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옥상을 방수하기전에 기존의 우레탄 방수를 모두 긁어내야 한다. 헤라와 망치를 들고 하루종일 깔작거렸으나 벗겨낸 면적이 너무나 적어서, 옥상 전체를 다 벗겨내려면 몇 달이 걸릴지 모를 노릇이다. 전동공구가 필요하다!
전동공구로 긁어내면 굉장히 많은 양의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생길텐데, 그걸 깔끔히 해결하지 않으면 방수에 실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웃집의 피해가 상당히 크겠지. 그래서 집진기라는 것이 긴급한 주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집진기는 덩치가 크거나, 가격이 비싸다.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크기의 집진기를 갖고싶다면 스스로 만드는 수 밖엔 없다.
자료조사
인터넷에는 정미기의 싸이클론으로 만드는 집진기에 관한 글이 풍부하다.
그런 글들을 읽어서 원리를 이해하고, 여러 구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나만의 선택을 한다.
원리를 이것보다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05:11 부터 보세요
//www.finewoodworking.com/2012/12/17/all-about-dust-collection
//www.cheric.org/files/education/cyberlecture/d200801/d200801-1001.pdf
재료준비
1. 집진커버 (4만원)
우선, 크기를 결정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크기는 내가 갖고있는 핸드그라인더에 맞는 집진커버에 연결되는 호스의 직경이다.
//item2.gmarket.co.kr/Item/DetailView/Item.aspx?goodscode=808375348
4만원
집진커버 호스연결부의 직경은 34mm
2. 싸이클론 (2만원)
싸이클론. 파이 55, 높이 350, 반경 170, 주둥이에 고정공간 있음. 가격 2만
//gs2006.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27&cate_no=47&display_group=1
그런데... 구멍의 크기가 일반적인 규격이 아니다 ㅜㅜ
3. 호스 (2만원)
싸이클론에 연결할 호스가 필요한데, 호스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50미터 15만원 ... //www.hose114.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37
5미터 10만원 ... //www.bkplaza.com/src/products/products_detail.php?product_mst_id=HO_P_TP
20미터 12만원 ... //www.hose114.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8
5미터 7.5만원 ... //www.hose114.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2&category=003
** 50미터 15만원 ... //www.hose114.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137&category=003
을지로와 청계천으로 나갔다. 몇 블럭을 돌았다. 호스를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다 ㅜㅜ
호스판매점을 하나 발견. 부림호스 (서울 중구 산림동 234-2).
하지만 호스의 규격이 싸이클론과 맞지 않는다. 싸이클론의 규격이 표준적이지가 않거든.
쓸만한 리듀서라도 있을까 싶어서 찾았으나... 사용가능한 리듀서도 없다. ㅜ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뒤돌아서 나오는 순간... 동가리 호스를 발견. 끼워보니 싸이클론엔 안맞지만 싹쓸이 집진커버에는 딱 맞는다. 그 구멍도 일반적인 규격은 아닌데 말이지... 이게 웬 재수냐 싶어서 5미터를 2만원에 구입. (거기서 말하길, 이 호스는 청소기호스라고 한다)
4. 리듀서 (2천원 + 3천원)
리듀서를 구하려고 을지로와 청계천을 하염없이 돌아다녔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건대역에서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동네를 구경하면서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걷다보니 건대동문회관 맞은편에 한양공구라는 철물점이 있는데 (서울 광진구 자양동 226-9), 풍기는 전투력이 예사롭지 않다. 들어갔다. 역시나...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엄청나게 다양한 물건들. 물론 그 중에는 리듀서도 포함된다. 40x30와 50x30 리듀서를 샀다.
가보지는 않았으나 여기도 리듀서가 많은것 같다.
//www.winextool.co.kr/shop/shopbrand.html?xcode=053&type=X&sort=price&mcode=001
가락동 93-6번지 삼원빌딩 B1 위넥스툴㈜
그런데, 리듀서와 청소기호스 사이에는 약간의 사이즈 불일치가 있다.
힘으로 해결해보려 했으나 역부족. 보통은 실리콘으로 떡칠을 해서 연결하던데, 그건 나의 방법은 아니다.
나에게는 천하무적의 라우터가 있다. 약 1분이면 이렇게 된다.
5. 흡입모터 (6.5만원) ==> 흡입력이 약해서 실패!!
블러워를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흡입하는 공기의 량이 부족한 느낌이다.
청소기를 이용해 보려고 생각해보니 역시 공기의 량이 부족하다.
블로워와 청소기 모두 소음이 장난이 아니게 크다. 그것도 문제지.
그래서 팬을 별도로 구입했다. 구멍의 크기와 풍량을 중심으로 골랐다.
나의 선택은 인라인 덕트 송풍기 DJF-10.
220V 60Hz 95W 2,975RPM 4.2CMM 44mmAq
2.7kg
6.5만원.
6. 집진통 (1.2만원)
25리터 파란색 통을 6천원주고 샀다. --> 6천원짜리 파란색 물통 2개가 깨져버렸다. 집진기의 호스가 막히면 통이 찌그러지면서 깨져버린다.
나중엔 이마트에서 술담그는 용도로 판매하는 유리병을 구입했다.
만들기
집진통 가운데 동그랗게 구멍을 뚫고 싸이클론을 끼운다.
싸이클론에는 구멍을 세 개 뚫어서 나사못으로 집진통에 고정시킨다. 와샤가 없어서 목공용 8자 철물을 이용했다.
이렇게 해서 싸이클론을 집진통에 결합시키는 작업은 끝.
라우터로 구멍을 확장시킨 40x30 리듀서에 청소기호스를 끼운다.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청소기호스의 골에는 실리콘을 채워 넣었다.
진공청소기와 연결되는 50x30 리듀서에는 요구르트 통을 잘라서 끼워넣었다.
(연속으로 4시간정도 사용하고나니까 요구르트 통을 통해서 새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상당히 많아졌다. 집진기의 흡입력이 약해져서 요구르트병 대신에 리듀서에 청소기호스를 박아넣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청소기와 리듀서가 밀착되도록 박스테이프를 둘둘 감아주면 청소기와 리듀서가 튼튼하게 붙어있게 된다.
보관할때는 모두 분해해서 흡기통 안에 집어넣으면 된다. 싸이클론이 또아리를 튼 청소기호스 안쪽으로 들어가게 하려고 싸이클론 흡기부를 2cm정도 잘라줬다.
자... 이제 아주 다양한 곳에 활용해 보자!!
동작하는 모습
후회
1. 처음엔 이렇게 치밀하게 조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기를 대충 꽂아서 싸이클론으로 흡입되는 정도를 살펴봤는데, 매우 좋지 않았었다.
그래서 풍량이 큰 흡입모터를 구입했는데... 동작시켜보니 흡입모터의 빨아당기는 힘이 청소기의 25%밖에 안된다. 돈이 아깝다 ㅜㅜ
2. 파란색 플라스틱 통을 2개나 구입했는데, 통 하나로 하루를 버티기가 어렵다. 그래서 결국은 유리병으로 교체하게 되었는데, 교체하고나니 흡입력이 굉장히 좋아졌다. 플라스틱통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돈이 너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