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cgv 17관 프리미엄 - yongsan cgv 17gwan peulimieom

2018. 10. 20. CGV 용산아이파크몰 17관 프리미엄관

개봉한지 꽤 되고, 이제 슬금슬금 내려가는 분위기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사실 이 영화를 개봉 전부터 관심은 갖고 계속 볼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막상 결제 단계에 가면 망설이게 되는 게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볼까 말까하면 무조건 보는 스타일인데도 말이죠.

망설이던 이유가 몇 개 있었지만 첫 째로는 사실 저는 곰돌이 푸를 '다시 만난' 게 아닙니다. 푸라는 캐릭터를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어렸을 때 푸와 관련된 애니메이션을 본 기억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푸라는 친구를 다시 만난 게 아니라 제대로는 처음 만난 거죠. 또 실사화된 푸가 기존에 알고 있던 푸와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망설이게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망설이는데 고맙게도 CGV에서 '이번 주 특가'로 안시성과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7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살짝 더 망설였는데 이 특가가 상영관에 상관없이 적용되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한 자리 당 2만5천원씩 하는 CGV 프리미엄관을 덕분에 7천원에 이용해보고 왔습니다.

프리미엄관은 골드클래스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2매 단위로 예매가 가능합니다. 정상적으로 예매했다면 5만원이었겠네요.

CGV 용산 아이파크몰의 프리미엄관은 따로 독립되어 있는 관이 아닙니다. Eggbox가 있는 17관을 공유해요. 밑에는 에그박스와 일반좌석이 있고 위층에 프리미엄관이 있는 거죠. 4관 위에 SKYBOX가 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프리미엄관을 가기 위해서는 7층에서 따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야 합니다.

프리미엄관의 좌석 구성. 딱 12자리밖에 없네요. 참고로 골드클래스와는 다르게 화장실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골드클래스 이용할 때는 전용 화장실이 바로 앞에 있어서 편리했는데 프리미엄관 올라간 후에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보려니 화장실이 8층에 따로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7층까지 엘리베이터로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것만으로 시간을 꽤 잡아먹는다는 게 아주 큰 단점이에요.

들어가자마자 보인 장면. 이렇게 밑으로는 17관 일반 좌석에 앉아계신 분들이 보입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은 굳이 일어나서 보지 않으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프리미엄관의 좌석....인데 너무 실망했어요. 저 의자 조금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버튼을 이용해서 허리 부분과 다리 부분 모두 각도 조절이 자유롭게 되던 골드클래스 좌석과 차이가 정말 컸어요. 그리고 그렇게 막 편하지도 않습니다.

가운데 테이블이 있는데... 썸을 타는 분들이 오시기엔 굉장히 부적절합니다. 사이가 무척 멀어져요.... 연인끼리 보기에도 별로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 옆 사람 방해 받지 않고 편하게 보시는 분들이 보기에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2매씩 예매가 가능하다는 게 함정.

이 역시 실망한 부분. 골드클래스는 각종 충전선들이 다 내장돼 있었는데 프리미엄관에는 이렇게 콘센트만 존재하네요.

그래도 위에서 보면 관람 시야가 좀 별로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딱히 막 위에서 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고요.

CGV 용산 프리미엄관에 대한 총평을 해보자면... 저는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좌석 당 25,000원으로 골드클래스와 만 원 정도 차이 나는데 그 만 원 차이라고 보기엔 서비스가 총체적으로 별로예요. 골드클래스는 입장 때 웰컴 드링크를 주고, 전용 라운지와 화장실이 따로 있고, 의자에 허리 부분과 다리 부분이 모두 각도가 조절되고, 좌석에는 슬리퍼와 USB 충전선이 있는데... 이 모든 게 프리미엄관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 원이 이 차이를 만든다고 하기엔 좀 심해요. 다시 또 이런 특가가 있지 않다면 굳이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니 않을 겁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힐링 영화' 등의 홍보문구를 평소에는 살짝 비웃으며 지나가는 편인데 이번엔 무척 끌렸어요. 그 이야기는 제가 힐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거겠죠. 그래서 이 영화를 기대해봤습니다. 이 영화를 보며 힐링되기를 기대했던 거죠.

결론을 먼저 제시하자면 크게 힐링이 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애정이웃이자 칭구칭긔(?!)인 마리님이 "토이스토리 3 마지막 장면을 담담하게, 늘려서 풀어내는 이야기"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이 표현만큼 정확하게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 없는 것 같아요. 토이스토리 3의 마지막을 보면서 엄청 오열을 했었는데 집약되어 있던 그 몇 분의 감정을 2시간 정도로 늘려서 조금 더 담담하게 풀어낸 게 바로 이 영화다 싶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 영화는 그렇게 강력한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힐링도, 감정의 흐름도, 감동도, 심지어 재미까지 담담하게 흘려보내는 영화라는 거죠. 그래서 정적인 것보다 극적인 걸 좋아하는 제게는 살짝 지루하기도 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보면서...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슬픈 경험(!?)도 하게 해주는 영화였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이완 맥그리거가 열연한 크리스토퍼 로빈에 엄청 이입하게 되더라고요. 일해야 하는데 자꾸 논다면서 방해하는 푸가 밉기도 하고 말이죠. 정말 고길동이 성인군자라는 게 이해가 가면 나이가 든 거라던데 그렇게 나이가 들어버린 저 자신을 조우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저는 이 영화 후기를 오롯이 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이 우시고, 또 가장 많이 재밌기도 했다던 클라이막스 부분을 놓쳤거든요. (위에도 썼지만 CGV 용산 프리미엄관에는 화장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층까지 내려갔다가 오셔야 해요.) 그 부분을 놓쳤기에 이 영화를 더 뭐라고 정의하기는 힘들겠네요.

그럼에도 마음 깊이 와닿았던 몇 개의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 삶에 진정한 행복은 있지 않았던 크리스토퍼 로빈의 삶, 그리고 그에게 '빨간 풍선' 하나가 행복이라고 말하는 푸. 딸이 자신의 세상이기에 딸의 행복을 위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했지만 막상 그가 그렇게 살고 있기에 딸인 메들린은 행복하지 않았죠.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푸가 준 빨간 풍선이었는데 말이에요.

그러면서 극 후반부에 나온,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은 '오늘'이야."라는 푸의 대사. 근데 그 다음 대사가 이 대사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더라고요. "'오늘'이 '내일'인 '어제'는 너무 힘들었어." 우리는 행복을 위해 미래를 꿈꾸고 그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걸 어느 정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는데... 그 오늘을 '오늘'로 살아낼 수 있어야 행복하다는 메시지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이 영화 자체가 '힐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영화를 보고 힐링된 기분으로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이 영화는 분명 힐링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기는 합니다. 결국 그 답대로 힐링과 행복을 찾을지, 아니면 여전히 오늘을 '내일'로 살아가면서 그 행복을 미뤄둘지는 우리의 몫이겠죠.

푸의 빨간 풍선이 저에게는 무엇일까요. 그런 소확행이 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며 지금까지 안나운서의 CGV 용산 프리미엄관 및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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