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에 이는 바람 뜻 - ipsaee ineun balam tteus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먼저 시낭송을 들어 보시죠.

서시(序詩)

- 윤동주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개관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시의 성격

  • 고백적 성찰적

주제

  • 부끄러움 없는 삶을 소망하며 의지적으로 결단함

특징

  • 순결하게 살기를 다짐했던 과거로부터, 순결한 삶을향한 미래적 소망으로 옮겨 간다. 다시 현실 속에서 시련과 고난을 마주한다.

시어 풀이

  바람은 유혹과 시련, 고난과 갈등이다.

  • 하늘은 변치 않는 이상이며, 절대적 가치이다.
  • 별은 절대적 이상을 뜻하는 하늘에 있지만 바람을 맞아야 하는 현실적 존재이다.

[이해와 감상]

1연 1-4행 : 내적 번민을 겪었던 과거를 회상한다.(과거)

1연 5-8행 : 순결한 삶에 대한 의지적 결의(미래)

2연 현실의 고난과 마주하며 갈등한다.(현재)

1연 1-4행 : 내적 번민을 겪었던 과거를 회상한다.(과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하늘은 윤리적 삶의 절대적 기준이며 양심을 비추는 거울이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하늘이기에 변치 않는 이상과 변치 말아야할 절대적 기준이다.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순수한 삶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을 동시에 내포하며 시인의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드러내는 구절이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잎새에 이는 바람’은 아주 미세한 바람을 뜻하며, 작은 유혹이 불고 있는 자신이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나는 괴로워했다.

자신이 세운 절대적 가치에 대한 열망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별은 소망의 대상이자 절대적 가치를 담고 있는 매개체이다. 비록 이 땅에 살아가지만 별이라는 이상을 노래하겠다는 자기 위로다.

1연 5-8행 : 순결한 삶에 대한 의지적 결의(미래)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일제강점기에 쓰여진 시이기에 억압 받는 백성들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나약한 인간의 소멸의 과정을 아파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그 길은 사랑의 실천이며, 부끄럼 없는 삶을 실천하는 삶이다.

걸어야겠다.

의지적 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계속하여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 운다.

밤은 어두운 현실을, 별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 빛을 내는 이상과 고독을 말한다. 바람은 현실의 고난을 말한다.

[단어 해석]

밤은 암담한 식민지 현실을 상징한다.바람은 회자의 심리적 동요, 갈등을 말하며, 일제 강점시 시대 속에서의 시련을 표현하는 단어다.

반대로하늘은 회자의 삶의 지향점이아 윤리적 삶의 주재자이다.별은 소망과 이상을 순수하고 결백한 화자의 삶을 보여준다.

서시를 읽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이유 10

10

시적 표현 중에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장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 서시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아래에서 인용하기 편하게 시 본문에 행의 순서를 붙여두었습니다. 그럼 시를 천천히 음미해보시고 난 다음 본문으로 가시죠.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8 걸어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시인 반면에 그 느낌이 바로 와닿지는 않는 대표적인 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과서적인 해석이 독자가 납득할 만큼 자세하지 못해서 그렇지 않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시를 시 안에서 해석하는 내재적 해석을 먼저 충분히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만큼 여기서는 표현 자체에 집중해서 해석해보죠. 

이하는 뇌피셜이기 때문에 이 해석을 정규교과 과정의 시험답안으로 고르시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위 9행은 시적 화자의 고뇌를 나타낸다고 일반적으로 해석합니다. 느낌적 느낌으로는 알것 같은데 깊은 공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죠.

보통은 바람이 별을 스친다라고 하지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시인이 능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수동적인 느낌이 들도록 굳이 표현한건데요. 보통의 해석에서는 그냥 시적허용이다 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수동의 의미를 넣은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움직임이 끝나는 수동의 표현을 썼으니까 별이 바람에 스치운 다음의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보죠. 별이 바람에 스치고 있어요. 바람은 대기의 흐름이죠. 그리고 대기의 일렁임은 별의 반짝임을 만들고요. 정리하면 이런 의미가 되네요.

9 오늘 밤에도 별이 반짝인다.

이렇게 이해해보면 별이 반짝인다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시로 끌어들이는 극적인 표현이 됩니다. 그런데 시인은 정말로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표현이 들어간 구절을 들여다봅니다.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일반적으로 바라보면 잎새에 바람이 부는데 내가 왜 괴로운가 싶습니다. 그런데 위 가설에 따라 그 ‘결과’에 주의를 기울여보죠. 바람이 별을 스치면 반짝임이라는 결과를 만들고 바람이 잎새를 스치면 떨림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숨겨져있는 ‘결과’를 드러나도록 3행을 바꿔보면 아래처럼 됩니다.

3 바람이 이는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자연스럽게 O.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가 연상됩니다. (마지막 잎새가 서시보다 이전에 발간되었습니다) 굳이 마지막 잎새가 아니더라도 떨리는 잎새는 낙엽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을 연상시키네요. 둘 중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든 결국 떨리는 잎새는 죽어가는 것들 중에 하나라는게 되네요.

‘결과’에 주목한 해석을 적용해서 3행과 9행을 나열해봅니다.

3 바람에 스치운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9 바람에 스치운    별이 반짝인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이제서야 별의 반짝임은 별의 떨림이라는게 보이네요. 떨림과 반짝임 어떤 표현도 직접 제시하지 않고서도 그 느낌을 전하면서 찾으려고 하면 발견할 수 있도록 힌트를 만들어뒀단 말이죠. 크... 천재적인 것 같아요.

9행에서는 비어있지만 3행의 구조를 통해 별이 떨릴 때 화자의 기분이 어떨지도 짐작됩니다.

3 바람에 스치운 잎새의 떨림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9 바람에 스치운    별이 떨림에는 (하물며…)

여기까지 와서보니 교과서적인 설명이 잘 이해됩니다. 9행에서 화자는 확실히 고뇌하고 있네요.

9 오늘 밤에도 별이 떨리운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때 생이 다한다면 잎새의 떨림은 생이 사그라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태까지의 해석에 따르면결국 별의 떨림도 생이 다해가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생이 사그러져 간다는 것은 곧 죽어간다는 것이니까... 별이란 생, 그 자체에요.

9 오늘 밤에도 생이 사그러져 간다.

이 해석이 맞다면 5행의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라는 건 생을 노래하는 마음이라고 해석될테고 그럼 1행에 죽는 날까지라는 표현이 왜 나오는지 비로소 이해됩니다. 별이 떨어지는 날까지라는 표현으로 바꿀 수도 있겠네요. 

여기까지 오면 서시는 생과 사 그 사이에 걸친 삶에 대한 태도를 노래한 시라는 걸 알게됩니다. 7행과 8행에서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삶의 태도가 드러나죠. 지금까지의 해석을 서시의 형태대로 배열해보겠습니다.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작은 죽어 가는 것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8 살아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생이 사그러져 간다.

그런데 2행의 마지막, 쉼표는 왜 붙여둔 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드. 호흡을 조절하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시의 구조를 보아야 이해가 쉬웠던 만큼, 도치의 표시라고 가정해보죠. 1,2행을 떼내어 어딘가 붙여보려고 하니 마치 여기에 붙이기라도 하라는 것처럼 9행이 덩그러니 떨어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1행에서 하늘을 우러러 보는 동작이 암시되고, 9행에서 하늘에서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맥락도 맞아보입니다.

(전에는)

3 작은 죽어 가는 것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5 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8 살아가야겠다.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어제 밤에도 그리고)

9 오늘 밤에도 (하루하루) 생이 사그러져 간다.

이렇게 놓고 보니 시 전체에서 딱 한 번 사용한 접속사인 그리고가 시를 두 덩어리로 나누는데요. 3456행을 하나로 묶어 외부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78129행을 하나로 묶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대구법을 사용한 것이 보입니다. 대구가 맞다는 건 4행의 괴로워했다와 8행의 살아가야겠다 라는 운율을 맞춘 걸로도 확인할 수 있네요.

위의 해석을 염두에 두시고 다시 서시의 원문을 읽어보시죠.

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2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3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4 나는 괴로워했다.

5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6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7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8 걸어가야겠다.


9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본 글은 제 이전 닉네임인 hodoo로 썼던 글을 다듬은 내용입니다. 흥분상태에서 썼던 글이라 매끄럽지 않은 표현이 거슬렸었는데 좀 다듬어보았습니다. …김에 최근 유행하는 국뽕st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었으니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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