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총리 - oehwan-eunhaeng maegag chongli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후 매각 과정에 관여했는지에 대한 진위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한 후보자는 사적으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는 15년 전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8개월간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던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론스타가 돈을 버니 배 아파하지 말라”는 언급을 했던 사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어 최근에도 김앤장에서 3년간 18억원을 받았다(SBS)거나 4년4개월간 해마다 수억원씩을 받았다(KBS)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한 후보자는 론스타 사건에 정부정책 집행자로서는 관여했으나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인사청문회에서 얼마나 검증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SBS “김앤장에 18억 받아” KBS “해마다 수억원씩 받아”

SBS는 4일 저녁 ‘8뉴스’ ‘[단독] 김앤장서 18억여 원…한덕수 “론스타 관여 안 해”’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7년 12월부터 총리 지명 직전인 최근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2020년 말까지 3년 동안은 연봉 5억원씩, 그 이후로는 연봉 3억 원씩이 책정됐는데 4년 4개월의 재직 기간 총 보수는 18억 원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SBS는 “한 후보자는 SBS 기자와 만나 자신이 받은 연봉 액수가 맞는다고 인정했다”며 ‘고액 연봉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로 봐서는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고문으로서 역할에 대해 한 후보자는 “김앤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외국의 큰 회사들에 대한민국 기업 환경 등을 설명하고, 투자를 설득하는 일을 변호사들과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고 SBS는 전했다.

▲SBS 2022년 4월4일 저녁 8뉴스 톱뉴스. 사진=SBS 뉴스 갈무리

KBS도 같은 날 저녁 ‘뉴스9’ 리포트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해마다 수억 원씩 보수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일하면서 해마다 수억 원 씩, 4년4개월 동안 모두 십 수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 후보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고액 연봉이 아니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국민 눈높이로 봐서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는 다만, 자신이 맡은 일이 대외적이고 국제적인 역량을 활용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평가하진 않겠다고 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15년 전 청문회, 론스타 대리인 김앤장 고문, 8개월간 1억5000만원 받아

문제는 한 후보자가 2002년~2003년에도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했고, 당시에도 억대 고문료를 받았는데, 김앤장은 외환은행을 헐값 인수했다 ‘먹튀’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론스타의 법률 대리인이었다는데 있었다.

한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말기 총리직을 지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07년 3월29일 당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의 집중 질문공세를 받았다. 진 의원은 당시 ‘후보자는 마늘 파동 때문에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바로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장의 고문으로 8개월간 일을 했다’는 점을 들어 김&장의 고문으로 8개월 일하면서 1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매월 2000만원씩 받았느냐고 묻자 한덕수 후보자는 “예”라고 시인했다.

진 의원은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1억5000만원이 넘는 거액을 받았다면 상식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김&장이 하는 특정한 일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상식적으로 가질 수가 있다”며 “주도적으로 모종의 역할을 하신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한 후보자는 “전연 없다”고 답했다.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해도 김&장이 론스타의 외환은행을 매입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인지했느냐’는 질의에도 한 후보자는 몰랐다고 부인했다. 한 후보는 “저는 그때 그 일을 안 했기 때문에 론스타의 대리인을 김&장이 하고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론스타에 매각과정, 정부 최선다했다”

특히 한 후보자는 그해로부터 1년 전 총리 직무대행 때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외환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 조작 의혹(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도 부인하면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되레 감싸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총리 직무대행 시절은 지난 2006년 4월12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론스타 헐값매각 사태에 있어 정부책임론을 두고 “현시점에서 그 외환은행 외자 유치와 매각에 관련했던 모든 분들은 저는 나름대로 당시의 시점에서,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재경부 국장과 외환은행장 등이 BIS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했다는 것은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김애실 의원의 질의에 한 후보자는 “헐값 매각이라고 말씀하셨습다만 당시 외환은행의 사정상으로는 최대한의 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일에 참여한 사람들이 양심을 가지고 가장 적절한 방안에 따라서 어려운 외환은행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총리 직무대행이던 지난 2006년 4월12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당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헐값매각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부분이 보인다. 사진=국회 회의록

열린우리당 초청 강연에서는 ‘론스타가 이익을 많이 낸다고 배아파 할 게 아니다’라는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사기도 했다. MBN은 지난 2006년 8월31일자 뉴스에서 한덕수 당시 한미 FTA체결지원위원장은 외환은행 문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초청으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가진 ‘한미 FTA와 부산경제’라는 주제강연 도중에 “론스타가 이익을 많이 냈다고 해서 배 아파할 게 아니라 정당하게 조사해서 세금을 매기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듬해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진수희 의원은 한 후보자의 대정부질문 발언과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초청 강연에서 ‘론스타가 이익을 많이내 배 아파할게 아니다’고 발언을 소개하면서 “당시 답변한 내용과 지금 (검찰 수사) 결과가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에 총리후보자 자격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한테 사과하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진행과정을 봐야 한다”며 “론스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도록 정부가,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재경부 안의 검토사항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SBS는 4일자 뉴스에서 이를 두고 “당시 외환은행 인수에 나선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김앤장이 법률 대리했는데, 한 후보자도 고문으로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2007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었다”며 “론스타는 2003년 10월 외환은행을 1조3000억 원에 사들인 뒤 2조원 넘는 차액을 남기고 되팔았고, 이 과정에서 인수 자격 없는 론스타가 금융당국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5년전인 2007년 3월29일 총리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때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의 론스타 관련 문제되는 발언을 했다는 질의에 답변한 내용이 보인다. 사진=국회 회의록 일부 강조

한덕수 후보자 ‘론스타 사건 정책집행자로는 관여, 사적으로는 관여된 바 없어’

이 같은 의혹에 한 후보자는 정부정책 집행자로서 관여했을 뿐 사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4일 오전 인사청문준비팀 건물에 출근하면서 한 기자가 ‘조심스러운 질문이긴 한데,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 론스타 사건 관련 김앤장 고문료 문제의 경우 시민단체에서 인수위측 문제제기를 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 후보자는 “그거는 뭐 인사청문회 시에 질문이 있으면 설명하겠지만 저는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 국가 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한 적은 있지만 우리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의 관여된 바는 전혀 없다”며 “그 일에 관여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팀 건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에 시민단체는 한 후보자의 연관성에 의심을 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일 인수위원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덕수는 총리시절 ‘론스타가 돈을 버니 국민이 배아파한다’고 한 매국노”라고 비난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한 후보자가 총리후보로 지명된 지난 3일 논평에서 “한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 책임 문제, 론스타 사건 연루 의혹 문제는 윤석열 당선자가 중시하는 법치, 공정,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고 책임있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