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 만들기 - goyang-i bab mandeulgi

우리집 은비는 예전엔 건사료를 먹어왔다. 주기도 편할 뿐더러 오독오독 잘 먹기에 별 다른 신경없이 그저 잘 먹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2013년 3월 경 사료를 먹던 은비의 이상반응이 시작됐다. 소변을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소변에서 피가 나왔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 증상은 요로결석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서둘러 동물병원에 전화를 한 뒤 소변을 채취 후 동물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스트루바이트 요로결석으로 나왔다. 진단을 받은 후 기본적인 약을 처방 받고 요로결석 용 사료를 구매하라고 권유 받았다.

하지만 은비가 먹었던 사료는 1등급보다 높다는 오가닉사료였고 오가닉이니 믿을만 하겠지하며 비싼돈 주고 사먹였던 사료이다. 필자는 이번 증상을 토대로 사료를 절대 믿지 않게 되었다. 그 사료가 어떤 사료라도 말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사료를 먹이기에는 믿음이 가지 않고 여러가지 인터넷에서 고양이에게 먹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그 중에서 살찐네 레시피라는 생식레시피가 눈에 띄었다. 살찐네 레시피 같은 경우 각종 비타민제나 타우린 가루 등을 사용해서 닭과 함께 영양비율을 맞추는 생식방법이었다.

필자는 살찐네 레시피에서 고기배율만 가져온 후 자연식으로 변형시켜 만들어보았다. 아무리 유기농을 만든 가루나 캡슐이라고 하지만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인공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에서 나온 것들만 구성하여 만들어 주었다.

고기베이스로는 닭 가슴살 1Kg 3팩, 닭 심장(염통) 500g 2팩, 닭 간 500g 1팩을 사용하였다. 자연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싱싱한 채소이다. 채소들은 고양이가 먹으면 좋은 재료들로 구성하며 만들면 된다.

필자의 경우 단호박 1개, 오이 3개, 양배추 반통, 당근 3개, 파프리카 2개, 브로콜리 1개, 작은 고구마 20개, 계란 노른자 10개를 넣었다. 이 외에 재료로는 시금치, 사과, 바나나, 애호박 등등이 있지만 나중에 따로 정리하여 다루도록 하겠다.

재료가 준비되면 일단 고기부터 만들기 시작해야한다. 예전에 처음 만들 때는 닭 한마리를 통째로 손질하여 만들었지만 껍질을 벗기고 안에 뼈를 발라내는 작업이 엄청난 시간을 소요한다. 닭 한마리에서 살을 발라내는데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닭 가슴살 팩을 사용하여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필자의 경우 마니커몰에서 닭가슴살과 닭부산물을 구매하였다. 따로따로 포장되어 당일배송 되고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깔끔하여 마니커몰을 애용 중이다. //manikermall.net/ 여기에 들어가서 구매하거나 시장에서 찾아보는 게 좋겠다.

닭 가슴살과 닭 부산물을 갈아야되기 때문에 믹서기도 파워가 어느정도 쌔야된다. 작은 믹서기로 돌려보려다 필자는 여러번 믹서기를 고장나게 만들었다. 집에 작은 믹서기를 사용한다면 큰 맘 먹고 대용량 믹서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혹은 민서기를 사용하거나 고기를 가는 기능이 있는 녹즙기를 사용해도 좋겠다.

닭 가슴살은 물에 깨끗하게 씻은 다음 한 팩을 넣고 물을 적당량 부은 다음 믹서기로 갈아준다. 3팩을 모두 갈아 준 뒤 닭 부산물은 피를 깨끗하게 제거하고 역시 물과 함께 믹서기로 갈아준다. 이렇게 닭 가슴살과 닭 부산물을 다 갈아주면 고기베이스는 끝이난다.

식감을 주고 싶다면 닭 가슴살을 하나하나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여름이기 때문에 금방 상할 가능성이 있어 모두 갈아서 고기베이스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두어도 크게 지장이 없으며 먹는데도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고기베이스를 먼저 만들어두는 이유는 믹서기의 발열 때문이다. 고기를 갈면 상대적으로 채소보다 발열량이 커진다. 채소를 찌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고기를 갈아두면 발열도 식히고 채소도 깔끔하게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고기베이스는 잘 섞어준 뒤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채소재료들을 손질하면 되겠다.

채소 손질 방법은 재료마다 모두 다르다. 그 중에서 반드시 필요한 재료의 손질 방법을 소개하겠다. 우선 그냥 쪄도 되는 재료는 당근, 고구마, 브로콜리, 양배추이다. 이 채소들은 물로 깨끗하게 씻은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찜기에 넣으면 끝이다. 흙당근의 경우 껍질을 벗겨준 뒤 넣으면 된다.

씨앗을 반드시 제거해야 되는 재료로는 단호박과, 파프리카가 있다. 단호박의 경우 반으로 자른 뒤 수저를 이용하여 안에 있는 씨앗을 제거해주면 된다. 파프리카도 마찬가지로 반으로 잘라 안에 있는 씨앗을 깨끗하게 제거해주고 찜기에 넣으면 된다.

이렇게 찜기에 가득 넣고 말랑말랑해질 때 까지 쪄주면 된다. 필자의 경우 익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잘 안 익는 재료는 아래에 넣고 쉽게 익는 재료를 위에 두어 젓가락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많이 넣어도 익어가면 뚜껑이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흘러내리지 않게만 두고 쪄주면 된다. 

오이의 경우는 깨끗하게 씻은 후 껍질을 제거하거나 그냥 넣어도 된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믹서기로 갈면 되겠다. 여기서 사용하지 않은 재료 중 시금치의 경우 찜기 아래 있는 뜨거운 물을 사용하여 30초정도 데쳐서 믹서기로 갈아주면 되겠다. 필자는 이번에는 시금치를 넣지 않았다.

찜기가 열심히 재료들을 찌고 있을 동안 계란노른자를 분리한다. 계란 흰자의 경우 비타민 결핍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주어야 한다. 남은 흰자는 따로 모아 요리에 쓰거나 흰자팩을 만들어 피부에 사용하여도 좋다. 계란노른자의 경우 8~10개 정도 넣으면 적당하다.

이렇게 계란노른자를 분리하고 찜기에 있는 재료가 다 익으면 재료를 믹서기에 넣고 물과 함께 갈아주면 되겠다. 믹서기로 갈 경우 물이 상당량 필요하기 때문에 양이 불어나는 감이 조금 있지만 고양이는 수분보충을 잘 하지 않는 동물이다. 물을 많이 넣어주면 수분보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걸죽할 정도로 물을 넣어주는게 좋겠다.

이렇게 갈은 채소들을 고기베이스와 함께 섞어주면 자연식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자연식은 조금조금씩 먹이기 위해 소분할 필요가 있다. 소분의 경우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처음에 사용했던 방법은 위생랩을 이용한 소분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소분한 위생랩이 얼어서 붙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작은 반찬통을 여러개 준비하여 소분하는 방법이다. 이 외의 방법으로는 얼음틀을 이용하여 얼린 후 얼음통에 담아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상황에 맞게 방법을 찾아보는게 좋겠다.

소분하기 전에 냉동고를 비워두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의 냉동고는 항상 은비 밥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에 정리할 필요가 없었으나 일반적인 가정집에서 냉동고는 항상 꽉차있기 마련이다. 소분하기 전에 반드시 냉동고를 비운 후에 소분을 시작해야 한다.

만들어진 자연식(생식)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소분하면 냉동고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 또 소분할 때 자연식이 냉동고 아래쪽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소분한 통이나 팩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마다 냉동고 크기나 공간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열어서 넣을 수 있는 공간마련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필자처럼 반찬통을 이용하여 냉동고에 집어넣으면 깔끔하게 소분할 수 있다. 소분을 마치면 자연식 만들기가 끝이난다. 은비에게 자연식을 만들어 먹인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자연식을 한 이후로는 결석이 전혀 생기지 않았고 몸무게도 사료를 먹일 때보다 많이 줄었다.

수분 보충도 기존의 건사료와 물을 같이 줄 때보다 많기 때문에 소변량도 많아지고 쾌적하게 소변을 본다. 사료의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자연식을 만들어 먹일 생각이다. 특히 자연식의 경우 집사가 기호에 맞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좋다. 만들기는 번거롭지만 잘 먹는 은비를 보면 흐뭇하다.

자연식 만들 시 주의사항

1. 채소에 씨앗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제거해주어야 한다. (수박, 멜론, 사과, 파프리카, 단호박 등)

2. 계란의 경우 반드시 흰자를 제거해주어야 한다. (흰자는 비타민 결핍 및 빈혈증상을 일으킨다.)

3. 칼슘배율을 높게 잡으면 안된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재료를 많이 넣으면 변비증상을 보인다.)

4. 닭 가슴살의 경우 지방을 제거해주고 닭 부산물의 피를 제거 후 사용하여야 한다.

자연식 적응 방법

자연식의 적응 방법으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닭가슴살을 사료와 함께 주어 조금씩 적응 시키는 방법과 자연식을 만든 후 밥을 굶기는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후자를 사용하여 적응시켰다. 조금씩 적응하는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후자를 추천한다. 밥을 굶기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고양이의 경우 먹고자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굶기면 반드시 먹는다.

사람의 경우도 굶으면 아무거나 먹듯이 배고프면 자연식을 먹게 되어있다. 주의할 점은 고양이의 금식이 48시간이 넘어가는 경우 특발성 간 지질증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너무 장기간 금식은 금물이다. 대부분 그 전에 배고파서 자연식을 먹겠지만 이 외의 적응 방법에 대해선 집사들의 아이디어에 맡기겠다.

보관 시 유의사항

자연식은 말 그대로 생고기로 만들어 놓은 식단이다. 그러므로 건사료의 비해 엄청난 속도로 상한다. 때문에 보관 시 유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한다. 위생랩으로 한개씩만 주도록 만들어 놓으면 상관없겠지만 필자처럼 반찬통을 이용하면 해동 후 냉장고에 있게된다.

이 경우 반드시 반찬통 뚜겅으로 덮어서 보관해야한다. 조금씩 덜어주고 뚜겅을 덮어놓으면 일주일정도 기간이면 다 먹고 새로운 반찬통을 꺼내면된다.

급여 시에는 시간텀을 짧게 두는 게 좋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주도록 습관화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배고플 때마다 줄 경우 소량으로 여러번 주는 것이 좋다. 상온에 둔 자연식은 다시 냉장고로 넣지 않는게 좋으며 남았다면 가차없이 버리는게 현명하다. 특히 여름에는 상온에서 15분만 지나도 자연식의 부폐가 시작되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자연식의 장점 및 단점

장점

1. 자연식단의 경우 건사료보다 수분 보충량이 수십배는 많기 때문에 요로결석 완화에 효과가 있다.

2. 집사가 직접 재료를 선택해서 줄 수 있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3. 건사료처럼 자율급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와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4. 사료의 알 수없는 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점

1. 매 달마다 만들어주어야 하며 만드는게 번거로움이 있다.

2. 처음 급여 시 적응이 필요하기에 집사가 고생한다.

3. 비율 문제로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칼슘과다)

4. 냉동고를 쓰기 어렵다. (냉동고에 자연식이 가득찬다.)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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