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사관 소녀상 - ilbondaesagwan sonyeosang

[서울=뉴시스] 류현주 기자 =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자리한 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건립된지 10년이 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를 상징하는 상징물인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1년 12월 14일 열린 1000차 수요시위에서 공개됐다. 단발머리와 한복 차림을 하고 두 손을 움켜쥔 평화의 소녀상의 왼편에는 소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되새길 수 있는 빈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계속 한국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2015년 일한 합의(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이 우려를 공유한 일을 인지하고, (한국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대사관 소녀상 - ilbondaesagwan sonyeosang

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동안 소녀상의 두 주먹 위로 함박눈이 쌓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제1527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린 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의 꽉 쥔 두 주먹 위로 소복하게 눈이 쌓였다. 이날도 소녀상 주위에서는 집회 장소를 선점한 극우·보수 단체 회원들의 역사 왜곡 발언과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 계속됐다.(▶관련기사: 소녀상 둘러싼 극우들…‘위안부 부정’ 모욕 쏟아내도 막을 방법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17일 경찰에 ‘반대 집회로부터 수요시위를 적극 보호하라’고 권고했지만 이날 경찰은 명예훼손·모욕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방송하는 한편, 수요시위 현장 주변에 철제 펜스와 질서유지선을 설치하는 등 물리적 충돌을 막는 데 그쳤다.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강제로 막을 법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대사관 소녀상 - ilbondaesagwan sonyeosang

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 주변 보수단체 집회 근처로 질서유지선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신소영 기자

이날 제1527차 수요시위도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인권위 결정에 대해 “반갑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모욕에도 굴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지키고,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책임을 묻겠다”며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세계 최장기 집회 수요시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낮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을 맞으며 시위에 함께한 참가자들도 다양한 손글씨로 손팻말을 만들어와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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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 주변에 질서유지선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신소영 기자

일본대사관 소녀상 - ilbondaesagwan sonyeosang

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 주변에 질서유지선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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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동안 소녀상 위로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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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일본대사관 소녀상 - ilbondaesagwan sonyeosang

19일 낮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27차 정기 수요시위 중 한 참가자가 손난로를 쥔 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신소영 기자

◀ 앵커 ▶

어젯밤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보수단체가 기습 집회를 벌였습니다.

현장을 지키던 시민단체와 4시간 넘게 대치하며 충돌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

수십명의 사람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대치하고 곳곳에서 몸싸움도 일어납니다.

소녀상 바로 앞에는 소녀상을 향해 돌진하듯 차량이 주차돼 있고, 시민들이 소녀상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소녀상 철거와 정의기억연대 해체를 주장하는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기습 집회를 벌이면서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단체인 반일행동 회원들과 충돌이 빚어진 겁니다.

충돌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자유연대는 자신들이 먼저 집회 신고를 했는데 반일행동이 집회를 방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상진/신자유연대 대표]
"반일행동 관계자들은 저희 집회장소에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집회 보호 요청도 들어주지 않으며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반면 반일행동은 이들이 소녀상에 위해를 가하려 한다며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반일행동]
"소녀상을 테러하며 이곳에 정치적인 테러, 물리적인 테러를 자행하는 것입니다."

한밤중의 충돌은 신자유연대가 철수하면서 4시간 반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경찰은 두 단체에 대해 집시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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