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패드 미니 6 인강 - ai paedeu mini 6 ingang

안녕하세요. 쭌디렉터입니다.

사용기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지난 화요일(11월 2일) 새벽에 쿠팡에서 구입한 아이패드 미니 6(이하 미니6)를 수령하여 이틀간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해보았습니다.

뻔한 후기일 수는 있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아이패드 미니 5를 써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이패드 프로 12.9 2018(이하 프로 12.9) 모델을 이용하고 있던 사람의 입장에서 이번 미니 6가 어떠한지 간략한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1. 왜 샀을까?

지난 해 등교 수업 중 제 프로 12.9의 전면 유리를 깨뜨리고 난 후, 수리 중 사용할 수 있는 기기 겸 집에서 가족 모두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미니5를 새로 들였습니다. (관련 사연은 아이패드 전면 유리 바사삭 깨뜨렸습니다… : 클리앙 이 글을 참조 바랍니다.)

미니5는 사이즈와 카툭튀가 없는 것 등 많은 부분에서 마음에 들었던 제품이지만, 이미 애플펜슬 2세대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애플펜슬 1세대를 사용하는 것은 이중 탭 기능의 부재와 충전 방식 등 불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또, 실제로 필기 같은 것을 해보면 각잡고 쓰기에는 무리가 있고, 가벼운 메모 정도의 용도로만 적절했고요.

그래서 그 때도 한참 루머로 돌았던 속칭 아이패드 미니 프로(?)의 출시를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바램이 미니6로 거의 대부분 적용되어 출시되었죠.

3학년 2학기 들어서 거의 모든 수업 시간이 자습 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교 책상은 이미 수특, 수완을 펼쳐놓기만 해도 좁고, 거기에 프로 12.9를 놓을 공간이 부족한 것도 한 몫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내일부터 수능 특별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됩니다… ㅋㅋㅋㅋ… 미니6의 국내 출시가 이렇게 늦어질 줄은 몰랐고, 사실 뭐 지르는 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냥 끌리면 사는거죠. ㅋㅋㅋㅋㅋㅋ)


2. 첫인상은?

개봉하고, 세팅하고, 화요일부터 학교에 가져가야 학교에서 이틀은 써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비몽사몽한 상태로 개봉해보았는데, 일단 되게 귀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정말 프로 12.9를 반으로 똑 쪼개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죠.

아이 패드 미니 6 인강 - ai paedeu mini 6 ingang

그리고 기기의 폭이 미니5보다 조금 작아진 것이 체감이 되는 것이 미니5는 한 손으로 잡는 게 엄청 편하지는 않았다면, 미니6는 한 손으로 딱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소위 말하는 깻잎통 디자인처럼 각져있어서 오히려 잡는 맛은 라운드 처리된 미니5가 더 나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스펙 상 미니5에 비해 약 7.5g 정도 가벼워졌다고 하는데 확실히 좀 가벼운 게 느껴집니다. (물론 두개를 같이 들어보며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3. 프로 12.9와 용도가 겹치지는 않을까?

사면서도 계속 의문이 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틀간 사용해 본 경험으로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기를 구입한 만큼, 프로 12.9를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든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사용하다보니 자연스레 용도를 나누어 사용하게 되더군요.

프로 12.9는 거의 집의 책상에 앉아있을 때와 자기 전 침대 옆에 있는 탄소강 거치대에 거치해놓고만 사용하고, 이외의 상황에서는 전부 미니6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로 12.9는 어디에서나 사용하기에는 좀 크고 무겁죠. 거기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미니6가 잘 채워준다고 봅니다. 서로 용도가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용도를 나누어 사용한다기 보단, 서로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시너지를 내는 것 같습니다.

또, 함께 사용하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애플펜슬 2세대를 왔다갔다 하면서 쓸 수 있다는 것인데, 쓰기 전에 옆에 한번씩만 붙여주면 되니 이게 꽤 편리합니다. (물론 다음 세대 애플펜슬은 멀티포인트가 지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길어진 화면은 어떤가?

이게 영상을 볼 때 참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아이패드 대신 갤럭시탭을 구입하시는 분들 중 영상 시청 비중이 높아 갤럭시탭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분들께 추천드릴 수 있는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인강을 볼 때 화면 비율이 달라진 것이 특히 체감이 잘 되었는데, 상하단의 레터박스가 엄청 줄고, 미니5에 비해 영상이 엄청 커져서 상당히 볼 만 했습니다.

또, 필기할 때 UI가 차지하는 공간 이외에 필기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습니다. 예시로 제가 사용하는 굿노트 화면을 한번 보시죠.

아이패드 미니 6 굿노트 사용 예시

이처럼 UI 외의 필기가 가능한 부분의 비율이 A4 용지와 비슷하고, 꽤 넓어져서 기존 미니5에서의 좀 답답하고, 결국 메모용 기기에만 그쳤던 부분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다만, 전자책을 읽기에는 개인적으로는 미니5가 더 책의 비율에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위아래로 보이는 텍스트가 많아지니 약간의 이질감이 들더라고요.

또, iPad OS의 UI가 4:3 비율에 특화되어 있어서 그런지, 홈 화면에서의 UI가 세로 방향일 때는 괜찮지만, 가로 방향일 때는 좌우로 많이 남아 좀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제 옷을 입은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랄까요…

아이패드 미니 6 홈 화면 (세로 방향) 아이패드 미니 6 홈 화면 (가로 방향) 아이패드 프로 12.9 2018 홈 화면 (가로 방향)

추가로, 전체적인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의 단점일 수 있겠지만 IPad OS 15로 올라가며 홈화면에 위젯 배치가 가능해졌는데, 이 때문에 미니5이건 미니6이건 홈화면 배치가 iPad OS 14에 비해 좀 어색해 보입니다.


5. 젤리 스크롤은 어떤가?

저도 한 예민하는 사람으로서(…) 젤리 스크롤이 솔직히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면 거짓말입니다. 근데 제게 있어서는 이게 반품을 할 정도의 크리티컬한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꼬투리 잡듯 계속 신경쓰지만 않는다면 이에 대해서는 감각이 무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사실 주된 이용 환경이 가로로 쥐고 있는 경우가 더 많기에 젤리 스크롤을 느낄만한 경우, 즉 세로로 잡고 상하 스크롤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요. 이것은 사용자마다 정말 다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좀 예민하다 생각하시는 분은 매장에 가셔서 전시되어 있는 상품을 보고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분명 이번 미니도 디스플레이에 라미네이팅 처리가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프로의 그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제가 필압이 센 편이라 좀 꾹꾹 눌러가며 쓰는 것이 버릇이 되어 그럴 수는 있으나 조금 더 낭창낭창한 느낌이랄까요. 이 부분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카툭튀가 생긴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제 프로 12.9와 카메라의 모양이(아마 스펙도) 거의 유사합니다. 근데 튀어나온 두께는 동일하더라도 기기가 작아질 수록 뜨는 정도는 더 심해 어쩔 수 없이 ESR 하이브리드 프로 케이스를 구입해 백커버 케이스 용도 위주로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에 센터 스테이지 기능을 처음 써 봐 신기했는데, 이는 꽤 훌륭했고, 확실히 화상 통화를 할 때에는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또. Touch ID는 전원 버튼과 통합되어있는 형태라 다소 불편할 줄 알았으나 제가 파지할 때에는 세로이건 가로이건 손가락이 딱 닿는 위치라 불편함이 없었고, 오히려 작은 미니이기에 들고 다닐 일이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밖에서는 Face ID보다 더 편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배터리는 뭐 평범한 수준입니다. 사실 M1 맥북 에어가 앞으로 나오는 애플 제품 전체에 대한 배터리 타임에 대한 기대감을 확 올려버려서 별 감흥이 없긴 합니다. 제 사용 패턴으로는 100% 충전 후 30% 정도까지 대략 5~6시간 정도 사용을 했다고 나와있네요.

마지막으로, 미니6만의 단점은 아니고 애플펜슬을 사용하는 모든 기기들의 단점이겠지만 애플펜슬을 두 개 이상의 기기에서 사용할 때, 옆에 붙이고 페어링을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집니다. 위에 말했던 대로 다음 세대 애플펜슬부터는 멀티포인트 기능까지 지원을 해주었으면 하는데, 어쩌면 사용하는 기기마다 애플펜슬을 구입하라는 마진쿡의 설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7. 정리

전작인 미니5에 비해 비싸지긴 했지만, 여전히 최신 프로세서를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패드이고, 작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많은 분들께 큰 메리트가 있는 기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 12.9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어떤 환경에 계시더라도 이 기기를 들이셨을 때 크게 후회하시지는 않으실 겁니다. 또, 전작인 미니5를 갖고 계셨던 분들도 이번 미니6로 업그레이드 하시는 것은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차피 미니는 출시 때 싸게 사서 다음 모델 출시 때까지 약 2년 반 동안 쭉 쓰시는 게 이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정.말.귀.엽.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대로 UI의 최적화나 젤리스크롤, 화면의 낭창거림 등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만족에서 오는 감정이 이정도 단점들은 충분히 상쇄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수험생 신분만 아니었다면 루마퓨전도 돌려보는 등 좀 다양하게 사용을 해보며 A15의 성능을 좀 느껴봤을텐데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제 글이 여러분의 지름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저는 이만 다시 2주 남은 수능 공부하러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