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조 물탱크 차이 - jeosujo multaengkeu chai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자연법칙 때문에 저수조가 수돗물 오염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요즈음 저수조의 부식으로 인한 수돗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FRP) 재질의 저수조를 설치하지만 고인 물의 특성 상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그 재질에 관계없이 저수조 안의 물은 오염되게 마련이다. 광 투과성 플라스틱(FRP)으로 만든 저수조의 경우에는 그 내벽에 조류가 발생하고 조류에 다시 곰팡이, 세균 등이 기생하게 되어 2, 3차 수돗물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수도법」에 의해 10톤 이상의 용량을 가진 저수조를 설치한 아파트 및 빌딩은 주기적으로 저수조 청소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저수조 청소를 ‘충분히 자주’하지 않는 한 저수조로 인한 수돗물 오염을 막을 수 없다. 그나마 일반 주택의 저수조에 대해서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정수장에서 깨끗하게 정수된 물이 깨끗한 수도관을 통해 가정까지 도달했는데 마지막의 짧은 단계인 저수조에서 수돗물이 오염된다면 그와 같이 어이없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일반주택에 상식처럼 저수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수도시설이 미비해 수압이 고르지 못하고 단수가 잦았던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다. 지금은 수도시설이 많이 개선되어 상습적인 수압저하나 단수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아졌다. 이제 저수조에 대해 생각을 달리할 때가 된 것이다.

수돗물의 저수조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수조를 없애는 것이다. 물론 지금 한꺼번에 모든 저수조를 없앨 수는 없다. 없앨 수 있는 것부터 없애는 것이다. 수돗물의 급수지역에 따라 수압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돗물 성수시간대의 수압정도에 따라 아파트나 빌딩의 경우에는 2, 3층까지, 일반주택의 경우에는 2, 3층 건물까지 저수조를 없애는 것이다.

수돗물을 사용하는 각 가정에서는 자기 지역 수돗물의 수압 등 수돗물 급수상황에 대해서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저수조를 없앨 수 없다. 가정에 설치된 저수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해당 수도사업소의 기술적인 진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필자는 여기서 ‘가정에 설치된 저수조 없애기 운동’을 제창하고자 한다. 하나의 저수조가 없어지면 우리나라 수돗물의 1천 만 분의 1이 깨끗해질 것이다. 그리고 고층아파트나 고층빌딩의 저수조의 크기를 기술적으로 가능한 한 최소화하여 수돗물이 저수조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