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오늘 포스팅은 직찍사진 없는 개인적인 일상 포스팅입니다. 혹시 택배알바 쿠팡헬퍼에 대해 궁금하신분이시거나, 알바자리 구하신다거나, 보수 높은 알바가 궁금하시다거나, 아님 쿠팡헬퍼가 뭐지 라고 생각하시는분들만 쭉쭉 읽어가주세요. 저의 실제 경험담을 일기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요즘 나름 시간도 남고 몸도 게으르고, 돈도 필요해서 뭐라도 해볼까 해서 알바몬을 검색하는중 쿠팡 헬퍼 라는걸 봤다. 말 그대로 헬퍼, 도와주는사람. 혹자는 택배 상하차와 비교를 하지만 상하차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 않을까.. 근데 보수가 왜이리 많지. 일단 10만원이 넘음. 일하는 시간은 9시간 풀. 거기다 단기간 알바. 음.. 그래도 돈만 많이 준다면야..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일단 헬퍼가 뭔지 폭풍검색. 말 그대로 도와주는 사람, 즉 어시스트?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될려나. 오! 좋네.. 택배상하차가 힘들다는건 우리나라 사람이면 다들 알텐데 쿠팡헬퍼는 남녀노소 모두 가능하다고 하니 남는 시간 활용도 하고, 운동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돈도 벌고 일석 몇조냐. 그래서 지원 문자 보냄. 몇분 후 바로 답장. 물론 답장은 전형적인 복붙 답장. 저같은 알바 지원이 수도없으니 바로 날라오는 복붙답장이겠지.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아무튼 답장은 바로 당일 새벽 출근하라는 메세지. 밤샘 택배물량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낮에 잠을 좀 자둬야 할텐데 정신 말똥말똥. 어쩔 수 없이 잠은 포기하고, 차라리 안마시던 커피를 마시고 잠을 이겨 열심히 일해보자는 패기~~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첫날이니 조금 일찍 도착하자는 생각으로 30분전에는 도착예상으로 출발. 와.. 근데 물류센터들 길이 다 거기서 거기고 내비를 찍고 차를 몰고 가지만 내가 지금 제대로 가는게 맞는거야 라고 되새김질. 때마침 앞 차들이 가길래 뭣도 모르고 그냥 따라감. 물류센터 입구에서 차량들 일일이 다 세우고 발열체크. 차라리 저 발열체크하는 알바가 나을까.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그후로 계속 차량들 따라 올라감. 올라가다보니 옥상??. 주차장? 와.. 근데 차량이 너무 많아서 움직일수 없음. 옆 차를 빼는 아줌마께 여쭤보니 (아.. 아가씨인가) 지금 차량들 빠지는 중이라고. (빠지는건 빠지는거고 내가 주차할곳이 없는데 ㅠㅠ) 일단 뒤에 쿠팡탑차 앞에 세움. 설마 새벽 1시에 쿠팡탑차가 나가진 않겠지. 나중에 다시 와서 재주차 하면 되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혹시 늦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단 주차.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그리고 아랫층으로 내려 가는데 오, 그냥 따라만 온건데 내가 가려는 목적지로 제대로 찾아왔네. 예상대로 무진장 큰곳이라 물어물어 쿠팡헬퍼 사무실 도착. 조금 일찍도착해서 나보다 먼저 오신분들 근로계약서 작성중. 나는 잠시 앉아서 대기하고 반장님 지시하에 나도 작성. 별거 없고 이름 나이 급여들어갈 통장계좌 및 오늘 하루만 할껀지 계속 할건지에 대한 선택. 순간 갈등하다가 일단은 오늘 해보고 한다고 .. 왜냐면 주급수당이 달라지기 때문.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모두 모인 후 기존 오셨던 분들은 먼저 가고 오늘 새로오신분들 따로 모여 반장님 교육 후 헬퍼 투입. 사실 별건 없음. 택배 물량이 오면 송장번호에 찍힌 숫자와 알파뱉보고 해당 구역에 물량을 가져다 놓으면 끝. 꿀이네. 안그래도 추운데 움직이고 움직이면서 살도 빼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여기서 중요한건 케이지마다 택배물량을 쌓는게 중요한데 밑에는 크고 튼튼한거 위로 갈수록 약하고 작은거. 얼추 테트리스와 비슷하게 딱딱 맞춰서 쌓으면됨. 문제는 초반에 작고 약한게 오다가 나중에 크고 쎈게 오면 복잡해짐. 아니면 박스가 오다가 갑자기 박스 아닌게 오면 쌓을때 생각해야 함. 따라서 그것까지도 계산해서 쌓아주면됨.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초반엔 운동삼아 막 뛰어다님. 원래 물량이 쌓이면 한꺼번에 가져가서 놓아주면 되는데 그냥 하나 두개 나오면 받아서 막 뛰어다님.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 흐르고 휴식시간. 참고로 쿠팡 음료 자판기 음료수 겁나쌈. 모두 300원. 이날 음료만 3캔 먹었는데도 900원. 시중 편의점 한캔보다 싸네 헐.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그렇게 휴식하고 다시 투입. 두세시간 정도 아니 이거 뭐할만하네. 내일도 하고 모레도 하고 계속 해야지. 그래서 주급수당도 받고. 동일작업 4시간 넘어가니 갑자기 분위기가 어수선하면서 멀리서 들리는 소리. 생수나갑니다 !! 그 소리 듣더니 기존 하셨던분들 갑자기 눈이 튀어나옴. 생수가 왜??? 그때부터 몰아치는 생수페티병들. 와.. 우리나라 물 부족국가인가, 정수기 없는 집들이 이렇게 많은가, 물을 삼시세끼 먹는 집들이 이렇게 많은가. 왠 생수들이 이렇게 많이.. 생수가 무거워서 움직이는데 힘들기도 하지만 위에 이야기한것과 같이 쌓는데 아주 곤혹. 보통 택배박스는 네모라 척척 쌓는데 그 중간 생수가 끼어버리면 다시 재배열 젠ㅈ... 아. 그래서 앞 선배님들이 생수공간 만들어놔야해요 라는 말씀들을 하셨구나~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그렇게 생수전쟁은 끝나고 다음은 휴지가.. 아. 모두 비데 쓰는거 아니었어?? 왠 휴지가 이렇게 많이.. 역시 휴지도 쌓기가 어려워!! 그렇게 지나고 다시 휴식시간. 근데 물건차량이 오지 않아 마냥 대기. 대기가 더 힘든게 추워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들이 마치 피난 온 난민들같은 처량한 ㅠㅠ . 음 .. 9시간 중 이제 3시간 남았네. 그 힘들다는 생수도 넘어섰는데 이정도면 괜찮은건가.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하지만 마지막 3시간은 내 생애에 가장 큰 지옥을 경험.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내 팔다리의 움직임이 정상적인가, 몸의 부위중 어디까지 가면 어느부위에 통증이 시작될것인가를 테스트 하듯. 인정사정없이 몰아치는 물량들. 레일에 계속 몰려드는 물량에 비해 그 택배를 케이지까지 나르는 내 발과 스피드는 턱없이 부족함. 거기다 서서히 동이 트는 아침이다보니 정신은 몽롱. 체력은 바닥. 9시간중 7시간째부터 왼쪽팔이 말이 안듣고 허리가 내꺼가 아님. 정신은 가제트팔인데 몸은 왔다갔다.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거기다 마스크까지 꼈으니 마스크는 이미 숨가쁨으로 물에 담궜다까 뺀상태로 축축하고. 택배는 쌓이고 쌓이지만 나는 한계가.. 이정도면 3명이 해도 조금 부족할것 같은데 어쨌든 혼자서 기계적으로 움직임. 사실 반장님 말씀과 같이 모두 일당제이기 때문에 잘하건 못하건 내일 일당은 나오지만 그래도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해야겠기에 뛰어다님. 하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느려터졌겠지. 왜냐면 정신은 우사인볼트인데 몸의 움직임은 나무늘보상태. 새벽 밤새서 9시간 내내 계속 물건들고 뛰어다니니 9시간 다다르는 몇시간.. 정말 이정도는 토르가 와서 해도 나와 비슷한 속도일것 같은데..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정신과 몸이 따로 노는 상황에서 옆에 파트너가 끝났어요. 라고 하니 정신이 번뜩. 아직 제자리에 두지못한 물량이 이렇게 많은데? 하지만 시간은 끝났기에 나는 퇴근하고 이어서 다음 쿠팡헬퍼가 마무리를.. 기존 있으셨던 헬퍼들 하는 말은 오늘이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왜 하필 그날에 내가!! . 사무실가서 퇴근일지 내 이름 연락처 그리고 내일 출근 할지 안할지 체크. 나는 일단 X . 내 위에 다른 분들 보니 모두 XXXXX ㅋㅋ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군.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모두 마치고 차에 가서 앉았는데 일단 핸들을 잡은 팔이 말을 안들음. 마스크를 벗었더니 마스크 짜면 물한컵이 나올만한 수분마스크. 다리도 안움직여 일단 서리가 잔뜩 뿌려진 차에서 잠시 대기. 숨좀 돌리고 가려 했는데 잠시 앉아만 있는다는게 거의 20분을 앉아 있었네. 일단 집으로 가자.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10여분간 집으로 가서 거의 기어들어감. 입고간 옷은 패딩 까지 모두 세탁기행. 운동화까지. 샤워를 하는데 샤워자체를 할 수 없음 팔이 움직이지 않아 샤워기에 걍 물만 뿌리는 시늉만. 일단 자야 하지만 아침은 먹고. 차려진 아침밥에 밥숟가락을 뜨는데, 헉, 정말 내 머릿속생각과 다르게 밥숟가락이 떠지지 않음.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밥은 먹는둥 마는둥하고 집 안에 있는 파스들 총집함. 가장 시급한 왼쪽 팔뚝부터 도배시작. 허리까지. 그리고 침대에 쓰러짐. 와.. 누가 날 줘패고 쓰러뜨리면 딱 이런 기분일듯. 몇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눈만 뜨고 몸은 내 생각과 별개로 안움직임 ㅋ.

쿠팡 헬퍼 난이도 - kupang helpeo nan-ido

택배알바 쿠팡헬퍼 후기의 결론,

첫번째, 돈을 많이 주는 알바는 많이 주는 이유가 분명 있다.

두번째, 택배 관련일들은 절대 편한건 없다

세번쩨, 요즘 배달전성시대에 배달 배송 알바에 뛰어든다는건 밤송이 껴안고 포복할정도로 힘들다는걸 반드시 잊지말것!

나는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지만 그래도 오늘 새벽 내일새벽에도 그 자리에서 뛰는 이들이 있겠지. 물론 그들은 돈많은 금수저도 아닐테니.. 그들을 포함한 택배일 하시는 모든 분들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드립니다.

끝.

(궁금한사항 있으시면 비댓글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