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월 의 끝 - yeonghwa sawol ui kk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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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일요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2017년 7월이던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이른바 비판(BIFAN)에서 볼 뻔 했으나 시간이 안되어서 패스했던 영화가 있었다. 9월에 극장 개봉 확정 이라는 문구를 보고 엄청 흥미로웠던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패스했는데. 상영 시간표가 극악이었다.

서울에서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그나마 두 군데였고.

인천 전라 부산에서 각각 한 군데씩 개봉. 이건 보라는 시간표인가 보지 말라는 시간표인가 고민하던 중 운 좋게 기회가 되어 보러왔다. 롯시 4000원 할인쿠폰을 쓰고 이제 나는 롯데 쿠폰은 슈퍼관 쿠폰 단 하나 남았다. 여담은 여기까지.

이 영화는 엄청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웠다.
이야기가 굉장히. 뭐지..? 뭐지...? 왜...? 싶었다.

시카리오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끌려다니는 FBI 요원 케이트를 보는 내 심정이자,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그래서 결말이 뭐라는건지 얘기 좀 해줘 싶은 내 심정이었다.

그래도 검색을 해보고 굳이 생각을 30분 정도 해본 후 내린 결론. 주인공은 정신 질환을 겪고 있다.

사실 영화 포털에 공지된 스토리는 어느 공무원 준비생 현진이 어느 허름한 아파트에 살게 되고, 옆집의 고등학생 주희가 신경쓰이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사회복지쪽 공무원인 박 주무관이 잊고 지내던 소녀가 떠오르면서 겪는 이야기였고.

옆집 주희네 엄마는 주희가 미쳤다고 말한다.
주희는 자신의 엄마가 미쳤다고 말한다.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
둘 다 의심한다. 유독 까칠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초반에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주인공인 현진만 믿었다. 근데 나는 뒤통수를 맞았다.

사실 박 주무관의 이름이 박현진이라는 건 초반부터 나온다. 그리고 못 들었을까봐 감독은 친절하게 한 번 더 물어본다. "박 주무관. 이름이 뭐라고?" "박현진입니다." 이런 식으로.

그래서 보면서 사실 나는 이것이 주무관이 되기 전 과거의 현진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그 당시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건. 과거 그 아파트에 살았다는 박 주무관이 아파트에 살았다고 밝힌 연도는 2005년인데. 현진이 쓰는 휴대폰은 스마트폰...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일 당시인데 그때는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폴더폰도 잘 없었다.

계속 나만 왕따시키는듯한 줄거리가 흘러간다. 뭔가 있는데. 뭔가 마음에 걸리는데. 뭔가 무서운데. 뭔가 소름돋는데. 솔직히 지루하다면 지루할 정도로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흘러가는데도 잠 한 번 안 자고 졸지도 않고 끝까지 본 걸 생각하면 감독이 연출을 잘 한거겠지.

결말이 나온다. 박 주무관과 현진이 마주본다. 박 주무관이 현진보고 주희라고 부른다. 근데 그 이전, 현진의 시점에서 주희는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었다. 이 쯤 되니 멘붕이 왔었다. 검색해봤지만 결말은 나오지않았다. 그래서 30분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다.

1. 과거 현진과 주희의 에피소드는 일정 부분 사실이다.
2.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른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그랬듯이.
3. 주희는 자신이 살아왔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4. 그래서 자신을 자신에게 잘해줬던 옆집 언니, 박현진과 동일시하고 자신을 현진이라 칭하며, 실제 자신 주희는 자기 눈에 보이는 가상의 또다른 인물로 믿어버린다.
5. 현진의 삶을 훔치고 싶었다.
6. 그래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곤 했겠지.
7. 근데 실제 현진인 박현진 주무관이 찾아오고 자신을 현진으로 믿었던 삶에 오류가 생겼다.
8. 그래서 현진을 해머 같은 것으로 내리쳤고 현진은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뭐 이 정도.

글로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얼추 맞는 것 같다.
소름돋네ㅎㅎ
근데 중간에 현진의 연애사는 왜 나오는거지...? 난 이 영화가 갑자기 청불이 되는 그 장면만 없었다면 15세 급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연애하고. 갑자기 잠자리하고. 남자는 현진(실제로는 성인이 된 주희)이 첫 여자라고 하고.

이 스토리는 뜬금없이 왜 들어간거지. 더 꼬아보려는 속셈인걸까.
사실 그 남자 경수? 정수? 캐릭터는 필요하지 않았다. 약간 토큰맨 느낌이었다. 러브 라인이 있는 남자 캐릭터가 한 명은 나와야하지 않느냐 뭐 이런. 이러지 말자 제발.

가짜 현진이자 성인 주희 역의 박지수 배우는 공효진과 엄청 비슷한 느낌이었다. 목소리 톤이 배우치고 호감스럽지 않은 것까지 똑같았다. 이런 시니컬한 역할 말고 러블리한 역할을 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고등학생 주희 역의 이빛나 배우는 설리 느낌이 묘하게 있었다. 캐릭터 상 어쩔 수 없었을 스타일링이 한몫 했겠지.

슈퍼집 장애인 아들인 이혁 님.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영화 작은 형에 나왔던 그 사람이다. 거기서도 여기서도 역할은 장애인... 필모가 많지 않으시던데 내가 괜히 속상하다.

박 주무관 역할의 장소연 배우는 어디서 많이 봤다 싶더니. 곽도원 배우와 연인이셨던 그 분이네. 그렇구나...

어떤 의미로든 특이했던 영화였지만 생각과는 달라서 다소 속상했다. 엄청 기대했는데. 상영관이 극악인 이유가 있었던거네....

근데 제목은 왜 사월의 끝이지?

조그만 공장에서 일을 하며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하는 사장, 명퇴당한 아빠, 딸을 치과의사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엄마, 장애를 가진 아들의 성욕을 비열한 방법으로 해결해주는 늙은 엄마 그리고 희생당하는 여고생, 왕따 등등 온갖 불편한 진짜 현실을 나열하는 <사월의 끝>, 헬조선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음침한 늙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숨 가쁘게 끌고 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손에 살해당하는 사장, 그 순간을 목격한 현진(박지수),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가방에 들어있는 스패너(? / 살해도구), 분명히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책상 서랍에서 다시 발견되는 스패너... 등장인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던져줍니다. 현진의 정신 상태도 의심스럽고 옆집의 주희(이빛나)와 그녀의 엄마, 그리고 아빠도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누구의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일까?

박주무관이 첫 출근을 하는 장면에서 박주무관이 현진이라는 인물임을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거라 의심했지만 박주무관과 현진은 현재의 시점에 존재했습니다. 처음에 등장했던 현진은 누구인가?

처음부터 아파트에 이사를 온 여자애는 주희, 학교에서의 왕따, 엄마의 성매매 강요, 동네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다 주인에게 걸리게 되고 이를 무마해주는 대신 몸을 허락해야 했던 주희,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었던 그녀는 유일하게 자신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현진 언니를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고 그녀가 됩니다. 왜 이 아파트로 다시 돌아왔는지 짐작할 순 없지만, 예전에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오며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겠죠) 영화는 그 기억을 다시 쫓아가며 그녀가 겪었던 일들을 보여주고 복수(슈퍼집 사람들을 살해)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고생 주희가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며 주희라는 인격은 사라지고 왜 현진이 되었는지 보여줍니다.

현진으로 살아오고 있는 그녀 앞에 진짜 현진이 나타납니다. 자신을 아껴주겠다고 말하는 남자친구도 있고, 공무원 준비를 착실히 하는 자신 앞에 어느 날 진짜 현진이 나타난 것입니다. 자신이 현진이어야 하는데, 진짜 현진이 나타나 자신을 주희라고 부릅니다. 그런 현진을 그냥 둘 수 없었던 주희는 현진이 되기 위해 현진을 죽였다고 생각됩니다.

주희는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를 누군가 대신 죽여줘서 좋았다는 꿈 이야기를 현진에게 합니다. 초반에 나오는 사장이 외국인 노동자의 손에 무참히 살해되는 망상은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평소 주희에게 치근덕거리며 성희롱을 했던 사장) 주희가 공장에서 짤리지 않았다면 그 망상이 실제로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10대 여고생이 겪을 수 있는 온갖 불편한 것들, 20대 청춘이 선택하는 안정적인 삶의 상징 공무원, 그토록 원하는 공무원이 되었지만 별거 없는 삶을 보여주는 박주무관, 남의 삶을 아무런 자의식 없이 파괴하는 인간 군상들, 사람들이 살아감에 따라 파생되는 각종 사회문제들을 몰입도 있는 공포 분위기로 던지는 영화 <사월의 끝>, 마지막 장면 그녀가 내뿜는 담배연기의 의미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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