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관 어지럼증 원인 - dalpaeng-igwan eojileomjeung won-in

[메디컬투데이=고동현 기자] 어지럼증은 누구나 흔히 느끼는 증상이지만, 보통 일시적으로 나타나기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자주 반복되거나 만성화되면 생활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에 의한 증상일 수 있어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한데, 크게 귀, 뇌 그리고 기타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고, 전체의 50% 이상이 귀의 달팽이관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다.

귀는 소리를 듣는 청각 기능과 함께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 기능을 하는 감각기관이다. 귓바퀴로 전달된 음파는 외이도, 고막, 중이를 통해 달팽이관으로 전달되는데, 달팽이관 내에 소리 진동을 청신경으로 전달해주는 유모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우리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을 겪게 된다. 또, 달팽이관과 연결돼 인접한 곳에 있는 전정기관(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몸의 균형감각이 떨어지면서 자세불안과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 한재준 원장 (사진=서울귀한이비인후과의원 제공)

이에 대해 서울귀한이비인후과의원 한재준 대표원장은 “갑자기 삐이- 하는 소리, 귀뚜라미 소리, 혹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난청이 발생하거나 지속적인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달팽이관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부적인 검진과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야 하며,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신속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이음향방사, 고막운동성검사, 전기와우도검사 등의 청력검사를 시행하고, 어지러움이 동반돼 있다면 비디오 안진검사나 두부충동검사 등의 평형기능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난청과 어지럼증의 원인을 판별할 수 있으며, 각 질환에 따라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 재활치료 등을 진행한다. 만일 검사 결과 청력 회복이 어려운 노화성 난청으로 진단된다면 보청기를 착용할 수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난청’과 ‘어지럼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곳은 귀 전문 이비인후과이다. 평소 어지러움이나 귀 먹먹함, 난청, 이명 등의 증상을 느낀 적이 있다면,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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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어지럼증과 구역질 함께 나타나면 `귀 질환` 의심

어지럼증 지속시간이 짧으면 이석증
청력 이상까지 발생하면 메니에르병
특별한 치료 안해도 대부분 자연회복

어지럼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크게 귀의 내이(內耳) 이상, 뇌 등의 중추신경계 이상, 심혈관계 이상, 내분비나 혈액질환, 심지어 심리적인 이상 등 원인이 100여가지나 된다. 그 중에서도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회전감)이라면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귀질환이다.

대표적인 귀질환은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둘 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 나타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서 환자들이 당황하게 되지만, 사실 이 두 질환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경우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다만 어지럼이 너무 심하거나, 잦으면 낙상 등의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와 함께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구역·구토와 급작스러운 어지럼증= 이석증

이석은 귓속에 생기는 돌로,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다. 원래 전정기관 중 이석기관이라 불리는 난형낭에 존재하는데, 충격, 허혈, 감염 등의 문제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특히 머리의 위치변화에 따라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1분 미만으로 나타난다. 머리 위치가 변하면서 주변이 돌아가는 느낌이 심하게 나는데, 머리가 움직일 때 중력의 영향으로 반고리관 내 결석이 이동하면서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고개를 숙였다가 갑자기 들 때, 잠결에 돌아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도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에 구역·구토가 동반되는 환자가 많으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곧 사라지고 달팽이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메니에르병과는 다르게 청각학적 증상이 없는 게 특징이다.

◇청력 저하와 반복되는 어지럼증=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발작성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저하, 이충만감, 귀울림(이명) 등의 청각학적 증상이 동시에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자가면역 이상 등에 의한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인한 내림프 수종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처음부터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가 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둘 중 한 가지만 발생, 반복하는 비특이적인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청력 저하가 나타나므로 단순히 먹먹하다고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 반복하다, 병이 진행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자주 나타난다. 처음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20~30%에 달한다.

◇이석증·메니에르병 여성에서 많이 발생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모두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각각 22%가 늘었다. (이석증 2016년 336,765명→2020년 411,676명, 메니에르병 2016년 133,297명→2020년 163,620명) 둘 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이석증은 폐경기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석증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칼슘대사와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보다 칼슘대사가 취약한 여성, 특히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대사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메니에르병은 특히 사회의 현대화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식습관 변화 등에 의해 발병률이 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증 - 빠른 회복을 위한 이석치환술 시행 가능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로 진단하는데, 환자를 다양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안진)을 관찰한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은 몸을 한쪽으로 돌려 눕히는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은 2주나 한 달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아 빈혈이나 과로로 인한 피곤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거나, 병원에서 관련 없는 치료를 받기도 한다. 다만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면 약물치료와 이석치환술을 통해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방법을 사용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관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 후 의사 지시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

◇이석증 - 이석습관화 자세로 일상생활에서 관리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어 재발 우려가 크다. 특히 외상과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내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이석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등의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자가치료 방법으로는 이석습관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 가만히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메니에르병 - 잦은 재발을 보이면 적극적인 치료 시행

메니에르병 진단은 두 번 이상의 특징적인 회전성 어지럼이 있고 이와 동반하는 전형적인 청력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한다. 청력 검사와 어지럼증 검사를 시행하며, 전기와우 검사도 진단에 도움을 준다. 초기에는 발병환자의 80% 이상에서 별다른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구토 등의 발작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영구적인 난청이나 지속적인 어지럼증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 - 일상생활 불가능하다면 수술까지 고려

발작의 주기, 강도, 청력 소실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른데, 크게 급성과 만성에 따라 접근하게 된다. 급성 어지럼증 발작 시에는 전정 억제제 및 오심과 구토를 억제하는 약물이 사용된다. 만성이면 베타히스티딘이나 이뇨제 등의 약물을 주로 처방해 재발을 예방하게 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잦은 재발을 보일 때에는 보다 파괴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보통 청력이 좋을 때는 내림프낭감압술을 시도할 수 있다. 청력이 좋지 않을 때는 고실내 약물주입술이나 미로절제술 등을 시행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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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 이정표 될만한 새 연구결과 나와
상반신 전체를 움직이는 세몽법보다
바르게 누워 고개 돌리는 에플리법 효과
뇌질환· 불면증 등 어지럼증 원인 다양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 가운데 하나인 이석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확인됐다. 이석증은 귀 안의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이석이 귓속의 평형기관을 자극해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동안은 우리 몸의 자세나 고개 위치에 변화를 줘서 이석의 위치를 자극이 덜한 곳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치료를 했다. 이번 연구로 바르게 누워서 고개만 돌리는 방법이 이석증 치료에 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다만 어지럼증은 귓속의 염증이나 뇌의 질환으로도 생길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국내 10개 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어떤 자세 변화가 이석증 치료에 더 효과적인지를 분석했다. 이석증은, 귓속에 있으며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의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발생한다. 머리 움직임에 따라 수초에서 수분 동안 회전하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낀다. 박 교수팀은 이석증 환자 99명을 세 집단으로 나눈 뒤 36명한테는 바르게 누워서 이석의 이동을 위해 고개를 각도에 맞춰 돌리는 ‘에플리’법을, 32명은 바르게 앉아 이석증이 없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뒤 상반신만 옆으로 누웠다가 상반신 전체를 빠르게 반대편으로 움직이는 ‘세몽’법을 시행했다. 나머지는 별다른 치료 없이 관찰하는 대조군으로 설정했다. 에플리법을 한차례 시행한 환자의 64%는 어지럼증이 호전된 반면, 세몽법은 그 효과가 34%에서 나타났다. 또 에플리법을 2차례 시행한 환자의 83%에서 증상 호전이 나타났으나 세몽법은 2차례 시행에 56%에서만 효과가 있었다. 치료 뒤 하루가 지났을 때까지 치료 효과가 지속된 비율도 에플리법은 92%로 세몽법(56%)보다 크게 높았다. 치료 뒤 일주일이 지났을 때에도 그 효과는 마찬가지로 유지됐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석을 자극이 덜한 곳으로 옮기는 이석치환술의 방법별 시행 결과를 명확히 비교한 자료가 없어 시술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했다”며 “이번 연구가 치료법 선택에 이정표가 되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가만히 있을 때엔 증상이 없더라도 자세를 움직일 때마다 수초에서 1분 안팎의 심한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느껴지면 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부천순천향·명지·강북삼성·건국대·경희대·한림대·강원대·부천성모·조선대·강릉아산병원 등 국내 11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이비인후과 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인 <청각학과 신경이과학> 최신호에 실렸다.

세반고리관에 이석이 생기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누구나 평생 몇 차례는 겪는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이석증 외에도 많다. 보통 어지럼증을 빈혈이나 영양 결핍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에는 이런 질환으로 어지럼증이 생기는 사례는 거의 없다. 어지럼증은 귀 안의 평형기관에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과 뇌에서 발생하는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다. 말초성 어지럼증에는 이석증을 비롯해 전정신경의 염증이나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인 예이다. 먼저 전정신경염은 보통 아침에 시작돼 하루 이상 지속되는 심한 어지럼증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 ‘귀 감기’로도 부른다. 이 질환은 감기처럼 안정과 휴식으로 대부분 자연히 회복되나, 심한 구토가 생겨 수분 손실이 심할 땐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여러 시간 지속되는 어지럼증과 난청, 이명, 귓속이 꽉 찬 느낌 등 4대 증상이 나타나며,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평소에는 음식을 덜 짜게 먹고 약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평형기능검사 등에 따라 다른 약이 필요할 수 있다.

귀의 질환 이외에도 뇌의 질환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박홍주 교수는 “뇌의 질환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을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부르는데, 소뇌의 질환이나 뇌종양 같은 질환에서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평소 과로하거나 과한 흡연·음주로도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불면증을 겪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밖에 약을 새로 먹거나 바꾼 뒤에도 생길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