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 의거 인 138 2 - jingyeog uigeo in 138 2

[스포] 진격의 거인 138화 리뷰 및 줄거리

백훈2021. 3. 7. 23:29

후반부에 앞에서 뿌려둔 떡밥을 회수하는 미사야마 하지메...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가 싶다.

137화 후반부 아르민이 에렌을 죽이려 할 때, 대다수 독자들은 에렌은 전퇴의 거인 능력으로 파라디 섬에 본체가 숨어있을 것이며

에렌이 히스토리아가 출산하는 아이와 접촉하며 다시 땅고르기가 발동되며 배드 엔딩으로 끝날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위와 같은 결말로 나왔어도 상당히 충격적이었겠지만, 작가는 138화에서 다시 한번 1화의 내용을 상기시키며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1화의 이 장면.

1화의 제목인 <2000년 전의 너에게>와 함께 언젠가의 미카사가 에렌에게 하는 말을 듣고 꿈에서 깨는 이 장면에서 진격의 거인은 타임루프물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후반에 '진격의 거인'의 진정한 능력과 <2000년 후의 너로부터> 편을 통해 타임루프물이 아님을 밝혔지만.

이 또한 작가가 진격의 거인은 타임루프물이라 믿게 만들 페이크였다.

138화의 꿈 속에서 나오는 장면을 통해 에렌이 '결국 인류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포기하고 잠깐의 낙원을 향유하고 싶은 선택'을 했던 첫번째 미래를 보여준다.

이후 1화로 돌아와 에렌은 기나긴 꿈에서 깨며 진격의 거인 모든 사건이 발생하던 날. 그러니까 마레의 전사인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가 월 마리아의 벽을 부수고 파라디 섬에 잠입한 이때부터 이야기는 이전과 다른, 에렌이 모든걸 포기하고 운명에 순응하는 선택에서 벗어나 세계에 맞서 싸우며 발버둥쳐 '벽 밖 인류를 구축하여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선택'을 한 다른 평행세계의 이야기인 것이다.

쉽게 생각한다면, 우리가 본 진격의 거인은 에렌의 인생 2회차 내용이다.

※ 이 포스팅은 138화 내용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킵을 원한다면 스크롤 내려내려~

138화 내용으로 돌아가서,

에렌의 목뼈를 부수고 '유기 생물체'와 에렌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한 연합군.

진격하던 거인들이 모두 제자리에 멈추고 더 이상 진격해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진짜 에렌이 죽은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

에렌이 정말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찾아온 미카사의 두통.

그리고 떠오른 그날의 기억.

에렌이 흑화하고, 아르민과 미카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면한 날, 에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모진 말로 미카사에게 상처를 줬다.

"네가 싫다."라고.

그게 미카사가 기억하는 에렌의 마지막 모습이 되고 말았다.

미카사가 느끼는 고통과 달리, 에렌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자 희망이 되었다.

가족을 재회한 마레 측 전사들.

기쁨을 나누는 것도 잠시, 아직 모든 일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는 시조 유미르와 접촉했던 '유기 생명체'가 아직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에렌과 알 수 없는 생명체를 분리시켰을 뿐이다. 둘이 만난다면 다시 에렌은 시조의 거인이 가진 힘으로 땅고르기를 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설마 했지만, 에렌 역시 죽지 않았다.

가차 없이 다 죽고 죽이는 진격거지만, 주인공 버프빨은 유효하다.

에렌은 다시 거인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에렌과 유기물 생명체가 다시 접촉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연합군.

가장 쉬운 방법은 둘 중 하나를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거인'에 있었으니 시조 유미르에게 거인의 힘을 전수해 준 저 유기 생물체만 세상에서 소멸시킬 수 있다면, 거인이란 존재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엘디아인은 거인화가 될 수 없는 몸이 될 테니 다른 인간들이 두려워할 필요도 없게 될 테고. 그렇다면 서로를 혐오할 이유도 없어질 텐데.

하지만, 초대형 거인의 대폭발은 마을 하나도 날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파괴력인데도 유기 생명체는 죽지 않았다.

그저 맞고 튕겨져 나갔을 뿐.

리바이는 에렌을 죽이는 쪽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 이 비극의 원인을 없앨 확실한 방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참상은 멈출 수 있으니까.

최선의 결말을 만들어낼 순 없지만, 최악만은 피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유기 생명체는 자신의 몸에서 고온의 가스를 하염없이 내뿜기 시작했다.

불길함이 밀려온다.

지크의 척수액을 가스 형태로 방화하여 코니의 고향인 라가코 마을의 주민들을 모두 무지성 거인으로 만들었던 방식과 똑같았다.

이미 냄새를 맡아버린 조사병단과 엘디아인들.

그들은 이제 무지성 거인이 될 운명에 놓여버렸다.

드디어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리더의 면모를 보이는 리바이.

우리 리바이 후반부 들어서 영 힘을 못썼는데... 얼타는 놈들 사이에서 지휘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홉 거인의 힘을 가진 엘디아인과 아커만 가문은 무지성 거인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리바이는 언제 무지성 거인이 되어버릴지 모르는 이들을 두고 다시 전장으로 싸우러 가자고 말한다.

끝까지 희망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하지메.

진격의 거인에서 해피엔딩은 기대해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에렌이 소중히 생각하는 동료들이었지만, 그들 또한 에렌의 꿈을 위해 희생되었다.

에렌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조사병단 동료들이 아닌, 미카사와 아르민뿐인 것일까.

암담한 상황 그 자체다.

내가 이 상황을 파르코 시점에서 바라봤다면 울었다.

어떤 결말도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 에렌을 죽인대도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춘다면 마가트 대장과 샤디스부터 한지와 지크의 죽음까지. 모두 헛되게 된다.

어떤 선택도 비극이다. 그러나 더 큰 후회를 피하기 위해, 수많은 자들의 내놓은 목숨에 의미를 남기기 위해 에렌을 죽이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또다시 찾아온 미카사의 두통.

이제는 정말로 에렌을 죽여야만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미카사 자신의 손으로 에렌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아르민도, 리바이도, 파르코도 그 임무를 대신해 줄 수 없다.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모두를 위해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미카사.

그리고 미카사의 바람대로 이야기는 기나긴 꿈속으로 넘어간다.

!?!?!? 이게 머선 129?

꿈속에 나타난 에렌.

장발도 아닌, 머리를 묶지도 않은.

흑화하기 이전의 에렌의 모습을 마주한 미카사.

정말로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인 것처럼 생생한 모습.

마레에 잠복하여 민간인을 학살하고 흑화한 에렌이 땅고르기를 발동하여 인류를 말살시키던 비극적인 현실이

꿈처럼 느껴지리만큼 현실과도 같은 꿈.

그런데 미카사는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장면, 1화에서 본 것 같지 않은가?

어린 시절 꿈에서 깬 에렌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던 이 장면.

어릴 땐 에렌이 울었지만, 이번엔 미카사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에렌은 왜 미카사가 눈물을 흘렸는지 아는 눈치였다.

그러니까, 현재 미카사 꿈속에서 에렌과 함께하는 같은 시간대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냐.

이때다.

파르코가 만화에 처음 등장하던 91화.

마레가 중동 연합과 마지막 전투를 벌이던 이 시기 직후.

진격의 거인 4기 1화의 그 장면,

이 장면으로 초반에 임팩트 강렬히 심어준 그 전투가 끝난지 불과 2개월이 지난 시점.

더 디테일하게는 에렌이 마레에 잠입하여 민간인을 학살하고 전퇴의 거인을 계승하고 조사병단과 함게 도주했던 그 시점 전후.

그러나, 꿈속에서는 이 모든 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은 세계의 에렌.

에렌이 마레에 잠입을 시도하지 않았고

조사 병단을 마레로 끌어들이지도 않았고

엘디아 수용구에서 전퇴의 거인을 빼앗지도 않았으며

지크를 파라디 섬으로 데려오지도 않았고

아르민이 마레군의 전함을 파괴하지도 않은

사샤가 아직 살아있는 세계이자 에렌이 정말로 인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미래.

에렌의 머리칼의 길이로 보아, 월 마리아 전투가 끝나고 조사병단이 바다를 본 시점 이후에 미카사가 에렌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이미 히스토리아의 손등에 입맞춤을 한 이후기 때문에 진격의 거인의 능력으로 그리샤 예거의 기억이 들어온 이후인데도 미카사의 고백에 마음이 흔들려 그리샤 예거가 본 땅고르기가 펼쳐질 미래로 나아갈 운명에서 에렌은 그만 포기한 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않는 선택을 한 결과로 파라디 섬 안의 인류는 마레측의 타이버 가문의 연설 직후 결성된 연합국들에 의해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부전의 맹세로 왕가의 혈통이 시조의 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빼앗은 힘이지만

결국 에렌도 칼 프리츠처럼 참혹한 역사를 써내려가지 못했다.

용기가 부족했던 탓일까. 미카사를 더욱 아꼈던 탓일까.

한편, 아르민과 한지가 주축이 되어 대화를 통해 세계를 설득해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그들의 순진한 생각대로 흘러온 세계.

그들은 적국을 설득하지 못했다.

그리고 에렌은 자신이 나고 자란 파라디 섬과 벽 안 사람 모두를 지키기 위해 악마가 되는 선택 대신 사랑을 택한 채, 현실을 외면했다.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나를 잊지마~)

그리고 에렌은 미카사에게 4년 뒤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이 둘러준 머플러를 버리고 잊고 살아가라는 약속을 한다.

무기력한 에렌의 모습과 더불어 결국 어떠한 선택도 해피엔딩일 수 없음을 알게 된 미카사.

그래서일까. 미카사는 이제서야 에렌이 자신에게 왜 그런 모진 말을 내뱉고 자신을 밀어내었는지를.

한지 단장과 아르민에게 단 한 마디 상의 없이 마레에 잠입을 해 조사 병단을 끌어들였는지.

에렌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이 꿈은 미카사만 꾼 꿈이 아니구나. 에렌도 이 꿈을 꾸었겠구나.

그래서 에렌은 계속 미카사의 마음을 모른척하고 밀어냈구나.

미카사의 고백을 듣게 된다면 결국 미카사의 손을 잡고 도망칠 에렌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한 모든 이들을 죽게 만들 거니까.

그러니 이 꿈에서 깨어 다른 미래를 만들 수밖에 없었구나.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그게 에렌의 진심이란 걸 깨달은 미카사.

꿈속에서 자신을 잊고 살아가라는 에렌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미카사.

무언가 결심한 듯 품 속에 있는 머플러를 두른 미카사의 눈에는 더 이상 망설임이 없다.

그리고 아르민과 리바이의 도움으로 에렌의 본체가 있는 곳을 향해 순식간에 돌진하는 미카사.

드디어 에렌을 마주한 미카사.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채, 정확히 에렌을 향해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두르는 미카사.

에렌의 목이 날아가며 138화는 끝이 난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1화부터 본 진격의 거인은 에렌이 자유와 사랑 중 사랑(미카사)을 택한 세계(꿈)가 아닌 자유를 택한 세계의 이야기를 본 것이다.

미카사를 택한 세계는 두 사람은 함께였으나 세상은 똑같이 절망적이었다.

결국 미카사가 에렌을 보내줌(놓아줌)으로써 이들은 둘이어서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갔다.

마지막 화까지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미카사가 에렌에게 잠들기 전에 다녀오라는 말을 하는 것은, 무언가 진격의 거인 혹은 시조의 거인에 숨겨진 능력이 있는데 에렌이 미카사와 함께있고 싶어 능력을 사용할까말까 고민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리고 1화에서 에렌은 분명 꿈속 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데, 히스토리아 손등에 입맞춤하는 시점에서 꿈 속의 기억까지 다 알게 된 것일까? 그래서 미카사가 고백하지 못하게 진심을 계속 밀어낸 것인가? 아니면 순간순간의 선택들이 하나 둘 바뀌어가면서 전혀 다른 미래가 되어버린 것일까?

어쩌면, 에렌이 미카사를 연인이 아닌 '가족'이라고 선을 그은 순간부터 미래가 바뀌어버린 것일까?

이제 누가 더 불쌍한지 나는 이제 모르겠다.

확실한 건, 더 이상 에렌을 욕할 수 없게 되었다.

에렌이 시조의 힘을 손에 쥐고 휘두르든, 그렇지 않든 어떤 선택을 해도 파라디 섬사람 모두가 죽거나, 파라디 섬 밖 사람 다수가 죽거나

양자택일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괴로운 선택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인류와 엘디아인이 서로가 증오의 역사를 멈추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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