 레이겐이 창백한 얼굴 들이밀면서 웃을거임.

모브 눈엔 그 웃음이 마치 우는 것처럼 일그러지게 보였음.

「모브. 나 후회 안해.」

「너가 홧김에 말한 거 알아. 그치만 진심이었지? 내가 늙어죽으면 넌 혼자가 될 거라는 거. 그게 미치도록 무섭다며.」

「…나도야. 나중에 늙거나 병든 추한 모습으로 네 곁에 있고 싶지 않았어.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영원히 모브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거야. 그러니 후회는 없어.」

「…우는 거야? 하여간 착해빠져서는.」

레이겐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유가 자신한테 있다는 사실이 모브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겠지. 그치만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넘치는 희열감도 함께 왔을거임.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묘한 만족감.

아, 이 사람은 죽어서도 내게 벗어날 수 없겠구나.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모브는 너무나도 마음이 평온해졌음. 레이겐이 자살을 택하기 하루 전날, 평소와 다름없는 퇴근길에 모브가 레이겐에게 이별을 고했고, 레이겐은 귀를 의심했고, 모브는 이렇게 말했겠지.

[우리가 사귄 지 일년이 지났지만…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스승님께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혼자가 될 자신이 없어요. 미치도록 무서워요. 지금도 당신이 다칠 때마다 감당하기 힘들고.]

[그러니 이쯤에서 헤어져요. 언젠가 제가 스승님께 못할 짓을 할 거 같아요.]

레이겐이 웃으면서 농담 그만하라고, 당황해하면서 무슨 일 있냐고, 울먹거리면서 왜 그러냐고, 잘 지내다가 갑자기 뭔 소리냐고 외칠 때까지 모브는 미안하다고만 하고 먼저 퇴근해버렸음. 그리고 다음날 레이겐이 목 매달린 채로 죽어있는 거. 결국 모브가 본 레이겐의 살아있는 마지막 모습은 엉엉 울면서 화내고 소리치는 모습이 됨.

레이겐의 죽음을 알게 된 첫날, 모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놀랍지는 않았음. 왠지 이렇게 될 거란 걸 스스로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 마냥. 사귈 동안 레이겐이 제게 보였던 놀라운 집착과 애정을 생각하면 아. 스승님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거.

그래서 눈물은 당연히 안 남. 게다가 사무실 책상에 멀쩡히 걸터앉아 다리 꼰 채로 모브를 향해 웃고있는 투명한 레이겐의 모습이, 어쩐지 섬뜩할 정도였음.

결국 자신의 갑작스러운 이별 선언이 레이겐의 자살을 부추겼고, 미련이 잔뜩 남아 악령이 된 레이겐이 제 곁을 영원히 맴돌게 생긴 걸 생각하면 어디서부터 잘못된지 몰라서 정신이 혼미해졌음.

모브는 투명해진 몸으로 모브 앞에 무릎꿇고 앉은 레이겐을 한참동안 보다가, 천천히 안기겠지. 그럼 레이겐은 아무말없이 두 팔 벌려 모브를 꽉 안아줄거임.

「사실 네 잘못은 아니야. 모브. 전부 내 선택이고, 넌 거기에 휩쓸린 작고 무력한 존재거든. 나이먹은 아저씨가 널 너무 좋아해서 목숨까지 버리다니.. 소름끼치지?」

"전혀요. 오히려 기쁜 걸요.."

「미안해. 멋대로 죽어버려서.」

괜찮아요. 레이겐은 자기말만 하느라 모브 대답은 듣지도 못함. 눈물 또르르 흘리면서 뭐라뭐라 중얼거릴거임. 모브가 입꼬리를 올린 채로 씨익 웃고 있는 줄도 모르고.

걍 계략싸패공스러운 모브 보고싶어서 쓴건데.. 설명 부족할거같아사 덧붙이자면
모브랑 레이겐 사귄지 1년 정도임 그 기간 동안 레이겐이 모브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 좋아하게됨 애초에 레이겐의 사랑도 정상은 아니였던 거지 근데 그보다 더한게 나사하나 빠진 모브의 사랑계획ㅋㅋㅋㅋㅋ레이겐이 자기말에 껌뻑 죽는단 거 알고 자기도 레이겐을 너무 좋아하지만 나중에 나이먹었을때 레이겐이 더 먼저 늙을거고 병 걸릴 확률도 높고 죽음에 가까워질 거라 생각하니 피꺼솟하는 모브였음
이대론 안되겠다 계획을 세워야한다->차라리 스승님이 악령이거나 영이었으면 이런 걱정은 안할텐데->한번 그렇게 해볼까->
일단 헤어지자고말한다->레이겐 식음전폐->죽기전까지 힘들어할거임->진짜 죽을수도->악령이 된 레이겐->영원히 함께할수있음
1차원적이고 미친계획이지만 모브는 영혼 상태에서도 교감할수있는건 자신뿐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망설임x
걸국 모브는 성공적인 계획의 엔딩에 만족하며 영이 된 레이겐과 영원히 함께 살 거임.

대충 이런 막장싸패연애물 모브레이 먹고싶다

2018년 01월 모브사이코 통합배포전에 발행 된 책

- 책 정보 : 총 134p / 레이른중심(몹레, 엨레, 세레, 맃레 등등) - 2016.11~2018.01년도의 웹 연성들을 모아놓은 재록본입니다. 현재는 웹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 비공개가 되었을 경우에는 '라이브러리' > '구매목록'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본 게시글의 저장, 캡쳐, 유출, 인쇄, 변형을 금지합니다.

모브사이코100 만화 5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2017. 5. 27. 18:51

주말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하나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무거운 내용의 만화에요! 사망 소재, 유혈 표현 주의하세요
오역이나 의역이 있을 수 있고 출처는 마지막에 있습니다!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레이 겐 죽음 - lei gen jug-eum





모브가 환영이었다는 반전이 재밌는 만화였어요 에쿠보에게 닥쳐라고 한 말이 이렇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이게 된 것도 소름이었고 말이죠 ㅠㅠ 마지막에 진짜로 모브의 영혼이 꽃 고맙다고 하는 결말도 참 좋아서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ㅠㅠㅠㅠ 그런데 모브의 영혼이 터널에 있긴 있었던 거니 어쩌면 레이겐을 죽인 건 모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었는데 그래도 그건 아니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