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선 날짜 - jung-gug daeseon naljj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2022년 새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까지 이어지는 주요한 국내외 행사와 정치 일정을 눈 앞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를 맞았다. 특히 올 가을(10∼11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당 총서기직 유임을 결정하는 자리로 국내외의 시선이 집중된다. 시 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되면 내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해 본격적인 장기집권의 길을 열게 된다. 중국 공산당과 시 주석에게 올 한 해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그런만큼 시 주석이 올 한 해 풀어야할 숙제도 적지 않다. 당장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에 직면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미·중 관계의 관리, 대만 문제, 경제성장률 둔화 등이 주요 과제로 대두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 주석이 올해 장기집권의 길목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거쳐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이번 올림픽은 중국이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 이후 세계 두 번째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과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다. 대내적으로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인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결속력을 다질 기회다.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 “성대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세계가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고, 중국은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당장 미국을 위시한 일부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으로 ‘지구촌 축제’가 돼야 할 올림픽의 의미는 반감됐다. 중국 인권 문제를 빌미로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도 잇따르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정치화된 올림픽이란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하고, 중국 내에서 국지적으로 코로나19의 발생·확산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축제 분위기를 퇴색시킬 수 있다. 이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 집착하며 강력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중관계 관리

미·중관계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과 함께 극단으로 치달았다. 미국이 미·중관계를 적대, 협력, 경쟁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동맹 규합을 통한 대중국 압박 강화로 협력보다는 갈등이 더 부각된 한 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는 양국 관계가 충돌을 지속하느냐 안정화 기반을 마련하느냐 하는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와 중국 20차 당 대회라는 중요 정치일정은 양국 관계에 양면성을 드리울 전망이다. 양국 모두 외교보다는 국내 정치 일정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지만 대외 관계 상황을 국내 정치에 활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 해군 제독 출신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는 “중국에게는 올해 미국과 싸우는 것보다 동계올림픽과 20차 당 대회라는 두 개의 국가적 행사가 더 중요하고 미국은 중간선거와 내부 갈등, 코로나19 변이와의 싸움으로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내재된 긴장과 혼란에도 올해 양국 관계에 다소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중국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도 대내 결속을 위해 미국에 양보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 갈등이 더 강대강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은 현재로선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대외 관계에서 충돌 보다는 안정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연말 한 강연에서 “중·미관계의 온건한 발전을 위해 진력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회귀하고 중·미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돌아가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발언에는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국 베이징의 한 음식점에 설치된 대형 TV 화면에 지난해 11월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 장면이 방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양안 관계

중국으로서는 올해 대만 문제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대만과의 통일은 시 주석에게 중요한 장기집권 명분인 동시에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통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대만해협의 정세는 결코 중국에 녹록치 않다. 중국이 통일을 압박할수록 대만은 미국과 가까워지고, 미국도 대만을 대중국 견제의 지렛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올해도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대만과 미국의 밀착 행보가 눈에 띄게 늘어난 지난해 960여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며 사상 최대 무력시위를 벌였다. 올해 이 같은 군사적 압박이 더욱 강화되고 대만해협의 긴장감도 고조될 것이라는 게 중국과 대만 양쪽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교수는 “대만에서 올해 지방선거(11월)가 실시되고 그들(집권 민진당)은 ‘대만독립’ 의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2022년에는 대만 문제가 매우 돌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둔화

중국 내부적으로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 안팎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제금융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이 현실화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0여년만에 처음 6%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40여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중국 지도부도 현재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과 공급 충격, 성장 기대치 약화 등 3중 압력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당 지도부는 올해 경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안정 속 성장’이라는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20차 당 대회는 당과 국가 정치생활의 일대 사건으로, 평온하고 건전한 경제환경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사회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둔화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면서 안정에 중점을 두고 20차 당 대회가 열리는 올해 경제 상황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시 주석으로서는 올해 적정한 경제성장 목표를 유지하면서 자신이 강조한 공동부유(共同富裕)의 기반을 다져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CNN은 “중국은 반복되는 코로나19 발생과 공급망 붕괴, 부동산 위기 등 2022년 경제 성장을 심각하게 짓누를 수 있는 골칫거리들과 씨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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